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정의에 우선되는 날,

이 땅에는 불행이 횡행할 겁니다.

 

- 크리스티앙 자크, 『이집트 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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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 - Tracing Shadow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지금의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의 류쿠 왕국으로부터 명나라 태조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 온 소미. 하지만 보물을 찾는 이는 그녀만이 아니었고, 여기에 무림 최고수이지만 스스로 은퇴를 선언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떠도는 장공이 의도치 않게 끼어들게 되면서 지도는 사라진다. 보름달이 뜰 때면 언제나처럼 보물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과 보물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소미를 은근히 돕기 위해 함께 남아 있는 장공. 지도는 의외의 인물이 가지고 있었다.

  

 

 

 

2. 감상평 。。。。。。。                    

 

     한국영화로 치면 예전에 나왔던 ‘낭만자객’ 정도일까? 사극을 배경으로 하지만 중간 중간 현대적 배경의 개그를 넣어 웃음을 불러일으키려고 하는 영화다. 당연히 정통무협물과는 거리가 멀고, 개그코드에 공감하지 못하면 어디서 웃어야 할지조차 포착하기 어려운 장르. 시시한 농담 따먹기가 반복되면서도 딱히 우습지는 않았고, 시원한 액션이나 화려한 무공대결이 없으니 시각적으로도 딱히 매력적인 부분이 없다. 이 둘 사이에서 길을 잃은 영화는 감동도, 재미도 모두 놓쳐버린 그저 그런 영상이 되었다.

 

     물론 영화를 촬영하면서 배우들과 스탭들이 고생을 했겠지만, 완성된 걸로 봐서는 그리 고민하고 공들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중국영화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것들만 모으면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걸까? ‘뻔함’ 이라는 단어가 어떤 건지를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 연기도, 스토리도 그저 평범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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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동이 거룩한지 세속적인지 결정하는 것은
그가 무엇을 하는냐가 아니라
왜 그것을 하느냐이다.
- A.W. 토저

 

It is not what a man does that determines
whether his work is sacred or secular
it is why he does it.
– A.W. To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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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흐르는 사랑 - The Fountain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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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중세 말 적들로부터 스페인의 여왕 이자벨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는 기사 토마스. 여왕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신세계에 있는 생명의 나무를 찾을 것을 명령하고, 토마스는 여왕을 위해 먼 길을 떠난다.

 

     한편 현대의 어느 연구실에서는 의사인 토미가 사랑하는 아내 이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밤낮으로 신약개발에 몰두한다. 첫눈을 맞으러 밖으로 나가자는 아내의 청을 거절한 것도 다 바로 그 때문. 그러나 이지는 조금씩 쇠약해져가고 있다.

 

     이 모든 배경들과 함께 줄기차게 등장하는 민머리의 사내 톰. 선승(禪僧)의 복장으로 나무 한 그루만 있는 손바닥만한 별에 서 있는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생명의 나무와 함께 시발라 성운으로의 여행을 계속한다.

  

 

 

 

2. 감상평 。。。。。。。                    

 

     윤회론적 세계관의 배경 위에 어떤 인물이 과거와 더 먼 과거의 삶의 일부를 떠올리게 되고, 이로 인해 괴로워하다 마침내 공(空)으로 돌아가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는 설정은 그냥 불교적 가르침을 담아내려고 하는 모습이다.(어떤 분은 중세와 우주 부분을 각각 영화 속 소설과 주인공 토미의 상상으로 보라고도 하지만, 영화 속 등장하는 대사들은 꼭 그런 식으로 봐야만 하는 필연적인 이유를 제공해주고 있지는 않다.) 시간과 공간이 달라짐에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라는 내용 자체야 어느 정도 멜로적 느낌을 줄 수도 있겠는데, 감독은 앞서의 주제의식에 더 치중을 하려 했던 듯 사랑 자체보다는 해탈에 이르는 길이 좀 더 강조되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미래의 어떤 시대로 설정되는 이야기에서는 거의 길을 잃고 있다. 가부좌를 틀거나 몸에 힘을 뺀 채 자유자재로 공중부양을 하는 모습은 동양 고대 종교(혹은 뉴에이지 사상의 영향을 받았을는지도 모르겠다)에 대한 서양인의 어설픈 동경(?)과 같은 시선이 엿보인다. 서양인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쪽에서 보기엔 그냥 얼치기 흉내 정도로밖에는..

 

 

 

     전반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한 색상의 사용이 눈에 띤다. 금색과 흰색. 분위기가 이러니 각각의 이야기들을 연결시켜주는 고리는 매우 모호한 ‘사랑’이라는 카드뿐이고, 각각의 이야기는 내적으로 충분한 개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종반부로 가면서 영화 속 등장했던 모든 소재들이 뒤섞이면서 결국은 아무 것도 아닌 것(空)이라는 식으로 급히 이야기가 맺어지고 있다. 단적으로 말하면, 뭔가를 전체를 꿰뚫는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한다면, 먼저 각각의 이야기를 좀 더 탄탄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서양인들이 보기엔 윤회라는 세계관은 꽤나 신기했을 것이다.(그게 이지와 토미의 상상 속에서든 아니든)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홍보문구에는 이렇게 써 있다)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각각의 사랑이 충분히 공감을 얻지 못하는 형태라면 전체적인 그림의 매력도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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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진정한 반대는 폭력입니다.

그러므로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뿐 아니라

폭력도 추방해야 합니다.

만일 공개적 전쟁은 없으나 여전히 폭력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평화가 아닙니다.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서방 세계에 대한 경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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