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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 자기 한계를 넘어선 열정과 호기심
이종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6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흔히 르네상스 시대의 3대 거장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를 꼽곤 한다. 세 명
모두 불세출의 스타라 할 수 있지만 미술과 건축에서만 특별한 능력을 선보였던 두 사람과는 달리
다빈치는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해 그야말로 만능 슈퍼 천재란 말이 딱 어울릴 것 같다. 이런 다빈치의
천재성을 다룬 책들도 적지 않은데 나도 '다빈치의 천재가 되는 7가지 원칙' 등 여러 책에서 그의 비범한
면모를 확인했던 것 같다. 이 책도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다빈치에 대한 여러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준다.
먼저 다빈치가 다른 사람과 달랐던 두 가지 특징으로, 조사를 기반으로 노트에 끊임없이 기록하고,
그림을 계속 그린 점을 언급하는데 다빈치는 요즘으로 말하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었다고
본다. 그만큼 호기심이 많았기에 그가 불멸의 천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경험과 실험을
중시했던 다빈치는 현대 과학자나 공학자에 가까운 인물이었고 그의 탁월한 관찰력은 '모나리자'의
미소 등 미술작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작품을 완성하는 데 있어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는데 그가 제대로 완성한 작품이 20여점에 불과할 정도로 '미루기의 거장'이었다.
그리고 그의 장점인 다방면에 대한 호기심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해 마무리하는 걸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다. 사실 이 책을 보게 된 계기는 다빈치의 여러 명작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는데 그의 대표작품들에 얽힌 흥미로운 얘기들이 이어진다. 먼저 미완성작인 '스포르차의
청동 기마상'이 소개되는데 이 작품이 완성되지 못한 건 다빈치의 미루기 신공 때문이 아니라 준비된
청동을 프랑스와의 전쟁에 쓸 무기와 탄약 만드는 데 모두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로 더욱 유명해진 '최후의 만찬'에 얽힌 얘기들도 흥미로웠는데, 그림을 완성하지 않는 데 대해
비난을 받자 다빈치는 유다의 얼굴에 걸맞는 사람을 찾지 못해 완성을 못했는데 자신을 비난한 사람이
유다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그 사람의 얼굴을 그려놓겠다며 재치 있는 반박을 했다고 한다. 두 가지
버전이 있는 '암굴의 성모'와 미완성이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대작 '앙기아리 전투'에 얽힌 얘기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다빈치 하면 '모나리자'를 빼놓을 수 없는데, '모나리자'의
주인공은 피렌체의 거상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의 부인 리자 게라르디니이고, '모나리자'의 눈썹은
다빈치가 그렸다고 지웠다고 한다. 가장 눈길을 끈 내용은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두 점 그렸는데,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은 줄리아노 메디치의 정부 콘스탄자를 그린 것이고 조콘도의 부인 리자를 그린
작품은 조콘도에게 주었는데 현재 '아일워스의 모나리자'로 불린다는 점이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켈란젤로와의 비교, 다빈치의 세계 기록, 그의 후계자로 마무리를 하는데 서자이자 왼손잡이, 채식
주의자이자 동성연애자였던 다빈치의 몰랐던 면모를 제대로 알려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