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사물놀이의 대명사 김덕수(55·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씨가 예인 인생 50년을 되돌아보는 공연 ‘길-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꾸민다. 5~9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02)2232-7952.
그는 다섯살 때인 1957년 9월 남사당 단장으로 벅구놀이 명인인 부친 고 김문학의 손에 이끌려 조치원 난장에서 남사당 무동으로 데뷔하면서 예인의 길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그 뒤 남운용, 송순갑 등에게 장구와 쇳가락을 배웠고, 78년 서울국악예술학교 후배 최종실(54·중앙대 국악대학 타악과 교수)과 남사당 단원인 김용배(1986년 작고), 이광수(55·민족음악원 원장)와 함께 ‘사물놀이’를 창단해 국악 대중화와 세계화에 힘써왔다. 그는 올해 출간된 일본 음악교과서에 80년대부터 90년대를 빛낸 세계 음악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서양 음악과 한국 전통의 가·무·악·극 및 영상을 한 데 모아 콘서트와 드라마를 결합한 형식으로 펼친다. 풍물과 버나를 비롯해 살판, 소고놀이, 탈춤, 무당춤, 민요 등 다양한 전통연희가 비보이(B-Boy) 댄스, 재즈, 힙합 등 서양의 춤, 소리와 어우러진다.
그가 94년 총체극 ‘영고’, 98년 콘서트라마 ‘사물이야기’, 2006년 ‘광대놀이’ 등으로 꾸준히 추구해온 ‘총체적인 전통연희’를 만들려는 노력의 연장이다. 그는 “기존 연희 형식에 ‘우리 것’으로 흘러들어 온 힙합과 새로운 한류로 각광받는 비보이와 함께 예술적 교감을 한 곳에 풀어내 새로운 연희의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는 김덕수씨와 그가 이끄는 사물놀이 한울림연희단이 주축이 되며, 논버벌 퍼포먼스 〈도깨비 스톰〉의 음악감독 이경섭씨(테마음악 작곡), 비보이 그룹 드리프터즈 크루(살판 및 비보잉), 안무가 겸 뮤지컬 배우 김사량씨(안무) 등이 참여한다. 또한 김덕수씨의 아들인 래퍼 수파사이즈(본명 김용훈)가 소속된 그룹 스퀘어(랩 공연)도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어서 부자가 다른 장르로 함께 어울리게 된다.
김덕수씨는 최근 다국적 프로젝트 재즈그룹 레드선과 함께 작업한 50년 기념 음반 〈길〉을 냈다. 음반 〈청배〉 이후 6년 만에 낸 이 음반에는 ‘덩덕궁’ ‘비나이다’ 등 모두 10곡을 담았다. 또 에세이 형식의 자기계발서 〈글로벌 광대 김덕수,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김영사)도 5일 나온다. 또한 13일에는 제18회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상 예술문화상 수상자로 뽑혀 일본으로 건너가 상을 받는다. 아시아 문화진흥과 상호 이해, 평화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역대 수상자는 미술가 백남준,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임권택 감독 등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