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첫 발을 내딛으라.

전체 계단을 다 볼 필요가 없다.

단지 첫 발을 내딛으라.

- 마틴 루터 킹

Take the first step in faith.
You don't have to see the whole stair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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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김명남.장시형 옮김, 진대제 감수 / 김영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이 책에서 말하는 ‘특이점’이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 어느 순간 더 이상 인간이 그것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점을 통과하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예측에 등장하는 지점, 즉 기술이 인간을 추월하는 시점을 가리킨다. 저자에 따르면 유전공학과 나노기술, 로봇공학의 빠른 발전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 지점의 어간에는 새로운 인간(로봇과 융합된)이 출현해, 물리적 능력만이 아니라 지적인 차원에 있어서도 엄청난 발전을 이룬, 이전의 인류와는 전혀 다른 일종의 초인이 나타난다는 것.

     저자가 그리는 특이점 이후의 세상은 인류가 이제까지 안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심지어 수명까지도),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가상현실을 통해) 유토피아의 모습 그 자체다. 그는 자신의 미래상에 비판적인 의견들을 조목조목 역반박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보다는 인간이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더 높으며, 설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발전된 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옹호한다.




2. 감상평 。。。。。。。

 

     ‘앞으로 천 권의 SF를 탄생시킬 책’이라는 책 뒷표지의 홍보문구가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저절로 책의 내용에 관심이 가 잔인한 두께에도 불구하고(150페이지의 후주를 빼더라도 700페이지에 가깝다) 펴 들었다. 하지만 물리학과 화학, 기계공학 등의 전문적인 내용들이 잔뜩 등장해 교양 수준의 나 같은 독자들에게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다. 저자가 뭘 말하려는 지 정도는 알아듣겠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는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의 인류의 한계를 초월한 일종의 초인의 탄생을 예견하고, 기술의 발전 중에 생기는 문제들은 기술의 발전 그 자체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물론 저자 역시 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을 예상하고는 있지만 - 예를 들어 나노 크기의 작은 로봇들이 인간의 몸속을 돌아다니며 신체 기능을 돕거나 향상시킨다 치자, 그러면 어느 순간 원래의 인간의 신체 비율보다 로봇의 비율이 높아지기도 할 텐데, 그 때도 그는 여전히 인간이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하는 윤리적 질문 등 - 딱히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듯한 느낌이다. 저자는 어디까지나 전체 인류로 보면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식의 결론을 짓지만, 사고가 막상 터져 피해를 입게 된 사람들에게 인류의 발전의 과정일 뿐이라는 설명이 제대로 먹혀들까.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저자가 말하는 놀라운 발전은 흔히 말하는 것처럼, 백년, 이백년 후에 일어날 일이 아니라 2000년대 초중반이면 새로운 기술의 발전양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2020년대가 되면 완전몰입형 가상현실이 등장할 것이고(471), 2029년이면 경험파 기술이 가능해져 다른 사람의 감각적 체험을 겪게 될 것이며527), 2020년대면 혈관을 타고 다니는 수억 개의 나노봇들이 현실화될 것(221)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저자의 희망찬 예측은 절로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사실 오늘날에도 인류 전체가 먹고 남을 만큼의 식량이 이미 생산되고 있지만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유로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지 않은가. 기술이 없어 굶어 죽는 게 아니라, 탐욕과 공동체 의식의 부재로 사람들이 굶고 있다면, 문제의 해결을 단지 기술의 진보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책은 생물학적 진화와 기술의 진화를 동일선상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나는데, 뭐 인간과 기계의 융합을 발전이요 마땅히 나아갈 길로 보는 저자니 딱히 이 둘 사이의 구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으나, 결국 이 점은 이 책에서 윤리적 문제나 도덕, 정의와 같은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 같다.

 

     저자의 예측에 얼마만큼 동의를 하던지 아무튼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으며, 곧 이전에는 상상 속에서나 등장하던 기술도 실제 생활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부분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정말로 인류가 ‘특이점’을 맞이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빠른 기술의 진보는 필연적으로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인간적 문제들’을 발생시킬 것이고, 이런 문제를 미리 고민하지 않으면 필히 어느 순간 ‘인간성의 상실’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천 권의 SF 소설과 함께 열 권의 좋은 윤리학 서적도 탄생시킬 수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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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 경찰서.

한 대학교 강사와 학생들이 G20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넣었다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법원에 의해 기각됨.


구속 수사를 직접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정부행사를 방해하려는 의도와 '음모'가 있다며

구속영장 신청의 배경을 해명.




통상 과태료나 벌금형에 처해지는 재물손괴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신청하는 걸 보면

지난 몇 년간 이 나라가 어지간히 경직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G20을 방해하려는 '음모'가 있다??

이 검사는 헐리웃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걸까?

음모가 없으면 하나 만들어 낼 기세.


이러다 조만간 폭발물 하나 조작해 내고,

건 수 잡아서 국민들을 더욱 통제하는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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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건설사 회장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기는 스폰서 검사(주양)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범인을 조작해 내는 경찰(최철기). 거기서 거기인 두 사람이 빌딩 건축 입찰권을 따 내려는 서로 다른 두 건설사의 뒤를 봐주게 되면서 얽히기 시작한다. 부당거래가 판치는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음직 한 부패한 권력의 모습이 씁쓸한 웃음과 함께 그려진다.

 

 

2. 감상평 。。。。。。。

 

     영화를 예매하고 보러 가는 길 차 안에서 우연히 듣고 있던 라디오 방송에 류승완 감독이 나와 이 영화에 관해 여러 가지를 설명해준다. 이런 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있나. 뭔가 맞는다 싶었는데, 딱히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영화 치고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감독은 극구 현실의 어떤 사건을 떠올리며 제작한 영화가 아니라고는 하지만,(극본이 먼저 나왔다나. 하지만 극본이야 영화를 제작하면서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지 않은가) 관객으로서는 스폰서 검사니, 떡검, 섹검이니 하는 일들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권력자들에 반대하는 소리를 한 마디라도 하면 바로 좌파니 빨갱이니 하는 딱지를 붙이는, 사상적으로 불안정한 나라에선 이렇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나 싶었다. 뭐 류 감독이 이런 영화를 만든 적이 없었으니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는 걸지도.

    큰 틀은 주양과 최철기 사이의 심리전이지만, 여기에 주양은 주양대로, 최철기는 최철기 대로 각자의 사정들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줄거리를 요약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이런저런 스토리들이 잡다하게 얽혀 있다. 나름 친절한 설명을 시도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덕분에 영화의 마지막이 좀처럼 끝날 타이밍을 못 찾고 떠돌다가 흐지부지 사그라져 버렸다. 너무 벌려놔서 뒷심이 딸렸다고나 할까.

 

 

     청와대 직원이 대포폰을 만들어 정부 산하 직원에게 주고, 공직자들의 비위를 잡아내라는 공직윤리관실은 민간인 뒷조사나 하고, 그래도 검찰은 별다른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하고 꼬리만 자르는 등 날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나라에 살다보니,(사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을 지경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온갖 부당한 거래들이 꼭 어디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럴 땐 강우석 감독의 강철중 같은 무대뽀 형사/검사가 등장해 다 때려잡아 넣어버렸으면 좋겠지만 류승완 감독의 영화에선 그런 작은 환상 속의 만족조차 등장시키지 않는다. 쩝.

 

     어쩌다 보니 2010년을 마무리하며, 한 해를 ‘기록한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든다. 10월 말이라는 시간도 그렇고, 스폰서 검사 사건도 그렇고..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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