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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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자는 또한 사랑하고 주목하고 파악한다.
한 사물에 대한 고유한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랑은 더욱더 위대하다.
모든 열매가 딸기와 동시에 익는다고 상상하는 자는
포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파라켈수스-9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이다.-13-14쪽

사랑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없다는 태도의 배경이 되는 두 번째 전제는 사랑의 문제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의 문제라는 가정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사랑할 또는 사랑받을 올바른 대상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14쪽

사랑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가정에 이르게 하는 세 번째 오류는 사랑을 '하게 되는' 최초의 경험과 사랑하고 '있는' 지속적 상태, 혹은 좀 더 분명하게 말한다면 사랑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혼동하는 것이다.-16쪽

사실상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버리는' 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사랑의 경우, 포기는 불가능하므로,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뿐인 것 같다. 곧 실패의 원일을 가려내고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최초의 조치는 삶이 기술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의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17쪽

이론과 실천의 습득 외에도 어떤 기술을 숙달하는데 필수인 세 번째 요인이 있다. 곧 기술 숙달이 궁극적인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18쪽

인간이 분리된 채 사랑에 의해 다시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의 인식, 이것이 수치심의 원천이다. 동시에 이것은 죄책감과 불안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가장 절실한 욕구는 이러한 분리 상태를 극복해서 고독이라는 감옥을 떠나려는 욕구이다.-25쪽

완전한 해답은 대인간적 결합, 다른 사람과의 융합의 달성,
곧, '사랑'에서 찾아볼 수 있다.-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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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상반기에 47권이나 읽었다. 거의 100권 페이스...

작년에 51권 정도 읽은 걸 감안하면 엄청난 오버페이스다. ㅋ

아무래도 책 읽는데 재미를 들여서 무리(?)한 것 같다.

좀 더 분발해서 100권을 채워 볼까...ㅋ

소설류가 24권으로 문학 청년(?)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했다.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할텐데...편식은 역시 난치병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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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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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즐거워지는 기술
사랑의 기술-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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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배워야 한다.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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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행복을 줄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 할머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나라 요시토모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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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와 할머니의 어색한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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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둘리 2007-07-0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 많이 읽으시는군요. 제가 읽은 책도 한...네권 보여서 흐뭇합니다. 하하.

sunny 2007-07-06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찬입니다. 아직 진정한 고수(?)의 경지에 이를려면 멀었습니다. ^^
 

야근을 적게했더니 선전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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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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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뿐만 아니라 여행도 기술이 필요하다. ㅋ
사랑의 기술-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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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자(?)가 되자!!!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7년 5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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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과 건축이 만나면 행복할까?
아르헨티나 할머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나라 요시토모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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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스러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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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영화 보셨어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와이드미디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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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행방불명되었던

고모인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하러 마츠코가 살던 집에 간 쇼

그녀는 이웃들에게 '혐오스런 마츠코'로 불리며 살았었는데

과연 마츠코는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

 

이 영화속 마츠코의 삶은 비극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중학교 교사가 되기까지는 그런대로 순탄한(?) 삶을 살았지만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게 된 절도 사건이 있은 후

그녀의 삶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만나는 남자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데다 그녀를 버리고

그녀는 늘 버림받으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녀가 무엇보다 두려워했던 것은 홀로 남겨진다는 것

하지만 그녀도 결국 지치고 삶을 포기한 것처럼

세상과 단절된 막가는 삶을 살아가는데...

 

무엇보다 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든 것은

마츠코 역의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제대로 망가져 준다.

특히 그 엽기적인(?) 표정은 정말 압권이다.

그녀가 얼마전 '전차남'에서

전차남의 맘을 사로잡은 그녀라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다.

 

영화는 비극적인 마츠코의 삶을 보여주면서도

시종일관 밝고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화려한 원색의 이미지와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관객들이 그녀의 불행한 삶에 빠져 같이 허우적거리도록

만들지 않았다. 분명 슬퍼해야 하는데도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의 힘이 아닐까 싶다.

 

오직 사랑받길 원했던 마츠코가 그렇게 망가진 것은

결국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랑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하는 것은 맘에 안들지만

사랑받기 위한 마츠코의 처절하고 안스러운 노력에

'혐오스런'이란 형용사는 부당한 것 같다.

'애처로운' 마츠코의 일생이 개인적으론 딱 어울릴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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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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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건축에 관한 에세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를 통해

사랑에 대한 그의 박식하고 섬세한 글을 접했던지라

건축에 대한 그의 고견(?)이 어떠한지 궁금했다.

 

이 책에서 그는 건축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지금까지 있어 온 다양한 견해들을 총정리하고 있다.

우리가 세계사 내지 미술 시간에 배웠던 각종의 건축양식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 이런 내용이 담겨 있을거라 생각했다.)

다양한 건축물과 거기에 담긴 건축가의 의도를

보통 특유의 맛깔스런 문체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다양한 건축물을 예시로 제시하며 흑백사진으로 보여주는데

컬러라면 더 실감이 낫겠지만 그러면 책값이 엄청 비싸겠지...

 

우리는 건축물에 대해 단순히 기능적인 면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도 기대한다.

즉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집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집도 기대한다.

존 러스킨의 말처럼 우리는 건물이 우리를 보호해주길 바라며

동시에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길 바란다.

말을 걸어주는 건물이라...너무 시적인 표현이다.

언젠가는 정말 말하는(?) 건물들이 등장하겠지만 현재로선 중경삼림의 양조위가 그랬듯

우리가 건물에게 말을 걸고 하소연을 해야한다.

집이란 공간은 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우리는 그곳에서 완전히 무장해제를 당한다.

밖에서는 강한 척, 잘난 척, 각종 '척'들을 하며 자신을 무장하지만

집에 안기는 순간부터 우리는 아기처럼 칭얼대며 자신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집이 정말 말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들과의 대화가 즐거울 수도 있지만,

그들의 폭로(?)를 두려워 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집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감싸줄 수 있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노래도 있듯이

집이란 단어는 고향과 더불어 편안함을 주며 집은 우리 영혼의 안식처의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보통은 집은 인간의 삶을 기억하는 저장소인 동시에 이상의 저장소라고 한다.

집은 그야말로 인간의 생사고락을 모두 지켜 보는 기억의 총화라 할 수 있다.

물론 요즘은 거의 병원에서 태어나고 병원에서 죽는 경우가 많지만

인간의 모든 희노애락을 집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 살던 집을 오랜만에 가게 되면

그곳에 살던 시절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 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편 집은 이상의 저장소이기도 하다.

건물은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이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가 관광지라고 하는 곳에 있는 유명 건축물들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과 함께 우리 맘의 눈높이를 한껏 키우게 되는 것은

바로 건물의 이러한 기능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건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건물이 투기의 대상이 되어 곧 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멋진 건축물들은 우리에게 단순한 재산 이상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다.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공간을 차지하며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건축물들에게서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보통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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