
1. 줄거리 。。。。。。。
가족밖에 모르고 평생을 일만 하며 살아온 엄마 순옥. 매달 나갈 돈은 많은데 허리가 아프다는 남편은 좀처럼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청소일을 하러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인원감축으로 인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게 된다. 결혼을 해서 분가해 있는 큰 딸 걱정은 한 시름 놓았지만, 도시에 나가서 일하고 있는 착한 아들과 일찌감치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멋 낼 줄만 아는 둘째 딸은 늘 마음속의 걱정꺼리다. 그러던 어느 날 순옥에게 암이 생겼다는 진단이 떨어졌고,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죽음을 준비해나간다.
2. 감상평 。。。。。。。
한참 웰빙이라는 개념이 전국을 휩쓸더니, 언제부턴가는 웰 다잉(well-dying)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잘 죽는 법. 누구는 그것을 건강하게 살다가 죽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 혹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죽는 순간까지 소유하는 것으로 풀기도 한다. 물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저 죽은 후에도 남겨진 사람들이 곤란해지지 않게 돈도 좀 마련해 두고, 이런저런 준비들을 해 놓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보통 사람들 중 한 명의 이야기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일해 왔으면서도, 죽은 이후까지라도 뭔가 해 주고 싶어 하는 그런 어머니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들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시는 건지.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면서 부모님이 떠오른다. 몇 년 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군에 있는 동안 돌아가신 아버지와 실질적으로 가장의 역할을 감당하시면서 한 번도 힘들다는 말 한 번 안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있으면, 여전히 불효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딱히 뭐라 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었다. 주연을 맡은 윤석화를 비롯해 이경영, 김영옥 같은 중견배우들은 물론이고, 심이영이나 임지규 같은 젊은 배우들도 맡은 몫을 훌륭하게 감당한다. 다만 연극을 오래 해 온 윤석화의 연기는 약간 과장된 느낌이 강해서 조금 거슬리기도 했다. 관객과의 거리가 먼 연극과는 달리 카메라로 충분히 클로즈업이 가능한 영화에서는 그런 ‘큰 연기’가 오히려 어색하다.
부모님과 함께 가서 보면 괜찮을 것 같은 영화다. 함께 간 부모님들이 더 감동받을 것 같은 영화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