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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티풀 - Biutifu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와 아직 어린 두 아이. 욱스발의 가족이다. 어느 날 간 병원에서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욱스발. 하지만 그가 하고 있는 일은 밀입국자들을 짝퉁 가방업체에 넘겨주는 브로커. 할 짓 못할 짓 하면서 돈을 벌어도 넉넉한 삶을 꾸리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시간이 갈수록 증세는 악화되지만 사랑하는 아이들을 두고 갈 수는 없다. 어떻게든 살아야 하는데,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2. 감상평 。。。。。。。
책임감이라는 건 참 소중한 가치다. 그건 누가 의무를 지어주지 않더라도, 그것을 하지 않으면 어떤 벌칙이나 위협이 있지 않더라도, 반대로 그것을 함으로써 어떤 보상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그 일을 해내려고 하는 의지를 말한다. 모든 것을 수치화 해 계산하고, 철저하게 그 결과에 따라서 이전까지 중요하게 여겨지던 것들마저 얼마든지 가볍게 버려버리는 오늘날의 삶에서 점점 잊히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가난 구제는 나라(國)도 못하는 게 아니라 나(我)라도 하려고 애써야 하는 건데, 그렇게 서로를 위해 양보하고, 나누고, 힘을 북돋우며 살아야 하는 건데,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마저 사라진 사회는 그런 연대의 정신을 갈가리 찢어버렸다. 이젠 남의 일을 도우면 처벌을 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슬프지 않는가?

아직 세상으로 나가기에는 너무나 어린 두 아이, 조울증을 앓아 자기 자신조차도 내일 어떤 상태가 될지 알 수 없어 당혹해하는 아내를 향한 책임감, 비록 떳떳하게 드러내놓고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살지만, 경찰에 잡혀간 불법체류자의 아내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집 방 한 칸까지 내어주는 책임감에서 예스러움을 보게 된다. 자기 자신도 당장에 죽을 것 같이 힘든데(아니 실제로 곧 죽을 것을 아는데도)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뒤에 남겨질 이들을 위해 준비하려고 애쓰는 모습, 원래 부모는, 남편은, 사람은 그렇게 살아왔었다.
합리적인 이유와 설명도 좋고, 자기 인생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게 단지 이기주의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면, 그렇게 살아간 결과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높은 건물들과 현대식 구조물들이 늘어가도 그 사회는 결코 발전했다고 할 수 없으리라. 그에 비해 영화 속 지저분한 거리와 집들이야 말로 진짜 사람이 사는 곳이다. 거기엔 최소한 책임감을 가진 욱스발이 살고 있으니까.
주인공인 욱스발 역을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력은 완벽했다. 마치 그냥 그의 이야기인 것처럼 연기했다. 그가 연기했던 다른 영화를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욱스발이 처해 있는 상황처럼 너무나 답답하다.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는 아니니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마음의 준비는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