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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40년
국정브리핑 특별기획팀 엮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수험계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안되는 과목'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바로 '부동산 정책론'이다. 너무 재밌지만, 출제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후반 수험생들에게, 투자, 금융, 개발, 관리 같은 여타 각론은 생소하기만 한 분야이지만, 정책은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익숙하면서 찬반의 논점까지 있다. 수험생들끼리 부동산 정책을 두고 토론 아닌 토론을 하다보면, 정작 시험 적합한 공부에서는 멀어진다는 얘기다.
이 책은 그 만큼 재밌다. 부동산 정책을 종과 횡으로 분류하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편집에서 다소 아쉬운 구석이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2대 핵심 명제인 '시장의 안정화'와 '주거복지'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3공화국부터 참여정부까지 각 정부의 공과가 무엇이었는 지 알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 부동산 정책의 롤모델인 일본, 그리고 그 외 국가의 정책 사례만 더 살펴보면 부동산 정책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교통질서를 위해 신호등이 필요하듯,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잡는 데 꼭 필요한 제도와 시스템들이 있다." (이동성 前건설부 주택국장)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재원부족으로 인해 투기성 자금의 유입을 허용하거나, 나아가 조장하는 방식에 크게 의존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쪽에서는 투기와 싸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투기적 수요를 부추기는 모순적 상황을 야기했다." (임서환 주택도시연구원 연구원)
"토지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이 낮고 토지시장 참여자들은 자본이득을 챙기려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토지시장과 사법부 판례, 국민의식 모두가 부동산의 사익옹호를 지향하고 있다." (국토연구원)
"거액을 대출받아 이자만 내다 2~3년 뒤 집값이 오르면 일시에 상환해도 되는 주택대출 시스템으로는 집값을 잡기 힘들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장기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전체 주택대출 중 70% 이상으로 늘어나야 한다." (정홍식 前주택금융공사 사장)
"토지공개념의 효과를 단순히 땅값 안정에서 찾아서는 곤란하다. 이것이 토지소유에 대한 인식을 이용 위주로 바꾸는 데 기여했는가 그리고 토지소유구조의 재편을 이뤄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규황 前건설부 토지국장)
"돈 빌려다 쓰십시오. 정부가 뒷감당해주겠습니다. 재정능력에 따른 공급정책이 아니라 수요에 맞춘 공급정책으로 전환합시다." (故노무현 前대통령, 주거복지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