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 새로운 행동, 믿음, 아이디어가 퍼져나가는 연결의 법칙
데이먼 센톨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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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화두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금방 코로나가 모든 화제의 중심이 되는 등 격변하는

세상을 따라가기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급변하는 세상에서 변화에 적응하는 건 어떻게 

보면 생존의 필수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 정작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에 대해 저자가 네트워크과학에 기반하여 20년 넘게 

연구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데 기대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총 4부에 걸쳐 변화를 가로막는 세 가지 미신부터 변화를 일으키는 전염 인프라 설계, 25%의 티핑 

포인트, 부조화, 붕괴, 혁신의 발견을 다루는데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먼저 변화를 가로막는 3대 미신으로는 인플루언서 미신, 바이럴리티 미신, 고착성 미신을

제시한다. 유명인사가 변화의 동력이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이 책에선 인플루언서들은 오히려 주위의

혁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 의한 대항 영향력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해서 위험 감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위 입소문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행동은 바이러스처럼 전파되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인지도가 높다고 해도 기존 사회규범에 반할 경우에는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낳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여기서 한국의 산아제한 계획이 성공한 사례가 구글 글래스의 실퍠 사례와 비교되며 고착성 

미신과 관련해 소개되는데 한국의 산아제한 성공은 뒤에서도 계속 언급된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의문이 생기는데 저자는 전염 인프라를 설계하라고 주문한다.

단순한 전염의 확산은 감염된 사람과 접촉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복잡한 전염은 사람들의 저항을

극복해야 하는데 네 가지 장애물로 협응, 신뢰성, 정당성, 열광을 제시한다. 여기서 약한 유대 네트워크와

강한 유대 네트워크로 나눠 각각 불꽃놀이와 그물에 비유하는데, 복잡한 전염을 일으키기 위해선 강한

유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전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그 필수적인 요소로 넓은 가교와 

관련성을 제시하며 다양한 사례들로 설명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티핑 포인트'와는 약간 다른 개념

이지만 새로운 행동이 충분한 추진력을 얻어 그것의 수용 가능성에 대한 모든 사람의 의견이 갑자기

변하는 지점인 티핑 포인트가 25%임을 여러 실험과 사례로 입증하는데 이러한 티핑 포인트를 역이용

하는 중국 정부의 교묘한 여론 조작은 섬뜩할 지경이었다. 이러한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눈덩이 전략이 적절함을 사례를 통해 잘 알려주는데, 마지막 장에서 앞서 소개한 변화를 위한 7가지

전략을 다시 한 번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이 책은 그동안 어떤 책에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변화와

혁신의 구조와 설계에 대해 풍부한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 세상을 바꿀, 아니 자기 주변

이라도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정말 유용한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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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로리 - 새장 밖으로 나간 사람들
조시 맬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검은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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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지구의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그린 작품들을 많이 만나왔다. 좀비, 외계인 

등이 지구를 점령하거나 코로나가 창궐한 지금 상황과 같이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가 대다수 

사망하고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의 분투를 그린 작품들이 적지 않아 웬만한 스토리로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데 이 책에선 괴생명체를 보거나 접촉하면 미쳐버리는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전작인 '버드 

박스'를 보지 않은 상태여서 후속작인 이 책부터 보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들긴 했는데 금방 책 제목

이자 주인공인 맬로리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버드 박스'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대략 짐작은 갔는데(이래서 시리즈는 순서

대로 읽어야 더 재밌고 놓치는 부분이 없다) 안대를 하고 있는 맬로리가 크리처로부터 톰과 올림피아를 

지키기 위해 맹인학교를 떠나는 부분부터 얘기가 시작된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 그들의 

새로운 아지트인 야딘 캠프장에 낯선 남자가 찾아오는데 뜬금없이 인구조사를 하러 왔다고 한다. 

크리처로 인해 세상이 엉망이 된 상태에서 인구조사라니 맬로리가 의심을 하는 게 당연했는데 남자가 

두고 간 기록물에는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맬로리의 부모님이 세인트이그네이스에 살아있는 걸로 

되어 있자 맬로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님을 찾으러 눈 없는 기차를 타러 떠나는데...


거의 강박증 상태인 맬로리를 보면 왠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도 연상되었는데 '눈먼

자들의 도시'가 갑자기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되는 상황이라면 이 책에선 크리처를 보지 않기 위해 자발적

안대 등을 하는 상황이 좀 다른 설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발적 시각 장애상태를 잠시도 놓지

않는 맬로리에 비해 16살이 된 아이들은 좀 더 자유로운(?) 생활을 원한다. 특히 톰은 맬로리의 집요한

강요를 마지못해 따르긴 하지만 그들이 기차에 타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마치 영화 

'설국열차'의 새로운 버전인 듯한 느낌이 드는 열차 속에선 크리처로부터 안전하다며 눈을 뜨고 다니는

사람들과 여전히 눈을 가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었는데 맬로리가 공격을 받아 기차에서 

떨어지면서 이들 가족에게는 일촉즉발, 예측불허의 시간들을 겪게 된다. 나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한 것 같지만 끔찍했던 세상이 너무 싱겁게 돌파구를 마련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아무래도 전작을 

먼저 읽고 봤다면 맬로리에게 훨씬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선 맬로리가 좀 과잉반응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면서도 늘 그녀가 되뇌는 해이해진 상태라 할 수 있는 톰과 올림피아가 무슨 

사고를 칠지 걱정하는 마음을 오갔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인간이 얼마나 한 치 앞도 모르면서 

살아가는지를 새삼 실감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그리는 세상이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지만 

인간들은 그 와중에도 끝까지 투쟁하며 생존한다는 희망을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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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수업 - 조그맣고 꿈틀거리지만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
김태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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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동용 파브르 곤충기를 읽고 곤충들의 신비한 세계에 매료되었고 방학숙제로 곤충채집을 

하면서 나름 곤충친화적인(?) 생활을 잠시 한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크면서 곤충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도시에서 살다 보니 곤충이라고는 모기, 바퀴벌레 등 집에 서식하는 해충들만 보면서 

곤충이라면 딱 질색을 하곤 했는데 이 책은 왠지 그동안 멀어진 곤충과의 관계를 복원시켜주면서 

잘 몰랐던 곤충들의 비밀을 가르쳐 줄 것 같았다.


'메뚜기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저자는 현재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로 활동 중인데

이 책에선 총5부에 걸쳐 자신이 경험한 곤충과 관련한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곤충학자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겪지 않을 에피소드들이 무궁무진했는데 '여대 나온 남자'란 점도 이색적이었다. 한국 

곤충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라는 김진일 교수가 재직 중인 성신여대 대학원을 나오는 등 그가 곤충학자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충분히 스토리텔링이 되었다. 현재 우리는 자연사박물관이 별도로 없는 상태인데

영국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된 조선의 여치 표본 등을 보면 우리도 어서 빨리 자연사박물관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 초에 서울대박물관에서 '지식의 수집과 박물관'이란 기획전시를 봤는데 여러 

동식물들 표본을 보니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거창하진 않겠지만 일단 박물관을 세우면 전시품들은 

차차 갖추어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생물에 대한 연구가 늦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서양인들이 남긴 우리 곤충 

기록들이 적지 않았다. 그나마 초충도 등 그림에 곤충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고 조선시대 조정 대신들이

쓴 익선관이 매미 날개 모양을 본 뜬거나 사찰의 나비 모양 경첩 등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한중일 

초충 문화를 비교한 부분도 흥미로웠는데, 특히 얼마 전에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황제의 애완곤충으로

등장한 여치 등은 중국 사람들이 충롱이란 작은 통에 넣어다닐 정도로 반려곤충(?)이라고 한다. 곤충은

식량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는데 외국에선 곤충 스낵 등이 판매되고 있다고 하고 우리도 말벌주 등을

만들어 먹는 것 같다. 곤충학자이다 보니 심지어 '곤피아'를 꿈꾸는 지경이었는데 그만큼 곤충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곤충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보니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 적지 않았는데 북한의 표본들을 외국 자연사박물관서 보는 모습을 보면 북한 지역 생물에 

대해서도 제대로 살펴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곤충과는 쉽게 가까워질 수는 없겠지만 지구란

별에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로서의 곤충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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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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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6개월인 베스 라스롭이 자기 방에서 나체로 살해된 채 발견된다. 마침 남편은 친구들과 요트여행을

떠난 상태였고, 그녀가 운영하는 갤러리에 있던, 예전에도 없어진 적이 있던 중요한 그림마저 없어진

가운데 베스의 언니 케이트는 과거 사건에 인연이 있던 담당 형사 코너와 함께 범인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베스의 남편인 피트가 유력한 용의자로 부각되는데...


임신 6개월인 상태에서 살해된 베스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는 과정과 그들이

숨긴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아내가 죽으면 당연히 남편을 제일 먼저 

의심하는 법인데 베스의 남편 피트는 베스가 운영하는 갤러리 여직원 니콜라와 바람이 나서 아이까지 

낳았으니 코너가 피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범행 시점에 요트 여행 중이란

알리바이가 있긴 했지만 범행 현장에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 정확한 사망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요트 여행을 떠나기 직전 베스를 살해하고 떠났을 거라 생각한 코너는 피트를 집중 추궁하고 피트는

거짓말탐지기 검사까지 하겠다며 결백을 주장한다. 한편 케이트와 베스는 23년 전 엄마와 함께 갤러리 

지하실에 감금되었다가 엄마가 죽고, 범행을 사주한 사람이 아버지였던 끔찍한 일을 겪은 적이 있어

이번에도 같은 그림이 사라지자 23년 전 악몽이 재현되는 분위기였는데, 케이트, 베스와 함께 절친

4인방이었던 스코티와 룰라는 케이트가 모르는 베스의 비밀까지 알고 있었다.


분위기는 계속 피트가 범인인 쪽으로 몰고 가다가 베스의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점점 묘해졌다. 피트가 범인이라고 그렇게 확신하던 코너 형사마저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게 아닐까

의심을 갖기 시작하는데 사건 관련한 중요 인물 두 명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결국

베스의 생일날 4인방이 모두 모인 가운데 뜻밖의 진실이 밝혀진다. 그동안 전개되었던 얘기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허무한 기분이 들었는데 범행동기 등이 선뜻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암튼 어떻게 보면 

뻔한 사건을 능수능란하게 요리해서 과연 범인이 누구고 진실이 뭔지를 끝까지 궁금하게 했던 작품

이었는데 가족간이라도 막연하게만 알아서는 진실을 제대로 알 수 없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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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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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책은 어렴풋한 줄거리는 알고 있지만 당연히 제대로

읽어보진 못했는데 3권짜리 완역본은 도전할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차에 그나마 57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이 책은 시도할 만했다. 영화로도 수차례 만들어져 영화로도 볼 기회가 있었지만 왠지 끌리지

않았던 이 책은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첫인상의 중요성은 인간관계나 다른 관계에도 모두 적용되는데 책과의 만남도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하는지가 상당한 영향을 준다. 이 책은 첫 문장이 너무 유명한데, '행복한 가정은 살아가는 모습이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괴로워하는 법이다'라는 문장으로 앞으로 

이 책에서 그려나갈 등장인물들의 삶을 압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책 제목이 안나 카레니나여서 당연히

그녀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지만 카레닌 부인인 안나 카레니나가 실제 등장하는 것은 책이 시작하고

한참 지난 87쪽부터였다. 그동안은 안나의 오빠인 스테판 아르카지치가 애들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워

아내인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와 갈등을 빚는 모습과 다리야의 동생이자 쉬체르바스키 가의 영애인

키티를 두고 레빈과 브론스키가 구애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브론스키를 사랑하는 키티는 레빈의

청혼을 거절하고 상처받은 레빈이 떠난 사이 오빠 부부 문제를 해결하러 온 안나 카레니나와 어머니를

마중나온 브론스키가 기차역에서 만나면서 이 책의 핵심문제가 발생한다. 첫눈에 반한 브론스키는

관심이 있던 키티를 차버리고 안나에게 계속 접근하고 남편과 그닥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안나도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면서 이들의 불륜은 걷잡을 수가 없게 된다. 한편 브론스키에게 차인 키티는 충격을 

받고 이런 키티에게 아직 미련이 있던 레빈은 다시 그녀와 만날 기회가 생기는데...


바람둥이 남자와 유부녀의 불륜 행각은 결국 비극을 불러 온다. 브론스키야 딱 봐도 무책임한 바람

둥이임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여자들은 그런 달달함에 헤어나오지 못하니 오빠의 불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며 정숙한(?) 줄 알았던 안나마저 브론스키와 눈이 맞아 심지어 애까지 낳는 지경에 이른다. 

웃긴 건 안나가 이러고 다니는 줄 짐작하면서도 체면만 생각하며 방치하다시피 하는 안나의 남편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의 태도였다. 매정한 그는 안나가 그 지경에 빠졌으면 이혼이라도 하면 좋은데 

안나가 불륜남의 애를 버젓이 낳았는데도 이혼할 생각을 안 하면서 그들의 불륜 생활을 놔두고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계속된다. 한편 한 번 어긋났던 레빈과 키티는 브론스키의 

변심으로 다시 이뤄지게 되는데 딴 남자 좋다고 자신을 거절했던 여자와 다시 만나는 레빈이 대인배라 

할 수 있었다. 그나마 이 책에서 원만한 관계를 보이는 커플이 레빈과 키티라 할 수 있었는데 애매한 

관계 속에 불륜녀로 낙인 찍힌 안나는 점점 브론스키에게 집착하게 되고, 안나에 대한 감정이 예전같지 

않고 그다지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부족하던 브론스키와의 관계도 점점 악화일로에 빠지다 결국 끔찍한

비극으로 종말을 맞게 된다. 이 책에서 그려지는 남녀관계는 아무리 19세기의 러시아지만 답답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요즘의 잣대로 평가하는 건 좀 그렇지만 평범한 귀족부인이었던 안나의 일탈이 낳은

비극은 한때의 불같은 사랑에 빠져 자기 삶을 거는 게 얼마나 무모한 짓임을 잘 보여주었다.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등장해 벌이는 복잡한 관계와 감정 변화는 역시 대문호 톨스토이의 이름값에 걸맞는   

풍성한 만찬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었는데 압축한 책도 이런데 3권짜리 완역본은 좀 지루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암튼 이제 책으로 봤으니 영화로는 과연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기회가 되면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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