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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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223쪽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지. 네가 바라는 생명수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만,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러야 한다. 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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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앙 로즈 SE 무삭제판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올리비에 다한 감독, 제라르 드빠르디유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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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트 삐아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

거리의 가수였던 어머니와 서커스단원이었던 아버지 사이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우연히 거리에서 그녀의 노래를 들은 루이스에게 캐스팅되지만

루이스가 그녀와 잘 아는 괴한들에게 죽임을 당하자 그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 그녀는 유명 시인 레이몽에게 발탁되어

본격적인 인기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프랑스의 국민 가수라 할 수 있는 에디트 삐아프의 노래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와

'장미빛 인생'이다. 특히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는

영화 '파니 핑크'등의 주제곡으로 쓰여서 좋아하는 노랜데

이 영화속에서도 늙고 병든 그녀의 마지막 공연에서

그녀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를 부를 때 정말 전율이 느껴졌다

 

사실 그녀의 삶을 보면 그야말로 파란만장이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나, 인기 가수가 되기까지의 우여곡절

그리고 그녀의 사랑은 길지도 순탄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마지막(?)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사랑하세요'였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진통제를 맞아가면서도 무대에 올랐던 그녀는

그녀의 노래처럼 정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산 것 같다.

에디트 삐아프의 노래와 삶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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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2disc)
이창동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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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고 아들 준과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내려 온 신애(전도연)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은 그녀의 차를 수리해 준 것을 계기로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그녀에겐 또 다른 슬픔이 기다리고 있는데...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영화

밀양에서 새출발을 하려던 신애는 아들을 유괴살인당한다.

요즘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유괴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 신애는 망연자실한 가운데

교회를 다니며 차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그리고 큰 맘 먹고 아들을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러 교도소에 갔으나

하나님에게 이미 용서받았다며 너무나 편안해 보이는 범인

그녀는 또 한번 충격에 휩싸인다.

자신이 용서도 안 했는데 하나님의 먼저 용서를 하다니...

그녀는 이제 하나님과의 정면 대결을 선택한다.

교회에서 하는 행사에 훼방을 놓고

(목사가 열심히 선교 중인데 '거짓말'이란 노래를 틀어놓는 장면이 압권 ㅋ)

장로를 꼬시기도 하고, 집에 돌을 던져 유리창에 금이 가게도 한다.

그렇게 그녀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마음 속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 영화는 장관으로의 외도(?)에서 돌아 온 이창동 감독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송강호, 전도연의 열연이 돋보였다.

자신을 버린 남편은 물론 아들마저 유괴범에 의해 잃은 신애의 맘을 너무 실감나게 연기한 전도연은

칸에서 상을 받아 이제 국제적인 여배우가 되었고

순진한 듯 하면서도 능글맞은 송강호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절망의 순간에서 종교가 일시적인 위안이 될지도 모르지만 궁극적으론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그 어떤 위로도 자기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니깐

 

영화의 제목처럼 밀양은 한자로 비밀의 햇볕이라 해석할 수 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속 마지막 장면처럼 묘한 여운을 남긴다.

신애가 그토록 갈망하던 맘의 평화와 용서일지 종찬이 신애 곁을 맴돌며 그녀를 감싸던 마음일지

밀양은 그렇게 비밀스런 햇살만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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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일반판 (2disc) - 할인행사
이준익 감독, 강성연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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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시절 왕을 풍자하다 궁중광대로 스카웃(?) 된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이준기)의 놀이패

극적으로(?) 연산군(정지영)을 웃긴 후 연회에서 계속 신랄한 풍자극을 선보이는데

그들의 공연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 목숨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고

마침내 다가 온 그들의 마지막 공연 그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당시 관객동원 최고기록을 세울만큼 정성을 들여 만든 영화

특히 광대놀이의 완벽한 재연이 돋보였다.

연기자들의 혼이 서린 연기도 괜찮았고 화제의 주인공이었던 이준기도 정말 여자같았다. ㅋㅋ

연산군이 비록 망나니(?)같은 왕이었지만

그에게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이 있었기에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최하층인 광대들의 공연을 통해 왕을 비롯한 권력자들의 부정부패와 위선을 통렬히 풍자하는 모습

목숨을 건 그들의 공연에 움찔하는 왕과 대신들의 모습이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주면서도 왠지모를 통쾌함을 선사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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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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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애니메이션으로 재밌게 봤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 소설

일본 SF 문학의 선구자 츠츠이 야스타카의 세 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먼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어느날 라벤더 향기를 맡으며 과거로 타임리프를 하게 된 고등학생 가즈코의 얘기를 담고 있다.

가즈코는 뜻밖에 시간 이동을 하면서 자신의 신기한 능력을

단짝 친구들인 가즈오와 코로에게 얘기하지만 그들도 이런 사실을 쉽사리 믿어 주지 않는데...

 

지금은 너무 익숙한 소재가 되어 버린 시간여행은

이 책이 나온 1965년엔 분명 신선한 소재였을 것이다.

가즈코는 자신에게 생긴 신기한 능력을 이용해 주위에서 생긴 위험한 일들을 해결하고

결국엔 모든 사건의 진실이 2660년 미래에서 온 11살 소년 가즈오에게서 연유된 것임을 알게 된다.

가즈오는 자신들의 세계를 구하기 위한 실험 중 과거로 오게 되고

과거인 이곳에서 자신에 관한 모든 사실을 만들어 내어 고등학생으로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애니메이션에서 이미 보았기 때문에 예측가능했고

애니메이션이 주었던 아기자기한 재미와 자극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원작이 40년도 더 된 작품이라 최근작인 애니메이션이 훨씬 더 와 닿은 것 같다.

 

두번째 단편 '악몽'은 그야말로 공포에 관한 얘기다.

마사코는 반야가면을 무서워하는 중학생 소녀인데

그녀가 반야가면을 무서워하게 된 원인을 추적해 나간다.

그녀의 동생 요시오도 가위를 든 무서운 여자와

피투성이가 된 남자머리가 굴러다니는 것을 무서워하는데

이들 남매의 공포의 원인은 과거의 끔찍한(?) 기억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준 무서운 이미지가 잠재의식 속에 남아

그 이미지를 가진 사물을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

일상적인 소재이면서 공감이 가는 스토리였다.

 

마지막 단편 'THE OTHER WORLD'는 노부코란 고등학생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꿈꾸던 세상에 살게되는 얘기로 

다원우주(다른 공간에 있는), 동시존재(또다른 나)를 다루고 있다.

자신이 상상하던 세계에 살게 된 노부코는 마냥 좋을 것 같지만

그 세계도 결코 완벽하지 않고 곧 실망하게 된다.

이제는 익숙해진 소재인 지금 우리가 사는 시공간과는 다른 곳에

나와 똑같은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설정이 이 얘기의 골격이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등에서도 느낀 거지만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정말 묘한 기분이 들 것 같다.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우연찮게 서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또 어떨지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짜릿해지는 기분이 든다.

 

일본 SF 문학의 거장답게 그의 세 단편은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다.

얼마 전에 본 애니메이션 '파프리카'의 원작도 그의 책이라니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도 그와 같은 SF 문학의 대가가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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