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 확장판(2Disc) [일반판]
론 하워드 감독, 이완 맥그리거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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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간의 한판 대결을 그린 댄 브라운의 원작이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많은 기대를 했다.  

원작의 내용 자체도 영화를 보는 것 같이 정말 흥미진진한데다 로마와 바티칸을 무대로 벌어지는  

이야기여서 분명 영화로 만들면 괜찮은 작품이 나올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역시 영화로는 원작의 재미를 고스란히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댄 브라운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였던 '다빈치코드'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배경이 로마와 바티칸의 유명 성당들이어서 볼 거리는 많았고 원작이 워낙 스릴 넘치는 추격전과  

반전을 담고 있어 원작에만 충실해도 기본 이상을 할 수 있는 작품인데도  

책에서 느꼈던 강렬한 인상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물론 영화 자체가 재미가 없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책과 비교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영화 자체는 헐리웃 영화다운 재미가 충분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종교와 과학간의 문제를 영화를 보면서는 거의 할 수 없다는 점이 영화의 취약한 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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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추억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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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에서 금발 머리의 여자가 웃고 있는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수사국의 살인 3계 팀장인 제임스 헐리는 정직 중인 크리스 매코이와 심리분석관 라일라 스펜스  

등으로 수사팀을 꾸리지만 범인은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웃는 모습의 여자 시체를 계속 남기고,  

과거의 끔찍했던 사건의 악몽에 시달리던 매코이는  

7년 전의 연쇄살인마 데니스 코헨이 다시 돌아왔다고 확신하는데...

 

'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으로 한국 팩션계의 선두주자로 우뚝 선  

이정명 작가가 이번에는 추리소설을 들고 나타났다.

사실 가제본 이벤트를 통해 이 책을 출간 전에 읽어보았는데 
당연히 역사 팩션일 줄 알았던 생각과달리  

결코 전혀 외국 유명작가의 작품에 뒤지지 않는 크라임 스릴러였다.

   


이 책에선 기본적으로 우리의 기억에 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예전에 읽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 나온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실험에도 나오는 것처럼  

우리가 명백히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얼마든지 잘못된 기억일 수 있음을  

이 책은 크리스 매코이를 통해 잘 보여주었다.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는 끔찍한 사건 때문에 겪는 트라우마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얼마든지 망가뜨려서 제대로 된 기억은 물론 판단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크리스 매코이도 7년 전 연쇄살인마 데니스 코헨과의 목숨을 건 대결로 식물인간 상태로 상당 기간  

있었고, 심지어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로 겨우 살아 난 상태에다가 데니스 코헨의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기억 때문에 늘 괴로워하면서 어떻게든 데니스 코헨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지만  

점점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게다가 죽은 여자들 때문에 또 다른 사람들의 자살 내지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크리스 매코이와 데니스 코헨의 최후의 대결이 펼쳐지는데...

 

뉴아일랜드와 침니랜드라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로운 사건을 담은  

이정명 작가의 신작은 우리 소설로서는 신선한 시도였다 할 수 있었다.  

신문에 나오는 퍼즐이 단서가 된다는 등의 설정은  

분명 다른 책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었다.

트라우마 등의 최근 각광받는 소재와 경찰이 주인공이 되어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물은 외국에선  

종종 볼 수 있지만 우리 작가의 크라임 스릴러를 만났다는 것만으로 분명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설정이 외국과 외국인으로 되어 있는 점인데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국 사람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순수 국산 스릴러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 내지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해서 여러 작품을 읽어 보았지만  

대부분 일본 내지 영미의 작가들 작품이었다.

우리 작가의 작품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외국에 비해 장르소설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우리 작가의 작품들을 제대로 찾아 읽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우리 작가들의 작품은 그다지 홍보도 되지 않아 그냥 묻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정명 작가의 이 작품이 우리나라의 장르소설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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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살인 (2disc)
류덕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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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의 아들 방이 피바다가 된 상태에서 아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해부실험을 위해 주워온 시체가 바로 실종된 대신의 아들인 사실을 안 의학도 광수(류덕환)는  

사설 탐정 진호(황정민)에게 사건을 의뢰하는데...

 

범죄를 다룬 추리물을 즐기는 나로선 당연히 흥미가 갔던 영화였다.  

시대극이라 왠지 예전에 본 '혈의 누'와 비슷한 느낌이 들 것 같았는데  

그나마 개화기 이후 서양문물이 도입된 시기라 그 당시로는 최선의 과학수사(?)가 시행되었다.  

연쇄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공권력보다는 사립탐정인 진호가 맹활약하는 모습이나  

여류발명가인 순덕(엄지원)이 만든 수사기구들을 활용하는 모습들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는데  

사건 자체의 치밀함은 조금 빈약한 느낌도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마치 셜록 홈즈와 와트슨을 연상시키는 진호와 광수의 활약이 돋보였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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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전설 : 동양편
아침나무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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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하면 '전설의 고향'이라는 TV 프로그램이 먼저 떠오른다.

대부분 한이 맺힌 원귀들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그런 한의 정서가 우리네 대표적인(?) 정서가 되어  

사람들의 입을 통해 대대로 전해진 것이 바로 전설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동양권 여러 나라들의 전설을 모아놓은 이 책은 각 나라의 전설을 통해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먼저 우리 나라의 전설로는 최치원, 강감찬 등의 영웅전설, 신립과 아랑의 원귀전설,  

요즘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선덕여왕에 얽힌 지귀 등 다른 귀신에 관한 전설,  

그밖에 전설 하면 연상되는 구미호에 관한 전설 등을 소개하고 있다.

용왕의 딸과 결혼하는 거타지나 왕건의 할아버지 작제건의 전설은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의 
얘기로  

역시 전설의 특징은 그 나라 사람들이 은연중에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점이 아닐까 싶다.

금돼지의 아들이라는 최치원의 전설이나 여우의 아들이라는 강감찬의 전설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순수한 인간 혈통이 아닐 거라는 사람들의 정서가 그런 전설을 만들어냈을 것 같다.

여러 귀신들에 얽힌 전설은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는데

내용이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어 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중국의 경우 전설적인 인물들에 얽힌 얘기가 많았다.

진시황의 위협에도 자신의 사랑을 끝까지 지킨 맹강녀의 전설이나

사람으로 이루지 못한 사랑을 나비가 되어 이룬 양산백과 축영대의 사랑은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수 있었다.

그 밖에 고사나 각종 사서에 등장하는 왕이나 제후, 충신, 간신 등의 얘기가  

전설로 전해져 후세 사람들의 교훈이 되고 있었다.

 

인도의 경우엔 왕과 왕비간의 사랑 얘기가 많았다.

타지마할로 유명한 샤 자한과 뭄타즈 마할의 사랑은 지금도 우리에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전설은 시험에 들어 산전수전 다 겪는 하리쉬찬드라의 얘기였다.  

진실만을 말하겠다는 맹세로 인해 성자들의 시험을 받는 그의 역정이  

안타까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일본 전설에는 역시 요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요괴들이 왠지 악동 같은 느낌을 주었다.

몽골의 전설 중 '선녀와 젊은이' 전설은 우리의 선녀와 나뭇꾼 얘기와 비슷했는데  

나라는 달라도 서로 통하는 점이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그 밖에 동남아시아, 이집트, 아라비아는 물론 아프리카의 전설까지 담고 있어  

잘 몰랐던 지역의 전설까지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전설은 그 지역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레 만들어져 전해내려온 것으로

얘기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울 뿐 아니라 나름의 교훈도 담고 있다.

게다가 요즘에는 문화 컨텐츠로서 전설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여기저기서 진행 중에 있다.  

그동안 전설에 대한 관심이나 이를 보존, 발굴하려는 노력이 미흡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동양의 여러 나라 전설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전설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고  

우리의 전설도 문화유산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를 문화 컨텐츠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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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추억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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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본질은 죄나 불완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악한 사람들은 자신의 악을 의식하는 동시에 그것을 피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노력한다. 그들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자신의 양심을 직시하는 고통, 자신의 죄와 불완전을 인정하는 고통이다.

-스캇 펙-45쪽

기억은 괴물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잊는다 해도 그것은 잊지 않는다. 그것은 기록을 다른 곳에 남겨둘 뿐이다. 그것은 우리를 위해 기록을 유지하기도 하고 숨기기도 한다. 또 자신의 의지에 따라 기록을 우리 회상 속으로 불러낸다. 우리는 우리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것이 우리를 가지고 있다.

-존 어빙-87쪽

좋지 않은 기억은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는다. 지독한 기억은 사람의 정신을 갉아먹고 마침내 그 삶을 갉아먹는다.-235쪽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모르는 건 두려움 때문이에요. 자기가 아는 자신과 실제 자신이 얼마나 다른지 아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죠. 그 진실을 바로 보기가 두려운 거예요.-243-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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