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80대 할아버지의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벤자민(브래드 피트)은 양로원에서 길러진다.  

태어날 때 거의 죽기 직전의 노인의 외모를 지녔던 벤자민은  

신기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차츰 젊어지기 시작하고,  

나이로는 자신의 또래인 데이시(케이트 블랑쉐)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데...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스콧 피츠제랄드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나이를 거꾸로 먹는 남자의 삶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소설이나 영화에서 나이를 빨리 먹거나, 조로증에 걸리거나  

어른이 되어 버린 아이 얘기는 종종 등장했었는데 나이를 거꾸로 먹는 설정은 처음 봐서 신선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리는 벤자민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생기가 넘치는 삶을 살게 되고  

다시 만난 데이시와의 사랑도 예쁘게 키워나간다.  

하지만 그들에겐 다른 커플에겐 없는 남다른 고민이 있었고 결국 벤자민은 데이시를 떠나게 되는데...

 

서로의 육체적 나이가 비슷한 시점에선 전혀 문제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육체적 나이차는 다시 벌어지기 시작한다.  

같이 늙어갈 수 없는 고통이 그들을 이별하게 만드는데 자신이 짐이 되는 게 싫었던 벤자민이  

데이시를 떠나지만 결국 어린 그를 돌보는 건 데이시의 몫이었다.  

우리가 흔히 사랑하면 나이 차이는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 영화 속처럼 나이를 서로 정반대로 먹는다면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물론 늙으면 아기가 된다면 말도 있지만 노인과 아이는 전혀 다르다.  

노인은 그나마 치매가 아니고 거동이 가능하면 부양하는 게 크게 어렵진 않지만  

유아의 경우 한시도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다.  

암튼 서로 나이가 교차하는 운명의 벤자민과 데이시의 사랑을 흥미롭게 잘 그린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3disc, 디지팩)
김지운 감독 / CJ 엔터테인먼트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무법천지인 1930년대 만주.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이들 세 사람이 펼치는 보물 찾기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한국 영화계의 최고 남자 스타배우들을 세 명이나 기용한 김지운 감독의 대박 블록버스터.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석양의 무법자 원제가 'The Good, The Bad, The Ugly'이고  

내용도 유사한 면이 있어 아마도 이 영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윤태구가 열차털이 중 보물지도를 가지게 되면서 박도원, 박창이 및 일본군 등 모든 사람들이  

윤태구를 추격하고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는데  

너무 명성이 높아선지 기대에 부응할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세 명의 탑스타들의 연기대결은 역시 송강호의 손을 들어줘야 할 것 같다.  

정우성과 이병헌은 그다지 돋보이는 점이 없는 반면 그나마 송강호는 리얼한 연기를 보여줬다.

소문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엄청난 흥행몰이를 한 영화치고는

그다지 재미있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았던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OT 트렌드 2009 - 149개 글로벌 사례에서 발견하는 비즈니스 기회, Leader's Next 1
한국트렌드연구소.PFIN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작년에 '세상을 뒤집을 100가지 미래상품'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 책에는 5년 내지 10년 이내에 시장에 출시될 기발한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상품들이 많았다.

2009년 현재 가장 촉망받는 트렌드들을 한 데 모아놓은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상품들은  

이미 상품화된 것들이지만 아직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지는 않은 제품들이다.

한국 트렌드연구소(이런 연구소가 있는지는 처음 알게 되었다)가 149개의 핫 트렌드를 선별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소비자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트렌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무너지자 북극곰들은 먹이를 찾아 
그들의 전통적인 서식지에서 이동을  

시작했다. 그 가운데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은 북극곰들은 흰기러기 둥지에서 알을 깨서 먹는 방법을

터득한 북극곰들이었다. 이는 적자생존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이 살아남은 것은 더 멀리, 새로운 곳까지 가는 용기와 지혜 때문이다.  

한 마디로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안목을 가졌기 때문이다.

 

핫 트렌드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연한 사고와 행동을 가져야 한다.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플렉스 스페이스', 짜투리 시간까지 활용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달콤한 단막극' 등이 좋은 예다.

다음으로 새로운 지도를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항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포지셔닝한 '에어 러시',  

고령화 시대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트렌드 '리타이어'가 좋은 예다.

마지막으로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소 단위의 가치와 기능에 집중하는 '픽셀 밸류',  

소음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조용함을 선사하는 '콘 소르디노',  

남자만의 가치를 지향하는 '로열 댄디'가 그 좋은 예이다.

 

이 책에 소개된 트렌드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해서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고,  

우리가 상상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 것들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고정관념을 파괴시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시켜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점심 시간에 질 높은 수면을 보장해주는 옐로나  

호흡상태에 따라 알람시간을 결정하는 해피웨이크업, 기분에 따라 바뀌는 조명인 메신저1,  

남자들을 위한 맞춤형 부엌인 포르쉐 키친 디자인, 남성전용 생활가전용품들,  

전문직 은퇴자의 사회공헌사업을 위한 해피시니어, 회전하면서 용도가 바뀌는 프라다 트랜스포머 등의

새로운 트렌드가 매우 흥미를 끌었다.  

만약 이런 상품들이 우리에게도 보편화된다면 삶의 질이 한층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트렌드를 읽는 것은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필수적인 기술이 아닐까 싶다.  

기술이나 유행의 유효기간이 급속히 짧아지고 있는 요즘 시대에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선  

상당한 관심이 요구된다. 그리고 북극곰이 생존을 위해 흰기러기 둥지를 찾아내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듯 우리에게도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2009년 현재 핫 트렌드 149개의 사례를 정리한 이 책은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상품을 갈망하는 얼리어답터, 기존의 고정관념에 젖어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었다.

내가 모르고 있지만 지구 어느 곳에선 새로운 트렌드들이 생겨나고 있고,  

이런 트렌드들의 생성과 성장을 놓치고 있다면 나도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굶어죽는 

북극곰과 같은 신세가 될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 작가로서 마니아 팬을 확보하고 있는 노희경의 에세이집

제목부터 날 뜨끔하게(?) 만들기 충분한 책이었는데

(난 단순히 유죄로는 부족하고 한 무기징역은 선고받아야 할 듯...ㅋ)

사실 그녀가 쓴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거짓말', 내가 사는 이유',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 그녀의 쓴 드라마는  

얼핏 몇 번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그다지 인상에 남아 있진 않다.  

그녀의 드라마가 흔히 얘기하는 막장형의 대박 드라마도 아니고,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드라마도, 청춘 스타들이 등장하는 트렌디 드라마도 아니어서  

그다지 시청률도 높지 않고 화제가 되지도 않지만

그녀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만들어낼 정도의 흡입력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그녀의 가족과 사랑, 일에 대한 얘기가 실려 있다.  

'버려주어 고맙다'는 아픈 고백을 들려주는 첫 사랑 얘기,

가난한 집 칠형제 중 여섯 째로 태어난 환영받지 못한 자신의 출생 얘기,  

늘 말썽만 부리다 자신이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는 모습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 등  

자신의 얘기를 진솔하게 하였다.

자기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이 적나라한 자기 얘기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자신이 아픈 기억들을 쏟아내며 아픔의 기억은 많을수록 좋다고 말한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그려내는 드라마 작가로서 아픔의 기억은 좋은 글을 쓰는데 자양분이 될 것이고,

일반 사람에게도 아픔은 분명 보다 성장할 계기가 된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후의 얘기는 표민수 피디와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연기자 중에선 윤여정과 나문희와의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다.

일을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면서 때로는 비판도, 힘들 때는 애정어린 격려도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선 노희경 작가는 그 누구에 못지 않게 행복한 사람 같았다.

 

'봄날은 간다'와 '화양연화', '바그다드 카페'에 관한 감상평도 실려 있었는데  

특히 내가 좋아하는 영화 '봄날은 간다'에 대한 작가의 감상이 인상적이었다.  

작가는 은수(이영애)를 이해하는 입장인데 이미 사랑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성숙한 여자에게  

'사랑은 어떻게 변하니?'라고 하는 철부지 순수한 소년 스타일의 상우(유지태)는  

역시 버거운 존재였다고 말한다. 사랑이 현실인 여자에게 아직 사랑이 전부라 생각하는 순진한 남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그녀의 해석은 나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인공 지오와 준영의 얘기도 중간중간에 실려 있는데  

드라마를 봤더라면 좀 더 와닿았을 것 같다.

 

자극적인 책 제목 만큼 책이 예쁘다는 점도 돋보인다.

파스텔톤의 예쁜 그림과 중간중간에 노희경 작가가 직접 쓴 듯한 속지까지  

딱 소녀 취향의 디자인과 편집이라 할 수 있었다.

 

사랑은 누구나 갈망하는 것이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리고 우리의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다.

노희경 작가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들을 모은 이 책은 좀 가벼우면서 예쁘게 포장한 듯한 느낌을 주지만  

작가의 삶과 생각을 읽으며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사랑에 있어선 늘 죄인(?)이라 할 수 있는 나도 이제 당당하게 무죄를 주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학 오디세이 - 인간의 몸, 과학을 만나다
강신익. 신동원. 여인석. 황상익 지음 / 역사비평사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웰빙 열풍이 불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우리 삶에서 건강은 어떤 것보다 중요한 가치라 할 수 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은 우리 삶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건강한 삶을 위해선 식생활을 비롯한 생활습관이 중요한 것은 물론이지만  

과거에 비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한 의학의 도움도 중요한 게 사실이다.

 

이 책은 의학의 역사를 간략하게나마 잘 정리하고 있는 책이다.

사실 의학은 인류의 역사와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손을 다쳤을 때 반사적으로 상처 부위를 혀로 핣거나 하는 행위는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자기치료시스템이 프로그래밍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선사시대 이후 질병은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신의 징벌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  

치료도 성직자들의 몫이었다.

전업의사의 등장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유명한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의사들이 최고의 전문직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기술자 정도의 취급을 받았다.

동양에서는 서양에 비하면 명의가 좀 더 대접을 받곤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동의보감'의 허준이나 사상의학을 확립한 이제마의 경우  

존경받는 의사들로 지금까지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

 

질병에 관해선 한의학에서는 음양의 조화 여부로, 서양 의학에서는 체액의 균형 여부로 판단했다.  

서양에서는 18세기에 해부병리학이 발달하면서 질병이 체액의 불균형이 아닌  

신체의 특정 부위의 해부병리학적인 변화라고 여기게 되었다.  

해부학의 발달은 기존의 의학을 현대와 같은 과학적인 의학으로 바꿔 놓았다.  

 

의학 역사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과 사건들을 위주로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의학의 발자취를  

살펴 본 이 책은 간략하게나마 의학 역사의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오늘날과 같이 발달된 의학기술이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이루어진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에서 저자들이 밝힌 것처럼 한국의 의학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만 있고 정신은 사라져 버린 것 같다.

의약분업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상초유의 진료거부 사태를 일으켰던 게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의사가 병원 문을 닫고 환자 치료를 거부한다는 것은 이미 의사이기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의사선생님이라면서 부르며 의사들을 존중해주는 것은

그들의 임무가 우리 삶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숭고한 소명의식보다는 오직 돈 잘 버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 같다.

게다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건까지 겹쳐져 의료 분야 종사자에 대한  

윤리의식을 심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점들에 대해 저자들은 의학에 인문학을 수혈시켜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한다.  

의학이 단순히 사람을 치료하는 기술이라면  

중세에 외과의사들이 받은 대접 이상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의술을 베푸는 숭고한 사명을 늘 인식하고 환자를 치료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여기는 의식전환이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부터 철저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학 역사를 개관하면서 오늘날의 의학계의 문제까지  

의사들 스스로 고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