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어버린 남순(권상우 분)은 그 모든 이유가 자신이 차 안에서 콜라를 쏟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는 충격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병에 걸리고 만다. 교도소에서 만난 범노와 함께 자해공갈로 사채 회수를 대행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그의 앞에 어느 날 동현(정려원 분)이 나타난다. 혈우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 빈궁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꿋꿋이 밝음을 지켜가며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처음에는 빌린 돈을 받기 위해 찾아갔지만, 이내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게 된 남순. 하지만 그들의 팍팍한 삶은 쉽게 행복을 허락하지 않는다.

2. 감상평 。。。。。。。
원래는 만화가 강풀이 웹툰으로 만들려고 했던 소재를 곽경택 감독이 받아 영화로 만들었다. 그들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높은 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강풀 특유의 느낌은 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세부 구성에서는 전적으로 감독의 생각이 더 많이 들어갔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로 그 때문에 영화가 좀 거칠어지지 않았나 싶다. 물론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순의 설정 상 어느 정도의 폭력 장면이 등장하는 거야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저 사실적으로 그린다고 해서 더 잘 설명이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영화의 전개가 통증 자체가 아니라 통증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좀 더 비중이 있게 다뤄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거칠다는 말은 단지 특정한 장면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는 말이다.
주연을 맡은 권상우와 정려원은 제대로 배역을 만난 것 같다. 특히나 권상우의 경우는 드라마 ‘대물’의 나도하 검사에 못지않게 이 영화의 남순이라는 인물로도 크게 부각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창백한 얼굴로 어이없을 정도로 당돌한 ‘깡’을 보여주는 정려원도 그에 못지않게 잘 연기하고 있다. 조용히 개봉했지만, 흥행이 어느 정도 이어지지 않을까.

서울이라는 넓은 땅에, 천만이 넘는 사람들이 사는 대도시에 몸 하나 누일 곳이 없어 까치발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맞기만 할 뿐 다른 사람은 절대로 때리지 못하는 남순을 사람들은 그 겉모습 때문에 가까이 하려 하지 않고, 빌려간 돈을 갚지 않으니 몸을 팔게 해서라도 돈을 회수하겠다고 벼른다. 세상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아무도 그 이유에 대해서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자신의 처방을 따르면 해결될 것이라고만 한다. 몇 년에 한 번씩 다른 처방을 해보지만 좀처럼 낫지는 않고, 그러는 동안 가장 약한 부분은 먼저 죽고, 썩어나간다.
때문에 영화의 결말은 감동적이라기보다는 착잡하다. 현실의 어두운 단면을 스크린을 통해 거대한 영상으로 보게 되니까.(이래서 해피엔딩이 아니면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도 충분히 슬픈데 또 뭘 애써 슬퍼하러 극장까지 가냐는 말이지..) 감독은 이 상황을 사랑으로 치환시키려 하지만, 또 영화 속 인물들은 그렇게 안고 울며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영화 밖 수많은 남순과 동현은 이들의 슬픔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또 슬픈 영화. 일단 강풀 이름 들어가는 영화는 다 봐주는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