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의 유전자 코드는 99퍼센트 이상이 같다. 3만 개에 달하는 인간 게놈(genome)의 유전자에서 남녀 양성의 변이로 인한 차이는 단 1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런데 바로 그 1퍼센트가 신경계의 세포 하나 하나에 영향을 미쳐 남자와 여자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낸다. - P. 14

실제로 남자들은 하루에 약 7,000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반면, 여자들은 약 2만 개의 단어를 사용한다. 또한 성호르몬의 분비로 인해 달라진 뇌구조는 여자와 남자의 서로 다른 생물학적 운명을 규정한다. 나아가 현실을 바라보는 렌즈에 서로 다른 색깔을 입히게 된다. - P. 34

  여자아이의 경우 생후 3개월 동안 상호응시에 관한 능력이 400배 이상 증가한다. 여자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감정저거 표현에 관심이 많으며, 사람들이 표현하는 정서적 반응에 따라 자신의 의미를 정하기도 한다.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토대로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소중한 존재인지, 아니면 성가신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여자아이의 뇌는 얼굴 표정이 바뀌는 것을 신호등이 바뀌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바로 이것이 현실을 인식하는 가장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 P. 36

여자아이는 뇌의 구조적 특징 덕분에 뛰어난 감정이입 능력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남자아이보다 엄마와 훨씬 더 쉽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 P. 41

대부분의 여자에게는 사회적으로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된 본능이 잠재돼 있다. 뇌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현대의 도시세계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님에도 여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러한 생존 본능이 남아 있다. 이러한 본능은 세 살짜리 쌍둥이 자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 P. 46

여자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갈등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불화는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보살핌을 받고자 하는 욕구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 P. 47

남자가 갈등과 갱쟁을 즐기고 그것을 통해 오히려 활력을 얻는다면, 여자는 갈등이 발생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상심하고 두려워한다. - P. 79

흔히 사랑을 남녀간의 우발적인 ‘화학작용’으로 간주하지만, 그것은 완전한 사실이 아니다. 여자의 뇌는 재생산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도록, 즉 최상의 남자가 나타났을 때 미리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 P. 106

사랑에 빠지는 것은 여자나 남자 모두에게 있어 가장 불합리한 행동이다. 새로운 로맨스의 격랑 속에서 뇌는 ‘비논리적’인 상태가 된다. 연인에게 어떤 결함이 있든지 간에 맹목적으로 빠져들며, 이 과정은 거의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이뤄진다. 열정적 사랑은 뇌에 기록되면서 강박, 열광, 중독, 갈망, 허기와 같은 뇌회로를 공유한다. 그리고 단순한 하나의 감정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감정들을 강화하거나 감소시킨다. 사랑의 신경회로는 성적 충동을 부추기는 신경회로와 다르면서도 일부 겹치기도 한다. 또한 도파민, 에스트로겐, 옥시토신, 테스테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이 활발하게 흐르도록 자극한다. - P. 119

애무, 키스, 응시, 포옹과 같은 사랑의 행위들과 오르가슴은 뇌에 사랑과 신뢰의 신경화학물질, 즉 도파민과 옥시토신을 공급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뇌에 공급된 도파민과 옥시토신은 다시 사랑의 신경회로를 강화하는 한편, 불안과 염려의 신경회로를 억제한다. - P. 121

사랑의 상실과 배신을 경험할 때 여자와 남자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사랑을 잃고 버림받은 남자의 자살률은 여자의 3~4배에 이른다. 여자도 자살을 생각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남자 쪽이 더 많다. 반면에 여자들은 깊은 우울증에 빠진다. - P. 134

대부분의 섹스치료사들은 여자에게 전희는 정말로 중요하며, 페니스 삽입 이전의 24시간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이 모두 전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자들은 오히려 친절하고 자상한 남자가 최고의 오르가슴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하는 가설을 받아들이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남자는 단순하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멋진 섹스와 오르가슴을 제공하는 부류와 안전과 평안, 양육을 책임지는 부류가 그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여자들은 이 두 부류가 하나로 합쳐지기를 갈망했지만, 슬프게도 과학은 이것이 소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 P. 152

남자 뇌의 섹스 중추는 여자 뇌의 그것에 비해 2배가량 크다. - P. 160

20~30대 남자의 85퍼센트는 52초마다 섹스에 관해 생각하는 반면, 여자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번 정도 생각한다. - P. 160

육감은 막연한 감정 상태가 아니라 뇌의 특정 부위에 의미를 전달하는 실제적인 감각이다. 강한 육감은 여자의 뇌에서 몸의 감각을 뒤쫓는데 이용되는 세포의 숫자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 P. 210

육감을 추적하는 뇌의 영역은 여자의 뇌에서 보다 크고 보다 예민하다. 따라서 여자의 육감과 본능적인 직관 사이의 관계는 뇌의 생물학에 근거하고 있다. - P. 211

미시건대학교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여자들은 정서적 경험에 반응하기 위해 뇌의 양편 모두를 사용하지만, 남자들은 한쪽만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감정 중추 사이의 연결이 여자들에게서 보다 활발하고 포괄적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 P. 223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머릿속에서 나오는 두 가지 목소리와 씨름했다. 하나는 과학적인 진실, 다른 하나는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목소리였다. 과학적 진실이 언제나 환영받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정치적 올바름보다 과학적 진실을 강조하기로 했다. - P.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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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후 직업의 미래 살림지식총서 288
김준성(김농주) 지음 / 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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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는 알 수 없다. 다만, 예측이 가능할 뿐이다.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에서 국회의 동의 절차가 남아 있다. 어떤 형태로든 체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 힐러리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으며 한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어느 쪽도 쉬워보이지 않지만 국익을 빙자한 가진자들의 협상은 힘겨루기 양상을 띤 후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그 빛과 그림자는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아야 할 미래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논의도 토론도 전망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직업’과 직결된다.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막막하다. 다른 측면에서 밥도 안 됐는데 숟가락 놓는 격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한미 FTA 이후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할 지도 모른다.

  김준성의 <한미 FTA 후 직업의 미래>는 이런 불안에 대한 작은 고민이다. 고통스러운 미래가 다가올 것을 알면서도 현실은 요지부동이고 바꾸고 움직여야 하는 우리는 여전히 어찌할 바 모르고 비관적 전망만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미 FTA는 취약한 산업의 생산력 약화, 구조조정 심화, 소득 불균형 심화, 자원 배분의 효율성, 무역과 투자 촉진, 직업인의 국경 이동 등이 전망되며 직업 환경에도 양극화가 불어 닥칠 것으로 저자는 진단한다.

  법률, 의료, 금용, 언론과 광고, 문화산업, 디자인, 컴퓨터 게임, 부동산, 제조업으로 나누어 스치듯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살림 총서 ‘답게’ 깊이 없이 생각의 단초만을 제시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가볍지만 무거운 고민거리들을 던져준다. 어느 분야든 거대 자본과 경쟁력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며 우리는 그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뒤 멕시코의 일자리는 21% 가량 감소했고 농촌의 일자리는 130만개 사라졌다. 일시적으로 호황을 맞았으며 일부 수출업자들은 거대한 수익을 얻었고 할 일도 많아졌다. 그 빛과 그림자를 들여다보면 미래의 우리의 삶은 평화롭지 못하다. 끊임없는 경쟁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수출은 늘어나지만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상황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고 오히려 감소할 위험도 크다.

  특히, 앞서 나열한 부문들에 대한 저자의 걱정은 취약한 기반과 온실에서 자란 화초 같은 부분들에 집중되어 있다. 컴퓨터 게임이나 문화산업, 디자인 등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고 법률과 의료, 금융, 부동산 등은 시장 개방과 동시에 거대한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국민 각자가 맡은 영역이 무풍지대가 될 순 없을 것이다.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만 날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한미 FTA 이후 10대 유망 직업이라고 제시한 것은 외국 투자은행의 준법 감시인, 성우, 컴퓨터 게임 기획가, 기업 인수 합병 전문가, 스포츠 패션 머천다이저, 선박 펀드 전문가, 싱어송라이터, 여객기 조종사, 국제 축구 저널리스트, 인력 자원 전문가이다. 이 밖에도 새로운 직업이 다수 등장할 것이고 기존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삶의 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또한 저자는 한미 FTA 시대에 유망한 미국 자격증도 제시한다. 미국 가족 및 결혼 상담사 자격증, 미국 화재 조사관 자격증, 미국 변호사 자격증, 미국 항공정비사 자격증, 미국 한의사 자격증, 미국 퍼스널트레이너 자격증, 미국 파이낸셜리스크(FRM) 자격증, 미국 의사 자격증,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그것이다.

  한미 FTA 이후 한국의 직업 시장은 크게 변할 것이다. 직업이 서로 결합하고, 지구 환경을 다루는 새로운 형태의 직업이 생길 것이며, 지식을 다루는 직업이 각광받고, 대중예술과 관련된 직업이 주목받으며 브랜드 관련 직업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저자의 전망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글퍼지는 것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의 상품 가치를 극대해야 하는 시대를 숙명처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 사는 일이 어디 쉬울까마는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행복은 점점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싶다. 사람은 어떻게든 산다. 삶은 계속될 것이고 세상은 돌아갈 것이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시장 분석을 철저히 해서 유망한 직업을 미래 준비해야 하는 세대보다 생존이 달려있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준비와 고민을 언제부터 시작할 것인가. 우리가 믿고 있는 국가와 정부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인가. 대통령 선거로 세상이 시끄러워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살피고 준비해야 할 미래를 고민하는 놈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선택할 것이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며 시지프스의 신화를 기억해야 한다.


07101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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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7-10-3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주의 리뷰 당선되셨어요~ 축하드려요 ^^

sceptic 2007-11-01 22:42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순오기 2007-11-0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고나니 고3,중2,초6 삼남매의 불투명한 미래가 마구 걱정되어서...이 책 한번 봐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희망'이란 이름에 기대고 열심히 물주며 키우렵니다!!
이주의 리뷰 축하합니다!

sceptic 2007-11-04 19:32   좋아요 0 | URL
이 책이 답을 제시해주지 못할 테지만, 고민의 한 자락은 제공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희 아이들에게 '희망'을 버릴 수는 없지요. 유일한 우리들의 미래이니까요.

비로그인 2007-11-0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리뷰에 당선되셨에요? ㅎㅎ ^^
FTA에 대해 수업시간에 배운적은 있지만 법률적 문제밖엔 다루지 않기 때문에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무지했어요.
글을 읽고 나니 막막해지네요. 내 자신의 가치를 점수로 매겨보면 몇점이나 될까.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sceptic 2007-11-04 19:33   좋아요 0 | URL
이주의 리뷰...잊을만하면 한번씩..ㅋㅋ..감사하죠...책 몇 권이 또 생겼으니...

자신의 가치는 기준과 잣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수량화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죠...우리는 서로 너무 소중하지 않나요? 그냥 '나'이니까요...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다릴 앙카 지음, 류시화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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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눈에 안 보인다는 이유로 사기를 치는 사람도 많다. 보이지 않는 존재, 만져지지 않는 실체에 대한 믿음은 신에 대한 믿음과 유사하다. 그 믿음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서로 다를지도 모르지만 유사한 면이 많다. 뉴에이지에 관한 음악과 명상 등 관련 분야가 하나의 산업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낙관적 전망을 위한 도구로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어쩐지 내겐 공허하고 무기력한 현실 도피로 비춰진다.

  친구의 권유가 손에 잡은 아릴 앙카의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는 일단 믿을 수 없다. 류시화가 번역 소개한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적인 존재와의 대화를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인도인 다릴 앙카는 외계의 영적인 에너지를 만나게 되는데 그를 바샤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 바샤르가 다릴 앙카의 몸을 빌어 일반인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책으로 묶었으니 일단 호기심을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했다.

  바샤르가 존재한다는 아사사니는 눈에 보이지 태양계 바깥의 우주에 존재한다고 스스로를 밝힌다. 수킬로미터 크기의 우주선을 타고 다니기도 하며 UFO와 같은 실제 존재를 믿지 않는 인간들을 설득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주로 하는 질문은 인간의 삶과 죽음 이후나 영혼의 관한 질문들이다. 바샤르는 성실하게 이 질문에 대답하며 그 실체를 인정받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바샤르라는 존재가 채널링을 통해 일본에서 일반인들과 만나 나눈 대화의 방식이 아니라 그가 지구에 대해 혹은 인간의 삶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먼 우주의 신비한 존재에게 자신의 삶과 고민을 털어놓고 삶의 길을 묻고 있다. 그가 답을 줄 수 있다는 생각도 재미있지만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절로 난다. 조소나 냉소가 아니라 그저 허탈한 웃음이다. 참 삶의 방법과 길은 알 수 없으니 별의별 방법이 다 동원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나는 물론 바샤르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바샤르는 버뮤다 삼각지대를 외부와의 통로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틀란티스 대륙도 실제한다고 말한다.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신뢰도에 문제가 가는 대목이다.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긍정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있다는 증거도 없고 없다는 확증도 없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도 많지만, 알 수 없다고 사람들을 미혹케 하는 일도 많다. 물론 과학적 사고와 합리적 이성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그러니 신비주의를 신봉하며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모두 바샤르에게 물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특히 바샤르의 대답 중에 에이즈와 동성애에 관한 문제는 기가 막히다. 일종의 병이라고 파악하며 언젠가 미래에는 없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 인간에게 내재된 남성성과 여성성의 불균형으로 생긴 현상이라고 본다. 보수 기독교와 유사한 견해를 보이는 바샤르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현실 문제를 묻는 다는 것이 그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의심이니 믿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에게 길을 묻는 일이 더 재밌다.

  바샤르가 말하는 삶의 길과 방법은 한 마디로 요약된다. 제목이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가 그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가슴 뛰며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영원한 존재이다. 우리는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우주 여러 곳에 존재한다. 죽음은 존재의 소멸이 아니라 영혼의 육체 이탈에 불과하다. 다른 곳에 다시 존재하게 된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임사체험>에서 품었던 의문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견해가 곳곳에 보인다. 일본에서 벌어진 이 대화의 내용들을 놓고 논의하는 것은 어쩌면 부질없다. 사람은 누구나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며 살고, 믿고 싶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한한 인생을 살면서 영원한 존재를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욕심일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가 태어난 이유와 삶의 방법은 아무도 모른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 땅에 발 딛고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이 살아온 과거에서 길을 물어야 한다. 내 손으로 모두 해결 할 수 없어도, 나의 고민은 여전히 ‘지금-여기’에 있다.

  새털구름 가득한 푸른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 땅에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저 먼 곳에서 온 존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길을 먼 곳에서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뉴에이지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세기말의 신비주의가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맑은 정신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음악이든 책이든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무엇을 위해 살든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여유만으로도 세상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내가 찾는 것이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여전히 책에게 묻고 있으니, 한편 서글프기도 하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책을 볼 때 가슴이 뛴다.

07101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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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치는하늘 2009-05-16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감사합니다. 덕분에 엄한 책 한권 피했네요.^^;인터넷교보에서도 이책, 칭찬 일색이어서, 살 뻔 했습니다. 타 리뷰만 보고 이책을 샀다면..ㄷㄷㄷㄷ

sceptic 2009-06-11 22:2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그냥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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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들,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들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꽥거리며 달뜬 목소리로-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 메리 올리버, 「기러기」

  함형수 시인의 말처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당신이 누구이든 얼마나 외롭든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다면 그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한 편의 소설이 전하는 즐거움은 독자마다 다르다. 동갑내기여서가 아니라 고개를 끄덕이며 동일시된 감정으로, 혹은 공감을 극대화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만나면 어떤 방식의 접근 방식보다도 세계를 , 혹은 과거를 해석하고 규정하며 정리할 수 있게 된다.

  만원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 중의 하나는 바로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사서 읽는 일이라고 말하겠다. 한가로운 주말에 눈을 떼지 못했던 그의 장편은 기꺼이 그의 책들을 의심 없이 살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었다. 책을 쓰는 방식과 세상에 대한 접근 방식은 작가마다 다르다. 그런 점에서 김연수도 한계와 단점을 지니고 있다. 몸으로 부대끼는 현장성이나 폭넓은 사회적 관심에 대한 부족은 나의 개인적인 아쉬움이다. 그의 단편들이나 장편을 통해 우리가 그를 만날 때 가졌던 아쉬움이 남더라도 다른 측면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만원의 행복은 연예인들의 쇼가 아니라 책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1. 인드라망

인드라망은 제석천이 사는 도리천 세계의 하늘을 뒤덮은 그물을 지칭한 것인데, 모든 그물의 매듭에는 구슬이 달려 있고 그 구슬 모두에는 사바세계 전체가 비추어진다고 한다. 그물 매듭의 구슬이 세계 전체를 비출 수 있는 이유는 세계의 모두가 하나의 그물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즉(卽)하고 의(依)하여 부분이 전체이고 전체가 부분인 세계로서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에는 촘촘한 그물이 덮여 있다. 그물에 매달린 구슬들이 서로 비추어 주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온 과거이며 현재이고 미래의 모습이다. 어떤 논리와 합리적 이성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생의 아이러니에 대해 작가는 정교한 씨줄과 날줄로 그것들을 직조하고 있다.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가 『링크』에서 주장한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을 빌리지 않더라도, 세상 사람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추측이나 가정이 아니라 실재하는 현상이다. 그것을 소설로 보여주기 위한 작가의 노력은 주인공의 할아버지와 여자 친구의 삼촌 그리고 노동운동가였다가 프락치로 등장하는 강시우의 아버지가 중첩되고 연결되면서 독자에게 흥미와 공감을 선사한다.

  독일에서 만난 헬무트 베르크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을 듣고 싶다. 그 선율을 타고 한국과 독일, 서울과 베를린과 평양, 제 2차 세계대전과 광주, 강경대와 김귀정은 모두 연결되었다가 흩어진다. 세계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모습들을 감추고 있지만 그것을 우리만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그 연결 고리들을 찾는 재미가 이 소설에는 담겨 있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그 순간 우리가 예전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인생은 신비롭다. - P. 150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 P. 378


  나와 세계와의 갈등으로 세상을 파악하는 관점이 아니라 그저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작가의 이 말들에 공감하게 된다. 불가해한 인생과 그 연결망에 대한 신비로움은 인간이 영원히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계의 일인지도 모른다.

2. 사랑

  그는 정민을 사랑했을까?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1인칭 화자인 나는 ‘정민’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만난다. 그녀는 그의 전부였고 생의 목적이었고 생명이었다는 식의 진부한 사랑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랑의 방식들 중에서 그들은 ‘이야기’를 선택한다. 이야기를 통해 그들은 연결되고 사랑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현실을 직시한다.

  나의 정민에 대한 사랑과 베르크의 안나에 대한 사랑은 비교할 수 없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의미와 사랑이 찾아오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지극히 작가의 개성에 해당할 이 사랑의 방정식 또한 이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된다. 가령 이런 구절들,

내가 한때나마 존재했었다면 그건 오직 당신 때문이었어. 얼룩무늬 소피에게 맹세했다시피. 존재가 없었다면 고통도 없었을까. 그렇다면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순간이 내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어. 나는 그 고통을 매순간 맛보고 있어. 너무나 달콤한 고통이야. 나는 지금 하얀 숲속에 있고, 모든 것은 끝나가고 있어. 지금으로서는 그 고통을 이제 더 이상 맛볼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들 뿐이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P. 270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감정인 ‘사랑’은 존재한다. 그것을 확인하지 않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 뿐. 그리고 그것은 ‘그리움’이라는 형태로 변형, 왜곡되기도 한다. 그녀 혹은 그를 기억하는 방식은 실로 다양하다. ‘그리움의 본질은 온기의 결여였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는 이유는 기억에 대한 방식 때문이다. 이성적인 작용이나 두뇌의 한 구석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대한 기억은 놀랄 만큼 문득문득 선명하고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옥상에 앉아 하늘의 별을 바라보다가 뺨에 스친 그녀의 머리카락이나 땀이 나도록 맞잡은 손의 온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사랑이 이루어질 확률도 그것이 이어져가는 방식도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과 삶이라고 하는 거대한 괴물(?)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고 있다. 1인칭 화자인 내가 사랑한 ‘정민’은 어디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3. 우리의 인생, 그 후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 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 - P. 384

  지나온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은 참으로 편리하다. 시간이 점차 흐를수록 기억은 희미해진다. 안개처럼 아련한 추억들은 재생할 때마다 편리한 방식으로 재구성된다. 우리의 기억은 추억이라는 미화된 사진으로 인화되며 삶 또한 그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적당한 망각과 편집과 재생 기능이 없다면 견뎌낼 수 없는 미련과 아쉬움, 고통과 환희들을 모두 감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이렇게 회고담의 모습으로만 존재한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라는 말은 우리들이 존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식일 수도 있다. 짧은 생에도 이토록 많은 기억과 관계들이 그물처럼 얽혀있다. 그래서 더더욱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제공하는 것이 작가들의 몫이다.

  1991년 10월 이전을 정리한 김연수는 이 한 권의 소설로 시대를 마감했고 정리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단편처럼 읽히다가 정교하게 얽히다가 하나로 묶인다. 스스로 ‘프로 소설가’라고 외치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다. 그 목소리에 공감하며 벌써, 다음 소설을 기다리는 성급한 독자가 되었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다. 나의 인생, 그 후를.


071009-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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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7-10-0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연수의 이 소설에 대한 평가가 다들 좋군요. 발췌하신 소설속의 구절도, 님의 쓰신 리뷰속의 구절도 와닿는 것이 많네요. 잘 읽고 갑니다.

sceptic 2007-10-10 20:43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소설가라서...이 장편도 좋게 읽었습니다...여러가지로 보여주니까 지루하지 않고 단숨에 읽었어요...함 보세요...
 
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62
조향미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노을

어디서부터 울려 퍼졌나

꿈결처럼 아련한 노랫소리

영원인 듯

먼 지평선 아래로 잦아드는 화음

마지막 발자국을 지우며

사막 끝으로 장엄히 사라져간 부족의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노랫소리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시인을 만나기 어렵다. 시의 범주 안에서 살갑게 부대끼는 소리만 들릴 뿐인 시들과 마주하는 일은 지겹다. 같은 대상에 대한 전혀 다른 해석과 방법을 통해 언어의 울림을 전해주는 시인은 그만큼 만나기 어렵다는 말이다. 조향미의 세 번째 시집 『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는 자연의 울림과 생활의 발견으로 가득하다.

  자연을 통해 전하고 싶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숨겨 버릴 수도 있지만, 미주알고주알 친근하게 토로할 수도 있다.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시인의 몫이고 그 선택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의 빛깔과 향기로 남는다. 그 모든 재료와 조리법은 언어 안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있는 그대로의 자세와 대상들에 대한 인상을 전하는 시도 있다. 조향미의 ‘노을’은 하얀 화면에 소리 없이 빛이 스미는 장면을 보여준다. ‘노랫소리’라고 이야기하지만 소리는 없고 그리만 남는다. 시각화한 이미지는 선명한 심상의 울림으로 남는다.

  시라는 형식을 통해 무엇인가 발언하고 싶은 내적 욕망을 얼마나 조절할 수 있을까? 섣불리 뱉어낸 과잉 감정의 토로나 육화되지 않은 건조한 말들로 조합해 낸 시들은 이내 균열을 일으키고 가슴에 닿지 못하고 무너진다. 조향미의 시들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가만가만 속삭인다. 서정시가 보여줄 수 있는 감각의 이미지들을 잘도 잡아낸다.

산복도로 봄볕

스펀지 비어져나온 낡은 의자
구부정히 해바라기하는 백발노인
흐릿한 눈길 아슴한 저 길 위에
무장무장 쏟아지는 봄볕

황감하여라 두터운 봄볕
그러나 겨울옷처럼 묵은 육신
그만 벗고 싶다 하얀 나비처럼
팔랑팔랑 꽃상여 타고 싶다

죽기에 좋은 날이다


  절대 적막과 두터운 봄볕 속에서 ‘죽음’을 보는 시인의 인식태도가 절망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다. 그것은 탈속적인 경지에 이른 생의 무결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죽기에 좋은 날’이 어디에 있는가? 죽는 날은 모두 ‘좋은 날’이다. 흰소리 집어치우고 팔랑팔랑 꽃상여나 타고 싶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끊임없는 경쟁의 시선을 던지는 시인은 행복할까? 나는 마음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시인들은 마음에 대해 잘도 말한다. ‘그대는 어디 자취도 없’고 ‘마음의 샘’은 아득하기 만하다. 두레박줄 내려 보지만 ‘찰랑!’ 닿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손등 하나 잠기지 않는 마음의 끝자락만 잡았을 뿐이다.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한없는 욕망이 무화되는 순간이다. 가려고 하지 말자. ‘마음은 가도 가도 끝없다.’

마음

가도 가도 끝없다
그대 마음의 솜털까지 헤아릴 듯
햇살처럼 화안하던 그 자리
한순간 자욱이 안개 내리고
천지사방 길 끊기고
그대는 어디 자취도 없네
아득해라 마음의 샘
두레박줄 내리고 내려도
끝닿을 줄 모르다가
드디어 찰랑!
수맥을 찾은 듯
한 동이 물 가쁘게 당겨올렸으나
막상
두레박은 텅 비어 있네
손등 하나 못 잠기네



07100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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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0-05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감하여라 두터운 봄볕, 이라니!
참 좋네요 ^^

sceptic 2007-10-09 13:14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순간, 유리벽 안에...세상과의 단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