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춘추전국시대 - Confuciu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때는 많은 나라로 나뉘어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 싸우던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학자이자 정치가였던 공자는 삼환이라 불리는 세도가들에 의해 나라의 정치가 뒤틀리는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나라를 떠나 제자들과 함께 전국을 유랑하기 시작한다. 열대의 남국(南國)부터 혹한의 북국에 이르기까지 각지를 전전하게 예와 충을 가르치지만 어느 한 곳 그가 편히 머물 곳은 없었다. 마침내 그를 쫓아냈던 계손사가 죽어 가며 그를 다시 불러들이고, 드디어 감격적인 귀향이 이루어진다.

 



 

2. 감상평 。。。。。。。

 

     감독은 예와 충만을 운운하는 고리타분한 선생의 이미지였던 공자를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하고, 실제적으로 나라를 경영하고 지키는 정치가로 바꾸어 놓았다. 꽤나 멋진 작업이었고, 공자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대규모의 전투 장면들은 자칫 지나치게 따분해질 수도 있는 영화에 맛난 조미료와 같았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속도는 전반적으로 느렸다. 실제 영화 속에서 진행되는 시간은 매우 압축적으로 빨리 흘러가긴 했지만, 영화 속의 공자가 늙어가는 것에 비해 영화를 통해 그려지는 상황과 심상의 전환은 너무나 느리기만 했다. 곳곳을 다니며 있었던 공자의 에피소드는 지나치게 끊어져 있었고, 그렇다고 그런 에피소드들과 관련된 공자의 가르침이 잘 포장되어 전달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의미 없이 이야기만을 나열했다는 느낌. 영화 후반작업의 대실패라고나 할까.

 

 

     영화 속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극의 중후반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자와 제자들로 이루어진 소규모 공동체의 삶이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가르치고 배우며, 풍족하게 먹거나 편안히 쉬지는 못해도 한 그릇 국을 나눠 마시고 악기를 연주하며 함께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이상적 공동체의 모습.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상을 바꾸는 것과 함께 뜻 있는 사람의 또 하나의 로망 아닌가.

     주윤발의 연기가 홀로 고군분투하지만,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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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수학자인가? - 수학이 밝혀내는 자연의 위대한 미스테리
마리오 리비오 지음, 김정은 옮김 / 열린과학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우주는 너무나도 수학적으로 정밀한 균형과 규칙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학체계가, 미처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부분까지도 예상해 내고 또 놀랍게 들어맞는 현실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우주 차체가 수학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그래서 사람은 그 체계를 발견하는 것 뿐)일까, 아니면 수학이란 철저하게 인간의 정신이 창조해 낸 무엇일까? 저자는 수학의 역사적 발전상을 소개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으려고 시도한다.
 

 

2. 감상평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자는 자신의 야심찬 계획에 실패했다. 책 전체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수학은 만들어진 것인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지만, 결론부터에 가서는 유명한 회의주의자 러셀의 말을 인용하며 해답이 있기 때문에 수학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이 있기 때문에 그 자체의 즐거움 때문에 연구하는 것이라는 식상한 말로 맺고 있다.

     사실 애초부터 합리적인 논증으로 답을 찾기 어려운 세계관적 질문을 던져 놓고서 논리적으로 이를 풀어내려는 시도를 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답이 예상된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저자는 인간과 인간 사회란 우연히 발생되어 우연한 변이와 적자생존에 의해 오늘의 발전상을 이룬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는 마당에, 결국 저자가 원하는 답은 정해진 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내용 자체가 형편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책은 세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많은 수학자와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매우 정갈하게 설명하고 있다. 수학의 각 분야별로 주요한 인물들과 그들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언급 해 놓아 나 같은 비전공자들에게도 대략적인 개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전에 『신의 베틀』이라는 책을 읽을 적이 있는데, 어설픈 수비학과 신비주의를 운운했던 그 책보다는 훨씬 나았다.

     저자가 의도했던 결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하게 두드러진 사실이 있다면, 이 세상은 수학자들이 신(그러니까 인류와는 구별되는 외부의 어떤 것)을 떠올려야 할 만큼 정교한 규칙과 예술적이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균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이 아직 왜 그렇게 되는 지 감히 추측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이과(理科) 쪽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 오랜만에 수학 공식들로 머리를 굴려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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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꿈 - A Barefoot Drea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전직 축구 선수였던 원광은 운동을 접고 사업을 시작하지만, 하는 일마다 실패를 거듭한다. 동티모르라는 작은 나라에서 재건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몫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광고를 보고 도착하지만 결국 사기꾼에게 속았음을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갈까 하는 찰라, 내전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맨발로 축구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판매하는 가게를 차렸지만, 하루 먹고 살 돈도 충분치 못한 나라에서 처음부터 무리였다. 전략을 바꿔 하루에 1달러씩, 2개월간 할부로 축구화를 팔려고 했지만, 그것도 처음에만 잠깐이었고 아이들은 돈을 마련하지 못해 축구화를 반납한다.

     다시 한 번 사업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던 차, 그가 축구화를 마련해주며 잠시 가르쳤던 아이들이 몰려와 떠나지 말 것을 간청하자 아이들과 함께 끝을 보고 싶다는 결심을 한 원광. 그는 자신이 지도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에서 열리는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쉽지 않은 난관들이 있었는데..  


 

2. 감상평 。。。。。。。

 

     상영 시간만을 보고 보게 된 영화였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오랜 식민지 생활과 독립 직후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변변한 기반시설도 없이 말 그대로 맨발로 축구를 해야만 했던 아이들의 모습과 그런 아이들이 출전하는 경기 소식을 텔레비전도 없이 라디오 소리로 들으며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작년 여름 개봉했던 영화 ‘국가대표’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동티모르라는, 익숙지 않은 나라에 도착해 현지에서 직접 아이들을 뽑아 영화를 제작했기에 물론 연기력이 A급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영화의 스토리 자체가 충분히 관객에게 호소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 듯 했다. 아쉬운 건 주연 배우인 박희순의 연기력인데, 사실 나는 이 배우가 출연한 영화들을 보면서 연기파 배우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이번 영화에도 특유의 어색한(이것도 현지의 아이들의 연기수준과 맞추려고 한 거라면 할 말이 없지만) 연기가 빛을 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개발국들이 퍼뜨린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체제는, 겉으로는 자유로운 경쟁체제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국가마다, 또 경제주체마다 발전되어 있는 정도가 다르므로, 이미 발전된 국가와 경제주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체제다. 쉽게 말해 돈 있는 집 아이들은 고액 과외다 해외 연수다 해서 학원 한 번 제대로 갈 수 없는 가난한 집 아이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스포츠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여서 어렸을 때부터 좋은 장비와 경기장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스포츠가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체로 분류되던 팀이나 선수가 강자를 꺾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는 의외성이다. 그리고 그럴 때 사람들은 통쾌함을 느낀다. 이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때문에 특별히 주인공을 대적하는 악당들이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충격적인 소재들이 등장하지 않아도 극은 충분히 재미있다.

     흥미진진한 스포츠 영화로도, 또 어린 아이들의 자아실현을 그린 영화로도, 동티모르라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웃에 관한 소개를 담고 있는 영화로도 즐길 수 있는 괜찮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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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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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1990년대 중반 갑자기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던 백화점 하나가 말 그대로 폭삭 주저앉았던 사건이 있었다. 이름 하여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이 작품은 바로 그 붕괴 사건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하지만 모두 강남이라는 특정한 지역과 연결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타고난 미모로 인해 눈에 띄어 고급 술집의 프리랜서 아가씨로 들어갔다가 결국 백화점 회장의 둘째 부인으로 들어가게 된 박선녀, 일제시대 일본의 끄나풀로 활동하다가 해방 이후 미 군정청과 군대의 정보기관에서 활동하며 치부한 재산으로 백화점을 세운 김진, 강남 개발이 한창 시작되려고 할 시기에 젊은 시절을 보내며 부동산업에 몸을 담아 한 재산을 톡톡히 모은 심남수, 광주에서 상경해 전국의 조직폭력계를 주름잡던 홍양태와 개발 바람에 밀려 광주(현재의 성남)의 천막촌에서 힘겹게 삶을 이어온 임판수 부부의 이야기가,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적이었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2. 감상평 。。。。。。。

 

     새 정부 들어 가장 자주, 그리고 노골적으로 등장했던 말 가운데 하나가 ‘편향’이라는 단어였다. 그 이전 정부의 10년간을 ‘잃어버린 시간’으로 규정하고 마치 자기들이 그 10년 전에서 바로 튀어나온 것처럼 으스대며 모든 것을 이전 정부와 반대로 하는 것을 그 기치로 삼았었다. 바로 그런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것 중 하나가 ‘좌편향 된 역사관’에 대한 수정이었다. 명목상으로는 편향된 역사를 균형 있게 서술한다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로 정권을 잡았던 모든 권력자들을 긍정적으로 묘사해야한다는 또 하나의 말 같지 않은 원칙을 강제했을 뿐이었다.  

 

     이런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중요한 특징은 ‘물질에 대한 숭배’다. 지저분한 습지와 쓸모없이 버려진 땅에 높은 건물들이 들어가고, 아파트가 세워지고, 백화점이 건립되어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되었으니 이게 발전이고 진화며, 이런 일들을 이룬 위대한 지도자들을 마땅히 찬양해야 한다는 것.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땀이 흘러들어갔는지를 정당하게 평가하지는 않으면서 말이다. 이런 식의 논리는 오늘날의 뉴타운 재개발과 같은 사업들을 추진하는 데서도 동일하게 반복된다. 힘없고 가난한 원래 주민들은 푼돈을 쥐어 주고는 다 쫓아내고, 그 자리에 수억 원짜리 깨끗하고 멋진 집을 짓는다는 것이 뉴타운 계획의 본질이 아닌가.

     이 작품은 찬란한 발전의 역사로만 채색되고 있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이면을 다룬다. 작가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이 격동적이었던 시대의 이면을 담담하게 서술해 나간다. 거기에는 철거민들의 고달픈 삶이 있었고, 권력에 줄을 대어 친일행각을 감추고 승승장구해 나간 재력가도 있었다. 개발의 주변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 재산을 불린 이도 있었고, 밤의 동반자인 술과 여자, 그리고 폭력으로 개발의 현장을 지켰던 이도 있었다.

     당연히 작품 속에서 이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서로와 관계를 맺는다. 술과 폭력은 늘 함께 가고 있었고, 술을 통해 여자는 부동산으로 한 몫을 챙긴 젊은이나 길고 험난한 인생을 살아왔던 재력가와 인연을 맺는다. 철거민의 딸은 재력가의 백화점에서 일을 하고, 회장의 둘째 부인과 우연히 한 자리에 매몰된다. 여기까지는 문학적 기법으로 충분히 등장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작가의 뛰어난 점은 그 인물들이 어디까지나 표층적인 관계만을 맺을 뿐 속 깊은 관계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그리고 있다는 부분이다. 강남 개발의 한복판에서 모두들 결과적으로 한 몫씩을 챙기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속 깊은 관계를 맺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천막촌으로 이주해 와 가진 것은 직접 지은 집 한 채밖에 없는 임판수 부부야 말로 제대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을까?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의 말미에 이르면 그들 모두는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허탈함을 느낀다. 구운몽과 같은 환몽설화는 그리 낯선 구조는 아니지만, 강남으로 상징되는 개발신화와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의 이야기라는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새로운 감흥을 준다. 올 상반기에 읽은 소설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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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다크니스 - Edge of Darkne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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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시카고에서 경찰로 근무를 하고 있는 토마스 크레이븐(멜 깁슨)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딸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나오는 아버지다. 오랜만에 집에 온 딸 엠마와 함께 오붓하게 저녁을 먹으려던 중 갑자기 엠마가 구토를 하기 시작하고, 토마스는 딸과 함께 병원에 가려고 집을 나서던 순간 괴한이 나타나 엠마를 살해하고는 도망가 버린다.

     경찰과 언론은 모두 아버지인 토마스를 살해하려다 그렇게 된 것이라고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하지만, 우연히 딸의 소지품을 챙기던 중 발견한 딸의 아파트 열쇠를 가지고 집으로 찾아가면서 가려져 있었던 의혹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집요한 복수의 과정을 그린 영화.

 


 

2. 감상평 。。。。。。。

 

     한 대륙 전체를 영토로 하는 국가라서인지, 온갖 종류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가득한 미국에서는 온갖 종류의 음모설이 난무하고,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 만들어진다. 이 영화도 그런 종류의 음모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정부와 비밀리에 계약을 맺고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기업이 회사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려는 직원의 입을 막기 위해 죽이고, 이를 알게 된 아버지가 복수를 한다는 매우 단순한 구조.(이 정도는 영화 소개글로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는 내용들이니 스포일러라고 돌을 던지지는 마시고..;;)

     영화의 주요 흐름인 아버지의 복수라는 스토리는 딱히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뻔한 소재였다. 오히려 이 영화를 보며 좀 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개인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은 국가와 동일시하는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다. 어느 사회고 이런 사람들은 존재하고, 대부분 그런 이들은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국가를 위한 것이라는 자기들만의 독선에 빠져서 그 국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요소인 시민들을 억압하고 압제하는 것을 당연한 일인 양 여기곤 한다. 영화 속 노스무어의 회장인 베넷은 그런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인물.

     시민의 자유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는 미국에서조차 결국 정부는 불의한 피해를 입은 시민을 도와주지 않았다. 영화 속의 이야기지만, 이런 영화가 계속 제작된다는 것은, 미국 내에서도 무소불위의 국가권력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쌓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우리나라였다면 당장에 장난감 권총을 차고 이런 영화를 만든 빨갱이 영화사와 감독은 사죄하라며 가스통과 신나로 위협을 했을 수도 있을텐데 아직 그런 소식은 없다니, 그런 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우리보다 낫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그 자체는 딱히 흥미를 끌만한 내용이 없다. 그렇다고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치밀한 구조도 보이지 않고, 그냥 복수심에 불타서 결국 문제를 직접 해결하러 다니는 한 아버지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시종일관 어디에서 본 듯한 장면들의 연속인, 딱 시간 때우기용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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