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앙 로즈 SE 무삭제판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올리비에 다한 감독, 제라르 드빠르디유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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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트 삐아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

거리의 가수였던 어머니와 서커스단원이었던 아버지 사이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우연히 거리에서 그녀의 노래를 들은 루이스에게 캐스팅되지만

루이스가 그녀와 잘 아는 괴한들에게 죽임을 당하자 그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 그녀는 유명 시인 레이몽에게 발탁되어

본격적인 인기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프랑스의 국민 가수라 할 수 있는 에디트 삐아프의 노래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와

'장미빛 인생'이다. 특히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는

영화 '파니 핑크'등의 주제곡으로 쓰여서 좋아하는 노랜데

이 영화속에서도 늙고 병든 그녀의 마지막 공연에서

그녀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를 부를 때 정말 전율이 느껴졌다

 

사실 그녀의 삶을 보면 그야말로 파란만장이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나, 인기 가수가 되기까지의 우여곡절

그리고 그녀의 사랑은 길지도 순탄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마지막(?)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사랑하세요'였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진통제를 맞아가면서도 무대에 올랐던 그녀는

그녀의 노래처럼 정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산 것 같다.

에디트 삐아프의 노래와 삶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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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2disc)
이창동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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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고 아들 준과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내려 온 신애(전도연)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은 그녀의 차를 수리해 준 것을 계기로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그녀에겐 또 다른 슬픔이 기다리고 있는데...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영화

밀양에서 새출발을 하려던 신애는 아들을 유괴살인당한다.

요즘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유괴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 신애는 망연자실한 가운데

교회를 다니며 차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그리고 큰 맘 먹고 아들을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러 교도소에 갔으나

하나님에게 이미 용서받았다며 너무나 편안해 보이는 범인

그녀는 또 한번 충격에 휩싸인다.

자신이 용서도 안 했는데 하나님의 먼저 용서를 하다니...

그녀는 이제 하나님과의 정면 대결을 선택한다.

교회에서 하는 행사에 훼방을 놓고

(목사가 열심히 선교 중인데 '거짓말'이란 노래를 틀어놓는 장면이 압권 ㅋ)

장로를 꼬시기도 하고, 집에 돌을 던져 유리창에 금이 가게도 한다.

그렇게 그녀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마음 속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 영화는 장관으로의 외도(?)에서 돌아 온 이창동 감독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송강호, 전도연의 열연이 돋보였다.

자신을 버린 남편은 물론 아들마저 유괴범에 의해 잃은 신애의 맘을 너무 실감나게 연기한 전도연은

칸에서 상을 받아 이제 국제적인 여배우가 되었고

순진한 듯 하면서도 능글맞은 송강호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절망의 순간에서 종교가 일시적인 위안이 될지도 모르지만 궁극적으론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그 어떤 위로도 자기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니깐

 

영화의 제목처럼 밀양은 한자로 비밀의 햇볕이라 해석할 수 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속 마지막 장면처럼 묘한 여운을 남긴다.

신애가 그토록 갈망하던 맘의 평화와 용서일지 종찬이 신애 곁을 맴돌며 그녀를 감싸던 마음일지

밀양은 그렇게 비밀스런 햇살만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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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일반판 (2disc) - 할인행사
이준익 감독, 강성연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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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시절 왕을 풍자하다 궁중광대로 스카웃(?) 된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이준기)의 놀이패

극적으로(?) 연산군(정지영)을 웃긴 후 연회에서 계속 신랄한 풍자극을 선보이는데

그들의 공연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 목숨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고

마침내 다가 온 그들의 마지막 공연 그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당시 관객동원 최고기록을 세울만큼 정성을 들여 만든 영화

특히 광대놀이의 완벽한 재연이 돋보였다.

연기자들의 혼이 서린 연기도 괜찮았고 화제의 주인공이었던 이준기도 정말 여자같았다. ㅋㅋ

연산군이 비록 망나니(?)같은 왕이었지만

그에게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이 있었기에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최하층인 광대들의 공연을 통해 왕을 비롯한 권력자들의 부정부패와 위선을 통렬히 풍자하는 모습

목숨을 건 그들의 공연에 움찔하는 왕과 대신들의 모습이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주면서도 왠지모를 통쾌함을 선사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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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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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애니메이션으로 재밌게 봤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 소설

일본 SF 문학의 선구자 츠츠이 야스타카의 세 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먼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어느날 라벤더 향기를 맡으며 과거로 타임리프를 하게 된 고등학생 가즈코의 얘기를 담고 있다.

가즈코는 뜻밖에 시간 이동을 하면서 자신의 신기한 능력을

단짝 친구들인 가즈오와 코로에게 얘기하지만 그들도 이런 사실을 쉽사리 믿어 주지 않는데...

 

지금은 너무 익숙한 소재가 되어 버린 시간여행은

이 책이 나온 1965년엔 분명 신선한 소재였을 것이다.

가즈코는 자신에게 생긴 신기한 능력을 이용해 주위에서 생긴 위험한 일들을 해결하고

결국엔 모든 사건의 진실이 2660년 미래에서 온 11살 소년 가즈오에게서 연유된 것임을 알게 된다.

가즈오는 자신들의 세계를 구하기 위한 실험 중 과거로 오게 되고

과거인 이곳에서 자신에 관한 모든 사실을 만들어 내어 고등학생으로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애니메이션에서 이미 보았기 때문에 예측가능했고

애니메이션이 주었던 아기자기한 재미와 자극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원작이 40년도 더 된 작품이라 최근작인 애니메이션이 훨씬 더 와 닿은 것 같다.

 

두번째 단편 '악몽'은 그야말로 공포에 관한 얘기다.

마사코는 반야가면을 무서워하는 중학생 소녀인데

그녀가 반야가면을 무서워하게 된 원인을 추적해 나간다.

그녀의 동생 요시오도 가위를 든 무서운 여자와

피투성이가 된 남자머리가 굴러다니는 것을 무서워하는데

이들 남매의 공포의 원인은 과거의 끔찍한(?) 기억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준 무서운 이미지가 잠재의식 속에 남아

그 이미지를 가진 사물을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

일상적인 소재이면서 공감이 가는 스토리였다.

 

마지막 단편 'THE OTHER WORLD'는 노부코란 고등학생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꿈꾸던 세상에 살게되는 얘기로 

다원우주(다른 공간에 있는), 동시존재(또다른 나)를 다루고 있다.

자신이 상상하던 세계에 살게 된 노부코는 마냥 좋을 것 같지만

그 세계도 결코 완벽하지 않고 곧 실망하게 된다.

이제는 익숙해진 소재인 지금 우리가 사는 시공간과는 다른 곳에

나와 똑같은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설정이 이 얘기의 골격이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등에서도 느낀 거지만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정말 묘한 기분이 들 것 같다.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우연찮게 서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또 어떨지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짜릿해지는 기분이 든다.

 

일본 SF 문학의 거장답게 그의 세 단편은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다.

얼마 전에 본 애니메이션 '파프리카'의 원작도 그의 책이라니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도 그와 같은 SF 문학의 대가가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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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2
조신영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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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기 제조업체를 다니는 이토벤 과장은

어느 날부터 잘 들리지 않고 몸도 안 좋은 걸 느끼게 된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독단적 스타일로 아내와도 사이가 멀어져 별거 중이고

회사에서도 그다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던 그는

때 마침 회사가 구조조정에 나서자 대리점을 받는 조건으로 퇴사한 후

자신이 중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는데...

 

주인공인 샐러리맨이 자신의 부족한 면을 깨닫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그린 우화라는 점에서 '배려'와 비슷한 유형의 자기계발서였다.

주인공이 가족과 동료들에게서 소외를 당하는 점도 유사하다.

 

이토벤은 이과장의 별명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곱슬머리인 그의 외모가 베토벤과 유사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귀가 먼 베토벤처럼 잘 듣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단 자기 말만 했던 이토벤은

자신이 병에 걸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자

그동안 소홀히 했던 가족들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아들이 자폐증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자

아들이 재능을 보이는 바이올린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 주기 위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면서 막혔던(?) 귀를 열게 되는데...

 

이토벤이 귀를 열게 되는 과정은 정말 눈물겹다.

아들의 바이올린을 만들어 주기 위해 퇴사한 회사를 다시 찾아가

자신을 냉대하는 사람들의 비위를 맞춰 가며 바이올린을 조금씩 만들어 나간다.

이토벤이 귀를 열고 듣는 법을 배워가면서 차츰 동료들과 아내의 맘을 열어가기 시작하자

마침 회사도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직원들의 소리에 귀를 열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도전함으로써

그동안 막혔던 의사소통의 활로를 다시 개척하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기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아들의 바이올린을 위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 이토벤의 변화된 모습은 아버지의 참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한편 들을 청이나 암의 한자 풀이가 중간에 나오는데 정말 걸작이다.

들을 청(聽)자를 구성하고 있는 한자들로 들을 청자를 해석하면

좌변은 왕(王) 같은 귀(耳)를 갖는다는 뜻으로 매우 커다란 귀로

들을 때는 집중해서 들어야 함을 의미하고

우변의 열개(十)의 눈(目)은 상대를 집중해서 바라보고

일심(一心)은 상대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듣는 것은 눈과 귀를 집중해서 상대의 마음과 하나가 됨을 뜻한다.

암(癌)은 입이 세개나 필요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그걸 산에 가두어 놓고 막아버려 생긴 것이란 해석도 일리가 있었다.

 

요즘은 말을 잘 하는 사람이 각광을 받는 세상이다.

그래서 화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그들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들어 줄 사람들은 없다.

바쁜 세상에 자기 말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줄 여력은 없다.

이러한 일방적 소통구조는 결국 사람들 사이의 오해만 증폭시켜

진정한 소통이 사라진 세상을 만들고 말았다.

이 책은 이런 소통이 사라진 세상에 소통을 회복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경청이 필요함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눈과 귀는 둘인데 입이 하나인 이유가 많이 보고 듣되 적게 말하라는

제논의 말처럼 듣는 걸 잘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마음을 얻는 방법은 말의 힘이 아닌 경청의 힘임을 이 책은 잘 가르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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