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을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서 우리와 중국 역사 속 간신들을 소개한 책

간신열전 - 지금 우리 시대의 진짜 간신은 누구인가?
이한우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2월

요즘도 간신같은 인간들이 설치고 있어 나라가 엉망이지만 간신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간신의 운명은

결국 임금이 제대로 된 정치를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에 따라 간신이 발을 못 붙일 수도, 

활개를 칠 수도 있다. 전에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라는 책에서 조선시대 간신 9명을 통해 간신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제대로 배웠는데 이 책에선 간신을 총 7가지로 체계적으로

분류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중국과 우리 역사에서 찾아 소개한다.

저자는 간신을 나라를 무너뜨린 '찬신', 황음에 빠진 임금을 시해한 '역신', 임금을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른 '권간', 임금의 눈과 귀를 멀게 한 '영신', 임금의 총애를 믿고 동료를 해친 '참신', 아첨으로 

자기 이익만 추구한 '유신', 자리만 지키며 녹봉이나 축내는 '구신'의 7가지로 분류한다. 먼저 찬신으론

중국 한나라를 무너뜨린 왕망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고, 고려시대 이자겸도 찬신의 반열에 올랐다.

불로장생에 미혹된 당나라 헌종은 구사량같은 환관들에게 놀아났는데 우리의 경우 고려 공민왕이 

신선술에 빠져 광기를 부리다가 결국 살해당하는 비극을 맞게 되었다. 반면 엄자치와 김처선은 환관의

바른 모습을 보인 경우로 평가했다. 임금보다 더한 권력을 휘두른 권간으로는 진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조고가 대표적이었고, 우리의 경우 고려를 멸망의 길로 인도한 이인임과 조선시대 김안로가 거론되었다.

교언영색으로 상징되는 영신으로는 당나라 현종 때의 이임보와 고려 의종 때의 환관 정함과 백선연,

그리고 우리에게도 친숙한 정조의 한때 오른팔이었던 홍국영이 선정되었다. 참신으로는 광해군 시절

동생 영창대군을 죽이고 계모 인목대비를 폐모시키는데 활약한 이이첨과 인조 시절 소현세자 가족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임경업을 고문으로 죽게 만든 김자점이 포함되었다. 영신과 유사한 유신으로는 3대에

걸쳐 임금을 농락한 임원준, 임사홍, 임광재 등을 뽑았고, 마지막 구신으론 죽과 밥만 축내는 신하라고

사관이 평가한 연산군의 장인 신승선이 거론되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간신 반열에 오른 여러

인물들을 알게 되었는데 사실 왕조시대에나 존재하는 거라 생각했던 간신이 요즘 시대에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 씁쓸할 따름이다. 구양서가 주도한 사서인 '신당서'와 우리의 고려사에 간신열전이 따로

있었던 것처럼 간신은 역사 속에 늘 존재하면서 상당한 활약을 했는데, 형식적으로나마 평등한 현재에

역사 속 여러 유형의 간신들을 살펴보면서 간신같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책이었다.  

사형 직전에 진범의 자백으로 목숨을 구한 전직 미식축구 선수 사건의 숨겨진 진실은?

괴물이라 불린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5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던 데커가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 능력

발휘에 나선다. 자기 가족을 죽인 진범을 찾는 사건에 관여했던 FBI 요원 보거트가 미제 사건 전담팀을

꾸리면서 데커를 스카우트했고 덤으로(?) 같이 활약했던 기자 재미슨도 합류시킨다. 새출발을 위해

콴티코로 향하던 데커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20년 전 친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판결을 선고받고

사형 집행 직전에 진범이 자백하는 바람에 목숨을 건진 전직 미식축구 선수 멜빈 마스의 얘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미식축구 선수로 뛸 때 상대 팀 선수로 만났던 멜빈 마스와의 기억을 떠올린다. 자신 가족들

사건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멜빈 마스 사건에 뭔가가 있음을 직감한 데커는 멜빈 마스 사건을 첫 번째

사건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데...  

마치 데커의 사연을 보는 듯한 마스 사건에 데커가 꽂힌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사형 직전

목숨을 건진 도스토예프스키를 떠올리게 한 마스의 사건은 데커의 사건과는 달리 자신이 마스의 부모를

죽인 진범이라고 자백한 범인이 그대로 전기의자에서 사형집행을 당하면서 다른 전개를 보인다. 하지만

이미 다른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집행된 것이고 갑자기 돈이 어디서 났는지 그의 부인이 명품들을 

구매하는 등 구린 냄새를 잔뜩 풍기자 데커 일행이 집요하게 그녀의 뒤를 캐려는 찰나 마스의 부모처럼 

화재가 나서 죽고 만다. 진범인 줄 알았던 남자의 자백이 누군가의 사주에 의한 거짓임이 확실시 되면서

풀려났던 마스의 무죄도 다시 안개속으로 빠지고 수사팀마저 해체되는 상황에 데커와 재미슨은 끝까지

마스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포기를 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대븐포트가 납치되면서 진실을 숨기려는

세력이 존재함이 명확해지면서 마스 부모의 죽음의 비밀을 밝히고, 마스를 꺼내주려고 한 자와 추적을 

방해하는 자를 잡기 위한 데커 일행의 처절한 분투가 계속된다. 적은 단서를 가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간신히 쫓아가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은 과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다.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충격적인 범죄들이 수면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런 끔찍한

짓들을 하고 위선의 가면을 쓰고 사는 자들이 현실에서도 적지 않을 걸 생각하면 소름이 끼쳤다. 전작에

이어 이 책에서도 데커 특유의 능력과 스타일로 불가능해 보였던 범죄의 진실을 밝혀내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진진했는데 결코 쉽게 드러내기 어려웠던 추악한 범죄를 온세상에 드러낸 데커의 집념이 

역시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두 작품으로 확실한 데커 팬이 되었는데 어서 다음 작품과 만나고 싶다. 

자신의 가족을 끔찍하게 죽인 범인의 정체를 밝히려는 모든 걸 기억하는 남자의 분투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미식축구 선수로 NFL 경기에서 상대 팀 선수와 충돌해 두 번이나 죽었다 살아난 에이머스 데커는 이후

과잉기억증후군으로 모든 걸 기억하는 남자가 된다. 경찰이 되어 오랜 잠복근무 후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와 딸, 처남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걸 발견하게 된 데커는 폐인이 되어 살아가던 중 2년만에

자신이 데커의 가족들을 죽인 범인이라며 한 남자가 자수를 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 책은 오래 전부터 내가 딱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작품이라 책장에 고이 모셔놓고 있다가 이번에

설 연휴를 맞이해 드디어 손에 잡게 되었다. 책 제목이 예전 노영심의 '별 걸 다 기억하는 남자'를 

떠오르게 했는데 데커가 가진 특별한 능력은 범죄수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었지만 그 자신에겐

끔찍한 고통마저 잊을 수 없게 만들어 그리 좋은 능력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가족을 잃은 충격에

헤어나지 못하고 간신히 삶을 이어가던 데커에게 난데없이 가족을 죽였다는 범인이 자수를 하자 그가

진범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몰래 그를 찾아가고, 세븐일레븐에서 자신이 그를 무시해서 데커의 가족을

몰살시켰다는 황당한 대답을 듣게 된다. 상태가 안 좋은 범인의 뜬금없는 자수에 뭔가 의도가 있음을

직감한 데커는 다시 가족들을 죽인 범인과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서지만 범인은 마치 데커가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내다본 것처럼 그에게 계속 메시지를 남기는데...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과는 정반대로 모든 걸 기억하는 데커에게 가혹한 짓을 한 범인의 정체는 결국

그가 어렵사리 자신의 과거를 추적해나간 결과 드러난다. 자신을 무시했다는 그런 황당한 이유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고 정말 그런 이유로 가족을 잃게 된 거라 충격적이었는데 딱 영화 '올드보이'가

떠올랐다. 무심코 한 말 때문에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했던 '올드보이'의 최민식처럼 데커도 전혀 

의도하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인해 범인에게 원한을 사게 되어 처절한 복수를 당하게 되었다. 데커 

입장에선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는데 범인이 겪은 파란만장한 일들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었다. 요즘 배구계가 학폭 폭로로 시끄럽지만 세상에는 정말 나쁜 짓을 하고

멀쩡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이 많다 보니 피해자들의 원한을 푸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데커처럼

엉뚱한 사람에게 불똥이 튀는 수도 있지만 결국 가해자들을 제대로 응징하지 못한 사회 전체가 그 대가를

치르는 게 아닌가 싶었다. 사연 많은 주인공 데커가 자신의 가족을 죽인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작품이었는데 특별한 능력을 활용하여 범인을 밝혀나가는 재미가 정말 솔솔했다.

왜 이 책을 이제야 읽었을까 하는 때늦은 후회도 되었는데 아직 봐야 할 시리즈가 여러 권 있다는 데

위안을 삼으며 어서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러 가야겠다. 

그동안 잘 몰랐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담아낸 책

대체불가 라틴아메리카
장재준 지음 / 의미와재미 / 2021년 1월

라틴아메리카는 아프리카와 함께 우리에겐 멀고도 낯선 지역이다. 전에 읽은 '페루, 안데스의 시간'

이란 책과 '멕시코, 일요일 2시'란 책이 라틴아메리카를 다룬 책들인데 이 책들만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던 차에 라틴아메리카를 제대로 다룬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그동안 몰랐던 라틴아메리카의 

대체불가한 매력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첨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닌가 싶었는데 중남미 문학이 전공인 저자가 썼던 라틴

아메리카와 관련된 글들을 모은 에세이 성격의 책이었다. '경계, 길 위의 핀 꽃', '아바나, 음악의 섬',

'혁명, 총알처럼 시를 품고', '차스키, 발바닥이 날개였던 잉카의 파발꾼', '슈거노믹스, 설탕으로 빚은

땅'의 총 5장에 걸쳐 라틴아메리카와 연관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는데 먼저 경계인들의 문제로 

시작한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은 늘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으려는 라틴아메리카인들로 우글거리는데

트럼프 정권 하에선 국경 통제가 더욱 강력해져서 현대판 만리장성이 건설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와 라틴아메리카는 그리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이 책에선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의 신라 시대 

여인의 미소와 페루 북부 모체 문명이 남긴 사람얼굴모양 토기의 안데스 사내의 미소를 연결시킨다.

쿠바의 음악도 뺴놓을 수 없는데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보지 않아서 그 진수를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음악과 '흥'에 대해 글로나마 그 진가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 

라틴아메리카를 상징하는 인물을 한 명만 꼽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 체 게바라를 떠올릴 것

같다. 그만큼 혁명의 아이콘이 된 체 게바라를 빼놓고 라틴아메리카를 얘기할 수 없는데 이 책에서는

멕시코 혁명 당시 활약한 페트라 에레라와 아멜리아 로블레스의 얘기도 들려준다. 둘 다 여성이지만

남성 이상의 활약을 하였음에도 생물학적 여자란 이유로 홀대받은 아픔을 알려주었다. 잉카에는 조선의

파발 대신 달리는 인간 '차스키'들이 존재했는데 산악 지형에서 그 어떤 통신수단보다 요긴한 역할을

해서 잉카의 헤르메스라 하기에 충분했다. 쿠바를 비롯한 사탕수수 주요 산지들은 '슈거 노믹스'라

부를 정도로 설탕이 경제에 큰 역할을 차지했는데 17세기 바베이도스가 사실상 영국령 아메리카 

식민지들의 비공식 수도 역할을 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음식 천국이라는 멕시코는 잘못된 정책으로

옥수수 종주국에서 옥수수 최대 수입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는데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역시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걸 새삼 깨달았는데

좀 더 관심을 갖고 알려고 노력해야 라틴아메리카와도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잠에서 깨니 센트럴파크에 낯선 남자와 수갑이 채워져 있던 파리의 여형사에게 벌어진 진실은?

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전날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신 파리의 형사 알리스는 잠에서 깨어나 보니 숲속의 통나무 벤치에 

누워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란다. 게다가 옆에는 전혀 모르는 남자가 누워 있고 남자의 손목과 자신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으며 자신이 있는 곳이 바로 뉴욕의 센트럴 파크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데...

기욤 뮈소의 책은 '구해줘' 이후 여러 작품들을 만났었는데 '브루클린의 소녀'을 읽은 지 벌써 3년 반

이상 지나 정말 오랜만에 그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이 책도 예전에 구입해놓고 책장 속에 

잠자다가 책장 정리를 하면서 꺼내 보게 되었는데 첫 장면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파리에 있던 여자가 아침에 뉴욕에 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호기심을 자아냈는데 그것도 모르는 남자와 수갑까지 채워져 당장 수갑부터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다. 자신이 재즈피아니스트라는 가브리엘과 놀고 있던 한 아이의 휴대폰을 훔쳐 달아난 

두 사람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알리스의 고통스러웠던

과거가 하나씩 드러난다. 미남 의사 폴 말로리와 극적인 만남과 결혼에 골인한 후 임신까지 했지만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알리스는 단독으로 범인을 추적하다 범인에게 일격을 당해 아이를 잃고

죽을 고비를 간신히 넘기지만 소식을 듣고 달려오던 남편마저 교통사고로 잃는 끔찍한 일들을 겪는다.

이런 사연을 가진 알리스와 자신이 사실은 FBI 형사라며 알리스가 쫓던 연쇄살인범을 자신도 추적 

중이라는 가브리엘은 의기투합해서 연쇄살인범의 행방을 쫓지만 뭔가 숨기는 듯한 가브리엘과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알리스는 서로에 대한 온전한 믿음을 두지 못하는데...

알리스와 가브리엘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은 뭔가 명쾌하지 않은 가운데 점점 절정으로 다가갈수록

수렁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기욤 뮈소의 능수능란한 솜씨는 특유의 반전으로 놀라운 사건의

진실을 들려준다. 어떻게 보면 좀 당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이런 설정을 해놓으면 결코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독자들을 궁금증의 덫에 빠뜨려 계속 사건에 몰입하게 만들다가 화끈하게

뒤통수를 작렬시키는 그의 능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잠시동안

잊고 있었던 기욤 뮈소표 로맨틱 스릴러의 매력을 다시 되살려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