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간호원으로 일하는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아스나. 아버지가 남겨주신 광석을 이용한 라디오로 신비한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게 된다. 어느 날, 예의 그 라디오를 듣기 위해 산으로 올라가던 중 거대한 괴물을 만나지만, 갑자기 나타난 슌이라는 소년에 의해 구조된다.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십대 소녀의 첫 사랑을 경험하게 된 아스나. 며칠 뒤 어머니로부터 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와 만났던 곳으로 달려가지만, 그곳에는 슌과 꼭 닮은 그의 동생 신만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무장한 사람들의 위협으로 아스나는 신과 함께 지하 세계의 입구까지 도착하게 되고, 죽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그들을 추격해 온 모리사키와 함께 지하세계 아가르타로 들어가게 된다.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다는 그곳을 향해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나게 된 아스나 일행. 그 여행의 끝에서 그들은 뭘 만나게 됐을까.

2. 감상평 。。。。。。。
이번 주 기준으로 전국에서 딱 세 번만 상영하는 영화. 이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건국대학교 안에 있는 KU 시네마테크로 향했다. 일곱 번 영화를 보면 한 번은 무료로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멋진 서비스에 혹했지만, 주로 독립영화를 개봉하는 이곳을, 한국에 있는 동안 내가 몇 번이나 찾게 될까 싶은 생각도 약간...;; 하지만 뭐 1년 뒤 내가 어디에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아무튼 꽤나 기대감을 가지고 보러 간 영화였다. ‘마루 밑 아리에티’ 이후로 처음 보는 일본 애니메이션이었으니까. 인터넷을 뒤지다보니 뭔가 느껴졌다고 달아 놓은 댓글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잘 만들어진 영화 같지는 않았다. 영화는 누구를 위로하는 것도, 그렇다고 희망을 주거나 교훈을 하고 있지도 않다. 물론 ‘뭔가’를 느낀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 -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전원적 분위기나, 죽은 자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정서 같은 -로부터 종종 가슴 뭉클한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정말로 그게 어떤 거냐고 물으면 쉽게 답을 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만큼 영화는 두루뭉술한 뭔가에 기대있다.

↑ 이 분이 그 중 가장 선명한 행동을 보여주는 모리사키 선생
말 그대로 영화에서 분명하거나 선명한 것이 많지 않다. 오직 죽은 아내를 되살리기 위해 십 수 년 동안 아크 엔젤이라는 기관에서 일하며 때를 노려왔던 모리사키를 제외하면 어떤 인물도 그들의 행동에 분명한 동인이 보이지 않는다. 아, 이유는 있지만 왜 그렇게 필사적인지 설명되지 않는다. 사실 주인공인 아스나가 왜 그렇게 맹목적으로 여정을 계속하고 있는지부터가 분명치 않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인지, 아니면 슌에 대한 애틋함 때문인지.. 쉽게 말해 뭔가 이야기는 들었는데, 기억할 수 있는 줄거리가 없지 장면들만 남아 있는 모양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지루한 건 아니다. 두 시간 정도 되는 영화는 뭔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계속 진행된다. 문제는 궁금증에 대해 답이 부족하다는 거지 다른 게 아니니까. 그리고 나름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또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든다.(영화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잔뜩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뭘 이해하긴 했는지...) 이 영화를 만든 감독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끌고 가기에는 아직 약간 부족한 느낌이다. 이 정도 판타지를 써 낸 작가들은 여전히 많다. 딱히 나쁘다고 까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추천할 정도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