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 세계를 움직이는 지혜의 보고 유대인 탈무드 시리즈 1
마빈 토카이어 지음, 현용수 엮음 / 동아일보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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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루를 공부하지 않으면 그것을 되찾는 데 이틀이 걸리고,

이틀을 공부하지 않으면 그것을 되찾는 데 나흘이 걸린다.

또, 1년을 공부하지 않으면 그것을 회복하는 데는 자그마치 2년이나 필요하다.

 

1. 요약 。。。。。。。

 

     유대인들의 고전인 탈무드의 한국어 역본이다. 물론 방대한(트럭 한 대 분량이라는) 탈무드 전체를 번역한 것은 아니고, 그 중 일부만을 번역한 책이다. 흥미로운 것은 정식 랍비 교육을 받은 저자가 한국인 독자를 위해 직접 뽑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여기에 유대인들의 문화에 정통함을 자부하는 편역자의 역주가 더해져 이해를 돕는다.

 

 

2. 감상평 。。。。。。。

 

     고전 중의 고전인 탈무드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책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사실은 탈무드에서 유래된 것임을 깨닫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작업이다. 탈무드는 수많은 작가들의 영감의 원천이었다!! 다만 ‘쉬움’에 방점을 찍은 결과 좀 더 깊은 내용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지나치게 가벼운 책이 된 느낌이다. 소개된 이야기들은 너무 적었고, 도무지 탈무드를 가지고 어떻게 그토록 깊은 토론들이 가능한 지를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단편적이고 단선적인 이야기들로만 채워져 있었다.  

 

     한편 편역자의 지나친 자기인용은 책 전체의 내용을 한결 더 가볍게 만든다. 거의 매 페이지 하단마다 적혀 있는 저자의 자기 책 홍보는 그냥 자기자랑으로 보일 뿐이었다. 게다가 편역자의 유대인들에 대한 과도한 애정은 ‘유대인이 하는 것이면 뭐든지 좋은 것’이라는 식의 결론으로 끝나기 일쑤다. 탈무드가 분명 고전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그 고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정답이라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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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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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조선 말 선조 시기 무능한 정부를 대신해 정여립을 중심으로 대동계가 조직되어 외적을 막아 싸우는 무리가 나타났다. 당파 싸움만을 반복하던 당시의 정치인들은 즉각 이 조직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것을 감지하고 정여립에게 역모 혐의를 씌워 죽이고, 더 이상 조정에 아무런 희망이 없음을 깨달은 이몽학은 대동계를 이용해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는 계획을 꾸민다.

     친구인 정여립이 사실은 이몽학에 의해 죽임을 당했음을 짐작한 황정학은 이몽학의 계획이 결국은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갈 것임을 짐작하고 그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고, 이몽학에 의해 세도가였던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자 비록 서자였지만 아버지를 위해 복수에 나선 견주와, 이몽학의 정인(情人)이었던 기생 백지가 그와 합세해 이몽학을 찾아 나선다.

     마침내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십오 만의 왜군이 파도처럼 밀려와 나라를 집어 삼키는 와중에, 나라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일어선 대동계원들은 임금이 버리고 도망간 한양으로 모여든다.

 




2. 감상평 。。。。。。。

 

     영화관을 나오며 드는 이 뭔가 뒤끝이 개운치 않은 느낌은 아마도 이번에도 감독이 소수자, 혹은 패배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리라. 패배자의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그냥 능력이 없어 졌다는 말로는 이야기를 만들 수 없다.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실패가 되어야 이야기가 된다. 때문에 잘 만들면 명작이 되지만, 자칫 억지스러움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빛나는 비극들이 그 좋은 예라면, 이 영화는 그 나쁜 예가 아닐까.

     영화 속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는 전혀 절박함이 없다. 뭔가 간절함은 있을지 모르지만 자기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거대한 흐름에 의해 슬픔으로 빠져드는 무언가가 부족하다. 이몽학의 모든 행동은 대의(大義)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기 자신을 위한 무엇도 아니었고, 그를 막아서려는 황정학의 의도도 그저 현실에 순응해 살라는 메시지 이외에는 찾을 수가 없다. 무작정 옛 정인을 찾아 나서는 백지는 존재감이 없었고, 아버지를 죽였다는 이유로 이몽학을 죽이겠다고 설치는 견주(견자)가 그나마 가장 생동감이 있는데, 극 전체를 두고 보면 딱히 존재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역사를 다루는 작가, 혹은 감독이라면 누구나 부딪히는 어려움은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는 점일 것이다. 성공한 인물을 다룬다면 그 자체로 좋겠지만, 실패한 역사를 다룰 때는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관객으로서는 겨우 감정이입을 시켜 놓은 인물이 맞고 터지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게 달가울 리 없으니까. 때문에 감독은 비록 패배는 했지만 무엇인가는 남겼다는 식의 변명을 대신 해 주어야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죽음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못한 채 그냥 패배주의에 매몰된 듯한 느낌이 든다.

     스크린은 시종일관 짙은 잿빛구름이 끼어 있는 하늘을 보는 것 같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은 그 무거운 구름의 무게에 눌려버렸다. 이 과장되게 심각한 캐릭터는 내 경우에는 극의 몰입을 방해해버렸다. 영화를 본 다른 관객들의 지배적인 의견처럼, 왕의 남자를 떠올리고 상영관에 들어간다면 필히 실망을 하며 나오지 않을까 싶다.(임진왜란 이후에나 들어온 고추를 어떻게 구했는지 벌써 고춧가루에 버무린 김치를 얹어 국밥을 먹느냐는 식의 딴죽을 한 번 걸고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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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 Clash of the Titan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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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인간을 창조하고, 그 인간들의 기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던 신들. 하지만 어느 순간 신들의 변덕스러움과 폭력에 환멸을 느낀 인간들은 마침내 신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어떻게든 인간을 회유하려는 형 제우스를 설득해 인간들을 공포로 다스려야 함을 주장하던 지옥의 신 하데스는 아르고스를 그 타깃으로 삼아 보복을 하려고 한다.

     기한 내에 하데스가 보내는 크라켄을 막으려면 반드시 메두사의 머리가 필요했고, 페르세우스는 동료들과 함께 메두사를 사냥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거대한 전갈들과 음산한 무녀(巫女)들, 그리고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하고 마는 메두사와의 결투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2. 감상평 。。。。。。。

 

     발전된 기술은 웅장한 영상을 만들어 냈고, 볼거리 하나는 확실히 만들어 냈다. 영화의 상영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106분 남짓이라니 일반적인 120분짜리 영화보다 짧긴 하다) 화려한 영상의 진행은 지루하지는 않았다. 다만 볼거리가 있다는 것과 내용이 좋다는 것은 정확히 같지 않다는 데 주의해야 할 듯.

     감독은 페르세우스에 얽힌 복잡한 이야기를 매우 간단히 각색했고,(물론 영화화를 위해서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는 썩 적당하지 않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 결과로 영화에는 딱 하나의 주제만 남았다. 용감한 페르세우스와 이를 막는 나쁜 하데스. 그야말로 찬란한 신화를 유치한 동화로 바꾸어 놓은 격. 덕분에 머리를 쓰지 않고 ‘보기’에는 적합하나 ‘읽기’에는 어려운 단순 오락 영화가 되어버렸다.

     감동도, 스릴도 생각할 꺼리도 없지만, 그저 뛰고, 구르고, 소리 지르고, 죽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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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미궁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4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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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원래 출신성분이 형편없는 존재인데도 지금은 귀부인처럼 행세하고 있어.

웃기지도 않지. 자신의 모태를 경시하는 현대 의료는 언제 어디서든 파탄에 이를 걸세.

 

1. 줄거리 。。。。。。。

 

     일본의 한 소도시에 위치한 사쿠라노미야 병원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받은 덴마(天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원봉사자 명목으로 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지역의 유명한 병원인 도조대학병원의 위성병원인 사쿠라노미야 병원은 도조 대학에서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환자들이 넘어와 마지막 나날들을 보내는 식이었다. 소위 ‘종말기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것.

     본의 아니게 작은 사고로 인해 며칠 간 입원을 하게 된 덴마는 병원에 입원한 모든 환자가 그 병원의 직원으로 고용되고, 병원과 함께 헤키스이인이라는 종교법인(절)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등, 이와오 원장과 그의 두 딸로 이루어진 가족 병원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점들에 주목을 하게 된다. 곧 얼마 되지 않는 기간에 입원 중이던 환자의 상당수가 차례로 죽음을 맞고, 덴마는 점점 병원의 비밀을 담고 있는 핵심부로 진입해 들어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등장인물과 지명, 기관의 이름이 일본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되어 있다고 해도 대번에 ‘일본 이야기구나’ 하고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은, 전형적인 일본 분위기의 작품이다. 바닷가에 세워진 요새 같은 구조의 병원이나, 가족 중심의 운영, 해부한 시체들의 장기를 담아 놓는 드럼통 같은 소재는 좀처럼 우리나라 작품들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니까. 자칫 음산한 느낌만을 줄 수도 있는 소재들이지만, 작가는 서유기 삼총사 할머니들이나 히메이야와 같은 인물을 통해 지나치게 작품이 무거워지는 것을 막아 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작가의 능력은 작품의 분위기만을 수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에서도 훌륭한 재능을 보여준다. 사전에 어떤 정보도 가지지 못하고 그냥 첫 장을 넘기기 시작했으나, 서너 장(章)을 넘기면서부터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추리소설 기법을 사용해 조금씩, 하지만 모든 정보를 독자에게 전해주면서도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 좋은 흥분감.

     작품은 충분히 재미있다. 다만 강한 일본색이 느껴지고, 시신의 해부와 장기 적출, 죽음에 관한 이와오 원장 가족들의 독특한 관점은(개인적으로도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다)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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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존 - Green Zon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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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미군의 일원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밀러(맷 데이먼)는 대량살상무기가 숨겨져 있다는 위치를 전담해 수색하는 MET-D팀의 팀장이다. 하지만 몇 번에 걸친 수색에도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고, 밀러는 제보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부에서 내려오는 말은 그냥 잔말 말고 가라면 가라는 식일 뿐.

     우연히 이라크 고위인물들의 회담이 벌어지고 있음을 제보한 프레디(칼리드 압달라)의 말에 따라 독자적으로 진행한 작전을 통해 비밀의 실마리를 잡은 밀러는, 평화와 정의를 위한 전쟁이라는 표면적 이유 이면에 숨겨진 거짓을 마주하게 된다.  





2. 감상평 。。。。。。。

 

     안전지대를 뜻하는 ‘그린존’. 영화 속에서는 미군에 의한 이라크 침략전쟁이 한창이던 2003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 설치된 미군 사령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깥은 당장 마실 물이 없어 폭동 일부 직전이고, 전쟁 이전부터 미국이 주도해 시행 해 온 경제봉쇄로 인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아 있지만, 그린존 안 만큼은 수영장과 클럽, 호화로운 식당이 운영되는, 말 그대로 별천지 같은 곳이다. 전쟁터 한 복판의 평화라는 모순된 단어.

     하지만 이런 모순 속에서도 어떤 갈등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음모의 주도자처럼 묘사되지만, 사실은 보다 큰 모순의 구조의 한 부품일 뿐인 파운드스톤과 같은 인물이 그들. 그렇다고 여기서 문제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고,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도 옳지 않다. 영화 속 밀러의 팀의 부팀장 역을 맡고 있었던 중사처럼, 분명 모순의 그림자를 보았음에도 명령대로 해야 한다는 형식논리에만 얽매여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사람도 결국 이런 모순을 강화시키는 동조자요, 공모자다.


 

     지난 2009년 1,500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자체조사단을 동원해 2년간이나 조사를 했음에도 이라크 전역에서 대량살상무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 정부에서는 이를 알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부시도 어지간하면 최소한 실수였다는 식의 사과를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할 텐데, 여전히 ‘그래도 후세인은 충분히 그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위험인물’ 운운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거짓으로 천 명이 넘는 미군이 죽었고, 만 명이 넘는 부상자가 생겼으며, 그 백배에 달하는 이라크 국민들이 비참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말이다.

 


     영화는 매우 사실적으로(스토리나, 영상, 고증, 심지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말까지도) 만들어졌으며,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각본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훌륭하다. 다만 전투장면의 화면이 지나치게 빠르게 흔들리는 것이 눈에 좀 거슬리기는 했다. 이번 봄 꼭 봐야 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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