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마더스' 두 편을 기록했다. 

6월에는 좀 더 분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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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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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스터리계의 살아 있는 거장이라 할 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워낙 다작을 하다 보니 다양한

시리즈들이 있지만 그를 대표하는 시리즈는 역시 가가 형사 시리즈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그중 가가 형사 시리즈는 본의 아니게 순서와 관계 없이 '악의'(4편), '거짓말 딱 한 개만 더'(6편),

'붉은 손가락'(7편), '신참자'(8편)', '기도의 막이 내릴 때'(10편)를 읽어봤는데 우연찮게 회사 도서실에

현대문학에서 나온 가가 형사 시리즈가 완비되어 있어 못 읽은 작품들 정주행을 위해 차례대로 대출을

해왔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이 책은 에드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데뷔작 '방과 후'에 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두 번째 작품으로 가가 형사가 형사가 되기 전인 대학교 4학년 시절에 벌어진 사건을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때부터 친했던 7명의 친구들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데 그중 여성 전용 원룸에 살던 쇼코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자살로 추정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확실한 동기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방에 누군가 있었던 정황이 드러난다. 사실상 밀실상태로 보이는 쇼코의 죽음에 이어 

가가를 제외한 6명이 고등학교 다도회 선생 집에 모여 '설월화 의식'을 진행하던 중에 나미카가 청산가리로 죽는 사건이 또다시 벌어진다. 자살이 아닌가 하면서도 절대 자살할 사람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어 사건이 미궁속으로 빠지려던 차에 하나둘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두 사건 사이에 숨겨진

정밀한 트릭을 가가가 파고들어 결국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다. 형사로서의 모습만 익숙했는데 가가의

대딩 시절의 풋풋한(?) 모습을 확인시켜준 작품으로 검도나 다도 의식 등의 잘 몰랐던 소재들이 잘

버무러져 흥미로운 얘기가 된 것 같다. 이공계 출신 작가답게 형상기억 합금이란 트릭을 구사했는데

여자 속옷 속에 사용되어 광고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암튼 졸업반을 맞은 대학 4학년생들의 애환도

잘 그려지면서 무뚝뚝한 가가의 로맨스까지 볼 수 있어 가가의 몰랐던 과거사까지 엿볼 수 있는 작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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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애호가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미술관 수업
김찬용 지음 / 땡스B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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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자주 방문하다 보니 나름의 안목(?)이 생긴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미술을

전문적으로 교육받거나 한 건 아니다 보니 좀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다. 전시마다 안내 자료 등을 보면서

작품을 감상하지만 그걸 모두 읽으면서 작품을 보기엔 시간도 너무 걸리고 집중이 잘 되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간혹 도스트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시간에 맞춰 참여를 하려고 하는데 확실히 혼자 보는 것보단

훨씬 감상에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김찬용 도슨트가 미술관을 알차게 사용하는 방법을 미린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


먼저 유럽의 핵심 미술 지도로 파리, 네덜란드, 영국의 주요 미술관을 소개하고 서울 주요 미술관도

곁들인다.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미술관을 소개하는데 1~4위까지는 누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루브르, 바티칸, 대영 박물관, 테이트 모던이 차례로 등장하고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르세,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메트로폴리탄, 퐁피두 센터, 에르미타주를 제치고 당당히 5위를 차지한 기염을 

토했다. 미술관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한 후 미국 사회학자 탤컷 파슨스의 미적 인식 능력 발달 

단계(5단계)를 알려주는데 이 책의 목표가 3~4단계인 가볍게 즐기는 애호가에서 깊은 애호가 수준의

영역이라 선언한다. 다음으로 좋은 전시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소로 작품, 기획, 공간, 운영, 가격을

제시하고 자신의 전시 취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시를 200% 즐기는 방법도 소개하는데 다른

책에선 볼 수 없던 나름 유용한 팁이었다. 작품 유형별 감상법에 이어 해외와 국내 주요 미술관들에

대한 사용법을 들려주는데 맨 처음 지도를 통해 소개했던 파리, 네덜란드, 영국의 핵심 미술관들과

주요 소장품을 알려준다. 대부분 친숙한 곳들이었지만 파리 시립현대미술관이나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

브리스틀과 리버풀의 미술관까지 잘 다루지 않는 곳까지 짚어준다. 뒤에 부록처럼 세계 주요 미술관에

대해 네 가지 항목에 걸쳐 간략한 평가를 해놓았다. 국내 미술관도 세계편과 비슷하게 유명 미술관을

먼저 소개한 후 뒤에 평가를 해놓았는데 구하우스 미술관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미술관에 대한 여러 책들을 읽어봤는데 주로 소장품들 위주의 해설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기본적인

미술 관람에 대한 알찬 정보를 제공하여 미술 초보자들에게 좋은 가이드북 역할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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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 - 일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낸 파리의 관찰자 클래식 클라우드 24
이연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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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인 '페르메이르'편을 인상적으로 읽어 회사 도서실에서 발견한 이 

책도 집으로 모셔왔다. 흔히 인상파 화가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드가는 모네 등 다른 인상파 화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측면이 있는데 이 책이 드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먼저 드가의 생애와 예술 공간이라며 파리 시내의 드가와 관련된 장소 8곳을 소개한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죽은 드가는 찐(?) 파리지엥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선 드가를 여러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드가는 미술 사조에 있어 인상주의에 속한다고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다른 인상파 화가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자연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을 담아냈던 인상파의 주류와는

달리 드가는 자연이 아닌 도시에서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모습을 그려냈으며 신고전주의의 대가인

앵그르를 존경해 데생을 중시해 선명한 윤곽선을 고수했다.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이탈리아 등을 

여행하며 고전주의 작품들의 영향을 받은 드가는 초기엔 주로 역사화를 그렸지만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진 못했다. 그런 그를 인상파와 어울리게 한 건 인상파의 대부라 할 수 있는 마네와의 만남이었다.

루브르에서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모사하다가 마네를 만난 드가는 마네의 영향을 받아 작품 경향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드가가 마네에게 '마네 부부'란 작품을 그려줬지만 마네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자신의 아내를 얼굴 부분 포함해 반이나 잘라내 버렸다는 것이다. 나중에 마네의 집에

방문했다가 자신의 그림이 절단난 걸 본 드가가 바로 가지고 나왔다는데 이 일로 마네와의 관계는 거의

파탄이 났다고 할 수 있었다. 이후 인상주의 전시회가 여덟 번 열릴 때마다 한 번을 제외하곤 적극적으로

출품했던 드가는 사실상 전시회를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마네의 제수인 모리조의 출품에도 드가가

적극적으로 도왔고 메리 커셋이 인상주의 그룹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드가의 덕택이었다. 이렇게

여성 화가들의 자립을 돕고 자신의 작품 속에도 발레리나 등 여성들을 주로 그렸던 드가는 평생 독신으로

지낸 탓에 여성혐오자라는 오명(?)을 쓴다. 다른 책에서도 그런 취지의 글들을 많이 봤는데 이 책에선

오히려 드가는 여성에게 관심이 많았고 여성들을 동료로서 존중했다고 하니 단지 제대로 알려진 

연애사(?)가 없을 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특히 메리 커셋과는 썸(?)을 탄 게 확실한 듯 보이는데

말년에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모두 태워버려 완전범죄(?)를 했기에 확실한 물증은 없는 상태다. 

정치적으론 반드레퓌스파로 보수적이었던 드가는 노년에는 거의 실명 지경에 이르는 등 제대로 된

작품활동을 하지 못했다. '일관된 아웃사이더'로 평생을 예술가로서의 삶에 몰두했던 드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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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잠 못 드는 시리즈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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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밤을 꼴딱 새워 봤다는 책이나 드라마 얘기를 간혹 듣는데 이 책의 제목이 그래서 과연

어떤 미술 이야기이기에 그런 제목을 붙였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출판사에선 '~

해서 잠 못 드는' 시리즈를 여러 분야에 대해 출간하고 있었다. 여러 미술책을 봤지만 잠 못 들게 한

책은 없었는데 이 책이 그 정도나 되는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보통 서양미술사 책들은 르네상스 전후부터 시작해서 현대미술까지 다루는데 이 책은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동굴벽화부터 얘기한다. 구석기 시대가 자연주의 양식이었다면 신석기 시대는 기하학

양식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데 이후의 각종 사조들을 이 둘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는가로 표시해

보여줬다. 단순히 미술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사 전반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서 세계사

책으로도 나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이집트의 아마르나 예술이나 그리스의 키클라데스, 아르카이크 

예술 등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용어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스에서 활동했던 소피스트들에 대해선

궤변론자라고 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책에선 소피스트의 철학이 인간 중심적인 

상대론에 기반을 둬서 그리스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신선한 해석을 들려준다. 이렇게 미술의

배경이 되는 당시의 역사나 사상 등을 함께 설명해주니 왜 그런 미술 사조가 등장하고 유행했는지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르네상스 이전까지에 거의 책의 절반 분량을 할애한 후 르네상스부턴

아무래도 친숙한 내용들이 펼쳐진다. 그래도 이탈리아의 바로크와 프랑스의 고전적 바로크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거나, 칸트 이전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이미 정해져 있어 예술가는 이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기술자에 가까웠던 반면 칸트는 진정한 예술이 자신의 개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주관적인 성격을 강조했고 낭만주의도 여기서 시작하는 등 그동안 잘 몰랐던 내용들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후기 인상주의로 마무리해서 현대미술을 다루지 않은 점은 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선사시대

부터 근대미술까지를 새롭게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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