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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 Incepti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그의 마음 속 비밀을 캐내 경쟁기업에 팔며 살아가는 코브.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집을 떠나 전전하고 있는 그에게, 사이토라는 인물이 나타나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의 제안은 한 기업가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로 하여금 물려받은 회사를 분할하고자 하는 생각을 넣어달라는 것이었다.
단순히 한 번의 꿈으로 생각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었기에, 코브는 꿈의 꿈, 나아가 꿈의 꿈속에 다시 꿈을 꾸게 만들어 대상의 무의식 깊은 곳까지 들어가 그에게 생각을 주입하려 한다. 이를 위해 꿈속의 세계를 설계할 젊은 건축학도 아리아드네를 영입하고, 다시 한 번 그의 팀이 모여 작업을 시작한다.

2. 감상평 。。。。。。。
영화는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는 프로이트의 견해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나아가 영화 자체의 주요 줄거리가 일종의 '집단 무의식‘에 관한 내용인 것을 보면 융의 이론도 일정 부분 가미된 것 같다. 감독은 나름 이론적 근거는 마련되었다고 생각했을는지 모르지만, 아쉽게도 영화에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꿈 안으로 동시에 의식을 갖은 채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그 은색 상자의 원리가 무엇인지를 도무지 설명을 안 한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영화는 꿈과 과학을 연결시키는 것을 매우 당연하게 표현한다. 모든 것을 과학이라는 오븐에 넣어 익혀야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현대인들의 신경증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논리적인 것과 과학적인 것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 그런 경험을 해 보지 않았을까? 한참 어떤 일에 쫓기고 있다가 문득 이게 꿈이구나 하는 인식을 한 후에는 이제 모든 것이 내 의지대로 변하는 그런.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원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짜릿한 경험이다. 그런 의미에서 (잘 때 꾸게 되는) 꿈은 꿈과 (내가 원하는) 꿈이 같은 글자로 표기되고 있는 것은 너무나 절묘한 조화다. 어쩌면 옛날에는 이 두 가지가 같은 것이었을지도..
이 영화의 매력은 바로 그 모든 이들이 꿈꾸는 일을 화면으로나마 현실화시켰다는 점이다.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인물이 될 수도 있으니 멋지지 않은가. 꿈속으로 들어간다는 상상은 감독의 독창적인 창안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이 영화만큼 그것을 생생하게 현실화시킨 것은 없었으니, 그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즐길 만하다.

감독의 연출력은 괜찮은 편이다. 등장인물들은 잔뜩 등장시켜놓고서는 정작 영화 속에서는 그저 병풍처럼 말도 못하고 서 있도록 만드는 감독들이 더러 있었지만, 이 영화의 나름 주조연들이 자기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도록 연출되고 있다. 주된 스토리에 주인공 개인의 보조 스토리도 적절하게 어우러져있고, 영화 속 창조된 꿈의 세상도 꽤나 탄탄해 보인다.
다만 꿈의 꿈의 꿈이라는 복잡한 스토리는 잠시 딴 생각을 한 사람은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만큼 어려움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눈 부릅뜨고 제대로 봐야 한다는 소리. 극의 긴박감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인지는 알겠으나 너무 잦은 차원의 변화가 확실히 스토리를 따라가기에 벅차도록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찌르고, 자르고, 상처내고, 죽이는 영화만 쏟아져 나오는 올 여름 극장가에서, 그나마 볼만한 영화였다고 할까. 영화를 보고 한 번쯤 주제토론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