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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태극기 휘날리며 - 할인행사
강제규 감독, 공형진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사이좋은 형제 진태(장동건)와 진석(원빈)
느닷없는 북한의 도발로 시작된 6. 25가 발발하자 진석이 징집되고
진석을 지켜주기 위해 진태도 자진 입대하는데...
한때 한국 흥행역사를 새롭게 썼던 영화를 광복절을 맞이해 보게 되었다.
이 영화도 실미도와 마찬가지로 너무 흥행에 성공한 대작이라
오히려 쉽게 손이 가질 않았는데 광복절과 올림픽이 겹쳐 딱 보기 적절한 때라 생각되었다.
영화는 6. 25를 배경으로 전쟁이 형제를 어떻게 변하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오직 동생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로 나섰던 진태는
무공훈장을 타면 동생을 제대시켜준다는 말에 혹해 혁혁한 전공을 세운다.
백두산에 태극기를 꽂을 날을 눈 앞에 둔 순간 훈장 수여까지 확정되지만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인해 후퇴를 거듭하게 되면서 훈장에 따른 동생의 제대는 없던 일로 되어 버린다.
전쟁의 승패나 이념 따위엔 아무 관심이 없던 진태는 점점 광기에 빠져들게 되는데...
동족상잔의 비극의 한 가운데 놓인 형제의 얘기를 사실감있게 잘 그려낸 영화였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참전한다는 설정은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연상시키지만
그보다는 훨씬 설득력이 있는 영화였다.
형의 막무가내의 보호를 받아야했던 동생 진석 입장에선
분명 형의 그런 태도를 이해를 하면서도 자신을 너무 어린애 취급하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오로지 무공훈장으로 동생을 전역시키겠다는 일념밖에 없던 진태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결국 동생이 죽은 줄 알았던 진태에겐 남은 건 분노와 광기밖에 없고 동생마저 못 알아보는 지경에 이른다.
요즘 새삼스럽게 이념 논쟁이 한창 벌어지면서 현대사의 재해석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동일한 사실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그런 논란 거리는 그다지 제공하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다.
이념이니 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순박한 사람들을 전쟁이 어떻게 변질시키는지
잘 보여줬던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
아직도 그런 일이 불쑥불쑥 일어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