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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 - Sector 7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제주도 남단 제7광구에 위치한 석유시추기지. 1년이 다 되도록 여기저기를 뚫어보았지만 바라던 석유는 좀처럼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결국 본사에서는 철수를 지시하지만, 베테랑 선장인 안정만이 오면서 몇 달 더 작업을 계속하기로 한다. 하지만 얼마 후 의문의 사고가 일어나 사람들이 죽기 시작하면서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타난 바다괴물. 살아남은 사람들은 괴물과 싸워나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시작한 지 50분 가까이 되어서야 그놈의 바다괴물이 모습을 드러내는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 중간에 뚝뚝 끊기는 어설픈 음향과 영상 편집. 과도한 밝기 보정으로 너무 환한 한밤중의 배경. 캐릭터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하지원의 탄탄하다는 허벅지(개봉을 앞두고 영화를 홍보하는 기사들에 나온 표현이다)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도 이 모든 것들을 만회하기엔 힘겨워 보였다.
주연을 맡은 하지원의 좀 과장되고 들떠 있는 듯한 모습은 거슬리긴 했지만, 그게 가장 큰 문제는 아니었다. 진짜 심각한 건 그녀가 맡고 있는 캐릭터인데, 말 그대로 민폐 캐릭이라고나 할까. 시종일관 나서서 설쳐대는데(가장 먼저 대사, 가장 먼저 행동, 모든 일에 다 빠지지 않고 끼는), 그렇다고 해서 치밀한 상황판단과 그 근거, 계획 따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한 사람씩 동료들이 죽어가는 건데, 주인공은 살려야겠고, 결과적으로 모든 동료를 하지원이 맡은 차해준이 죽게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런 꼴이 되어버렸다. 확실히 연기력이 나아지고는 있는데, 이건 그걸로 어찌할 수 없는 난국이다.

장르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괴수 영화 자체가 비난받을 만한 일은 아니다. 그 괴수가 물로도, 불로도 좀처럼 죽지 않는 끝판왕의 면모를 보이는 것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다. 다만 아무리 상상에 기초한 이야기로도 최소한 ‘말은 되게’ 만들어 놓아야 할 텐데, 영화 속 인물들은 좀처럼 제대로 된 판단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사방으로 도망치고, 쫓기고, 대들다가 차례로 죽어간다. 아무런 감동도, 인간애도, 그것도 아니면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같은 작은 메시지조차도 던져주지 않는다. 등장인물들 사이에는 좀처럼 어떤 행동을 이끌어 내는 특별한 ‘관계의식’도 보이지 않고.
종합하자면, 엉성한 대본과 엉성한 연출, 미처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CG효과가 만들어낸 괴물(과도 같은) 영화라고나 할까. 일단 뭐 CJ라는 탄탄한 배급사를 배경으로 했으니 한동안 영화관에 지긋지긋하게 오르고 몇 백만이 본 영화니(혹 천 만 까지?) 하며 만들어진 흥행을 이어갈지도 모르겠다. 장기적으로 한국 영화계에 도움이 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