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삼국지 1 - 난세를 이겨내는 지혜를 읽다 술술 삼국지 1
허우범 지음, 예슝 그림, 차이나랩 기획 / 책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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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동양을 대표하는 고전이라 기본 줄거리는 대부분 알지만 완역본으로 나와 있는 10권짜리

책을 읽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나도 어릴 적 아동용 요약본을 시작으로 다양한 버전의 압축된 

책들만 읽어보았지 10권짜리 책에는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2년 6개월간 네이버 차이나

랩에서 연재되었다는 2권으로 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솔직히 네이버 연재를 알진 못해서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중국인 삽화가 예슝의 그림이 내용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어 훨씬 가독성이 좋았다.


명나라 때 나관중의 소설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삼국연의'는 청나라 때 모종강이 120회로 대폭 수정했는데

우리가 읽고 있는 삼국지 판본은 대부분 모종강본이라고 한다. 12회분을 1권으로 엮어 10권짜리가 

되었다고 하는데 모종강본의 특징은 중요한 곳마다 그에 어울리는 시를 추가하고 자신의 의견을 

달았다는 점이다. 이 책에선 120회분을 60회분씩 두 권으로 다시 압축했는데 모종강본과 나관중본의

비교는 물론 다른 역사책들 속의 내용들도 확인하면서 삼국지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1권인 이 책에선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나는 도원결의를 시작으로 적벽대전을 거쳐 유비가 장송으로부터

서천 지도를 얻는 부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큰 줄거리에선 그렇게 새로운 내용이 등장하지는 않는

것 같았는데 등장인물이나 주요 사건 장면들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소설의 재미를 훨씬 생동감 있게

해주었다. 소설 형식으로 삼국지 자체를 압축해 담아낸 건 아니고 저자가 삼국지의 주요 내용을 소개

하는 형식인데 다양한 자료들을 언급하고 있어 삼국지의 내용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컴퓨터

게임에서 삼국지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대략 접했지만 이 책에서 삽화로 접한 인물들과 명장면들의

강렬한 인상과는 결코 비교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총 다섯 파트로 구성된 이 책에서 그동안 몰랐던

삼국지 관련한 내용들을 새롭게 많이 알게 되었는데 매 파트 끝에 '책씻이'를 통해 조조, 여포, 원소,

장비, 관우의 진면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고, '소설 밖 나들이'를 통해서는 소설 속 무대가 된 중국

현지의 풍경을 사진을 통해서나마 직접 볼 수 있었다. 나관중본 삼국연의 이전에는 관우보다는 장비가

더 각광받았다거나 모종강본에선 유비를 더 부각시키기 위해 조조에게 유리한 부분을 삭제하는 등

작가의 손길이 더 많이 작용했다는 등 삼국지에 얽힌 흥미로운 얘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보면 좋을 책이었던 것 같다. 기회가 되면 2권도 만나 삼국지를 제대로

정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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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역사 - 부자의 탄생과 몰락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최종훈 지음 / 피톤치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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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부러워하지만 부자가 되기는 쉽지 않고 오히려 부자를 욕하는 게 실상이다.

부자를 어느 정도의 부를 가진 사람으로 정의할 것인지도 어렵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부자들은 보통

부자라고 부르는 수준의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뭔가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인류의 

방대한 역사 속에서 대표적인 부자 15명을 선정하여 그들이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부자들의 삶을 하마르티아와 페리페테이아라는 생소한 단어들을 토대로 분석한다. 하마르티아는

그리스어로 '벗어남', '일탈'을 뜻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으로 위대한 인물이 갖는 선천적 결함, 격정적인 성격에서 비롯한 판단 착오를 의미한다. 페리페테이아는 그리스어로

운의 역전을 의미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부자들은 자신의 하마르티아를 극복해 인생 역전을 이룬

인물들이라 할 수 있었다. 저자는 부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덕목으로 독창성(전에 없던 개념을 생각

해내는 창의적인 발상, 기존에 있던 것을 조합하는 능력), 진실성(도덕적 덕목과 사회적 기여를 통한

종교적 헌신, 정신적 가치에 대한 믿음), 성실성(끈기와 인내, 불요불굴의 정신, 집착력과 근면성),

계획성(주도면밀한 전략과 계획, 밀어붙이는 추진력), 개방성(새로운 변화에 대한 오픈마인드, 문제를

수용하는 솔직함, 회복탄력성 등)을 꼽으면서 인류 역사상 대표 부자 15명을 자세하게 분석한다.


과연 누가 선정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성경에 나오는 욥을 시작으로 최초로 금화를 만든 크로이소스,

로마를 소유한 마르쿠스 크라수스, 잉글랜드를 정복한 윌리엄 1세, 가는 곳마다 황금을 나눠준 금 

부자 만사 무사, 피렌체에 르네상스의 꽃을 피운 코시모 데 메디치, 금융업을 대표하는 마이어 암셀

로스차일드. 석유 재벌 존 록펠러,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자동차왕 헨리 포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나름 시대별로 선정을 한다고 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현대에 가까운

인물들이 대거 선정된 것 같다. 만사 무사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인물들이라 그리 새로울

것은 없었는데 각 인물들의 하마르티아와 페리페테이아를 바탕으로 한 분석은 기존에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대부분의 인물들이 자신의 하마르티아를 이겨내고 인생 역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역동적인 삶의 얘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부를 축척한 과정이 윤리적으로 정당한

것인지를 따질 여지는 적지 않지만 저자가 제시한 다섯 가지 덕목 중 각자마다의 특출한 면모를 바탕으로

남들은 이루지 못한 부를 성취할 수 있었다. 그동안 부자들에 대해 부러움과 동시에 뭔가 구린 짓을

했을 거라며 막연한 추측으로 자기위안을 삼곤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들이 부자가 된 것은 나름의

특출한 면과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안목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단순히 부자가 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들과 달리 인류 역사상 대표 부자들의 삶을 저자 나름의 기준과 관점으로 잘 정리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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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한국역사인문교육원(미래학교) 지음 / 창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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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경복궁을 필두로 서울 시내 궁궐들을 명절 때 둘러보곤 했는데 궁궐과 왕릉은 조선을 

대표하는 유적들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 서울편 1'도

내가 가본 종묘와 창덕궁, 창경궁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 반가웠었는데 이 책도 궁궐과 왕릉을 중심으로

600년 조선문화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었는에 알고 보니 전에 봤던 '서울 옛길 사용

설명서'와 동일한 곳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만든 책이었다. 총 16개 주제를 한 명씩 담당하여 집필한

이 책은 단순히 궁궐과 왕릉만 다루는 게 아닌 그곳에서 살았던 왕과 왕비, 왕자, 공주, 궁녀, 내시들의

삶을 비롯해 용, 잡상, 오례, 품계훈작 등 관련된 여러 분야를 총망라하여 소개한다. 먼저 궁궐의 주인

이라 할 수 있는 왕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왕의 어원부터 왕의 일상까지 왕의 일거수일투족이 

다뤄진다.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여기지는 왕도 하루 종일 빡빡한 일정표대로 생활해야 해서 결코 편한

직업이라 할 수 없었는데 그나마 여가생활이 격구(서양의 폴로 경기와 유사)나 격방(오늘날 골프와 

유사), 활쏘기 정도였으니 그리 즐길 거리가 많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궁궐의 살림을 책임지는 왕비나

자기 뜻대로 살기 어려웠던 왕자와 공주의 삶도 간략하게 엿볼 수 있었다. 궁녀는 오늘날로 치면 여성

공무원이라 할 수 있는데 최고 자리인 정5품 제조상궁을 필두로 나인, 애기나인과 그 밑에 무수리 등이

있었다. 궁녀들이 보통 하루 열두 시간 일하고 서른여섯 시간 쉬는 격일제 근무를 했다는 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상대적으로 지출할 데가 없는 궁녀들은 고소득자로 상당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내시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는데 환관 생성 4가지 방법 등 내시의 삶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궁궐이나 종묘 등 주요 시설물 추녀마루에 있는 토우를 가리키는 잡상이나 경복궁에 주역의 원리가

담겨진 사실, 존호, 연호, 시호, 능호 등 왕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도 이번에 확실히 정리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흔히 부르는 세종, 정조 등은 모두 묘호였다. 세조의 경우 원래 '신종', '예종', '성종' 세 가지가

추천되었지만 아들인 예종이 아버지에게 '국가를 중흥시킨 공'이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조'가

들어낸 세조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궁궐과 왕릉을 중심으로 조선왕조의 다양한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기존에 알던 내용들은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고,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또 다른 주제를 선정해 우리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들을 출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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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거울 - 바로크 미술에 담긴 철학의 초상
유성애 지음 / 미진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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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를 다룬 그림들에 관한 책들을 그동안 여러 권 봤었다.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경제학자의 미술관' 등 다양한 분야에 관계된 그림들만 모아 놓은 책들을 통해 그림의

주제가 상당히 폭넓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는데 이 책은 바로크 시대 철학자의 모습을 다룬 그림들만 

따로 모아 그 의미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사실 철학과 예술은 동떨어진 것처럼 여겨지면서도 뭔가 묘한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선 예술

작품은 철학 이론의 설명력을 높이는 매개체가 되고, 다시 철학 이론은 작품 감상의 척도가 되는 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음을 보여주는데, 바로크의 철학자 그림은 문제의 방향을 철학에서 철학자로 돌려

철학자 그림을 통해 철학자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총 여섯 장에 걸쳐 정말 다양한 철학자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철학자를 그린 그림이 이렇게나 많았는지 놀라울 지경이었다. 그래도 철학자

그림의 대표 주자는 바티칸에 있는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이라 할 수 있는데, 고대 그리스 철학의

쌍두 마차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수많은 철학자들이 그림 속에 등장해 철학자들을

찾아보는 재미를 맛보게 해준다. 이 책에선 그동안 몰랐던 화가들이 엄청 등장하는데 특히 후세페 데

리베라의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첫 장의 제목이 '누더기 철학자'여서 디오게네스 등을 떠올리게

했는데, 17세기 누더기 철학자상은 빈자의 모습을 한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로, 철학자는 자발적으로

가난한 삶을 선택하지만, 가난 자체가 목적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목적으로 한다고 말한다. 즉 17세기

누더기 철학자 그림은 자기 실현의 자유를 형상화한다고 볼 수 있는데, 자기 실현의 자유는 산업혁명과 

시장경제 확산으로 매우 짧은 기간만 유효했다고 한다. 이렇게 누더기 철학자는 진리에 헌신하는 자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었다. 서양 역사에서 철학자는 군중의 수호자, 보호자, 파수꾼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 책에선 역사 속 여러 유명 철학자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은 물론 철학자들이 어떤 존재이고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17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한정하여 철학자 

그림들을 소개하였음에도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찾아내 풍성한 얘기들을 들려준 저자의 정성이 결국

이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는데, 자기반성적 인간을 상징하는 바로크 작품 속 철학자들의 모습을 통해 

요즘 찬밥 신세가 되고 만 철학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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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고스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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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시리즈 제3편. 나오키상 수상작인 1편에 이어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까지 여러

위기를 극복해낸 쓰쿠다 제작소가 이번에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중소기업으로서 늘 대기업들의

횡포에 맞서 기술력과 신뢰로 버텨온 쓰쿠다 제작소는 주력 상품인 로켓 엔진의 밸브를 납품하던 

데이코쿠 중공업이 로켓 사업 철수를 검토하자 새로운 살길을 모색한다. 우연히 농업용 트랙터의 

트랜스미션 개발에 뛰어들게 되지만 벤처기업 기어 고스트가 요구하던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는데...


소형 엔진 밸브 전문 중소기업 쓰쿠다 제작소는 로켓 엔진과 인공 심장에서 연이어 성공을 거둬 이번엔

과연 어떤 분야로 진출할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의외인 농기구 분야에 도전한다. 대기업들의 갑질과

경쟁사들의 계략에 맞서 꿋꿋하게 정도만을 걸었던 쓰쿠다 제작소의 통쾌한 승리는 늘 답답한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어주었는데 이번에는 전작들과는 약간 다르게 다른 회사의 싸움에 동참하는 형식의

얘기가 펼쳐진다. 기어 고스트의 경쟁 입찰에 참여하면서 트랜스미션에 맞는 밸브 개발에 착수하지만

가격 제한 아래 최상의 성능을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게다가 기어 고스트가 특허 침해 문제에

휘말리면서 쓰쿠다 제작소가 출자를 통해 인수할 계획까지 세우는데 여기에도 교묘한 계략이 숨겨져

있었다. 그동안 온갖 나쁜 놈들이 등장했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쓰레기들이 회사를 거저 먹으려고

드는데 자칫 잘못했으면 그대로 당할 뻔 했으니 정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허

관련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는 듯 싶더니 이번에는 또 의외의 인물이 뒤통수를 치는데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앞선 두 작품과는 달리 쓰쿠다 제작소가 왠지 주연이 아닌 조연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는데 다음 작품인 '야타가라스'와의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솔솔했는데 또다시 변화의 물결 앞에 선 쓰쿠다 

제작소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다음 작품을 빨리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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