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베라 파미가 외, 마크 허만 / Miramax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2차대전이 한창이던 때 나치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외딴 곳으로 이사간 브루노는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지내다가 근처에 있는 농장(?)에서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또래의 슈무엘을 만나게 되는데...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나 소설은 그동안 너무 많았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나치와 그들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의 얘기는 대부분
쉽게 몰입하게 만들어주었는데 이 영화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홀로코스트를 그려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브루노는 조금씩 이상한 걸 깨닫게 되고
마지막에 슈무엘의 아버지를 찾아주기 위해 직접 줄무늬 파자마를 입게 농장으로 잠입하게 되는데...
순수한 브루노가 어른들이 저지르는 만행을 이해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버지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브루노는 슈무엘의 아버지를 찾아주기 위해 기꺼이 줄무늬 파자마를 입었을 것이다.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한다고 하던 브루노의 아버지를 생각하면 부르노의 비극이
오히려 통쾌(?)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나치도 자신들이 저지르는 일을
자기 가족들이 당한다면 과연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나치에게 그토록 만행을 당했던 유대인들은
이제 가해자가 되어 팔레스타인에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주민들을 엄격히 통제된 구역 안에서 살게 하고 자기 국민이 1명 죽으면
수천명을 죽이는 보복을 서슴치 않는 악의 축이 되었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그냥 침묵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이다.
브루노와 슈무엘을 갈라놓았던 철조망이 사람들 마음 사이에 세워져
누가 무슨 짓을 저질러도 모르는 척 하고 사는 세상이 되고 말았는데 자기 가족, 자기 국민이
같은 꼴을 당해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요즘 세상을 더욱 씁쓸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