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온라인 유료 콘텐츠의 성공적 모델이었던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부터 무료 서비스로 돌아섰다. 또 일본에선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포털에 대항해 공동 뉴스사이트를 만들기로 1일 합의했다. 미국과 일본 신문업계의 온라인 전략 변화가 관심을 끈다.
■ 미국의 온라인 전략=뉴욕타임스는 그동안 온라인 콘텐츠의 이원화 전략을 추구해 왔다. 어느 언론에서나 다 볼 수 있는 기사는 무료로, 토머스 프리드먼이나 폴 크루그먼 등 유명 칼럼니스트의 ‘킬러 콘텐츠’는 온라인상에서 유료로 제공했다. 온라인 구독료는 월 7.95달러, 연간 49.95달러로, 가입자가 꽤 됐다.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은 연간 99달러로 뉴욕타임스의 2배를 받았다. 그럼에도 평판이 좋았다. 따라서 월스트리트저널의 콘텐츠 유료화 전략은 굳건해보였다. 그러던 월스트리트저널이 갑작스레 무료화로 선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이런 방침은 새로운 인수자 루퍼트 머독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무료화 선회는 유료 콘텐츠 수익보다는 광고시장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웹사이트 출입에 장벽을 없애면 방문자와 광고효과는 일단 늘어나기 쉽다.
또 이들도 한국 신문들처럼 포털과의 경쟁에 내몰렸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부분적 제휴를 하는 야후·구글 등 포털이 아웃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마당에 정보의 집적성과 편의성에서 뒤질 수밖에 없고, 뉴스 접근방식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더는 유료를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 일본 신문의 공동대응=아사히(공인 발행부수 800만부), 요미우리(1천만부), 니혼게이자이(300만부)는 내년초 세 신문의 사설·일반 기사·해설을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는 공동사이트 설립 등 인터넷 분야의 제휴방침을 밝혔다. 3사는 산간벽지 등 배달망의 유지가 어려운 지역에선, 판매와 배달을 3사가 협력하고, 재해 때 신문 발행을 서로 돕는 계획도 발표했다. 3사의 업무 제휴는 종이신문 시장으로 침투해 온 포털을 견제하기 위한 공동전선 구축이다. 아사히의 아키야마 고타로 사장은 “야후와 구글 등이 내보내는 뉴스의 대다수는 신문사의 취재에 의한 것”이라며 “신문사의 역할과 영향력을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휴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사이트의 인터넷 접속은 무료로 할 방침이다. 그러나 요약기사만을 올린다. 자세한 기사는 종이 신문을 통해 보도록 독자를 유인할 계획이다.
신문 강국인 일본에서 그것도 경쟁 관계의 유수 신문들이 업무 제휴에 나섰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올 초에 니혼게이자이 등 전국지와 지역신문 52개사가 참여해 만든〈47뉴스〉라는 인터넷 동맹이 포털과의 경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3사 전략의 귀추가 주목된다.
■ 국내 시장 시사점은=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도 미국·일본처럼 온라인 전략을 강화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눈여겨볼 것을 제안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카이브와 브랜드 가치가 높은 신문이다. 웹 2.0 모델을 채택해 개방형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도 웹 환경은 오픈 경영으로 하되 제휴를 통한 다자간 수익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웹 2.0 시대에 맞춰 많은 사람들의 정보 공유와 소통을 바탕으로 배너광고뿐 아니라 저작권 보호 측면의 디비사업인 뉴스코리아나 뉴스뱅크, 그리고 기사의 신디케이션 등으로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현숙 기자, 도쿄/김도형 특파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