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 조선 편 3 - 연산군에서 선조까지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 3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신병주 감수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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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방영되었던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을 책으로 엮은 이 시리즈는 1권, 2권, 4권을 본 상태인데  

회사 도서실에 마침 3권이 있어 데려왔다. 2권에서 연산군 얘기를 다 마무리하지 못해서 연산군의 몰락을

시작으로 총 7편의 얘기를 다룬다.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를 거쳐 연산군의 폭정이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감히 연산군에게 거슬리는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산군의 총애를 받던 내시 김처선이 직언을 하다가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먼저

등장한다. 연산군은 김처선의 이름에 쓰인 한자를 못 쓰게 했는데 보통 임금의 이름을 못 쓰게 했기

때문에 오히려 김처선을 왕처럼 대우(?)한 셈이 되었다. 동안이긴 했으나 그리 예쁘지는 않았던 희대의

요부 장녹수와의 추문 등은 결국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을 폐위시키는 사태를 불러온다. 이렇게 얼떨결에

왕이 된 중종은 반정세력에 의해 즉위 7일 만에 단경왕후와 강제 이혼까지 당하게 된다. 서서히 힘을

기른 중종은 조광조를 활용해 개혁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금방 변심해 그를 버리고 기묘사화를

일으킨다. 쓰고 버리기에 능했던 중종은 그렇게 38년이나 재위에 있었다. 다음 얘기엔 오랜만에 왕이

아닌 주연 임꺽정이 등장한다. 전처 소생 인종을 일찍 죽게 만들어 기어어 자신의 아들 명종을 왕위에

올린 문정왕후의 시대는 민란이 들끓던 때인지라 임꺽정과 같은 의적이 영웅시되곤 했다. 다음 주인공은

가사 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로 그가 오늘날 특검으로 활약했던 기축옥사를 재조명한다. 정여립 역모

사건을 빌미로 동인 세력을 약 천 여명이나 학살한 기축옥사는 앞서 벌어진 4대 사화의 희생자 약 5

백명을 두 배 가량 초과하는 조선 최대 정치 참사였다. 조선 문학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정철은

정치적으로는 독선적인 서인 영수 역할로 정쟁을 극대화시킨 인물이었다. 요즘같은 극단적인 정쟁의

서막을 열였던 인물로 평가해도 무방할 것 같다. 나머지 3편은 좀 엉뚱하게도 조선의 교육과 과거 제도,

승정원일기를 다룬다. 복잡하게 생각했던 조선 문과 시험제도를 나름 정리할 수 있었는데, 과거 합격자

평균 연령이 36.7세, 최연소 합격자는 고종때 이건창이 15세, 최고령 합격자도 고종때 86세인 정순교라

한다. 마지막을 장식한 국보 제303호 승정원일기는 서울대 규장각 전시에서 몇 차례라 봤었는데, 실록이

방송용 편집본이라면 승정원일기는 녹화본에 해당한다고 할 정도로 승정원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이나

대화가 거의 그대로 기록되어 있어 조선시대를 이해하는 데 소중한 자료였다. 이렇게 선조 이전까지를

다룬 이 책까지 조선의 전반부를 정리할 수 있었는데 임진왜란을 다룬 4권은 이미 봤으니 그 이후인

조선 후기를 다룬 5권부터도 조만간 회사 도서실에서 데려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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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열전 2 (양장본) - 고독의 나날속에도 붓을 놓지 않고
유홍준 지음 / 역사비평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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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을 모두 읽은 후 다음 책으로는 회사 도서실에 있는 화인

열전을 선택했다. 서양 미술과 관련한 책들은 자주 접하는 편이지만 오히려 우리 고미술 책들은 그다지

읽어보지 못한 편인데 믿고 볼 수 있는 유홍준 교수의 책이고 그의 전문 분야이다 보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두 권짜리인 이 책이 회사 도서실에 모두 있는 걸로 되어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1권을

발견하지 못해 일단 눈에 보이는 2권부터 데리고 왔다. 가급적 순서대로 읽는 게 좋겠지만 2권부터

읽어도 크게 문제는 없어 보였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8명을 선정해 2권에 각 4명씩 다룬 화인열전은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던

조선시대 대표 화가들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게 해준다. 시대순으로 1권에 김명국, 윤두서, 조영석, 

정선을 다루고, 2권에선 심사정, 이인상, 최북, 김홍도를 다룬다. 흔히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화가로

'3원 3재'를 꼽곤 하는데, 3원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이고, 3재는 겸재 정선, 관아재

조영석, 현재 심사정이다. 3재는 각각 우리나라 회화의 신경지를 개척한 인물들로 정선은 진경산수,

조영석은 속화, 심사정은 문인화를 토착화시켰다. 화인열전에선 3재는 모두 다루는 반면 3원으로는

김홍도만 다루는 게 좀 아쉬운 점이다. 기왕 조선 대표 화가들을 망라한 화인열전을 시도했으면 3원 중 

나머지 신윤복, 장승업까지 넣어 10명을 채웠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암튼 이 책에선 심사정

으로 시작하는데 심사정의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등에서 나름 많이 본 것 같다. 3재 중에선 

정선이 단연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조영석도 나름 평가받는 반면 심사정은 중국 문인화의 토착화에 

기여하긴 했지만 두 사람에 비해 독창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여겨져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몰락한 양반 집안 출신 심사정은 정선의 제자이기도 한데 정선과 비교해서 그의 여러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능호관 이인상은 이 책에 나오는 네 명 중 가장 좀 낯선 이름인데 이인문과 헷갈리기도 했다. 저자는

이인상을 문인화 부분에서 단연 독보적인 존재라고 평가한다. 이인상은 명문 집안 출신이지만 서출이란

한계가 있었지만 고고한 은일자로서의 삶을 작품에도 그대로 투사해 문인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호생관 최북은 자를 '칠칠'이라고 해서 이 책에선 칠칠이라고 호칭을 한다. 한쪽 눈을 잃게 된 사연이나

비참한 죽음까지 아마도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는 최북은 여러 가지 미스터리를 남긴

기인이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김홍도에 대해 저자는 우리 역사상 최고의

화가라 평가하는데 겸재의 진경산수, 공재와 관아재의 속화, 현재와 능호관의 문인화를 모두 소화해

새로운 형식을 창출한 가장 조선적인 불세출의 화가라 극찬한다. 정조 시대 문예 부흥에 있어 사상에

정약용, 문학에 박지원이 있다면 예술에 김홍도가 있다는 식이다. 이 책의 표지에도 김홍도의 자화상이

사용되었고 가장 많은 분량이 할애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봤던 풍속

도첩이나 리움의 '군선도' 등 김홍도의 여러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용주사 후불탱화 등 불화에도

큰 기여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부록으로 이규상의 '화주록', '서가록'의 해제, 번역, 원문을 수록하고

있어 조선시대 여러 화가들에 대해 당대의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동안 서양미술사의

주요 화가들을 다룬 책들은 무수히 읽었으면서 정작 우리 화가들에 대해선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못해 좀 미안한 마음도 들었는데 1권도 빨리 찾아내어 나머지 4명과도 어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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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2 : 아스카.나라 -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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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일본편 1권 규수편을 읽고 나서 2권도 회사에서 바로 대출해

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좀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2권은 아스카와 나라를 다루는데 그중 나라 부분은

사실 23년 일본 여행을 위해 집에 있는 미니북의 잘 보이지 않은 글자를 겨우겨우 읽어가면서 보긴 

했었다. 그래도 제대로 된 사이즈의 책으로 다시 보고 싶었는데 역시 제대로 된 책으로 봐야 가독성이

좋았다.


일본 고대문화의 중심지인 아스카와 나라는 우리와도 연관성이 큰 곳들인데 특히 아스카는 도래인의

고향이라 부를 정도로 한반도에서 건너 간 도래인들의 활약이 큰 곳이다. 아스카 부분에선 '가까운

아스카'에서 법륭사까지를 다루는데, 아스카란 지명이 여러 곳이어서 그중 나라에 있는 아스카를 '먼

아스카', 오사카에 있는 아스카를 '가까운 아스카'라고 한다. '가까운 아스카'는 태자마을이라 하는데

쇼토쿠 태자의 묘가 있기 때문이다. 백제와 가야 출신의 도래인들이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한 아스카

시대의 여러 유적과 유물들을 살펴보는데, 법륭사 건축에서 한국미 특질인 곡선의 아름다움과는 다른

일본의 직선의 미를 얘기하면서 한국의 건축은 하늘을 향해 날갯짓하는 상승감의 표정이 많은 데 비해

일본의 건축은 대지를 향해 낮게 내려안은 안정감을 강조해 양국의 정서 차이를 보여줌을 강조했다.


이제 나라로 건너가면 23년도 일본 여행에서 나라를 여행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라의 여러

사찰들이 소개되는데 교토의 사찰과의 크게 다른 점으로 사찰 안에 아기자기한 정원이 없다는 걸 꼽는다.

나라와 교토 여행을 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정말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유교수는 나라의 

답사는 당탑과 불상 답사이고 교토의 답사는 명원 답사라고 말한다. 나라에 있는 우리 유물 중 대표격인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덴리도서관에서 국내로 반환될 거란 뉴스를 봤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책에서도 '몽유도원도'를 만난 적이 있었지만 동양의 고서화들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전개되는

반면 '몽유도원도'는 역방향인 좌측에서 우측으로 전개되는데 이는 역방향이어야 더 이상 갈 곳 없는

종점임을 보여준다는 걸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나라에선 역시 흥복사와 동대사가 핵심인데 모두 

내가 가본 곳들이라 그런지 얘기들이 더 와닿았다. 흥복사 국보관에서 봤던 명작들과 동대사의 여러

건축물들은 이 책을 읽으니 그 가치를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나라의 여러 명소들과 여기에

얽힌 얘기들을 다시 읽으며 지난 여행때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다음에는 꼭 가보고 싶어졌다. 이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은 모두 읽었는데 다음에는 중국편에 도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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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2 - 전쟁과 혁명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2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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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격변의 근현대 세계사는 이전 시대와는 달리 사진 등 각종 시각자료가 많이 남아 있어 좀 더 생동감이

넘치는 당시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지금처럼 선명한 화질의 컬러사진들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 흑백사진도 운치가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흑백사진들을 풀컬러로 복원하는

전문가여서 오래 전 사진들을 마치 요즘 촬영한 사진들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1권이 1900년대까지를

다뤘다면 이 책은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전쟁과 혁명으로 점철된 격동기를 다루고 있다.


10년 단위로 시대를 구분하여 약 100여장의 사진들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정리하고 있는데 각 시기별로

한 장의 사진을 먼저 보여주면서 그 시기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함께 연도별로 주요 사건들을 정리한

후 본격적으로 시기별 핵심 사건들을 다룬 사진들과 내용을 함께 선보인다. 먼저 '전쟁과 혁명'이란

제목을 붙인 1910년대는 참호 속 해골이 된 끔찍한 시체 사진으로 시작한다. 멕시코혁명, 중국혁명이

차례로 등장하는데 특히 중국혁명과 관련해선 참수된 시체를 길거리에 늘어놓은 충격적인 장면이

압권이었다. 영화로도 유명한 타이타닉호가 침몰했다는 뉴스를 팔고 있는 소년의 사진 등도 있지만

역시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한 사진들이 주를 이룬다. 전쟁의 발단이 된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의

사진을 필두로 서부전선, 갈리폴리, 바다의 전쟁 등 전쟁 관련 사진들로 점철되었다. 마무리는 1차

대전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게 만든 스페인독감과 관련해 국제적십자사 간호사가 당첨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인 1920년대는 루이 암스트롱의 사진으로 시작하지만 여전히 우울한 사진들의 연속

이었다. 레닌과 스탈린의 사진을 시작으로 붉은 군대, 대기근, 아돌프 히틀러, 무솔리니 등 역대급

악당들의 사진들로 가득채워졌고 월스트리트 주가 폭락으로 마무리한다.

 

'전쟁으로 가는 길'이란 제목이 붙여진 1930년대도 마찬가지였다. 뉴딜로 시작을 하지만 대공황, 총통,

나치 동조자들, 스페인 내전 등 암울한 사진들로 가득했고 마지막은 히틀러와 협상하고 돌아온 얼빠진

영국 총리 체임벌린이 장식했다. 1940년대는 기관단총을 든 처칠로 시작해 전격전, 영화로도 유명한

됭케르크, 런던 대공습, 동부전선, 진주만, 디데이, 포츠담, 히로시마 원자폭탄 등 제2차 세계대전의

주요 장면들을 담은 사진들이 장식했다. 대일 전승 기념일과 관련해선 유명한 간호사를 안고 키스하는

수병 사진을 보여주면서 전쟁 후 새로운 희망을 엿보게 하는 듯 하지만 바로 냉전과 아랍, 이스라엘

전쟁으로 마무리한다. 마지막 1950년대엔 엘비스 프레슬리를 내세우면서 '변화의 시대'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한국전쟁을 비롯해 각지의 전쟁과 혁명, 분쟁을 담은 사진들이 여전했다. 그나마 매릴린

먼로가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는 사진이 결을 달리했다. 냉전은 우주 경쟁으로까지 치달았는데

소련 우주비행사의 사진으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했다. 20세기 전반기의 주요 장면을 다룬 사진들로

채운 이 책을 보니 20세기 전반은 이 책의 부제처럼 그야말로 '전쟁과 혁명의 시대'임을 여실히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생생한 사진들과 관련된 설명으로 격동기의 사건현장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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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 코드 - 다섯 가지 코드로 크리스티를 읽다
오오야 히로코 지음, 이희재 옮김 / 애플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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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코넌 도일, 모리스 르블랑과 함께 내가 추리소설에 입문하게 해준 3대장 중 한 

명이다. 나머지 두 명이 약간 어린이용(?)이었다면 애거사 크리스티는 확실히 성인용 미스터리를 선보여

해문출판사의 빨간책을 즐겨 읽곤 했다. 당시 80권짜리를 언젠가는 다 읽고 말겠다는 장대한 꿈을 

꿨었는데 대략 30권 정도 읽은 듯하다. 암튼 여전히 고전 미스터리에 있어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 

애거사 크리스티에 대해서는 많은 덕후들이 존재해서 예전에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라는 책도 재밌게

읽은 적이 있다. 이 책도 애거사 크리스티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저자가 다섯 가지 코드로 그녀의

작품들을 흥미롭게 정리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코드는 '탐정', '무대와 시대', '인간관계', '속임수 기술', '함정'이다.

탐정은 당연히 애거사 크리스티의 양대 산맥인 푸아로와 제인 마플은 물론 토미와 터펜스 커플과

배틀 총경까지를 4대천왕이라 한다면 단편소설 속 개성적인 탐정 파커 파인과 할리 퀸도 다룬다.

넘버3까지는 각 캐릭터들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한 후 대표작들을 두 권씩만 맛보기를 하는데 워낙

대표작이 많은 푸아로의 경우 과연 어떤 작품을 선택했을까 궁금했는데 첫 작품인 '스타일즈 저택의

괴사건'과 조금은 예상 외인 '푸아로 사건집'을 소개한다. 아마도 이후에 나오는 여러 코드에도 그의

대표작들이 등장할 게 뻔해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닌 것 같다. 미스 마플은 '열세 가지 수수께끼',

'서재의 시체', 토미와 터펜스는 '비밀 결사'와 '부부 탐정'이 선정되었고 배틀총경은 조금 비중이 낮아

그런지 '0시를 향하여'만 다룬다. '무대와 시대' 코드에선 '메이헴 파바'라는 생소한 용어가 등장했는데

대부분의 크리스티의 작품 속 무대가 되는 영국 전원지대의 작은 공동체를 일컫는다. 그 대표적인 

작품으론 '애크로이드 살인사건'과 '목사관 살인사건'을 소개한다. 크리스티의 최고 전성기는 그녀가

고고학자와 재혼한 1930년대라 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엔 특히 중동을 무대로 한 작품들이 많다. 그중에선

'메소포타미아의 살인'과 '나일 강의 죽음'이 선정되었고 여행과 교통수단과 관련해선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가 등장한다. 이렇게 여러 테마들과 이와 관련된 작품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크리스티의 대표작들을 거의 다 망라하는데 나름 스포일러가 되지 않게 조심한다. 하지만

마지막장인 '독자를 어떻게 함정으로 이끄는가'에선 사전에 범인과 진상을 밝힐 것임을 얘기하면서

'시태퍼드 미스터리(헤이즐무어 살인사건)'와 '살인은 쉽다'를 다루는데 아직 안 본 책들이고 나중에

볼 생각이라면 이 부분은 생략해도 될 것 같다. 나름 크리스티의 애독자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소한 내용과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상당수는 내가 읽은 작품들이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읽은

책에 대해 얘기해도 내가 본 책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만큼 크리스티의 작품들과는 최근에는

소원하게 지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는데 빨간책들을 하나씩 도장 깨기하던 학창 시절이 생각나면서

나름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도 했다. 이 책을 보면서 애거사 크리스티가 왜 미스터리의 여왕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는데 마지막에 있는 그녀의 작품 목록을 보면서 아직 못 본 작품들은 물론 이미

읽었지만 기본 줄거리도 생각나지 않은 작품들은 다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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