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여형사 유키히라 나츠미의 두뇌게임 시리즈 1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엠블라(북스토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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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줄거리 。。。。。。。               

 

     어느 날 밤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40대 남성과 10대 여성이 살해당한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연관성은 좀체 나타나지 않았고, 사건 현장에서는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라고 쓰인 쪽지 하나만 발견되었을 뿐이다. 같은 내용이 적힌 쪽지와 함께 또 한 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함과 동시에 경찰에게는 이제까지 일어난 사건들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록한 추리소설 원고가 도착하면서 사건은 점점 암흑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수사 1과의 ‘쓸데없이 아름다운’ 유키히라와 그의 파트너 안도는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쉴 새 없이 사건의 단서를 쫓아가던 끝에 마침내 진실의 일부를 만난다. 일본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된 ‘언페어’의 원작소설. 

 

 

 

2. 감상평 。。。。。。。               

 

     ‘추리소설’이라는 대담한 제목을 붙인 추리소설. 해설에 나온 설명처럼 ‘대담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추리소설이다 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주니까. 하지만 아마도 이런 제목은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실제 살인 사건을 묘사하는 추리소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종의 액자소설인 그 ‘추리소설’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요 소재이기도 하다.

 

     소설 속 범인은 끊임없이 ‘공정함’에 관해 묻는다. 여기에서 ‘공정함’이란 사회정의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는 게 아니고, 추리소설의 내용구성 상의 공정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추리소설을 좀 봤다는 사람들은 다 아는, 단서는 미리 제시되어야 하고, 거짓 정보로 독자를 속이면 안 된다든지 하는 그런 규칙들 말이다. 범인은 그런 규칙들로 인해 결과적으로 사실적이지 않은, 그리고 재미가 없는 소설들만이 양산된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직접 사실적이면서 흥미진진한 소설을 쓰기로 한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언페어(unfair)'라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범죄와 싸우는 정의의 무엇 운운하는 건 살짝 잘못 짚은 것.

 

    자신이 쓴 범죄를 미리 소설로 쓴다는 발상은 색다르고, 사건의 전개도 빠르다. 또, 유키히라라는 매력적인 여형사 캐릭터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책에 등장하는 일본사람들의 이름을 구별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책 앞에 실려 있는 간단한 인물 프로필을 참고하면 극복(?)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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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부터 창조하신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아무 것도 아닌 이가 될 때까지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신다.

 - 마틴 루터

 


God creates out of nothing.
Therefore, until a man is nothing,
God can make nothing out of him.
- Martin Lu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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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평화를 택하는 건

바보나 겁쟁이의 선택이 아니라 용기 있는 선택이고

평화를 향한 강렬한 열망이다.

인류의 비극은 그런 선택과 열정을

비현실적이라거나 어리석은 것이라

무시하고 비웃을 때 시작된다.

 

- 하승우,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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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소설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박수현 옮김 / 아르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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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요약 。。。。。。。          

 

     저자 자신의 소설에 관한 철학을 풀어 놓은 ‘서문’과 남녀 간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 세편이 실려 있는 소설집. 끊임없이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의심하며 묻는 훌리아의 이야기와 후안이라는 사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라켈과 베르타, 동생인 루이사의 남편이 될 것을 알면서도 트리스탄을 유혹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로 가문을 잇게 만들려는 카롤리나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2. 감상평 。。。。。。。        

 

     저명한 스페인의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저자가 쓴 소설이라지만, 스페인의 문학이나 사상에는 익숙지 않았기에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진 못했다. 다만 생철학을 했다는 저자답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단히 격정적이고 치밀한 논리적 사고보다는 직관적인 행동으로 일을 만들고 사건을 전개시켜나간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의 주제는 ‘사랑’이다. 그것도 흔히 생각하는 ‘정형화된’ 아름다운 사랑은 아니고, 말 그대로 ‘독한’ 사랑의 이야기, 심지어 그로 인해 (자신이나 타인의) 죽음까지도 기꺼이 감수해낼 수 있는 그런 사랑이다.(참고로 요새는 이런 주제의 드라마가 많은데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불린다.) 스토리 자체는 딱히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과하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합리성을 부인하고 직관과 충동을 강조한 생철학이 결국 후에는 이탈리아와 독일의 독재자들에게 사상적 근거를 제시하는 쪽으로 나아갔다는 걸 감안한다면, 과도한 이기주의에서 발로한 집착을 사랑으로 포장하고, 여기에서 인류 공통의 어떤 ‘모범’을 발견하기 원하는 저자의 의도는 딱히 긍정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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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한 상황에서
어떤 입장도 보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학대자의 편에 선 것이다.

- 데스몬드 투투

 

 If you are
neutral in situations of injustice,
you have chosen the side of the oppressor.
- Desmond Tu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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