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바이 : Good&Bye - Good&By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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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1. 줄거리 。。。。。。。                      

 

     도쿄의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연주하던 다이고는, 갑자기 악단이 해체되면서 졸지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하지만 나름 프로에 걸맞는 첼로를 사기 위해 엄청난 돈을 대출받은 그는 어떻게 하든 급히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 결국 생활비라도 줄이기 위해 아내와 함께 시골 고향에 있는 어머니가 남겨주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어느 날 지역 신문에 난 광고 하나가 눈에 들어온 다이고. 무슨 여행사라고 하면서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전형적인 다단계 사업 광고로 의심됐지만 일단 돈이 급했다. 그리고 1분도 되지 않아 끝난 면접. 합격이다. 뭐가 이리 쉬운 걸까.

     다이고가 새로 시작하게 된 일은 여행사가 맞긴 했다.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라 이 땅에서의 삶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일, 즉 죽은 이들을 염(殮)하는 것이었다. 이 ‘충격적인’ 내용에 급 후회를 했지만, 당장에 두둑한 현찰을 쥐어주는 데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시작하게 된 일. 처음 하는 일로 인해 겪는 여러 당혹스런 상황들과 그가 하는 일을 알게 된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2. 감상평 。。。。。。。

 

     염습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장애인(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호모(메종 드 히미코) 같은 이색적인 소재들을 즐겨 다루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를 본 느낌이랄까. 죽은 이에게 최대한의 예를 갖추어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준비시킨다는 경건한 이미지의 직업이지만, 한편으로는 시체를 주물럭거리는 일이라는 폄하를 당할 수도 있는 일. 감독은 이런 양면적인 직업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삶과 죽음이라는 진지한 주제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배우들은 감독의 의도를 훌륭히 연기로 표현하고 있고,(료쿄야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배우고 남자 배우인 모토키 마사히로도 이 영화로 꽤나 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감독은 멋진 영상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건, 시체 역할을 하느라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어야 했던 여러 단역 배우들의 공로다. 영화 내내 포인트 마다 깔리는 첼로연주소리는 그 자체로도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하루에도 우리나라에서만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고 있고, 당장 가까운 종합병원에 가면 죽음에 이르는 길을 걷고 있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애써서 죽음에 관한 기억과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밀어내려고만 하고 있지,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간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연구되고 있는 각종 기술들도 ‘삶’의 기간을 늘리기 위한 것뿐이지 ‘어떻게’ 살지에 관한 것은 논외의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죽음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죽음에 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은 현재에 대해 충분히 책임을 지지 않는 자세로 나아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에 ‘웰 다잉(Well Dying)’이라는 주제가 부각되면서, 인격의 성숙에 이르기 위한 노력들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이것조차 단지 ‘고통 없이 죽는 방법’과 같이 여전히 육체에 대한 집착으로 전락되지 않는다면 말이다.(고통을 줄이려는 노력이 하찮은 일이라는 말은 아니다)

 

     영화를 보며 한편으로 좀 아쉬운 생각도 든다. 삶과 죽음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대답을 해주는 것은 종교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였는데, 이제는 이 역할마저 신앙과 믿음에서 영상과 배경음악에 넘겨주어버린 시대가 된 것이 아닌가 해서다. 종교가 세상의 가치를 따라가기를 즐겨하고 말았으니, 세상이 종교의 기능을 취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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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맨 2009-04-28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포스팅하셨네요.
한동안 궁금했더랬습니다.
건강하세요.

노란가방 2009-04-28 17:05   좋아요 0 | URL
이래저래 바빠서 편하게 책 읽을 만한 여유가 없더라구요..
잘 지내셨나요? ^^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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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 세계적으로 매시간 유아 1,250명이 죽어가고 있다.

아기와 엄마에서 넉넉히 먹이고 최소한의 의학 치료에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시간에 1억 2,500만 달러가 무기와 군인을 위해 지출되고 있다.

유아를 살리기 위한 지원금 대신 3초마다 10만 달러가 군사비로 쓰이는 것이다.

이 비극적인 상황을 정당화할 그 어떤 명분도 있을 수는 없다.

 

1. 요약 。。。。。。。

 

     세계화, 자유화가 곧 선이고 진리고 정의라는 인식을 주입하고 있는 현 정부가 보면 ‘불온도서’로 지정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세계화를 통해 전 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보다는 누군가의 손해를 다른 누군가의 이익으로 바꾸는 결과를 낳았음을 여러 통계 자료들을 인용해 증명하고 있다. 빈부격차와 환경문제, 인권 등의 문제는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2. 감상평 。。。。。。。

 

     세계화. 이전과는 달리 개별 국가들 안에서 산업과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범위와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서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특별히 경제의 영역에 있어서는 이미 이러한 경향이 쉽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 상태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동차나 거대 선박과 같은 큰 산업에서부터 매우 작은 일상용품의 영역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은 자기의 그 결과가 어디까지, 어떤 식으로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신의 자리에 올려놓은 새 정부는 선과 악의 판단기준을 자신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인 양 세계화와 자유화가 곧 옳은 것이며 이를 부정하려는 모든 움직임을 책동들은 불온한 책동으로 규정해버리고 있으니, 일반 국민들로서는 더욱 세계화의 결과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편향 운운하며 자신들은 퍽이나 불편부당한 세력인 듯 가장하고 있지만, 세상에 누가 온전히 중립적일 수 있을까. 파울로 프레이리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곧 문제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관점을 독단적으로 고수하면서 자신의 입장이 항상 윤리적 근거를 가진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버릴 때가 바로 잘못된 경우인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주의자들, 혹은 신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독단적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학생들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얼마 전 정부의 발표를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의식의 개조까지 시도하는구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시장만능주의에 입각한 경제교육이 얼마나 인간성을 황폐화 시키는 지는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만성적인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수십억에 달하는데도 그들이 먹어야 할 옥수수는 부자들이 먹을 스테이크를 위해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고, 아프리카의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여러 자원들은 내전을 틈타 무기를 사는 데 사용되고 있다. 물론 그 자원을 수입하는 선진국들은 그들이 지불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아니 어쩌면 장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야 좀 더 헐값이 살 수 있을테니까) 이 책은 이렇게 세계화의 아름다운 표지에 감춰진 추악한 이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 자체에는 특별한 대안이나 결론이 없이 그저 문제점들만 지적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좀 아쉽다. 저자는 세계화의 흐름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파도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적이며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힘의 논리가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인 자유주의 세계에서 과연 그러한 시도들이 얼마나 많은 결과들을 올까 하는 (비판이 아닌)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 물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을 같이 하게 되면 좀 더 나은 결과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데 동의를 하지만 말이다.

     백과사전식으로 구성되어서 책을 읽기에는 매우 편리하다. 아무데나 펴도, 앞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도 독자는 책을 통해 유용하고도 슬픈 정보들을 제대로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컬러로 편집된 책의 내용은 가독성을 높인다. 색은 지나치게 많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섹션들을 구분해주기까지 한다.

     학생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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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의 예술 - 가르치는 모든 이들의 충만한 삶을 위한
길버트 하이트 지음, 김홍옥 옮김 / 아침이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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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에게가 아니고서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당근 ․ 채찍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단히 복잡한 학생들 머릿속에 감춰진 힘을 끌어내려면  

참으로 흥미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1. 요약 。。。。。。。

 

     교육학에 관한 책. 하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교육의 목표나 이상을 기술한 것은 아니고, 어떻게 가르쳐야 잘 가르칠 수 있을까에 관한, 방법론을 다룬 책이다. 도입을 거쳐 오늘날 교사들이 처한 위치에 대해 살펴본 저자는(2장), 현대의 여러 교사들의 예를 들며 실제적인 교육방법들을 제시하고,(3장), 이어 소크라테스타 플라톤 같은 역사 속 위대했던 교사들의 교수법들을 소개한다.(4장) 마지막 장에서는 부모와 같은 일상생활 속의 교사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 감상평 。。。。。。。

 

     ‘가르침의 예술’이라는 그야말로 예술적인 제목을 붙여 놓은 책이다. 가르치는 행위가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예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결정적으로 어떻게 하면 독자도 예술적으로 그의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해 주었다면 제목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예술적이라는 평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책의 내용은 책의 제목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다. 책의 초반부(2장)에서 가르침의 의의에 관해 제법 공감할 만한 의견을 제시했던 저자는, 막상 교수법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3장)에서는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게 가르치는 법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또, 책에 등장하는 많은 교사들의 이름은 미국적인 사람들 위주로만 나와 있어 쉬이 가까이 갈 수 없다. 여기에 책의 후반부는 지나치게 많은 인물들을 간략하게 묘사하는 데 급급해서 깊이가 부족하고 산만하다는 느낌도 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담긴 내용이 형편없다는 뜻은 아니다. 책은 곳곳에 인상 깊은 구절들과 가르치는 사람에게 유익한 내용들을 담고 있고,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실천적인 예들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저자는 그 모든 것들을 조합해서 자신의 분명한 세계관에 입각한 주제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어떻게 가르치는 행위가 예술이 되는 지 그걸 확인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저자가 명강사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책이 명작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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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 - Pus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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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초능력자들을 모아 인간무기를 만들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비밀조직 디비전. 그들의 실험실에서 도망쳐 나온 ‘푸셔(기억 조작자)’인 키라는 금새 쫓기게 된다. 한편 디비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잃은 닉은 갑자기 나타난 소녀 캐시(닉은 염력을 사용하고, 캐시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와 함께 키라를 보호하며 디비전의 음모를 막기 위해 나선다. 여기에 키라가 가지고 나온 능력자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빼앗기 위해 나선 홍콩의 조직까지 뛰어들면서 사건은 점점 혼돈으로 접어든다. 

 




 

2. 감상평 。。。。。。。

 

     감독은 홍콩의 좁고 구불구불한 거리들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카메라를 움직이며 관객의 눈을 바쁘게 만든다. 덕분에 영화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영화의 긴장감을 높여주었다. 여기에 영화의 주인공들도 시종일관 여기저기를 달려 다니니 확실히 지루한 느낌은 없다.

     이 영화를 말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역시 다코타 패닝. 솔직한 느낌으로는 이 십대 소녀 배우의 포스(?)에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는 가려버리는 듯했다.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력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94년생이라는 이 배우의 연기력이 눈에 띤다. 영화 전체를 휘젓고 다니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문제는 이게 다 라는 거?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배우들이 나와서 그냥 뛰어다니다가 끝난다는 거다.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에 긴장감이 없다. 폴 맥기건 감독의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를 보면서 그 로맨스물에 담긴 치밀한 복선들과 스토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나로서는 ‘감독이 돈이 급했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실망스러웠다. 뭐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전적으로 다코타 패닝에 기댄, 다코타 패닝을 전면에 내세워야만 하는, 다코타 패닝을 위한 영화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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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 - Red Cliff 2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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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전편에 이어 마침내 시작된 적벽에서의 대결. 압도적인 군세의 조조군을 손권과 유비군이 적벽에서 막아내 패퇴시켰다는 내용은 이미 관객 대부분이 역사적으로 알고 있었을 터. 삼국지연의의 작가는 이 기적적인 승리를 설명하기 위해 바람의 방향을 바꾼 제갈량의 도술과 황개의 고육지책을 도입했지만, 영화의 감독은 그 둘 모두 합리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듯 잘라 내 버린다.

     주유 중심의 이야기 전개를 선택한 감독이 도입한 에피소드는 손권의 동생인 손상향과 주유의 아내인 소교 등 두 명의 여인이 중심에 서 있었다. 삼국지의 여성 중심의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으려나. 

 


 

2. 감상평 。。。。。。。

 

     전편을 보고 가졌던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줄 만한 영상이었다. 우선 엄청난 인원을 동원해 고대 전쟁의 모습을 충분히 잘 재현해 냈고,(우리나라에서 방영되는 역사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동네 전투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등장인물 각각의 성격에 대한 묘사도 흥미로웠다. 컴퓨터 그래픽을 적절하게 사용한 대규모 전투신은 그냥 그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를 볼만하다는 느낌을 준다.

     줄거리 설명에서도 간단히 언급했듯, 이 영화에서는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역사물의 경우 여성들은 대개 주변인물의 역할을 맡아야 했던 것이 보통이었지만, 더구나 삼국지와 같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에 새로이 여성의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썩 괜찮게 영화 속으로 녹여냈다. 물론 당시 여성이 혈혈단신으로 적진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가능했겠느냐 하는 질문은 별도로 해 봐야 할 부분이고..

     서양의 역사물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여러 국가들에 팔리는 것처럼 동양적 소재들도 서양에 팔리는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이 정도 영화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물론 동양 역사에 어느 정도 흥미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어필할 수 있겠지만..) 꼭 환타지가 아니라도 동양 역사 자체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부담없이 즐기기엔 괜찮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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