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문호로 여러 사람들이 거론될 수 있지만 꼭 빠지지 않을 사람이 바로 셰익스피어다.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 보니 나름 대표작 위주로 여러 권을 읽었지만 여전히 읽어볼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최근에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었는데 제목을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 나오는 문장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는데 '멋진 신세계'에서 등장하는 야민인(?)에게 반항의 자양분을 제공하는 것도 바로
셰익스피어의 책이었다. 이렇게 셰익스피어의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인데 이 책에선 그의
대표 작품들 속의 문장들을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해 음미할 시간을 제공한다.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열네 편의 작품들의 줄거리와 함께 작품 속 주요 문장들을 영어와
한글을 번갈아 소개한다. 내가 읽은 '십이야'로 시작하는데 작품 내용을 흐름대로 간략하게 먼저 알려
준 후 그 부분 문장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작품의 의미를 후반부에 정리하면서 이해를
높이고 마지막으로 '내 문장 속 셰익스피어'라는 부분을 두어 작품의 주제를 대표하는 핵심 문장을
수록했다. 파트 1, 2에선 주로 로맨스 작품들이 등장하는데 서양 대표 로맨스물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5대 희극이라 불리는 '한 여름 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이 포함되었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베로나의 두 신사'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아무래도 셰익스피어는 4대 비극이 더 유명한데 파트 3, 4에서는 4대 비극을 포함해
정의, 욕망, 권력 등에 대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읽어보진 않았지만 역사적
인물에 대한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낯설지 않았고 5대 희극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도 등장한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심벨린'이 이 책에 소개된 작품 중 가장 생소한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이어 '햄릿'을
필두로 '리어 왕', '오셀로', '맥베스'로 이어지는 4대 비극으로 절정으로 치닫는다. 여기서 끝날 줄
알았는데 부록으로 '소네트'를 수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시조와 비슷한 위치라는 소네트를 무려
100편 넘게 남겼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진짜 마지막으로 작품 연대표까지 수록하고 있어
셰익스피어에 대해 간략하게 나마 한 권으로 입문하기에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예전에 읽었던
'셰익스피어, 인생의 문장들'이란 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다만 '햄릿'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등은 등장하지 않아 좀 의외였는데 너무 유명해서 식상한
감이 있어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암튼 총 300개의 주옥같은 문장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원문도
함께 익히면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