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정보를 얻겠다는 생각으로만 책을 읽는 행위는

원색적으로 표현해서, 독서라는 예술의 매춘이라고 할 수 있다.

 

- 제임스 사이어,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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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 War of the Arrow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쫓아내고 권력을 찬탈한 사람들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역적의 자식으로 숨어 지내야 했던 남이가 바라는 것은 세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동생인 자인의 행복. 결혼식 날 일어난 병자호란으로 자인과 서군 부부가 청으로 끌려가게 되자 남이는 물려받은 활로 동생을 구하러 나선다.

  

 


 

 

2. 감상평 。。。。。。。                

 

     간단하지만 분명한 동인(動因)을 주는 이야기구조(이 점이 7광구랑 다른 점이라고나 할까)는 허술함이 아니라 명확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동인도 닳고 닳은(물론 그래도 이 소재가 주는 무게는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만) 연인에 대한 사랑이 아닌 누이를 위한 애틋한 마음에서 기인한 것이기에 진부함 감도 없다. 여기에 활이라는 무기가 중심 소재로 등장하기까지.. 당연히 관객은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 몰입을 할 수 있었고, 이제 영화를 제대로 만들어서 즐겁게만 만들어주면 되는 것. 감독은 빠른 전개와 괜찮은 영상, 그리고 적절한 액션을 섞어서 남녀 관객 모두가 가볍게 즐길 만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백성들의 눈물 어린 자구의 노력이라는 시대적 배경도 어느 정도 가미되어 있지만, 영화가 중점적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인물들의 관계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 간의 갈등이다. 자연히 배우들의 연기력이 관건이었는데, 냉철한 청의 장수 역할의 류승룡은 역시 기대했던 대로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고, 자인 역의 문채원도 아직 A급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점점 나아지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를 통해 박해일이라는 배우를 좀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는데, 이전의 좀 깐족거리고 가벼운 느낌으로만 봤었지만 이 영화를 보니 좀 더 깊은 연기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배우였구나 하게 되었다.

 

 


 

     50만 명이 넘는 자국의 백성들이 끌려가는데도 아무런 공식적 제스처를 해볼 생각조차 못했던 것은 다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 힘을 외부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사용치 않고 내부에서 권력을 잡기 위한 투쟁에 소진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났지만,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체제를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땅엔 국민들로부터 모은 힘을 그 국민을 지키는 데 사용하기 보다는 그저 자신의 권력욕을 만족시키고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사용하는 이들만 보이니, 이거 과연 뭔가 발전이라는 게 되고 있기는 한 건지.

 

     영화 속 남이는 놀라운 활솜씨로 동생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 그런 능력을 갖지 못한 수많은 소시민들은 그저 빼앗기로 죽어갈 수밖에.. 결국 모두가 남이처럼 자기와 소중한 이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는 어떻게 돌아가든 공식으로 이 나라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이상, 결국 힘은 선거와 표로 나타나는 법이다. 시민들이 권력자들과 그들에게 장악된 언론의 속임수를 제대로 분별할 수 있게 되어 투표라는 무기를 제대로 사용할 줄 알게 된다면, 적어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낼 수는 있겠지만, 먹고 살기 바쁜 이들은 좀처럼 그런 무기를 연마하지 않으려 하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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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드린 것만 보시지 않고,
우리가 여전히 갖고 있는 것도 보신다.
- 랜디 알콘


God doesn't look at  just what we give. 
He also looks at what we keep.
- Randy Al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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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is not
having everything we crave;
it's being able to go without the things
we crave and being OK with it.
- Rob 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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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작고 통통한 체구에 재치 있는 말솜씨를 뽐내던, 텔레비전에도 종종 출현해 얼굴도 어느 정도 낯익은 심리학 교수가 도무지 즐겁지 못한 한국 남자들의 삶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했다. 강연을 하듯 거창하고 어려운 이론 대신 편하게 무엇이 문제이고, 해답은 무엇인지를 던져준다. 즐거워야 행복하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메시지가 저자의 글을 통해 새롭게 다가온다. 

 

 

 

2. 감상평 。。。。。。。               

 

     어찌되었건 제목으로 흥미를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영 아닌 것도 아니어서 나름 재미있는 시각으로 한국의 남성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를 조명해내고 있다. 저자가 보는 한국 남성들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소통의 어려움이다. 소통이 어려우니 어찌 되었든 다른 방식으로 - 마라톤을 하고, 여자들을 끼고 폭탄주를 마시며, 종종 다른 사람에게 터뜨리는 등의 - 그 불만족을 표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삶의 중심을 주체적으로 자신이 설정하고, 그것을 즐기며 살아가는 데부터 시작한다. 잘 놀아야 일도 잘 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여기에서 나온다. 결국 문제 해결의 근원은 내 안에 있고, 기준과 생각을 바꾸어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꺼내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심리학의 일반적인 결론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인데, 어찌나 설득력 있게 말을 하는지 그냥 그대로 믿어버리고 싶을 정도다.

 

 

     우리는 독수리오형제가 아니니 세상을 구할 걱정일랑 좀 치워버리고, 그저 즐겁게 행복하게 살기 위한 고민이나 해 보라는 말은 분명 설득력 있다. 다만 좀 덜 행복하고, 좀 덜 즐거워하며 불만 속에서 살면서 끊임없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하는 이들 덕택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것만은 좀 기억하면서 그랬으면 좋겠다. (물론 저자가 그런 것을 주장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런 삶의 방식은 자칫 냉소주의나 이기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니까.

 

     반복하지만 재미있다. 대화 중 꺼낼 만한 좋은 이야기꺼리들도 있다. 그리고 가끔 번뜩이는 통찰도 보인다. 이 책을 많이 팔아 캠핑카를 사고 싶다던데, 그만큼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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