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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 영혼의 허기를 채워줄 하룻밤의 만찬 ㅣ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1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서소울 옮김 / 포이에마 / 2008년 9월
평점 :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불신을 중단하고, 내가 진짜 예수인 것처럼 대화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예수가 실제 앞에 있다면 묻고 싶은 게 있지 않나요?”
1. 줄거리 。。。。。。。
어느 날 낯선 초대장 하나가 도착했다.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자는 내용의 초대장. 의심스런 구석이 있기는 했지만, 친구들이 준비한 깜짝 파티라도 있는 줄 안 닉은 약속된 자리에 나간다. 하지만 그곳에는 웬 모르는 남자 한 사람만 앉아 있었고, 황당하게도 그는 자신을 '예수'라고 소개한다.
당장이라도 일어나 식당 밖으로 나가려고 생각도 해봤지만, 뭔가 다른 게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식사를 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예수와의 저녁식사'. 어린 시절 부모의 강요에 의해 교회에 잠깐 '다녔던' 닉은, 예수와의 식사를 하면서 종교의 문제에 관해 오랜만에 나름대로 진지한 대화를 시작한다. 상대가 가짜라는 확실 아래 잇따른 질문을 퍼붓는 닉과, 차분한 대답과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예수의 저녁식사.
2. 감상평 。。。。。。。
재미있는 설정이다. 20세기 어느 날 예수를 직접 만나, 현대식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예수님은 정말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말쑥한 양복차림으로 오실까? 또, 그 식사 시간에는 어떤 대화들이 오고갈까? 저자 데이비드 그레고리는 재미있는 설정을 제시해 독자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책의 진행 순서는 서양식 식사의 순서를 따라간다. 메뉴를 살피고, 에피타이저와 샐러드를 먹고, 메인코스와 디저트를 먹는 순서에 따라, 대화의 무게감도 달라진다. 여러 가지 대화의 주제들 중에서 중요한 것을 고른 다음, 가벼운 것들로부터 점차로 진지한 주제로 진행해 나간다. 멋진 구성이다.
책은 얼마 전 읽었던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와 유사하다. 저자는 ‘예수’의 입을 통해 기독교가 믿을만한 종교라는 것을, 또, 기독교를 믿는 일이 매우 합리적이라는 점을 설명한다. 저자의 이런 시도는 한 가지 전제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등장 인물인 예수의 대사에서 잘 나타난다.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불신을 중단하고, 내가 진짜 예수인 것처럼 대화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예수가 실제 앞에 있다면 묻고 싶은 게 있지 않나요?”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중립지대'에서 기독교에 관해 토론해 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중립지대'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가? 기독교에 동의를 하던지, 반대를 하던지 둘 중에 하나가 아닌 다른 쪽에서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중립지대로 가려면 믿음의 자리에서 불신으로, 불신의 자리에서 믿음으로 각각 자리를 약간이라도 옮겨야 하는 것이니, 결과적으로 엄밀한 중립은 될 수 없다.(이런 의미에서 아예 상대를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에 서게 해 두고, 점차 그 입장을 누그러뜨리도록 유도하는 C. S. 루이스의 책이 한 수 위다.) 그리고 사실 이 책은 '중립지대'에서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의 입장에 가깝다.
하지만 이런 논리적 부정확함이 이 책의 가치를 아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모든 부분을 다루지는 않지만, 기독교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매우 쉽게, 그리고 재미있는 형식을 사용해 잘 설명하고 있다. 볼만 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