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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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회사 도서실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못 봤던 작품들을 많이 찾아봤느데 7월부터는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게 되어 더 이상 지금처럼 책을 많이 빌려보진 못할 것 같다. 아마도 이 책이

마지막으로 대출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아닐까 싶은데 그동안 봤던 작품들과는 조금은 색다른

주인공이 등장한다. 책 제목은 오사카 소년 탐정단이지만 사실상 주인공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이들의

교사인 시노부 선생인데 약간 말괄량이 스타일이고 호기심이 많아 각종 사건에 스스로(?) 휘말린다.


총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6학년 담임 교사인 시노부 선생과 그녀의 악동 제자들이 등장해

여러 사건들에 나름의 역할을 한다. 단편들의 제목은 모두 '시노부 선생님의 ~'로 되어 있는데 먼저

'추리'편에선 그녀의 반 학생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그 학생이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먹는 걸 즐기는

시노부는 다코야키를 먹다가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알아챈다. 첫 번째 사건에서 알게 된 경찰들과

가까워진 후 '집 없는 아이'편에선 반 악동들의 게임 CD를 훔쳐간 소년과 옛 제자의 아버지가 살인

사건에 연루되면서 둘 사이의 묘한 접점이 밝혀진다. 신도 형사는 이렇게 사건 해결에 기여를 하는

열혈 여교사 시노부에 반하지만 그녀는 회사의 선배 교사의 주선으로 '맛선'을 보게 된다. 그런데 

하필 맞선남의 회사 사장이 살해되는 사건이 되면서 졸지에 또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맞선남인 혼마도

유력한 용의자로 부각되는 가운데 진범은 엉뚱한 곳에 있었다. 이제 신도 형사와 혼마 두 사람의 구애를

받게 된 시노부 선생은 '크리스마스'때 혼마가 자기 집에서 여는 파티에 초대하자 악동들의 요구로 

신도 형사까지 참석하게 한다. 그러나 하필 그녀가 산 케이크 속에서 죽은 여자의 피가 묻은 칼이

발견되면서 다시 사건에 휘말린다. 사건 당시 주변에서 UFO를 봤다는 황당한 제보들이 있자 시노부는

특유의 상상력이 사건에 숨겨진 트릭을 알아챈다. 이제 마지막으로 악동들을 졸업시킬 때가 된 시노부는

악동 중 한 명이 이웃에 사는 여자가 베란다에게 추락한 사건에 연루되고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하며

공교롭게도 두 사건이 연결된다. 이번에도 밀실 트릭을 시노부 선생이 깨부수면서 아이들은 시노부

선생이 졸업식에 올 때까지 스승의 '은혜'를 부르지 않고 기다린다. 다섯 편 모두 사람이 죽는 사건이

벌어지지만 왠지 분위기는 그렇게 심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마도 시노부 선생과 악동들의 코믹한

캐릭터가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은데 시노부를 두고 두 남자의 구애 경쟁까지 코지 미스터리의 성격도

없진 않았다. 그래도 이 책에 사용된 트릭들은 신선한 것들이 적지 않아 미스터리 작품으로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작품 해설을 미야베 미유키가 한 것도 특별했다. 알고 보니 이 책의

후속작으로 '시노부 선생님, 안녕'이 있다니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시노부가 과연 누구와 결혼을

했을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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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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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을 나름 많이 봤는데 이 책은 유명 작품은 아니어서 그런지 손이 잘 가지 않았다.

회사 도서실에 있는 책들 중에 안 본 책을 찾던 중에 나름 평이 괜찮아서 데려왔는데 제목처럼 뭔가

강렬한 사연이 담겨 있는 듯했다. 학교 동창이기도 한 두 남자 유사쿠와 아키히코의 숙명적인 관계와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사건을 다루는데 정말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인연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UR전산의 대표이사인 아키히코의 아버지가 사망한 후 대표가 된 스가이 마사키요가 묘지에서 등에

화살이 꽂힌 채 살해된 사건이 발생하고 살해 도구로 추정되는 석궁이 아키히코의 아버지가 남긴 유산

중에 있다가 사라진다. 아키히코 집안 사람들이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사건 수사를 맡은

유사쿠는 아키히코의 집을 방문했다가 오래 전에 헤어졌던 미사코가 아키히코의 아내란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헤어져야 했던 미사코가 학창시절 내내 숙적이었던 아키히코의 아내가

되었다니 정말 얄궂은 운명이라 할 수밖에 없었는데 미사코와 유사쿠는 범인으로 아키히코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아키히코의 이복동생인 히로마사가 체포되고 어머니를 농락해서 피해자를 죽일

동기가 있었다는 것도 밝혀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키히코에게 강한 의혹을 가지고 있던 유사쿠는

미사코에게 아키히코가 숨기고 있는 자료를 꼭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역시 남편을 의심하던 미사코는

아키히코가 출입을 못하게 하는 그의 방에 몰래 들어가 숨겨져 있던 자료를 결국 찾아내지만 그 장면을

바로 아키히코에게 들키는데...


살인사건 자체는 석궁으로 살해한 듯한 사건 하나뿐이지만 그 배경에는 어린 시절 유사쿠가 잊지 못한

벽돌병원의 사나에의 죽음과 관련한 미스터리와도 연결이 되었다. 의사인 아키히코가 숨기려고 하는

비밀이 도대체 무엇이고 살인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사건은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전혀 의외의

범인이 등장하고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라 그야말로 숙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살면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곤 하는데

이 책에서 일어난 일들은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낳은 비극이라 할 수 있어 단순히 운명으로 치부하기엔

유사쿠와 아키히코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운명의 장난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는 어떤 소재라도 자유자재로 요리해내는 능력자임을 새삼 보여주었는데 아직

안 본 그의 작품들이 많고 계속 새 책을 내놓는다는 게 애독자로선 정말 안 먹어도 배부른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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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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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도서실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와 라플라스 시리즈를 빌려 본 후 이제 뭘 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최근에 후속편인 '녹나무의 여신'이 나온 이 책을 선택했다. 녹나무라는 나무가 있는

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제목이나 분위기를 딱 보니 전형적인 미스터리물이 아닌 이전에

봤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가 유사한 스타일의 작품을 것 같았다.


부당해고에 대한 보복으로 회사 기계를 훔치려다 잡힌 레이토는 엄마의 이복 언니라는 치후네가 풀려

나게 해주는 조건으로 녹나무의 파수꾼 일을 봐달라는 제안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수락한다. 녹나무에

기원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기원을 드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만 기원 내용을 묻거나 기원드리는

모습을 보면 안 된다는 조건만 있을 뿐 정확한 건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 치후네는 레이토가 스스로 

기원의 의미를 깨닫도록 하라고 한다. 마침 사지라는 남자가 기원을 드리러 다니는 것에 의심을 품은

그의 딸 유미가 사지의 기원 내용을 알아낼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레이토는 유미가 사지의 

뒷조사를 하는 일에 동참하는데...


소원을 이루어진다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녹나무는 유언처럼 가족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예념을 하면

가족이 이를 받는 수념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선 크게 세 가지 사례가 직접 행해지는데 사지의

사례는 죽은 형이 남긴 음악을 동생이 재현해내는 것이고, 회사 회장이었던 사망한 아버지의 유지를

듣기 위한 아들 소키의 사례도 가족간의 특별한 뭔가를 담아내고 있었다. 마지막은 이 책의 두 축인

치후네와 레이토의 사례인데 그동안 숨겨져 있던 비밀이 드러난다. 역시 살인사건 등이 등장하는 본격

미스터리물과는 전혀 다른 판타지스러운 감성미스터리물이라 할 수 있었는데 녹나무를 매개로 조금은

어색했던 가족간의 거리를 좁혀주고 서로에게 못다 한 마음 속 깊은 곳의 얘기를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점점 파편화되고 있는 가족 사이에도 뭔가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다. 후속편

'녹나무의 여신'에선 또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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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의 태동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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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 시리즈 1권에서 놀라운 얘기를 들려줘서 시리즈 2권인 이 책에선 과연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 예상 외로 2권은 다섯 개의 단편 성격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시리즈의 중심인

신비한 능력의 소녀 마도카가 여전히 맹활약하는 가운데 얘기를 끌고 가는 것은 이번에 새로 등장한 

구도 나유타라은 침구사였다.


총 5편 중 앞선 4편에선 구도 나유타의 고객 내지 인연이 된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마도카가 해결해

주는 얘기들이 소개된다. 먼저 성적이 안 좋아 이제 은퇴를 고민하는 스키 점프 선수와 너클볼로 성공한

프로야구 투수의 전담 포수가 부상으로 은퇴를 생각하지만 후계자가 없어 고민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난류'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스키 점프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너클볼의 궤적은 모두 마도카가 토네이도로 엄마를 잃고 평생의 과제로 삼은 문제와 연관되어

마도카가 개입하게 된다. 마도카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은 마도카의

능력보단 당사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준다. 나유타의 고교 시절 스승의 장애인 아들이

물놀이 사고를 겪자 자책하는 걸 해결해주고 나유타의 고객인 동성애자 음악가가 자신의 커밍아웃으로

파트너가 자살한 게 아닌가 자책하는 것도 마도카가 해결사로 활약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유타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도 치유시켜 준다. 여기서 1편과의 연관성이 드러나는데 바로 나유타가 어릴 때 출연

했던 영화의 감독이 야마카스 사이세이였다. 이렇게 네 단편에선 나유타와 마도카 콤비가 여러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했지만 마지막 단편에선 두 사람이 사라지고 1편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은 아오에 교수가

아쿠야마 온천에서 발생한 황화수소 중독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3년 전 하이보리 온천가에서 발생한

유사한 사건을 회상하는 얘기가 등장한다. 사실상 이 책이 1권의 프리퀄 역할을 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번째 작품인 시리즈 3편에선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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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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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도서실에서 안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을 납치(?)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가가 형사 시리즈를

정복한 후 다음 대상으로 라플라스 시리즈를 선택했다. 최근에 시리즈의 3권이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번째 작품으로 '마녀와의 7일'이 출간되어 관심이 가던 차에 이전 작품들부터 읽어볼까 생각했는데

마침 회사 도서실에 이 책과 후속편인 '마력의 태동'이 있어 바로 빌려왔다. 알고 보니 이 작품도 나름

의미가 있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30주년 기념작이자 80번째 작품이었다.


갑작스레 발생한 토네이도에 엄마를 잃은 소녀 마도카의 얘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시간을 훌쩍 건너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감시(?)를 받는 상태인 마도카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카쿠마 온천에 관광 온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부부가 등장하는데 폭포를 구경하러 갔던 남편이 황화수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불행한 사고로 처리되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도마테 온천 인근에서도 동일하게

황화수소 중독으로 한 남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두 사건의 조사를 요청받은 아오에 교수는

두 사건 사이에 뭔가 있음을 직감하고 두 장소에 모두 등장했던 한 여학생을 주목하는데 그녀가 바로

마도카였다. 두 사건의 피해자가 모두 영화계 종사자라는 공통점을 발견한 아오에 교수는 이들과 관련된

또 하나의 인물 야마카스 사이세이란 영화감독을 찾아내고 그의 블로그를 보던 중 그가 아내와 딸을

황화수소 사고로 잃고 혼자 남은 아들마저 뇌사상태에 있다가 뇌수술을 통해 간신히 회복된 걸 알게

되는데...


이공계 출신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품 속에 과학 지식을 많이 녹여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도 주인공이 천재 물리학자로 설정되어 있는 등 과학을 작품 

속에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데 이 책에서도 황화수소를 필두로 여러 첨단 기술(?)을 구사해 미래를 

예측(?)하는 인물까지 창조해낸다. 등장인물들도 독특하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던 사건들도 결국 엄청난 복수극의 일환임이 드러나고 그 배경에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도 드러난다. 사실상 주인공이 마도카다 보니 '라플라스의 마녀'라는 제목이 붙여졌는데 라플라스의

악마란 개념에 대해서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세상이 물리법칙으로만 돌아간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이를 구성하는 인간이 단순한 원자에 불과한 게 아님을 역설한 작품이었는데 특별한 능력을 보유한

마도카가 후속편에서는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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