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아프가니스탄의 아르마딜로 기지로 파병된 덴마크 부대.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 속에서도 자신들이 뭔가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것 같은 기대를 안고 현지에 도착했지만, 그들이 해야 하는 일은 기지 주변을 정찰하는 일상적인 일들이었다. 조금씩 그렇게 무료한 날들에 익숙해질 무렵 탈레반의 공격으로 교전이 벌어지고, 동료들이 죽고 다치기 시작하면서 복수심이 생기고, 점차 그들 안의 폭력성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회의와 질문들. 교전 중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늘어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2. 감상평 。。。。。。。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회의(懷疑)할 수 있다는 건 인간 존재만이 갖는 특별함 중에 한 가지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런 거추장스러운 장애물 따위는 집어 던지고 그냥 자기가 하는 말에 절대 복종을 하는 걸 더 좋아하겠지만, 참 오만한 발상이고.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게 이 나라의 위태로운 요인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전쟁이란 주제는 오랫동안 회의의 대상이 되어왔다. 어떤 이들은 가장 빠르고 확실한 문제 해결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조직적으로 죽이는 일이 어떻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 식으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전쟁에 관한 그런 회의와 불안감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영화적 과장이나 극적 전개는 배제되어 있지만, 현장감을 살린 영상을 따라가노라면 자연스럽게 과연 그들은 무엇을 위해 총을 들고 그곳에 있는가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전투가 반복될수록 적을 죽인다는 사실에 대해 점차 무감각해져가고, 민간인들까지 지속적으로 희생되는 가운데서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희미해지는 데도 여전히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독특한 느낌의 영상이 인상적이다. 다만 형식이 형식이라 강한 맛이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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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자꾸만 눈앞에 들이대는 사람을

그 이유만으로 미워하는 경우가 많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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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2차 세계대전 초기, 독소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은 독일과 소련이 폴란드에 진주하면서 졸지에 나라를 잃게 된 폴란드 사람들. 하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남아 있었다. 폴란드 동부를 점령한 스탈린 독재 치하의 소련군은 통치에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반동분자로 몰아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내버렸고, 그렇게 한 번 들어가면 생사를 알 수 없게 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어느 날 밤, 일곱 명의 수용자들이 감시병들의 눈을 피해 탈출을 감행했고, 자유를 찾아 수천 km를 걷고 또 걷는다. 마침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도착한 인도.

 

 

2. 감상평 。。。。。。。                   

 

     영화 속 인물들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살아야 하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의 내용은 원한과 보복, 분노보다는 용서와 회복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비록 고문에 의한 것이지만 자신을 반동으로 고발할 수밖에 없었던 아내의 사정을 모두 이해하고, 자신이 돌아가지 못하면 평생 동안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반드시 돌아가서 그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남편의 이야기와 마지막 장면에서의 재회는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영화적인 차원에서는, 일단 무대가 저 북쪽 시베리아에서부터 고비 사막을 거쳐 험난한 히말라야를 지나 티벳과 인도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지역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일단 지루한 감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밭에서만 헤맸던 ‘더 그레이’와 좀 달랐던 점이다. 물론 이 영화도 시간이 지나면서 인물들이 하나씩 죽고 이탈하게 된다는 전통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긴 하고, 주연들을 제외한 보조 출연자들의 연기력은 앞서의 이유도 있고 해서 약간의 어색함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깊은 어둠 속에서는 작은 불빛도 주변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것처럼, 극도로 위협적인 상황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의리가 돋보였던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영화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숫자 몇 개의 조합으로, 혹은 화학물질들의 결합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을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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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하게 살려면,

남에게 관심을 가져야하고 남의 방어 활동을 고려해야하며

남을 괴롭힐 수 있는 못된 짓을 구상해야 한다.

그러나 착하게 살면 남을 간섭하지도 않고

남의 간섭도 받지 않으며 살 수 있다.

친절은 조용히 살기 위한 가장 편안한 방법이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타나토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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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교도소에서 막 나온 전직 폭력배 미첼. 이제 손을 씻고 제대로 살아보려고 하는 그에게 전직 영화배우인 샬롯의 경호를 하는 일이 들어온다. 과거에 경험한 상처 때문에 좀처럼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샬롯은 조금씩 미첼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미첼 역시 그런 샬롯과 함께 영국을 떠나 LA로 같이 가기로 한다. 하지만 미첼을 마음에 들어 하는 폭력배 두목은 그를 데려오기 위해 각종 위협과 회유를 반복한다. 마침내 먼저 미국으로 출발한 샬롯. 미첼은 자신과 연관된 복잡한 일들을 마무리하러 나선다.

 

 

2. 감상평 。。。。。。。                     

 

     그냥 90년대 홍콩 느와르를 그대로 본 따 만든 것 같은 느낌의 영화. 일단 기본적인 스토리 구조가 단순한데, 여기에 인물들의 성격이나 영상도 평범하니 영화 전체에서 딱히 특별함을 느낄 수 없었다.

 

     일단 주인공들에게서 별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인물들의 행동에 개연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으니까. 영화의 주제 면에 있어서도, 당연히 교훈 같은 건 없고, 감동을 줄만한 여지도 부족해 보인다. 수틀리면 총질하는 전형적인 폭력배 이야기일 뿐.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만 주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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