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가속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앞에 다가온 역사의 변곡점
스콧 갤러웨이 지음, 박선령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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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이전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며 세상의 급변에 대해 호들갑을 떨었는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4차 산업혁명 얘기는 쑥 들어가 버렸지만 '위드 코로나'가 언급되면서

다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예측이 분분하다. 사실 코로나 사태는 어떻게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더 앞당기는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소위 IT 빅4(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영향력이 더 확대된 팬데믹 이후의 미래에 대해 상세히 살펴본다.


총 5장에 걸쳐 코로나 시대가 낳은 비즈니스 판도와 빅4와 이에 맞서는 세력들의 미래를 살펴보면서 

특히 고등교육 분야에 주목해서 자세히 검토한다. 팬데믹은 결국 약육강식의 비즈니스 세계를 더욱

양극화시켜 빅4(다른 책에선 첫 글자를 따서 'GAFA'라고도 함)를 비롯한 대형 IT 기업과 글로벌 기업

들은 큰 이익을 얻은 반면 한쪽에선 집단 도태가 일어나 파산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현금이 최고가 된

시대에 모든 추세가 10년 가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결국 급격한 변화에 잘 대처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는데 저자는 이제 광고에 의존하던 '브랜드 시대'에서 '제품 시대'로 전환되기 시작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가치와 프라이버시(개인정보)를 교환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하면서 안드로이드폰사용자는 프라이버시와 가치를 거래하는 대중이고, 아이폰 사용자는 돈을 더 내고 프라이버시와 신분

표시라는 사치를 누리는 부유층이라고 평가한다. 개인 정보 보호에 소홀한 기업을 레드 진영으로, 

철저히 보호하는 블루 진영으로 구분하며 점차 블루 진영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빅4가 팬데믹 시대에 어떻게 더 강력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후 이에 도전하는 시장교란자들에

관해 얘기하는데 시장을 뒤흔들 교란자들의 속성을 T알고리즘이라 명명하면서 '인간의 본능에 호소',

'능력 위주의 승진 체계', '균형 잡힌 성장과 이윤', '런들', '수직 통합', '벤저민 버튼 제품', '비전 

스토리텔링', '호감도'의 8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시장교란자가 될 기업으로

언급하는 회사로는 에어비앤비를 필두로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테슬라, 트위터, 우버, 틱톡 등이 

언급된다. 저자가 교수라 그런지 고등교육 분야에 별도로 한 장을 할애해 팬데믹의 직격탄을 받은

분야 중 하나로 소개하는데 역사상 가장 이윤이 높은 사업이던 대학 등 고등교육시장이 팬데믹 사태로

15년 안에 대학의 25%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주립대학 정원을 늘리고 공립교육을 보완하는 

등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한다. 코로나 사태가 야기한 부의 집중화와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민간 권력, 특히 거대 IT 기업들이 가진 권력을 제한하고 개인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빅4를 중심으로 한 점점 양극화된 자본시장의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급변하는 현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해준 책이었는데 팬데믹이 불고온 

새로운 판도와 미래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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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 메시지보다 메신저에 끌리는 8가지 프레임
스티브 마틴.조지프 마크스 지음, 김윤재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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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보통 메신저하면 모바일이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 제목에서

말하는 메신저는 그야말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을 뜻한다. 뜬금없이 메신저를 다루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공저자 중 스티브 마틴이 전에 인상적으로 읽었던 '설득의 심리학 2'와 '설득의 

심리학 3'의 공저자로 참여해서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


이 책에선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메신저를 크게 하드 메신저와 소프트 메신저로

나눠 각각 4개의 프레임씩 총 8가지 프레임으로 이를 설명한다. 프롤로그에서 진실을 말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신화 속 카산드라의 저주로 얘기를 시작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처음 예견한 사람은

마이클 버리지만 더 자신감과 지배력을 갖고 있던 그레그 리프먼의 얘기에만 귀를 기울인 걸로 메신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본격적인 얘기에 들어간다. 1부에선 먼저 하드 메신저를 설명하는데, '뛰어난 

지위'를 소유하고 있거나 혹은 소유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의미했다. 하드 메신저가 성공에

기여하는 네 가지 프레임으로 '사회경제적 지위', '역량', '지배력', '매력'을 제시한다. '사회경제적 

지위'에는 부, 명성, 위계가 해당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받는 건 인정하기 싫은 사람도

있겠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음을 여러 사례로 잘 보여준다. '역량'은 전문성, 경험, 잠재력을 의미하는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쉽게 휘둘리는 걸 보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다만 잠재력은 약간 의외라

할 수 있었다. '지배력'에는 권력, 우월성, 남성성이, '매력'에는 귀여움, 미모, 평균성이 해당 지표

였는데 미모와 평균성은 좀 모순되는 것 같지만 평균적인 얼굴은 건강함의 상징으로 더 친근하고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2부에선 소프트 메신저를 다루는데 자신의 지위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하드 메신저와 달리

대중과의 유대감을 이용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관철시킨다. 즉 소프트 메신저는 동료들과 잘 지냄으로써

영향력을 획득하는데 소프트 메신저의 네 가지 프레임으로는 '온화함'(호감, 친절함, 이타심), '취약성'

(솔직함, 개인 서사, 열린 마음), '신뢰성'(핵심 원칙, 일관성, 사과), '카리스마'(비전, 정열성, 자신감)를

제시한다. 취약성과 카리스마가 소프트 파워에 포함된 것은 약간 어색할 수도 있는데 취약성의 표현은

동정심, 죄의식, 동료애를 불러일으켜 메신저를 향한 유대감을 증가시킬 수 있고, 왠지 하드 메신저의

속성일 것 같은 카리스마는 하드 메신저 효과인 '지배력'과 소프트 메신저 효과인 '온화함'으로 구성

되어 어떻게 보면 양면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막연하게만 짐작하던 메신저의

중요성을 하드 메신저와 소프트 메신저로 분류하여 8가지 프레임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책으로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인가', '누구를 믿을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메신저의 역할과 효과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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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 - 김봉렬의 건축 인문학
김봉렬 지음 / 플레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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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능한 정권의 계속된 삽질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이제 많은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그야말로 헛된 꿈인 세상이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건축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TV에서 집 관련한 프로그램을 즐겨 보면서 다양한 건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얼마 전에 노들섬에서

열린 2021 서울건축문화제와 서울대박물관에서 기획 전시 중인 '우리가 그려온 미래, 한국 현대건축

100년'을 통해 최근 건축 트렌드는 물론 우리 현대건축의 역사도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우리 역사 속 모든 건축물 중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어 과연 어떤 건축물들이 어떤

이유에서 선정되었을지 궁금했다.


무려 고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고인돌을 최초의 건축물이자 감동이 담긴 최초의 기념물로 

평가했다. 국사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과 그 의미에 대해 배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전 세계 

잔존 고인돌 5만여기 중 2만 9,500여기가 우리나라에 있어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된 세계적인 고인돌

보유 국가인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보통 고인돌이 족장 무덤이라 알려져 있는데 

한반도 고인돌은 당시 중산층의 지역적 공동묘지로 추정되고 있어 사뭇 의미가 남달랐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국내성 장군총은 국내에 있지 않아 가볼 수 없어 안타까운데 중국과 북한은 태왕릉은 광개토

대왕릉, 장군총은 장수왕릉이라는 견해인 반면 장군총이 광개토대왕릉이고 태왕릉은 고국양왕릉이라는 

견해도 있다. 익산 백제 유적은 서동요로 유명한 무왕과 관련한 유적인데 익산이 백제 수도가 될 뻔

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신라에선 정교일체의 랜드마크였단 경주 황룡사지와 통일 이후 

대통합의 화엄도량 구례 화엄사를 소개한다.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공주 마곡사가 선정된 고려시대까지는 불교가 대세여서 주로 절들이 등장

했다면 조선시대부터는 사뭇 달라진다. 조선은 전기, 중기, 후기로 구분했는데 전기에는 춘향전의 

무대로 유명한 남원 광한루원 등이, 중기는 성리학을 대표하는 도산서원 등과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산물인 울산 서생포왜성, 광주 남한산성이, 후기엔 한옥으로 만든 독특한 성공회 강화성당 등이 선정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공공시설 중 가장 우수한 건축물로 평가되어 살아남은(?) 구 서울역사와 

일제시대 치욕의 역사의 현장인 제주 알뜨르비행장을 거쳐 대한민국 시대엔 개발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간직한 서울 세운상가와 평가가 상반되고 있는,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이 등장했다. 친숙한 건축물들도 적지 않았지만 고려 국왕이 머무른 왕립호텔이라는 파주 혜음원지나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의 생가인 안동 임청각, 구례 운조루 등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들도 

상당했는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는 곳들도 포함되었다. 좀 아쉬운 점은 설명을 모두 한 후 사진을

뒤에 한꺼번에 수록하다 보니 앞쪽 글을 다시 확인하면서 사진을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도 드론을 이용한 것 같은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 등 건물을 여러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의미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건축물에 담긴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잘 전달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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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칸타타
마쓰다 아유코 지음, 안혜은 옮김 / 올댓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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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클래식을 찾아서 즐겨 듣는 편은 아니어서 친숙하진 않은데 사실 유명한 곡들은 나도 모르게 

저절로 들었던 경우가 많다.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 각종 매체나 방송에서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냥 작곡자와 곡 제목으로는 모르는 곡이라 생각해도 직접 들어보면

'아. 이 곡. 어디서 들었는데'라는 반응을 보이기 쉽다. 그래서 '오늘도 클래식 1',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등 최근 1년 사이에 클래식 관련한 책들을 네 권이나

읽었지만 책을 통해 알게 된 작품들을 꾸준히 들어야 내 곡이 되는데 책 읽을 당시에만 반짝 관심을

갖다보니 다시 처음 상태로 돌아가곤 해서 이번에는 이 책으로 클래식과의 옅어진 관계를 회복해보려

했다.


그동안 다양한 스타일의 클래식 관련한 책들을 읽었는데 이 책은 좀 더 전통적인 접근법을 선보인다.

서장에서 클래식 음악의 기초를 설명한 후 1장부터 4장까지 바로크 시대로부터 고전파 시대를 거쳐 

낭만파 시대까지 주요 음악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다룬 후 마지막 장에서 오페라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각 음악가들의 전반적인 삶을 간략하게 소개하면서도 그들의 대표곡에 대한 충실한

설명에 중점을 두었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해선 음악의 부모(?)인 바흐와 헨델이 당연히 등장하는데,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마테 수난곡' 등과 헨델의 '수상 음악',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등이 소개된다. 아쉬운 점은 다른 책에선 QR코드를 넣어놔서 바로 음악을 들어볼 수 있게 해줘 나같이

게으른 사람들이 따로 안 찾아볼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 책에선 이런 배려(?)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이 책에 소개된 음악들을 일부러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는데 생각처럼 잘 되진 않았다. 


고전파로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등장하는데 역시 천재 음악가인 모차르트는 무려 7곡이나 

소개하고 있어 다른 음악가들의 질투를 받을 것 같았다. 교향곡만 세 곡 달랑(?) 소개된 베토벤과도

비교가 되었는데 전반적으로 교향곡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인원수로는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소개된 낭만파는 가곡의 왕 슈베르트를 필두로 멘델스존, 슈만, 쇼팽, 리스트, 브람스 등 클래식계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낭만파는 워낙 인원이 많아 두 시기로 나눴는데 앞서 소개한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엔 바그너, 브루크너, 말러,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드뷔시 등이 한 두 곡씩들을 들려준다.

오페라는 마지막에 별도로 다루는데 솔직히 오페라를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베르디, 푸치니, 

비제 등 너무 익숙한 인물들의 친근한 제목의 작품들을 소개해줘 기회가 되면 꼭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그라들었던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다시 되살아났는데 음악을 글로 알게 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보니 이 책에 소개된 곡들을 직접 찾아들으면서 설명을 되새김질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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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피리 - 동화 속 범죄사건 추리 파일
찬호께이 지음, 문현선 옮김 / 검은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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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께이의 작품은 '13. 67'과 '망내인', '풍선인간'까지 총 세 작품을 읽었는데 이 책은 그의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을 필두로 동화를 모티브로 한 세 편의 작품을 싣고 있다. 일본의 

전래동화를 활용한 미스터리였던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나 '앨리스 죽이기'를 

시작으로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 등 동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더러 있지만 찬호께이는

과연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를 어떻게 요리했을지 기대가 되었다.


'잭과 콩나무' 외에 '푸른 수염'과 '하멜른의 마술 피리'까지 총 세 편이 미스터리로 재탄생했는데 기존의

친숙했던 동화 내용과는 사뭇 다른 얘기들을 들려준다. 작가인 라일 호프만 박사가 탐정 역할을, 한스

안데르센 그린이 조수 역할을 맡아 동화가 변형된 사건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먼저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에서는 잭이 거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동화 속에서도 거인이

잭을 쫓다가 잭이 콩나무를 잘라 땅에 떨어져 죽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살인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 책에선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사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호프만 선생은 잭을 죽음으로 

내몰려는 사악한 음모를 밝혀내는데 그동안 알던 '잭과 콩나무'와는 완전히 다른 얘기를 들려준다. 

다음 작품인 '푸른 수염의 밀실'은 제7회 대만추리작가협회 공모전 대상을 받은 작품인데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 자체가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작품이라 과연 어떻게 변형을 했을지 궁금했다. 기본

설정인 푸른 수염과 결혼한 여자가 그의 외출 중에 그토록 당부하였음에도 호기심에 못 이겨 들어가지

말라고 한 지하실에 들어가보면서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되며 사건이 전개된다. 제목 그대로 밀실 트릭이

사용되었는데 여기서도 기존 동화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을 보여준다. 후기를 보면 '미녀와 야수'가 숨은 동화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마지막 '하멜른의 마술피리 아동 유괴사건'은 이 책의 제목에 사용된 것처럼 앞 두 작품을 합한 것 이상의

분량을 자랑한다. 마을에 있는 쥐들을 소탕해줬음에도 돈을 받지 못하고 쫓겨난 쥐잡이꾼이 마을 

아이들을 마술피리로 꾀어낸다는 기본 설정은 동일하지만 사건 전개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된다. 실제

일어난 사건이기도 해서 과연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했는데 찬호께이가 직접 독일 답사를 했을 정도로

나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심혈을 기울였다. 마을 최고의 부자 바그너의 악독함에 맞선 호프만 선생의

능수능란한 대응이 복잡하게 꼬인 사건을 결국은 합리적으로 해결하는데 그 와중에 원작에선 전혀 

알 수 없었던 당시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여기서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기존 동화를 완전히

새로 쓰는 내용을 선보이는데 세 작품 모두 기본 설정만 동화에서 가져왔지 완전히 다른 버전의 흥미

진진한 미스터리로 재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 기존에 봤던 찬호께이의 작품들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작품들이었는데 친숙한 동화를 미스터리로 새롭게 재해석하여 부활시킨 찬호께이의 능수능란한 솜씨가

잘 발휘된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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