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심리학 - 누가 권력을 쥐고,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서종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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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 후보들이라는 자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저런 인간들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설치는지 나라 수준이 영 말이 아닌데 권력이라는 게 정말 좋은 거고

나쁜 인간들이 더 권력과 친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의 띠지에는 '왜 우리 손으로 괴물을

뽑는가?'라는 마치 요즘 우리가 처한 상황의 정곡을 찌르는 문장이 적혀 있는데, 저자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실제 막대한 권력을 휘두른 독재자, 사이비 종교 지도자, 전쟁 범죄자, 부패한

CEO 등을 인터뷰하고 연구한 결과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더 악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어 있는가?', '권력은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가?', 

'왜 우리는 우리를 통제할 권리가 전혀 없이 보이는 사람이 우리를 통제하게 놔두는가?', '부패하지

않을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그 권력을 공정하게 행사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네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먼저 권력이 인간 사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살펴보는데, 이와 관련해선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농업의 발달로 잉여생산물이 생기자 불평등이 생겨났고 인구가 커지면서 집단화되자 위계질서가 

생겨났다고 한다. 한편 전쟁을 원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전쟁과 농경 모두 더 크고 복잡한 위계

사회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본다. 그러면 누가 권력을 가지는가에 대해선 먼저 

인간도 동물이기 때문에 유전자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특정 유형의 사람이 더 권력을 탐하고 

권력을 손에 넣으려 애쓰는 '자기 선택 편향'을 보인다. 신체적인 조건이 리더가 되는데 여전히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원시적인 위협 본능을 기반으로 하는 비합리적인 얼굴 평가이지만 여전히 

통한다는 슬픈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선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 성향의 어둠의 3요소를 가진 인간들이 악한 리더가

된다고 하는데 여기에 딱 맞는 인간들을 이번 대선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런 인간들은 조작과 위협을

통해 권력과 지위를 획득하는 데 더 능한데 문제는 우리의 시스템이 이런 자들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현재 대선 후보로 나선 자들도 모두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후보가 되었다는 데 경악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시스템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반증인데 나치의 히틀러도 투표로 당선된 자였단

사실은 역사의 교훈이지만 여전히 교훈을 깨우치지 못한 인간들이 무수하다는 게 문제다. 이런 자들을

애당초 제거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혁이 필수적인데, 권력의 부패와 관련해선 더러운 손, 학습, 기회,

감시 등 네 가지 현상이 권력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김씨 왕족(이 책의 표현임)도 

주체사상이란 통치 신학을 개발해 오랜 독재정치를 해왔음이 이 책에 자랑스럽게(?) 서술되었다.

마지막으로 더 나은 사람이 권력에 관심을 가지도록 끌어들이려면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이냐에 대해

저자는 무려 10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지원자 풀을 늘리고 선별 과정을 강화하기, 무작위 선출로 감독

기관을 구성하기, 사람들을 순환시켜 부당 거래를 방지하기, 결과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까지 

검토하기, 책임감을 주자, 강하게 상기시키는 장치를 만들기, 사람을 추상적인 존재로 여기지 두지

않기,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 감각을 주기, 감독의 초점을 지배자에게 맞추기, 무작위성을 활용해

억지력을 높이기, '원칙을 지키는 구원자'를 만들기의 10가지인데 위 10가지 원칙만 제대로 시스템화

한다면 나쁜 권력자가 우리를 지배하도록 하는 일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이를 실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현재의 혼탁한 대선판을 애초에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는데 저런 자들이 대선후보가 될 수 있게 방치한 다수의 사람들도 이 책을 읽고 다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좀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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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 - 상징 코드로 읽는 서울 인문 기행
조동범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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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조선왕조때부터 계속 수도 역할을 한 도시라 우리 역사의 중세 이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올 초에 읽었던 '표석을 따라 서울을 거닐다' 등의 책을 통해 서울 곳곳에

얽힌 사연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솔솔했는데 이 책도 최근 100년 동안 서울의 급격한 변화와 관련하여

그동안 잘 몰랐던 서울 곳곳의 역사와 의미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총 다섯 챕터로 나눠 최근 100년간 주목할 만한 서울의 변천사를 다루는데 먼저 근대의 시작과 근대

도시로서의 경성에 대해 살펴본다. 조선시대 한양이었던 서울은 서구 열강들에 의한 강제 개항 등을

통해 타의에 의한 근대화를 맞이하게 된다. 서양이 상당 시간이 걸려 이루어낸 근대화를 외세에 의해

강제로 급조하려다 보니 제대로 될 턱이 없었는데 일제 강점기까지 겪으면서 근대 도시라고 할 만한

곳은 그나마 이름을 경성으로 바꾼 옛 서울 정도밖에 없었다. 일제가 식민 지배의 일환으로 광화문과

경성역을 대로로 연결하는 등 근대화를 추구하지만 정작 종로는 개발하지 않고 놔두었다는데 개발되지

않은 조선시대 중심가와 일본이 개발한 곳이 비교가 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일본인이 주로 거주하는

남촌을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면서 경성에 있던 5개의 백화점 중 4개가 남촌에 들어섰고 우리 자본으로

만들어진 화신백화점이 그나마 북촌에 자리를 잡았다. 일제 강점기때 미쓰코시백화점이 있던 자리에

신세계백화점이, 조지아백화점이 있던 자리에 롯데백화점 영플라자가 있다고 하니 그 터는 백화점 

터인가 보다. 서울역은 동경역이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모델로 만든 것처럼 위 역들을 모델로 했다고

하지만 실제는 스위스 루체른역을 참고했다고 한다. 종로3가에 종삼이라는 사창가가 있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돈의동 쪽방촌이 사창가가 사라지면서 생긴 거라 추측한다.


해방 이후의 서울도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데 흔히 쓰레기매립장으로 널리 알려진 난지도가 실제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된 건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재는 타임스퀘어가

들어선 영등포도 아직 인근에 집창촌이 남아 있다니 충격적이었다. 중국인 거주지로 악명 높은 대림동에

대해선 중국동포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거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데 중국

동포 전부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범죄 등에 연루되고 무늬만 한국인이지 정신은 중국인인 사람들을

같은 민족이라고 대우해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1990년대 이후 발전한 홍대앞, 압구정동 등 새로운

중심지들을 소개하면서 아파트 공화국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에 비판적인 내용들을 담아냈는데 집값

폭등의 원인을 단순히 욕망과 계급만으로 치부하기엔 좀 아쉬운 측면들이 있었다. 마지막 장에는 서울

인근의 신도시들로 성남, 광명, 안양 등을 다루는데 요즘 많이 회자되는 성남이 원래 광주대단지 사건

이란 서울 빈민들을 사실상 강제 이주시켜 생긴 도시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서울과

주변 도시까지에 얽힌 여러 사연들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중 및 욕망의 변천사를 잘 담아낸

책이었는데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과 서울이란 도시의 상징적 의미를 새삼 실감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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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역사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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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의 방송 내용을 정리해 책으로 출간하는 게 유행이 된 것 같다. 이 책도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의 내용 중 사건 중심으로 정리해서 출간한 책인데 사실 TV를

잘 안 보다 보니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다. 이 책에선 그리스 신화부터 현대 걸프전까지를

총 13개의 챕터에 걸쳐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는 2개 챕터를 할애하는데 여러 책들을 통해 이미 무수히 접했기 때문에 과연 새로운 내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살펴봤다. 그리스 신화에선 제우스의 못 말리는 바람끼가 핵심 소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책에선 그의 바람이 권력 확장과 유지를 위한 이유 있는 것이라는 변명을 해준다.

역시 뺴놓을 수 없는 영웅들의 모험담이 이 책에서도 소개되는데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테세우스삼대장의 활약상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헤라클레스가 수행한 12과업은 신화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면서도 헤라클레스의 발자취가 그리스의 진출 루트를 기록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평가한다.

테세우스와 관련해선 미노타우루스를 죽이고 귀환하는 길에 돛의 색깔을 바꾸는 걸 깜빡해 아버지인

아이게우스가 자살을 했다고 알려진 부분이 사실은 테세우스가 아버지를 제거하여 친부 살해의 신화적

전통을 인간 세계에 재현한 것이 아니냐는 흥미로운 해석도 내놓았다. 트로이아 전쟁은 헬레네와 

파리스의 불륜이 발단이 된 것인데 파리스도 유부남이었다는 건 이번에 알게 되었다. 여자 하나 때문에

전쟁을 벌였다는 게 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지만 이 책에선 트로이아와 정상적인 교역이 불가능했던

그리스가 효율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으로 전쟁을 선택하고선 이를 정당화하고 미화하기 위해 신화적

얘기를 덧입힌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고 소개한다. 동양 최고의 고전 소설 중 하나인 삼국지도

두 챕터를 할애하는데 항상 논란이 되는 조조의 실체와 관련해선 그의 악명을 드높인 '여백사 사건'이

사실 여백사의 가족이 조조를 죽이려했고 조조는 살아남기 위해 정당방위를 했다는 '위서'의 내용을

소개한다. 적벽대전도 삼국지연의에선 제갈량의 신출귀몰한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지만 과장된 거란

입장을 취한다. 


코로나로 다시 주목받는 페스트와 관련해선 몽골군의 세계 최초의 '바이오 테러리즘'이라고 하면서

페스트 초기에 마녀들이 사실상 의사 역할을 했음에도 오히려 죽임을 당했다고 얘기한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루는데 예상 외로 싱겁게 일본의 승리로 막을 내린 두 전쟁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때부터 트렌츠코트와 손목시계가 유행하게 된 얘기나

공군의 등장 등을 알 수 있었고, 대공황과 관련해선 히틀러와 루스벨트의 과거를 바라보는 달랐던 자세가

결국 다른 운명을 맞이하게 만들었다. 핵폭탄, 냉전 시대, 걸프 전쟁까지 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잘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어 세계사의 큰 흐름을 잘 정리할 수 있었다. '벌거벗은'이란 표현을 써서 좀 더 

적나라한 내용들이 담겨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른 세계사 책들에선 잘 다뤄지지 않는 부분이나 몰랐던

내용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기회가 되면 TV 프로그램에선 어떻게 내용들을 다루는지 시청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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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드로 읽는 유럽 소도시 - 돌·물·불·돈·발·피·꿈이 안내하는 색다른 문화 기행
윤혜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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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유럽여행을 한 이후로 언제 다시 유럽에 갈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지만 유럽과 관련한 책들은

지난 여행의 추억과 미래의 여행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 준다. 이 책은 '돌', '물', '불', '돈', '발', '피', '꿈'이란 7개 코드로 유럽의 여러 소도시들을 소개하는 책인데 그동안 억눌렸던 유럽 여행의 욕구를

단 번에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과연 어떤 도시들이 어떤 코드로 소개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7개 코드별로 7개 소도시씩을 소개해 총 49개 유럽 소도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다.


먼저 '돌' 코드에는 그리스 카발라와 필리포이, 스페인 코르도바, 이탈리아 피사, 피에솔레, 베로나,

프랑스 루앙, 영국 코번트리가 선정되었다. 내가 가본 피사가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는데 '돌'이란 코드는

역시 건축물이나 유적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로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그리스의 두 도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들이고, 코르도바는 과거 무슬림이 지배했던

알안달루스의 중심도시였다. 피사는 당연히 기울어진 탑으로 유명한데 그곳에 얽힌 몰랐던 얘기들도

알게 되었다. '물' 코드에는 고대 로마인들이 만든 '목욕'의 도시 바스와 알람브라 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 연못, 운하 교통의 허브인 네덜란드 레이던, 바닷가의 생말로, 리버풀, 알프스의 베네치아이자

로마라는 안시까지 모두 자연환경인 '물'과 연관된 도시들이었다면 체코 플젠은 맥주로 '물' 코드에 

포함되었다. '물'과 상극인 '불'코드에는 역시나 화산 폭발로 사라졌던 이탈리아 폼페이를 필두로 주로

화재와 연관된 사연을 가진 도시들이 등장했는데, 라이프치히와 관련해선 촛불 시위로 결국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얘기를 들려준다.


'돈' 코드와 관련해선 그리스 코린토스가 과거 교통의 요충지여서 섹스 산업이 발달했다는 얘기나 

카지노로 번성한 모나코, 한자동맹의 대표 도시였던 뤼베크 등이 소개되는데 아시시는 역설적으로

가난과 결혼한 성 프란체스코로 유명한 도시였다. '발' 코드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순례길의 대명사

산티아고로 시작하는데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도 축구의 규범을 만든 것이 케임브리지 신사 대학생

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고, 내가 가본 곳 중 하나인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가 떠나고 싶어 했던 

고향이지만 현재는 모차르트를 우려먹으면서 유명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피' 코드에선 예수의 피가 묻은 헝겊 조각을 간직한 브뤼헤의 성혈 교회부터 동물 학대

등 논란이 있지만 스페인의 전통 문화인 투우에서의 황소의 피를 거쳐 예수의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의

고장 프랑스 디종으로 마무리한다. 마지막 '꿈' 코드에선 대항해시대를 대표하는 콜럼버스의 고향 

제노바와 절대왕정의 대표자 루이 14세의 꿈이 담긴 베르사유 궁전 등을 거쳐 프랑스와 독일이 뺏고

뺏긴 역사의 현장이자 유럽 연합의 초석을 마련한 로베르 슈만을 배출한 프랑스 메스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이 책을 통해 유럽 전역의 49개 소도시를 마치 직접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맛보았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도시들을 이 책으로 소개받았고 알던 도시들도 그곳에 얽힌 역사 등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이제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도시들을 직접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고대해보는데 

이 책과 함께 여행갈 언젠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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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노 교코의 서양기담 - 무섭고도 매혹적인 21가지 기묘한 이야기
나카노 교코 지음, 황혜연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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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나카노 교코의 책은 예전에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과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을 재밌게

읽어 이 책에선 과연 어떤 얘기를 들려줄 것인지 기대가 되었는데 저자의 이름을 내세운 거나 서양기담을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에 미술을 중심으로 한 책들과는 사뭇 다른 책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에도

중간중간에 관련된 그림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림 자체보다는 기담에 더 중점을 둔 책이라 21가지의 

서양기담이 과연 무엇일지 궁금했다.


첫 번째 얘기는 그림 형제의 동화로 유명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였다. 작년에 읽었던 찬호께이의

'마술 피리'에서도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새롭게 해석해 흥미진진한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무엇보다 이 얘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게 더 흥미롭다. 1284년 6월 26일 하멜른에 멋지게

차려입은 남자가 나타나서 피리 소리로 130명의 아이들을 모으더니 성문밖으로 데려가서는 사라졌다는

사실은 역사적 사실이란 것인데, 이에 대해 전염병에 걸린 아이들을 마을 밖으로 데려가 버렸다는 설,

무도병에 집단 감염된 아이들이 춤을 추며 마을을 떠나갔다는 설 등이 소개되는데 하멜른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아이들이 동유럽을 개척하기 위해 이주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바다를 헤매는

유령선 얘기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떠올리게 했고, 너무 대중화된 '도플갱어'는 여러 유명인들이

목격했다는 얘기가 전해져오는데 프랑스 작가 모파상이나 링컨도 자신의 도플갱어를 봤다고 한다.


'브로켄산의 마녀집회' 얘기는 중세시대를 풍미한(?) 마녀사냥 광풍을 소환했는데 지금은 그곳에서

발푸르기스 축제가 개최되어 마녀 차림의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하니 세상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드라큘라'도 너무 유명한 캐릭터라 역사 속 인물 등이 잘 알려져 있는 편인 반면 백악관에

링컨의 유령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링컨과 케네디의

기묘한 공통점은 이미 여러 책에서 언급된 적이 있지만 이 책에서 잘 정리해주었다. '엑소시스트'도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여서 새삼스럽진 않았지만 여러 실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귀종유리담'은

뒤마의 '가면의 남자'로 널리 알려진 루이 14세가 쌍둥이란 설과 관련이 있는데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와 바이에른 공화국의 카스파 하우저'의 유사한 얘기들도 소개되었다. 대형 해양사고하면 우리는

세월호 사건이 떠오르지만 전세계적으론 역시 타이타닉호 사건을 빼놓을 수 없고, 셜록 홈스의 아버지

코넌 도일이 얽힌 요정 사진 사건인 '코팅리 사건'도 알게 되었다. 괴테의 명작 '파우스트'도 실존 인물에

관한 일화가 전설로 부풀려진 얘기가 소재가 되었고, 마지막으로 1959년 1월 소련 우랄과학기술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탐사대가 처참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된 '디아틀로프 사건'의 진실로 마무리를

한다. 기존에 알고 있던 기담들도 많았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새롭게 알게 된 

기담과 내용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관련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데 매

기담마다 양쪽 페이지 끝에 관련 그림을 그려놓아 기담집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켰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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