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기를 지켜주지 않거나

과오를 교정할 힘을 안 가진 자에게

충성을 다할 수는 없다.

- 시오노 나나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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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갓파더 - The Last Godfath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뉴욕을 주름잡는 마피아의 보스가 지명한 후계자 영구. 여전히 뭔가 모자라지만 심성만은 착한 영구를 마피아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해 벌이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관객을 웃음 짓게 만든다. 여기에 경쟁조직의 보스의 딸인 낸시와의 은근한 로맨스까지..

 

  

2. 감상평 。。。。。。。                      

 

     개인적으로 심형래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용가리나 디워 같은 괴수영화를 딱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심 감독이 만들고 직접 주연까지 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기에(또 사실 시간에 맞는 영화가 몇 개 없었기에) 처음으로 극장에 앉아 그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좀 묘한 감정이 들었다.

 

    며칠 전 서른 살이 되었으니, 나야 말로 영구의 전성시대를 최적령기(?)에 본 사람이다.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봤던 영화가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였으니까. 그가 출연했던 코미디 프로그램은 모두 봤고, 그를 참 많이 따라 하기도 했던 기억도 난다. 어느 날 그가 한국을 떠나 영화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도 당연히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했었고, 첫 번째 영화를 만들고 돌아와 ‘신지식인’에 선정되었을 때도 격려를 보냈고, 진 모라는 사람이 그의 영화를 쓰레기로 비하했을 때도 난 그를 지지했다. 당연히 이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는 향수가 느껴졌다.

 

 

  

     굳이 심형래 감독에 대한 나의 지난 애정을 구구절절이 늘어놓는 이유는, 어쩌면 이 영화를 보면서 든 아쉬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요새 하도 시절이 흉흉해서 함부로(?) 심 감독의 영화를 보고 뭐라고 하면 자칫 비난의 화살이 날아올지도 모르니까. 그리하여 오늘 영화를 보고 든 개인적인 소감은, 스토리는 너무 끊어지고(상영시간을 맞추기 위해 지나치게 편집된 듯했다), 심형래 표 슬랩스틱 코미디는 너무 적었으며(차라리 어설픈 로맨스를 빼고 아예 몸 개그에 집중했더라면), 그나마 이전에 봤던 것 외에 새로운 형태의 몸 개그는 등장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사가 영어로 표현되면서 특유의 영구식 억양도 그 빛을 잃고 말았다.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다. 종종 웃음을 터뜨리도록 만들었고, 영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영구가 보스의 후계자가 된다는) 이 상황 자체가 가져다주는 약간은 어이없는 상황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로는 확실히 힘이 빠진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영구가 조금만 어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쉰이 넘은 영구가 서른 살이 되어 딸 뻘의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어색했고, 그의 유머 코드도 이젠 높아져버린 관객들의 눈에는 좀 철이 지나버린 것 같다. 그가 좀 더 어리고 야심만만했을 때 제대로 영화계에 진출했었더라면 꽤나 흥미롭지 않았을까. 물론 그 땐 아무런 여건도 갖춰지지 않았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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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만족을 이 세상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또 다른 세상을 위해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 C.S. 루이스

If I find in myself a desire,
which no experience in this world can satisfy,
the most probably explanation is
that I was made for another world.
- C.S. 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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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을 읽으면 성경이 보인다 - 에덴에서 느보 산까지 지명을 읽으면 성경이 보인다 1
한기채 지음 / 위즈덤로드(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1. 요약 。。。。。。。                    

 

     흔히 모세 오경이라고 불리는 구약성경의 처음 다섯 권에 등장하는 주요한 지명들을 뽑아, 그 장소들과 관련된 성경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일종의 주제설교집이라고 볼 수도 있고, 지명을 매개로 한 신앙칼럼집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다.(개인적으론 주제설교집이 맞는 것 같다.) 

 

 

2. 감상평 。。。。。。。                  

 

      책 제목을 보고 기대되는 책이다 싶었다. 수천 년 전 쓰인 책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최대한 당시의 상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전정보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 이 책의 제목은 적어도 이 책은 그 사전 정보 중 지리적인 면에 대해서는 뭔가 담고 있음을 암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뒷 표지에 실려 있는 추천사도 이런 기대를 더하게 만든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런 기대는 점점 사그라지고 말았다. 매 챕터의 시작 부분에 실려 있는 간단한 지도 한 장을 제외하면 딱히 그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각적 제시는 없었고, 본문 안에도 그저 몇 줄로 간략히 그 지역에 대한 설명이 있을 뿐이었다. ‘지명을 읽으면 성경이 보인다’는 책 제목이 무색하게도, 지명에 대한 설명은 책 내용은 5% 어간에 머물러 있고 나머지는 성경 내용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과 교훈이 차지하고 있었다. 책을 절반 정도 읽었을 때는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분들은 정말 이 책을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긴 한 걸까’ 하는 의문까지 들 정도였다.

 

     물론 책의 내용이 추천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언어의 힘’이라며 ‘내가 귀하다’고 하면 귀한 사람이 되고, ‘일이 잘될 것이다’라고 하면 일이 잘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거나(63),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아상의 문제’가 있었다면서, 실패를 전망하는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도 실패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논지를 풀어나가는 부분(354-355)들은 과도한 심리학적 적용으로 보여 쉽게 동의하기 어렵지만, 이런 일부분의 일탈(?)을 제외하면 책의 전체적인 내용 자체는 충분히 건전하면서도 대체적으로 납득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충분히 추천해 줄 수 있을만한 책이다.

 

     다만 책의 홍보 내용과는 달리 이 책을 통해 성경의 지명들에 관한 상세하면서도 약간은 전문적인 내용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좀 실망스러운 수준과 분량이며, 전체적으로 지명은 단지 내용전개를 위한 도약대 정도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과장광고의 느낌이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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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에 관한 공상 과학적 상상에는 

일종의 순진한 유물론적 결정론이 자리 잡고 있다.

 

말하자면 사람의 운명은

단지 유전적 유산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생각이다.

마치 교육이나 환경, 가능성의 오류, 영양 공급 신체적 활동의 유형,

부모의 사랑이나 학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며,

또한 가령 부모가 일찍 사망하였거나

나이가 들어 사망하였다는 사실,

알코올 중독자였거나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

이혼했거나 서로에게 아주 충실했다는 사실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 움베르토 에코, 『미네르바 성냥갑 1』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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