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떤 영화 보셨어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와이드미디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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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행방불명되었던

고모인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하러 마츠코가 살던 집에 간 쇼

그녀는 이웃들에게 '혐오스런 마츠코'로 불리며 살았었는데

과연 마츠코는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

 

이 영화속 마츠코의 삶은 비극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중학교 교사가 되기까지는 그런대로 순탄한(?) 삶을 살았지만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게 된 절도 사건이 있은 후

그녀의 삶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만나는 남자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데다 그녀를 버리고

그녀는 늘 버림받으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녀가 무엇보다 두려워했던 것은 홀로 남겨진다는 것

하지만 그녀도 결국 지치고 삶을 포기한 것처럼

세상과 단절된 막가는 삶을 살아가는데...

 

무엇보다 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든 것은

마츠코 역의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제대로 망가져 준다.

특히 그 엽기적인(?) 표정은 정말 압권이다.

그녀가 얼마전 '전차남'에서

전차남의 맘을 사로잡은 그녀라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다.

 

영화는 비극적인 마츠코의 삶을 보여주면서도

시종일관 밝고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화려한 원색의 이미지와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관객들이 그녀의 불행한 삶에 빠져 같이 허우적거리도록

만들지 않았다. 분명 슬퍼해야 하는데도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의 힘이 아닐까 싶다.

 

오직 사랑받길 원했던 마츠코가 그렇게 망가진 것은

결국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랑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하는 것은 맘에 안들지만

사랑받기 위한 마츠코의 처절하고 안스러운 노력에

'혐오스런'이란 형용사는 부당한 것 같다.

'애처로운' 마츠코의 일생이 개인적으론 딱 어울릴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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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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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건축에 관한 에세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를 통해

사랑에 대한 그의 박식하고 섬세한 글을 접했던지라

건축에 대한 그의 고견(?)이 어떠한지 궁금했다.

 

이 책에서 그는 건축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지금까지 있어 온 다양한 견해들을 총정리하고 있다.

우리가 세계사 내지 미술 시간에 배웠던 각종의 건축양식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 이런 내용이 담겨 있을거라 생각했다.)

다양한 건축물과 거기에 담긴 건축가의 의도를

보통 특유의 맛깔스런 문체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다양한 건축물을 예시로 제시하며 흑백사진으로 보여주는데

컬러라면 더 실감이 낫겠지만 그러면 책값이 엄청 비싸겠지...

 

우리는 건축물에 대해 단순히 기능적인 면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도 기대한다.

즉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집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집도 기대한다.

존 러스킨의 말처럼 우리는 건물이 우리를 보호해주길 바라며

동시에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길 바란다.

말을 걸어주는 건물이라...너무 시적인 표현이다.

언젠가는 정말 말하는(?) 건물들이 등장하겠지만 현재로선 중경삼림의 양조위가 그랬듯

우리가 건물에게 말을 걸고 하소연을 해야한다.

집이란 공간은 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우리는 그곳에서 완전히 무장해제를 당한다.

밖에서는 강한 척, 잘난 척, 각종 '척'들을 하며 자신을 무장하지만

집에 안기는 순간부터 우리는 아기처럼 칭얼대며 자신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집이 정말 말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들과의 대화가 즐거울 수도 있지만,

그들의 폭로(?)를 두려워 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집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감싸줄 수 있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노래도 있듯이

집이란 단어는 고향과 더불어 편안함을 주며 집은 우리 영혼의 안식처의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보통은 집은 인간의 삶을 기억하는 저장소인 동시에 이상의 저장소라고 한다.

집은 그야말로 인간의 생사고락을 모두 지켜 보는 기억의 총화라 할 수 있다.

물론 요즘은 거의 병원에서 태어나고 병원에서 죽는 경우가 많지만

인간의 모든 희노애락을 집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 살던 집을 오랜만에 가게 되면

그곳에 살던 시절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 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편 집은 이상의 저장소이기도 하다.

건물은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이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가 관광지라고 하는 곳에 있는 유명 건축물들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과 함께 우리 맘의 눈높이를 한껏 키우게 되는 것은

바로 건물의 이러한 기능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건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건물이 투기의 대상이 되어 곧 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멋진 건축물들은 우리에게 단순한 재산 이상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다.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공간을 차지하며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건축물들에게서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보통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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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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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묶인 오리엔트 특급열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14명의 승객 중 누구도 열차 밖으로 빠져나가거나 들어올 수 없는 상황.

용의자인 승객들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에르큘 포와로는 그 속에서 어긋난 진실들을 발견하는데...

원한에 가득 찬 12개의 칼자국은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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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20년 전 쯤에 읽었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고 영화로도 걸작에 속한다.

크리스티 여사의 여행물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배에서는 '나일강의 죽음' 비행기에선 '구름속의 죽음' 그리고 기차에선 바로 이 책이 있다.

(다른 교통수단이 있었으면 크리스티 여사가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우주선...ㅋ)

 

폭설로 갇힌 오리엔트 특급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은 분명 포와로 포함 13명 중에 있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알리바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럼 알리바이가 없는 포와로가 범인일까?(역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천하의 포와로가 내가 졌다라고 말한 위인이 아니다.

그가 범인을 공개하는 순간 역시 내가 졌다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 크리스티 여사는 독자들의 편견을 또 한번 깨 준다.

역시 어릴 적에 읽어서 범죄의 가능성이란 면에서 

너무 편향된 시각을 가졌던 나로선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선 범인 맞추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경우의 수가 엄청(?) 늘어났기 때문에...ㅋ

그리고 그 어떤 알리바이도 쉽게 믿어선 안된다는 사실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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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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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로 시작되는 도시에서 A로 시작되는 이름을 가진 어떤 사람이 살해당한다.

뒤이어 B, C의 알파벳 순으로 이루어지는 연속 살인.

그러나 그 사건들은 어떠한 연관성도 없어 보이는데......

전 영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사건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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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쯤 읽었던 추리소설

초딩이었던 어린 나이에 접해서 그런지 좀 충격적이었다.

A로 시작하는 도시에 A로 시작하는 이름의 사람이 살해된다.

이어서, B, C, D 순서로 차례로 벌어지는 연속 살인

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인다.

미치광이 살인마의 짓일까?

정말 미치광이 살인마의 짓이라면 그야말로 잡기 불가능할 것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아무 이유 없이 죽인다면

그런 사건은 거의 미제사건이 될 수밖에 없다.

증거나 목격자 등이 없다면 도대체 수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ABC 살인사건이 바로 그러했다.

범인의 악취미인지, 엄청난 업적(?)을 남기려면 공명심에선지

알파벳 순서로 벌어진다는 점 외엔 딱히 범인을 잡을 만한

단서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천하의 포와로라 하더라도 말이다.

물론 꼭 사건이 있었던 장소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외판원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ㅋ

Z까지 채워야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은 D에서 멈추고 만다.

범인이 이름이 E로 시작하는 사람을 실수로(?) 죽였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읽은거라 기억이 가물가물~~ ㅋ)

 

여기서 우리의 포와로의 회색 뇌세포는 범인이 누군지 알아낸다.

솔직히 이런 설정에 어린 소년은 완전히 당할 수밖에 없었다. ㅋ

(지금 이 나이에 처음 봤어도 90% 이상 당했겠지만...ㅋ)

암튼 범인도 대단하고 포와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남고

이 책의 재밌는(?) 설정을 한국화해서 얘기를 써 볼 생각도 했다.

(ㄱ으로 시작하는 도시에서 ㄱ으로 시작하는 성을 가진 사람이 죽기 시작하는 연쇄 살인사건

ㅋㅋㅋ)

이 책을 지금 다시 읽으면 분명 어려서 놓쳤던 많은 것들을 발견할 것 같다.

역시 추리소설은 설정을 잘 만들어야 어필할 수 있음을

크리스티 여사께서 잘 입증한 고전이 아닐까 싶다.

(그녀가 너무 많은 설정을 만들어 놔서 후배 추리소설가들이 힘들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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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SE (2disc) - 할인행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오카다 준이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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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난 사무라이 소자(오카다 준이치)

하지만 복수에는 관심도 능력도 없는 그는 훈장(?) 노릇을 하며

한가로이 소일하고 있다가 우연히 아버지의 원수를 알게 되는데

그는 과연 복수에 나설 것인가...

 

평화로운 시대에 사무라이는 그야말로 백수에 지나지 않는다.

전시에 각광받는 직업이 바로 사무라이니까

태평성대가 되자 사무라이의 정신마자 쇠퇴해 가는데

무늬(?)만 사무라이인 소자에게 아버지의 복수는 정말 난제가 아닐 수 없었다.

사무라이의 목숨과도 같은 충성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복수를 해야 할 듯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 한 번 시작된 복수의 악순환은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한 끝날 수 없다.

이 영화는 현명한(?) 복수의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

그 동안 보았던 비장미 넘치고 무모하기까지 한 사무라이가 아닌

훨씬 현명하고 인간적인 사무라이를 보여 준 것이다.

사무라이들의 직업병(?)이라 할 수 있는 할복을 비꼬는 등

사무라이가 지향할(?) 새로운 모습을 잘 보여 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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