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어린 시절, 군 복무 중이었던 아버지가 지뢰 해체 작업을 하던 중 폭발 사고로 사망한 바질. 30년 뒤 우연한 총격 사고에 휘말려 머리에 총을 맞게 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퇴원 뒤 거리를 전전하던 바질을 받아들여 준 티르라리고 사람들. 한 쓰레기 처리장에 그들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살아가던 그들은 바질을 도와 총알과 지뢰를 제조한 두 군수회사 회장들을 상대로 유쾌한 복수에 나선다.
2. 감상평 。。。。。。。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멋진 작품이다. 돈을 위해 살인 무기를 만들어 파는 ‘도살업자들’에 대한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유쾌한 태도로 인해 시종일관 이야기는 마치 무슨 축제라도 벌이는 양 흥겹게 이어진다. 그들이 계획하고 벌이는 기발하고 약간은 장난스러운 복수들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쓸 데 없는 늘어짐이 전혀 없었던 영화.

영화는 그렇게 유쾌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 영화 속의 현실들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 문맹을 단번에 퇴치할 수 있는 돈을 이라크 침략 전쟁을 단 5일 수행하는 데 날려버리는 세상이니 뭐 말 다하지 않았는가. 돈을 벌기 위해 얼마든지 비정통적인 정권이나 단체들의 유지에 필요한 무기를 대고, 또 그렇게 생산된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얼마든지 전쟁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막강한 로비력까지 가지고 있는 말 그대로 살인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바꾸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철저하게 이해관계로 연결된 그들만의 담합은, 어지간히 큰 스캔들도 그냥 잠재워버릴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감독은 그들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일종의 대안적인 승리를 그려낸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가지는 무서운 힘은 이런 데서 발휘되는 법이다. 여기엔 굳이 피가 튀거나 잔인하게 절단하는 폭력이 등장할 필요가 없이, 포탄을 바다 속에 부어버리거나 장난감 지뢰와 수류탄을 이용해 겁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니 말이다. 영화 전체에 현실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이런 식의 표현이 어떤 의미에서 보면 더 현실적인 대안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절대 무겁지 않다. 주인공과 동료들의 삶의 모습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카산드라의 거울’을 떠올리게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쪽이 좀 더 밝아서 좋다. 보고 나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