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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1 - 떼돈 편
박인권 지음 / 경향신문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 박인권 작가의 작품입니다. 티브이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을 때는 놓치고, 이제서야 읽었네요. 작가는 제 3 금융 외에도 실미도, 서해전쟁, 유영철, 신창원, 페스카마호의 선상반란 등과 같은 민감한 사건들을 줄곧 다루어오신 분이라고 합니다.

- 소재 자체의 현장감이 워낙 압도적이었지만, 묘사나 여타 소설적 장치들에 있어서는 약간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천재형 캐릭터를 시작으로 서술자의 지나친 개입까지, 작가의 고되었을 취재들이 너무 여과없이 전달된 것은 아닐까 하구요.

- 소설은 아이엠에프 이후 김대중 정부가 선택했었던, 신용카드를 통한 무분별한 경기부양책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4개 이상의 복수카드 소지자가 2002년 기준으로 1,000만 명, 그 중 1/10인 100만 명이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드사들에게는 엄청난 호황이었습니다. 이들은 현금서비스의 이자와 수수료로 이득을 올렸고, 한도금액을 증액하면서 더욱 부추겼습니다. 물론, 하나의 실질거래를 두고 수차례 중복으로 이루어진 거래내역상의 호황이었지만요.

- 이런 거품경제의 붕괴를 우려한 정부는 카드사들의 한도금액을 축소시킵니다. 간신히 돌려막기를 하던 이들은 더 이상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고, 포기하거나 제 3 금융을 찾게되는 것입니다. 300만에 가깝다는, 소위 '신용불량자'가 만들어집니다.

- 극중 금나라의 은사 역으로 등장하는 황 교수의 입을 빌린 박인권 작가는, '신용불량자'라는 잘못된 용어가 변제 노력중인 선의의 채무자들까지 싸잡아 불량한 죄인으로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채무자는 죄인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리고, 선의의 채무자이자 비극에 처한 천재 캐릭터 금나라의 복수극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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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법적인 조의금(최종구): 아버지 최무길의 인덕을 바탕으로 치른 거짓 장례식.
- 대부업법의 실체(김성곤): 2002년 사금융 양성화와 소비자 보호를 명목으로 제정. 이자가 연 66% 넘기지 못하게 함. 아이엠에프 이후 적당한 투자처를 찾던 시중의 자금이 대부업으로 유입. 치열한 경쟁으로 이율이 낮아지자, 대부업법으로 고정. 66%은 모두 불법이라 이자율이 끝도없이 올라가게 됨.
- 무조건 5만원(양도중)
- 돈세탁: 대포통장과 현금 분산예치. 거래정치나 임의 인출이라는 약점.
- 일본 자금의 한국 유입: 대부업법 시행 이후, 제로금리인 일본 대부업체들이 한국으로 넘어옴. 은행들이 일본 대부업체에 초기 자금 융통. 즉, 일본 대부업체들이 은행에서 10% 이율로 돈을 빌려 66% 이율로 돈을 빌려준 후 차익을 챙김.

* 전주: 사채업자
* 발발이: 사채업자 소속 직원
* 양도성예금증서: 은행이 정기예금에 대하여 발행하는 무기명의 예금증서로 예금자는 이를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이 매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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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제국 - 금융자본 권력의 역사 350년
존 스틸 고든 지음, 강남규 옮김 / 참솔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 세계의 금융중심지, 뉴욕 월스트리트의 역사를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 연대기적인 서술방식이지만, 상인, 투자자, 브로커, 국가와 같은 경제주체들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미 글로벌 금융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는 금융시스템, 특히 금융 관련 기법과 법제가 어떤 이해관계 속에서 형성된 것인지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국가별 단일화폐부터, 중앙은행, 기업회계, 주식공모, 기축통화(달러), 증권거래소, 증권수수료, 주가지수, 보험사, 투자은행, 투자자보호제도, 정기예금증서, 뮤추얼펀드,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거의 모든 것들이 역사의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된 산물이라는 점.

- 아래에 간단한 정리본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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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뉴욕인가

- 네덜란드 치하의 뉴암스테르담 시절 각종 상업 기법 정착. 영란전쟁이후 뉴욕으로 바뀜.
- 대서양과 인접해 있어 유럽과의 상업에서 지정학적 우위를 차지.
- 1825년 이리운하를 개발하면서 애팔래치아 산맥을 넘어 서부와 연결되면서, 최초로 인구와 상업이 급격하게 증가. 유럽의 선진 금융이 개입.
- 1830년 철도가 등장하면서, 더욱 촉진. 주로 1차 산업(서부의 면화-유럽 시장)의 교역지로 각광.

2. 화폐

- 대영 독립전쟁 이전 미국에는 통일된 화폐 없이 현물화폐가 전부.
- 독립전쟁 자금을 위해 초기 형태의 채권과 화폐(Continentals)를 생산했으나, 정치적으로 분산된 느슨한 연방체제에서 제대로 유통되지 않음.
- 1860년 남북전쟁을 거치며 최초로 달러 발행(GreenBag). 전비 조달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 화폐가치 낮음. 금본위제도 이탈.
- 금본위제 이탈 이후 이중화폐시스템에서 금 매집으로 인한 투기가 성행. 1873년 거래소 휴장. 1879년 금본위제 복귀(J.P.모건)
- 1929년 대공황 시기 금본위제 일시 중지.
- 1944년 2차 세계대전 이후 호황으로 금본위제 복귀(브레튼우즈 체제)
- 1971년 베트남 전쟁을 거치며 금본위제 포기

3. 금융회사

- 1800년대 초기 은행은 양적, 질적으로 적었고, 각각의 은행권을 국지적으로 유통시켰음.
- 1816년 영국과의 전비 조달을 위해 합중국은행 재인가
- 1913년 하인즈가 일으킨 구리 투기가 실패한 후, 자체 결제은행이 지급을 거부하면서, 연방준비제도 출범.
- 1929년 대공황 이후, 투자은행과 여수신은행 분리.

4. 증권거래소

- 초기에는 브로커들이 커피하우스에서 비공식적으로 거래하던 관행에서 시작. 장외거래적 성격.
- 개별적인 아닌 집단적인 주식거래사무실은 증권브로커들의 이해관계에 따른(수수료 인하경쟁 예방) ‘버튼우드합의서‘와 함께 1792년 탄생. 여전히 비공식적 성격.
- 증권브로커들의 이해관계가 모아지면서, 1817년 공식적인 주식거래소 탄생.
- 뉴욕 외에도 증권거래소가 있었으나, 봉화와 깃발전신대를 거쳐 전보가 발명(1844년)되면서 통합.
- 1860년 남북전쟁을 거치며 전비 조달 위해 거래 활발. 뉴욕증권거래소로 변경. 동시거래 관행(FastFood) 정착.
- 1873년 금 매집 투기 거품이 꺼지면서 휴장.
- 1896년 주가지수 출현. <월스트리트 저널>의 창시자 찰스 다우
- 1929년 대공황 이후 휴장. 증권거래소를 통제하기 위해 증권거래위원회 설치. 스페셜리스트, 플로어트레이더의 내부거래, 정보유출 관행 제재.
- 정부의 제재에 반대하던 리처드 휘트니 퇴임 이후 개혁파 득세. 거래소 회장의 중립화, 회계 정례화, 증권브로커의 채무 대 순자본 비율 규제, 무담보대출 공시, 공매도 제한 등 법안 설치.
- 1930년 기관투자자(연기금, 뮤추얼펀드, 보험사) 등장. 개인투자자 보다 간접투자자 비중 늘어남.
- 1948년 메릴 린치가 커미셔너 전문화, 계좌 증대, 지점 설치, 등으로 현대화된 증권사를 설립.
- 1953년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분석 과학화.
- 1964년 전자식 주가표시기 등장. 세계 시장과 통합. 데이트레이더, 텔러레이트 시스템 등장.
- 1970년 기금 관리의 효율화를 위해 증권예탁원 설치.
- 1971년 최초 증권사 기업공개(메릴린치), 예금자 보호 위해 투자자보호공사 설립
- 1985년 증권브로커와 스페셜리스트 사이에 수수료 규제 논쟁. 나스닥 등장 이후, 변동 수수료 채택.
- 1990년 애널리스트 주식보유 공시 의무화

5. 주식회사

- 초기의 주식회사는 주주의 유한책임제도 아래 설립되어, 생산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투기적 성격이 강함. 경영진이 신주 발행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공시할 의무도 없었음.
- 투자자들과 증권브로커들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신주 발행을 규제하는 초기의 증권거래법이 탄생.
- 1880년 제조업 대형주 등장(스탠더드 오일)
- 1882년 증권브로커들의 요구로 공인회계사회 발족.
- 1904년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스틸(연방정부 예산의 3배)과 안티트러스트법
- 1920년 금, 농산물, 아시아 기업 인수(듀퐁 26배 성장), 군산복합체 등장
- 자동차 산업 성장
- 대공황 거치며 신주에 대한 정부 관리
- 닷컴거품과 분식회계

6. 공황

- 1837년 부동산
- 1859년 광산업
- 1873년 금 : 장외거래 금지
- 1884년 철도 : 증권브로커들의 공동대응
- 1929년 자동차, 신용구매, 레버리지, 마진론 : 증권거래위원회 설치 내부거래, 정보유출 관행 제재. 거래소 회장의 중립화, 회계 정례화, 증권브로커의 채무 대 순자본 비율 규제, 무담보대출 공시, 공매도 제한 자구책.
- 1987년 위기 : 연준의 통화유동성 공급. 포트폴리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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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 행복한 돈 이야기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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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나무 출판사에서 모집하는 서평단에 운좋게 선정되었습니다. 처음 받아본 책 제목이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표지를 멀뚱히 쳐다보며, 그렇고 그런 재테크 안내서이겠거니 내심 실망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지껏 복권 한 장 사본 적도 없으며, 그저 한 달에 15만원 씩 넣고있는 적립식 펀드에 만족하며 재테크는 먼 미래의 일로 미뤄두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읽기 싫은 책 안읽어도 되는 세월 좋은 서평단은 어디에도 없기에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 하지만, 충분히 오해할 만한 제목을 붙이고 있는 이 책은, 재테크를 하고 있지 않거나, 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재테크란, 준비된 누군가에게 특별한 수익을 가져다 주는 기교(technic)가 아니라, 평범한 누구나가 응당 해야할 지극히 일상적인 계획과 준비라는 것이죠.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투자해서 얼마만큼의 차익을 남겼느냐 이전에, 현재 자신의 수익은 얼마이고 앞으로 얼마만큼의 돈을 어떻게 쓰려고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준비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뭐 그렇다고 해서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게 돈'이라는 분들에게 설교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아무개 씨와 전매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자 상가를 분양받은 아무개 씨는, 쉽게 더 많은 이익을 노렸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혼나고 있습니다. 크게 오른 아파트 가격은 보이지만, 관리비 공과금 재산세 인상분에 종부세의 부담은 보고싶지 않은 법이죠.

- 대다수 재테크 안내서에는 반면교사로 반짝 등장하고 퇴장했을 무능력한(?) 아무개 씨도, 우리 재무주치의에게 줄곧 앉아 혼줄이 납니다. 계획과 준비란 주머니 사정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죠. 째째하게 돈 따위 연연하고 싶지 않았던 아무개 씨, 그야 말로 "돈에 대한 강박관념이 많은 사람"이라는 진단을 받고맙니다. 심지어, 사업실패의 여파로 신용회복을 해가며 부채원리금상환에 빠듯한 아무개 씨도, 예외는 되지 못합니다.

- 자, 이제 한바탕 혼줄이 났다면, 정신 차리고 돈 안드는 재테크 계획 한 번 세워볼 일입니다. 우리 재무주치의가 돌팔이 의사가 아니라 양심에 따라 환자와 대화하는 히포크라테스인 이유도 바로 이 대목부터입니다. 무릇 의사의 역할이란, 병을 치료하는 것이지, 만병통치약에 불로초까지 소개해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3장 「금융맹 극복은 똑소리 나는 금융소비부터」을 읽다보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은행 뿐만 아니라, 평소 멀리하던 보험 증권회사 창구에 거침없이 드나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든든한 우리 주치의와 함께. 은행 보험 증권회사 직원들의 당황하는 눈빛이 역력합니다.

- 감히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소위 '냉철한 판단'이란, 옷이며 가전제품을 살 때 판 발품의 반만 파는데에서 시작됩니다. 옷은 크고 작은 판매자가 끝도 없이 많은 독점적 경쟁시장이니 적절한 비교가 아니라고 해도, 가전제품이야 몇 개의 판매자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과점시장이라는 점에서, 금융상품하고 별 다른 점이 없지요. 가전제품 구입할 때 가격 비교 한 번 없이 덜컥 구입하거나, "알아서 잘 만들었겠지.. 냉장고 하나 주세요!" 라는 용감무쌍한 소비자도 있나요? 용도며 크기, 가격, 기능, 심지어 에너지 효율까지 전부 따져봐야 안심이 되는 상품 구입, 금융상품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 물론, 금융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낮은 위치가, 단지 금융기관이나 금융상품에 대한 오해와 낡은 선입견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냉장고 100대씩 갖춰놓고 사는 사람은 없지만, 통장의 액수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판매자와 소비자가 동등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완전시장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불완전한 시장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 금융소비자, 금융소비자가 모인 소비자단체(시민단체), 정부의 역할이겠지요. 착한(?) 금융회사 직원도 끼워줄까요? 아무튼 우리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금융시장에 대한 얘기야 다른 선생님들의 몫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소비자들의 대오각성만으로는 좀 부족할 것 같습니다.

- 아무튼, 금융주치의 제윤경 선생님은 앞으로도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재무설계>에서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풀어나가실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창구 앞 1m 전에서 망설여지는 분이라면, 선생님의 계속 진료를 받으시면 될 것 같아요. 치료는 끝났어도 의사 선생님하고 한 마디라도 더 하는게, 우리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권리니까요.

[참, 선생님] 현장감 넘치는 예시는 좋지만, 등장 인물이 조금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연형 돈맹은 시민단체 활동가 귀찮이형 돈맹은 공무원이라고, 선생님께서 다 말씀하시면, 어떤 독자들은 지레짐작할 재미를 뺐기고, 어떤 독자들은 "아.. 원래 그런가보다." 할지도 모르니까요. 또, 금융소비의 현명하지 못함을 신체적인 불편함인 '맹'에 비유한 것은 적절치도 않고, 배려가 필요한 대목인 것 같아요. 맹인들이 지팡이에 의지해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가는 삽화도 아쉽구요. 물론, 우리 선생님의 마음이야 200쪽 넘게 읽었으니 오해하지 않지만, 더 좋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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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격수의 고백 - 세계 경제의 뒷무대에서 미국이 벌여 온 은밀한 전쟁의 기록 경제 저격수의 고백 1
존 퍼킨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민음인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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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좌지우지 하려는 ‘제국’으로서의 전략이, 일방적인 식민지 정복에서 더욱 노골적인 식민지 쟁탈전쟁으로, 그리고 경제지배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울 것이 없습니다. 70년대 이후 발행된 미국의 채권에 허덕이는 남미의 고통스런 목소리는 오래되었으며, 이런 폐해들은 ‘신자유주의 전략’이라는 하나의 화두로 이미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두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직접적인 저항과 연구, 조직적인 행동도 이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운동, 세계사회포럼, 반세계화 시위, 등이 그것입니다.
기존의 문제제기가 제3세계의 피해자와 저항세력들의 목소리였다면, <경제저격수의 고백>은 이러한 미국의 경제지배 전략을 수행해 온 내부자의 목소리입니다. 우리는 그의 고백을 통해서, 경제지배 전략의 매커니즘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덧붙여, <경제저격수의 고백>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경제지배 전략을 두고 “어떻게 이런 엄청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질 수 있는가?”라며 의아해하며, 이는 곧 “믿을 수 없다.”는 의혹을 발생시키기도 하는데요, 존 퍼킨스의 구체적인 행적과 은퇴, 집필을 앞둔 갈등과 고민은 이런 의아함을 씻어줄 것입니다. 경제지배는 소수 음모집단의 ‘007작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합법적이고 세련된 외양을 갖추고 있고, 수많은 전문 인력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받아들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논리를 갖추고 있을 뿐입니다. “음모론은 모순적인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할 뿐” 이라는 그의 외침이야 말로 이 책의 진정한 의의가 될 것입니다.

- 존 퍼킨스는 다국적 컨설팅 회사의 직원으로서, 1971년부터 인도네시아, 에콰도르,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그는 토목, 건축, 통계 전문가를 동행하여 해당 국가의 곳곳을 둘러보며, 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합니다. 컨설팅은 단지 제안에 그치지 않으며, 차관 제공, 업체의 선정까지 이릅니다. 이것이 바로 경제지배의 합법적이고 세련된 외양입니다.

- 문제는 대상 국가들이 대부분 남미, 중동,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라는 점에 있습니다. 대규모 개발에는 노동력을 둘째 치고라도 돈과 기술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이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컨설팅 회사가 노리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통계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계획안, 초호화 로비, 심지어 정보기관이나 군의 동원은, 컨설팅 회사에 대한 모종의 신뢰관계를 만들기 위해 적절하게 선택적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 대상국가의 지도자들이 이를 수락하는 순간, 차관을 제공할 세계은행을 설득하고, 토목 건축회사들을 소개하는 것도 컨설팅 회사의 몫입니다. 엄청난 금액의 달러화는 굳이 대상국가에게 갈 필요조차 없이, 미국 내 계좌에서 이체될 뿐입니다.

- 대상 국가들이 차관을 바탕으로 설립한 기반 시설들이, 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수익을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은 컨설팅 회사의 계획에 없습니다. 의아하지만, 채무를 이행할 수 없을 정도의 계획을 고의적으로 세우기도 합니다. 대상 국가가 채무를 이행한다면 응당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 대가로 막대한 이자를 비롯해 대상 국가의 정치와 경제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상 국가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위협적인 상황에서는, 약간의 양보와 더불어 기민하게 대처할 준비도 되어있을테구요.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는 산유국으로서, 콜롬비아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알짜배기 운하로서, 컨설팅 회사의 대상 국가가 되었습니다.

- 물론, 이런 고수익의 전략이 아무런 장애 없이 진행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차관을 들여와야 하는데 자국의 자원으로 충분한 돈이 비축되어 있는 국가도 있었고(사우디아라비아), 경제니 통계는 모르지만 컨설팅 회사의 장미빛 계획이 ‘계약의 체결‘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눈치 챈 지도자(에콰도르 하이메 롤도스, 콜롬비아 오마르 토리호스)도 있었으며, 지도자는 부패했으되 국민들과 재야의 지도자들이 이를 간파하고 저항한 경우(이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컨설팅 회사 대신 정보기관이나 군이 동원되었던 것이죠.

- 전략이 실패한 경우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뿐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대한 부는 로비라는 또 다른 부에 의해서 무너졌고, 콜롬비아의 훌륭한 지도자는 정보기관의 테러에 의해 무기력하게 무너졌지만, 이란의 대중적 봉기,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에 대한 지지는 아직 미국의 전략을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국가들은 우리에게 (외신보도를 맥락 없이 인용하기 좋아하는 언론 덕분에) 소위 ‘테러국가’ 내지 ‘말썽꾸러기’로 알려져있구요.

- 존 퍼킨스는 경제저격수를 통해 각국을 돌아다니며 황폐화되어가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고, 콜롬비아의 오마르 토리호스와 같은 소신있는 지도자들에 대한 암살과, 911 테러로 드러난 드높아지는 중동 국가들의 저항을 목격하며 책을 집필하게 됩니다. 이것은 단지 양심의 가책을 넘어, 경제지배 전략에 남발된 환수되지 않은 막대한 차관, 미국의 쌍둥이 적자라는 위태한 세계 달러경제에 대한 우려이며, 보복테러와 보복전쟁으로 이어질 악순환 속에서 무고한 이들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저항의 목소리입니다.

- 은퇴를 고민하며 그는 부하직원들에 대한 인간적인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직접 정보기관에 의해 포섭된 자신과는 달리, 그저 컨설팅 회사의 직원으로서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빌려주고 있는 그들, 하지만 분명 경제지배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손과 발이 되어있는 그들을 말입니다. 그는 “음모론이야 말로, 모순적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더불어, 경제발전에 대한 잘못된 이해야 말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올바르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가 풍부해진다는 의미에서 경제발전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제3세계 국가들에 전에 없던 기반시설과 산업시설이 개발되는 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누가, 무엇을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를 것입니다. 헐벗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고작 2$를 쥐어주며 하루 12시간씩 노동시키는 당신 기업가들을 경제발전의 주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장과 일하는 아이들, 그리고 당신들이 아이들에게서 빼앗아간 수천 수만달러의 몫이 바로 경제발전이니까요. 이들이 없다면 당신들이 약탈해 간, 소위 ‘합법적 이윤’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경제발전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당신들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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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8-30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두텁게 만들어진 고백서이군요
 
엔터테인먼트 경제학
정해승 지음 / 휴먼비즈니스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는 소속 회사에서 ‘새로운 놀이공간’을 만드는 태스크포스에 참여하면서 모은 자료들을 분류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에서도, 크게 연예산업과 스포츠산업을, 마지막 장에는 사회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각 분야의 성공사례들을 소개하거나 트렌드를 나열하는데 그치고 있고, 말미에 제조업 사례를 덧붙여 일반화하려는 노력이 그다지 깊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기존의 ‘스타 이미지‘ 와는 다른 털털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효리의 사례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끌어낸다거나, ’문희준 안티 현상’ 을 의도와 결과가 다른 메피스토 패러독스로 일반화하거나,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 연예기획사로 성공한 양현석의 사례를 삼성그룹 분화 이후의 CJ그룹의 사례와 묶어내는 방식은 다소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그룹 신화의 ’따로 또 같이‘ 활동방식에서, 확고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사업의 위험요소를 줄이려는 프랜차이즈 성공 키워드를 끌어내는 정도는 꽤 좋은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는 취지에는 다소 못미친다는 것이죠.

‘경제학’ 이라기 보다는 ‘경영학’ 에 가깝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경제학> 보다는, (가칭) <엔터테인먼트 트렌드 읽기> 정도가 더 정확한 제목이 되지 않았을까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아이템과 트렌드를 정리하고자 하는 분들께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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