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3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구판절판


범죄 수사란 범인이 저지른 실수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범죄는 어렵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범죄자라도 단 하나의 실수도 저지르지 않는 법은 없다. 완전범죄는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범인을 쫓는 경찰은 그들이 저지른 실수들을 쫓는 것이다.-259쪽

살인이 잔혹한 것은, 살인이 피해자를 죽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가족의 생활과 마음까지 서서히 죽여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가족을 죽이는 것은 살인자 본인이 아니라 그 가족들 자신의 마음이야.-280쪽

가장 두려운 것은 인생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야.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아무도 자극도 없는 인생을 보낼 바에야 죽는 편이 낫다는 그런 지향성-303쪽

주위의 눈이란 그런 것이다. 진실이 자신에게 직접 닥쳐와 도망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지 않는 한, 인간은 그것과 직면할 수 없다. 자신에게 가장 편하고 안락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설득력을 지닌 해석을 '진실'로 채택하는 것뿐이다.-377쪽

거짓말은 반드시 들통이 나. 진실이란 건 말이지. 네 놈이 아무리 멀리까지 가서 버리고 오더라도 반드시 너한테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어-5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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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2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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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연찮게 시작한 범행이 이젠 재미가 되어 버린 범인들

희생양을 고르며 범행을 즐기는 것으로 부족해 매스컴을 이용한 장난을 시작하는데...

 

1권에서 제3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여주었다면

2권은 범인들의 본격적인 범행과정을 보여주었다.

범인들이 과연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으론 범인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한 인간이 다른 인간들을 능욕하면서

끔찍하게 죽이는 괴물이 되었는지를 잘 보였주었다.

그 끔찍한 괴물도 첨부터 괴물은 아니었다.(또 다른 한 녀석은 잘 모르겠다. 타고 난 괴물일지도...ㅋ)

그의 절친한 친구가 지켜본 것처럼 타고난 악인은 아니었다.

악인은 그냥 만들어지는게 아닌 것 같다.

물론 이는 악인들의 변명이자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도 괴물이 되기 전엔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를 점차 악인으로 몰고 간 것은 가족과 친구였다.

범인의 성장과정과 범행과정, 그의 생각과 감정을 접하다 보니

결코 용서해서는 안 되는 자이지만 조금은 불쌍한 면도 있었다.

 

세상은 점차 가해자가 사라지고 있다.

물론 범행에는 직접적인 가해자들은 있지만 그들은 자신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 말한다.

모든 사건을 인수분해해 보면 남는 건 피해자 뿐이다.

살인범도 자신이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게 만든 상황, 자신의 환경을 탓하며 자신도 피해자라 한다.

특히 히구치 메구미의 행태는 그 전형적인 표본이라 할 수 있었다.

본인은 물론 범인의 가족일 뿐이니 가해자라 할 수 없지만

피해자의 가족인 신이치에게 행하는 생떼는 정말 가관이었다.

신이치가 자기 아버지의 범행을 유발했느니 하면서 억지를 부리는건 정말 봐주기 힘들 지경이었다.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에서도 범인이 자기 어머니와 관계에서 비슷한 말을 하는데

자기가 잘못하고도 다들 자신이 피해자라 하소연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가 만연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범인들은 자신들의 왕국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자신이 왕이며 나머지 사람들은 자신의 지배하에 있는 노예이자 한낱 소모품과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문제화되고 있는 히키코모리는

전형적인 자신만의 왕국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자신만의 왕국을 만든다면

그건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이다.(그것도 점점 사회문제가 되긴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의 범인들처럼 다른 사람도 자신의 왕국에 강제로 편입시켜 그들에게 철권을 휘두르며

그것을 당연시한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점차 파편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 문제는 꼭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범인들의 예상치 못한 사고로 끝난 듯 보이는 사건을 뒤로 하고

3부에서는 사건이 끝난 후 신이치와 사건을 취재해서 연재해 큰 성공을 거둔 시게코,

그리고 오빠가 범인임을 믿을 수 없는 유미코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일어난 사건(?)은 또다시 분노를 자아냈다.

어떻게 인간이 끝까지 저럴 수가 있느냐며 정말 치가 떨렸다.

3권에선 아마 최고 악인의 마지막 발악과 속 시원한 응징이 예상된다.

제발 내 맘 속에 응어리진 이 분노가 시원하게 해소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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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만지 - [할인행사]
조 존스톤 감독, 커스틴 던스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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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간 집에서 우연히 게임판을 발견한 쥬디와 피터

호기심에 주사위를 던지자 환상(?)의 게임이 시작되는데...

 

십년도 전에 봤던 영화를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

그 당시 정글 속 각종 동물들이 등장하는 쥬만지란 게임을 소재로 한

재밌는 어드벤처 영화였었는데 지금봐도 질리지 않았다.

물론 CG 등은 세월이 지나 조금은 어색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일단 쥬만지라는 재밌는(?) 보드게임의 매력이 여전했다.

물론 그 게임을 하는 당사자들은 너무 힘들어 보였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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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클레이튼 SE - 할인행사
토니 길로이 감독, 시드니 폴락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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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뒷처리 담당 전문 변호사 마이클 클레이튼(조지 클루니)

동료 변호사인 아서가 U/노스 소송 도중에 난동을 부려

뒷수습을 위해 투입되지만 엄청난 진실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변호사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과정을 그린 영화

수임 회사의 비리를 알고 갈등하던 동료 변호사가 죽자 마이클은 뭔가 일이 잘못된 것을 깨닫는다.

사실 내부 비리나 부패 사건에 연루되어 이를 해결하는 변호사 얘기는 헐리웃의 단골 소재다.

이 영화 속에선 솔직히 마이클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지고

그가 진실을 지키기 위해 그다지 고생(?) 하지도 않는다.

단지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가 원하는 정답을 선택했을 뿐...

 

역시 변호사는 만만한 직업이 아닌 것 같다.

밖에서 보면 그럴듯 해 보이지만 사건 수임하기도 어렵고

로펌 소속이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건을 맡아야 한다.

그 사건들 중에는 분명 진실이나 정의와는 거리가 먼 의뢰인들도 변호를 해야하는 사건들이 있을 것이다.

정의니 진실이니 하는 건 제3자가 알긴 더욱 어려운 일이고

사건 중엔 승소해야 할 사람이 패소하고 패소할 사람이 승소하는 경우가 꽤 있을 것이다.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서 변호사 활동을 하기란 정말 어려울 듯

그런 고민은 안 하고 살아도 되는 내가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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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와 여동생을 끔찍한 강도살인으로 잃은 신이치는

애완견 로키와 함께 늘 가던 오가와 공원을 산책하던 중

쓰레기 통에서 여자 팔이 담긴 쓰레기 봉투를 발견하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대작 모방범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꼭 읽고 싶어 얼마 전에 겨우 장만하고도 무려 1,500여 페이지에

세 권이나 되어서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신이치가 여자 팔을 발견한 것은 연쇄살인사건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대담하게도 범인은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음성변조기를 사용하며 피해자 가족을 농락하는 극악한 추태를 저지르자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히는데...



무려 3권이라는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 책의 1권 1부에서는

젊은 여자들의 유괴살인사건의 전개와 그 허무한 결말을 피해자 가족과 경찰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2부에선 범인의 어린 시절과 주변 사람들의 얘기,

범행의 전개과정을 그리는데 1권에는 첫 번째 범행까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니 얼마 전에 읽었던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이 떠올랐다.

범인의 첫 번째 범행은 '악인'의 살인사건과 장소나 상황 등이 매우 유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 속의 범인이야말로 악인의 전형이라 할 수 있었다.

범인은 아무 이유 없이 재미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이코 패스

그 자체였다. 몇해 전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범인이 저지르는 만행은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끔찍한 살인 행각으로 부족해 언론을 이용 피해자 가족을 가지고 노는 모습은 정말 치를 떨게 만들었다.



이제 겨우 1권밖에 읽지 않았는데 그녀의 필력을 충분히 느꼈다.

엄청난 분량의 책이 술술 읽히며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갔다.

전에 읽었던 '이유'나 '화차'도 꽤 분량이 되었던 책들이었는데

이 책은 그 3배 가량이나 되었음에도 사건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범인들에 대한 분노로 금방 읽어나갈 수 있었다.



미미 여사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조명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정말 인연의 끈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보여주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이 연기처럼 사라져도 무관심한 세상에

범인들의 범행은 어쩌면 사회가 갈구하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끔찍한 범행이 오히려 오락거리로 전락해버리는 세상

이 무서운 세상이 저런 극악한 범인들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과연 범인들이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 2권을 빨리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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