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UE (무삭제 초회한정판) - 디지팩
롤랑 조페 감독, 로버트 드니로 외 출연 / 대경DVD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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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수회의 선교사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는 험난한 폭포 위에 그들만의 삶을 사는

과라니 족에 대한 포교활동을 시작하고, 한 때 악랄한 노예상이었던 멘도자(로버트 드니로)는

동생을 죽인 죄책감에 신부가 되어 가브리엘을 돕기 시작한다.

잠시 평화로웠던 순간도 잠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토 분쟁이 벌어져

과라니 족이 살던 땅이 포르투갈령으로 편입되는 위기에 처하게 되자

가브리엘과 멘도자는 각각의 방식으로 대처하는데...

 

롤랑 조페 감독의 이 영화는 진정한 종교의 가치와 사랑을 말하고 있다.

엔리오 모리꼬네의 명작 '가브리엘의 오보에'의 선율이 귀에 익숙한 가운데

역시 마지막의 정복자들과 과라니족의 한 판 승부에서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드러난다.

과라니족을 지키기 위해 멘도자는 무력 투쟁을 선택한다.

어찌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가브리엘 신부는 끝까지 비폭력적인 저항을 선택한다.

십자가를 들고 나서는 가브리엘 신부의 무리를 이미 쓰러진 멘도자가

끝까지 지켜보던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무참히 짓밟혔지만 끝까지 숭고한 가치를 지키는 가브리엘 신부의 모습은 성직자의 표본이라 할 만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과라니족과 신부들을 죽음으로 내 몬 교황청의 추기경의 마지막 독백이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신부들은 죽고 저만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몸은 죽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정신만은 죽일 수 없다는,

오히려 역사를 통해 살아남는다는 진실을 잘 말해주는 표현이었다.

마지막에 과라니족 아이들이 바이올린을 들고 더 깊은 숲 속으로 도망가는 장면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비정한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에 짓밟혀 떠나야 하는 그들의 처량한 모습.

그나마 가브리엘 신부가 연주하던 오보에 선율이 담겨있는 바이올린만은 간직해서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저들이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바로 가브리엘 신부가 꿈꾸던 세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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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정의의 조건] 서평단 알림
정의와 정의의 조건 問 라이브러리 1
김우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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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의라는 단어는 우리가 늘 쉽게 말해 오고 있지만 그 정확한 의미를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대에 따라서 정의의 개념이 변하기도 했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똑같은 댓가를 치르는 것이

정의였지만 지금과 같이 사법질서가 확립된 세상에는 정의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일반인의 법감정으로는 여전히 유효하긴 하다.

그리고 똑같은 일이 어떤 경우엔 정의가 될 수 있고 다른 경우엔 불의가 될 수 있는 등

정의가 뭔지는 결코 만만한 주제가 아니다.

 

이렇게 어려운 주제인 '정의'와 '정의의 조건'에 대한 김우창 교수의 이 책은

역시 주제만큼 쉽게 읽히지 않았다.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 하다 보니 아무래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진 않았다.

내가 아직 공부가 부족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니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김우창 교수가 말하는 정의란

모든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인간적 질서가 아닐까 싶다.

절대적인 정의는 신에게나 가능하고 인간 세상의 정의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불완전한 인간의 소중한 가치들을 지켜갈 수 있는 질서는 결국 사랑의 질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현재 경제위기로 인해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렵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의를 얘기하기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정의로운 사회 구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 할 것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편이지만 조금씩이나마 정의로운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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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을 보고 있다 SE - 할인행사
후카사쿠 겐타 감독, 진관희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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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친구였던 에미의 심장병을 고쳐주기 위해 의사가 된 테츠야는 에미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던 중, 

그림을 잘 그리고 염력을 가지고 있던 절친했던 친구 돈이 탈옥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세 명의 친구의 엇갈린 우정을 그린 영화

테츠야, 돈, 에미는 그들만의 아지트에서 정말 사이좋게 지낸 친구였다.

하지만 테츠야는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 돈을 멀리하게 되고,

그런 테츠야를 위해 돈은 누명을 쓰게 되는데...

 

늘 많은 것을 가졌으면서도 돈의 재능을 질투했던 테츠야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테츠야의 잘못을 너그럽게 감싸줬던 돈,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인 에미.

어찌 보면 너무 뻔한 신파극이 분명하다. 특히 돈의 행동은 정말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모든 걸 자신이 뒤집어쓰고 온갖 고통을 감내하는 그의 모습은 그의 재주만큼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암튼 자기를 제대로 대접해 주지 않은 테츠야에게 돈의 보여준 모습은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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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람 포 - 할인행사
데이비드 맥켄지 감독, 소피아 마일즈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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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은 할람 포는 다른 사람들의 섹스를 엿보는 버릇이 생기고,

엄마의 죽음에 계모가 관련되어 있다고 믿던 중 계모와 한바탕 치른 후 가출한다. 

그리고 엄마를 닮은 케이트를 발견하게 되는데...

 

한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엄마를 계모가 독살했다고 믿는 할람 포는 다른 사람들의 성생활을 엿보는 게 취미가 되어버렸다.

누구와도 진정 소통을 하지 못하고 몰래 훔쳐 봄으로써 위안을 받은 전형적인 관음증 환자가 된 것.

그런 그에게 엄마와 꼭 빼닮은 케이트의 등장은 그에게 구원이나 마찬가지였다.

할람 포와 케이트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데...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후 관음증에 빠진 소년이 엄마와 닮은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서

진정한 관계의 의미를 찾아가는 영화였는데 예상밖에 수위가 높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 할람 포 역의 배우가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 엘리어트라는 사실이 놀랍다.

어느새 청년이 되어버린 빌리 엘리어트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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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함과 광기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이야기
애덤 필립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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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광기에 대해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심리학이나 의학에서 이 주제를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논문이나 책을 발표했으며, 인류 역사 속에서도 이 상태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반면 우리가 멀쩡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그런 상태를 일컫는

'멀쩡함'이란 단어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광기가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반면에 멀쩡함은 별로 부각되지도 않고 관심을 받지도 못한다.

 

이 책은 멀쩡함과 광기가 과연 무엇인지를 논하고 있는데 광기가 아닌

멀쩡함에 중점을 두고 그 정체를 파헤치려고 하고 있다.

광기의 반대말로만 인식되던 멀쩡함은 그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물론 '멀쩡하다'는 단어는 광기만큼 매력적이거나 명확한 징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우리가 그만큼 '멀쩡함'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한 이유도 크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세상 속에서 멀쩡함이란 지배세력의 말을 잘 듣는,

세뇌된 상태의 인간을 말한다. 여기선 오히려 멀쩡함이 잘못된 것이며

멀쩡하지 않는 것이 정상인 아이러니한 상태가 된다.

우리도 해방 후 오랜 시간 동안 독재체제하에 있었는데 이런 시절에 그들에게 저항하는 세력은

광기에 휩싸인 어리석은 자들로 치부되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민주화세력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여기서 멀쩡함에도 단순히 그 시대 질서의 측면에서 볼 때 멀쩡하다는 의미와

시대를 초월하는 멀쩡함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이는 레잉이 '오늘날의 멀쩡함'과 '진정한 멀쩡함'으로 구분하는 관점과 동일하다.

어찌 보면 멀쩡함과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어떤 관점에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일 수 있다.

'그래도 지구가 돈다'고 말한 갈릴레이도 그 당시의 관점에선 미치광이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멀쩡한 사람이었다.

광기가 만연한 곳에선 광기가 정상이고 멀쩡함이 되고, 멀쩡함이 광기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광기와 멀쩡함을 구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멀쩡함과 광기를 섹스, 자폐증, 정신분열증, 우울증의 정신질환들, 돈을 통해 논의한다.

섹스나 돈에 대해서 사람들은 각자 다른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흔히 어느 정도의 섹스나 돈에 대한 광기 내지 열정은 지극히 정상적이면서 긍정적으로 그려지지만

이를 넘어선 광기는 변태 내지 속물로 전락하고 만다.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 우울증도 특정적인 부분이 정상이 아닌 상태라 할 수 있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기에

우울증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은 멀쩡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멀쩡함은 선이고 광기는 악이라는 이분법이 통하지도 않고

멀쩡함과 광기를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멀쩡함과 광기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무관심 속에 방치해 놓은 '멀쩡함'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흔히 광기와 대비되는 긍정적인 의미의 멀쩡함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공허한 면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진정한 멀쩡함은 단순히 광기의 반대말이 아닌 자신만의 정체성과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무색무취의 단어였던 '멀쩡함'에 그에 걸맞는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부여해 준 것에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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