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헐의 10계
헐의 본명은 리처드 헨리 샘프슨(Richard Henry Sampson)인데 어머니의 성인 헐을 필명으로 사용했다. <큰어머니 살인사건>(The Murder of My Aunt,1935)으로 유명한 그는 1935년에 출간한 <캐슬 문학 백과사전>의 탐정 소설 항목에 다음과 같은 ‘추리 소설 10계’를 발표했다.

1. 추리 작가는 하나의 사실에 대해 모순되는 두 가지의 기술을 해서는 안 된다.
2. 단서 또는 증거가 될 만한 사실을 최후까지 감춰서는 안 된다.
3. 고의로 허위의 진술 또는 오해를 초래할 만한 진술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전문가가 보더라도 틀린 곳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단,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 등장인물을 통해서 하는 말은 용납된다. 일부러 틀린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예외이다.
4. 의학 또는 법률에 관한 것이 스토리의 구성분이 되었을 때는 어떤 전문가가 보더라도 틀린 곳이 없어야 한다.
5. 독자에게 실마리가 될 만한 단서를 제공해야 한다.
6. 틀린 실마리라도 최종적으로 해명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제시해 주어도 좋다. 그러나 산만한 결말은 맹렬한 비난의 대상이 될 뿐이다.
7. 추리 소설 작가의 정신상태는 온전해야 하며, 그에 의한 인물 묘사도 확실해야 한다. 단, 범인의 인물 묘사에는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을 수 있다. 처음에는 동정받을 만한 인물로 등장했다가 차츰 사악한 본성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상대를 속이려면 반대쪽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8. 좋은 문장과 어느 정도의 유머 감각은 반드시 필요하다. 연애의 재미를 첨가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반드시 첨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9. 결말에서는 예측하지 못했던 의외의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한다.
10.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최종적으로는 범인의 체포, 또는 자백으로 막을 내려야 한다.

이상 헐의 10계는 로널드 녹스나 탐정 클럽의 내용보다는 훨씬 구체적이다. 연애 사건은 필수적으로 권장하지는 않지만 있어도 무방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탐정이 범인을 교도소로 보내려는 것이지 결혼식장으로 보내려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해왔다. 실제로 고전 중의 고전인 셜록 홈스에는 연애 사건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헐 이후 추리 소설에 섹스나 연애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거의 필수적이고 그 자체를 주제로 삼는 경우도 대단히 많다.
또한 결말은 탐정에 의한 범인의 자백이나 체포로 끝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추리 소설에서는 범인 체포 이후의 이야기, 즉 법정 추리 소설이 주류의 하나가 되어 있다.
어쨌든 헐의 10계는 사문화(死文化)된 계명이 아니라, 아직도 추리 소설 작가들에게는 굉장한 명심보감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4) 반다인의 20규칙
반다인이 1928년 <아메리칸 매거진>에 발표했다가 1939년의 <살인사건 옴니버스>에 재록한 ‘반다인의 20규칙’은 선풍을 일으킨 추리 소설의 획기적인 주장이었다. 그는 여기에서 추리 소설은 극명한 지적 게임이라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1.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데 작중의 탐정과 독자가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모든 단서는 명확하게 기재되어야 한다.
2. 작중의 범인이 탐정에 대해서 적당히 행하는 속임수나 술책이 아닌, 독자를 속이는 기술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3. 이야기 중에 로맨스적 흥미를 곁들여서는 안 된다. 요컨대, 탐정은 범인을 재판정에 보내려는 것이지 사랑에 고민하는 남녀를 예식장에 보내려는 것이 아니다.
4. 탐정 또는 수사 당국의 직원 중의 한 사람이 범인이라는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구리로 만든 돈을 반짝반짝 빛나게 닦아 금화라고 속이는 것과 같다. 명백한 사기행위이다.
5. 범인은 이론적 추리를 통해서 판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연, 암호, 무동기의 자백 등에 의한 해결은 안 된다.
6. 반드시 탐정이 등장해야 한다.
7. 추리 소설에는 반드시 시체가 있어야 한다. 살인이 아닌 범죄를 다루는 것은 재미없다. 가벼운 범죄로 독자에게 수백 페이지를 읽게 할 수는 없다.
8. 범죄의 수수께끼는 엄격한 자연 법칙에 따라 풀어야 한다.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점을 친다든가, 심령술, 최면술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9. 탐정은 한 사람이어야 한다.
10. 범인은 소설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독자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인물이 갑자기 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11. 작가는 심부름이나 하는 하인을 범인으로 해서는 안 된다.
12. 범죄가 몇 번 있든 범인은 한 사람이어야 한다. 공범은 있어도 되나 주범은 있어야 한다.
13. 비밀결사, 카모라당(1820년 무렵,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생긴 정치적 범죄 비밀 결사-편집자주), 마피아 등을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 교묘한 사건의 배후가 조직이라면 재미가 줄어들 것이다.
14. 살인 방법과 수사 방법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한다. 환상적인 세계에서의 살인은 용납되지 않는다.
15. 통찰력 있는 독자가 명백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라야 된다. 사건의 종결을 다 읽고 나서 소설을 다시 읽었을 때 모든 사실이 정확히 부합되어야 한다.
16. 정확한 서술적 묘사, 지엽적인 일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설명, 정교한 성격 분석을 해야 하며 분위기에 도취되어 지나치게 해서는 안 된다.
17. 직업적 범죄자가 범인인 것은 좋지 않다. 근엄한 성직자라든가, 자선가로 소문난 귀부인의 범죄 같은 것이 훨씬 흥미롭다.

18. 사고 또는 자살이었다고 결말지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독자를 놀리는 일이다.
19. 살인의 동기는 모두 개인적인 것이라야 한다.
20. 끝으로 나의 신조를 20항으로 끝내기 위하여 자존심이 없는 작가라면 써먹을지도 모르는 수법을 열거하려 한다. 이 수법을 쓰면 작가의 무식을 폭로하는 것이다.

최면술, 지문위조, 대용품 알리바이, 개가 안 짖었다고 지인이라는 것, 피하주사와 맹독, 최종적으로 탐정에 의해서만 해독되는 암호.

반다인의 20규칙은 추리 소설을 위한 상당히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추리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으로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의 비밀을 다 알려주는 것 같아 추리 작가이기도 한 필자로서는 쓴 웃음이 날 뿐이다. ㅋㅋㅋ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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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청소년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 글틴에 추리 작가 권경희님이 쓰신글을 갈무리하여 올리는 글입니다.

추리소설의 공식
“추리 소설을 위해서 연구된 이 추리 작법을 알면 작품을 감상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재미가 더해진다. 우리가 야구의 복잡한 규칙이나 아메리칸 풋볼의 규칙을 모르고 보면 재미가 없는 경우와 ... ...”
권경희

추리 소설은 인류가 발명한 스토리 작법 중 가장 재미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흔히 추리 기법으로 씌어졌다고 하는 말을 하는데 실제로 엄격히 추리 기법을 알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는 교묘한 방법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 정도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추리 소설을 쓰기 위한 공식이란 실제로 많이 존재한다. 주로 본격파(고전파 혹은 클래식) 추리 소설을 위해서 연구된 이 추리 작법을 알면 작품을 감상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재미가 더해진다. 우리가 야구의 복잡한 규칙이나 아메리칸 풋볼의 규칙을 모르고 보면 재미가 없는 경우와 같다고나 할까.
그러면 여기서 세계적 추리 작가 또는 평론가들이 만들어 놓은 공식을 살펴보자.

(1) 런던 탐정 클럽의 선서
1828년에 창설되어 체스터톤이 회장으로 있던 런던 탐정 클럽에서는 추리 작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이 클럽에 가입하고자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선서를 받았다.

-귀하는 자신이 쓰는 추리 소설의 탐정이 의뢰받은 사건에 대하여 기술적이고 성 실한 자세로 추적할 것이며, 하늘의 계시, 여성의 직감, 맘보잠보의 신, 야바위, 우 연의 일치 등에 절대 의존하지 않을 것을 맹세 합니까?
-귀하는 갱, 음모, 살인광선, 유령, 최면술, 초능력, 중국인, 광인 등에 의존하지 않으며, 영원히, 절대로 비과학적이거나 미지의 독약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맹세 합니까?
또한 킹스 잉글리쉬를 사용하며, 매상을 올리고 싶다는 이유로 이 맹세를 저버리 는 일이 절대로 없다는 것을 서약합니까?
대체로 이러한 내용의 맹세를 하게 하고 이 맹세를 신성시했다. 여기서 맘보잠보의 신이란 스톤족의 미신적 신앙을 말하며 킹스 잉글리쉬란 순수한 표준 영어를 말한다.

(2) 녹스의 10계
1888년에 태어나 영국 성공회의 대주교가 된 로널드 녹스는 유명한 추리 작가이기도 하다. 1925년에 발표한 <육교 살인사건>(The Viaduxt Muder)은 그의 대표작이다. 그러나 그보다 이 성직자를 더 유명하게 한 것은 <추리소설 작법 10계>(1928년 영국 추리소설 걸작집에 발표)이다.
물론 고전파 추리 소설을 위한 작법이지만 뒤에 하드보일드에서도 많이 적용했다. 녹스가 말하는 10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범인은 이야기의 초기 단계에 등장해야 한다. 그러나 그의 마음의 움직임을 독자가 알고 있어서는 안 된다.
2. 말할 필요도 없이 추리 소설에서는 초자연적인 마력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3. 비밀의 방이나 통로는 하나면 족하다.
4.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독극물이나, 긴 설명을 필요로 하는 과학적인 장치 등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5. 중국인을 중요한 인물로 등장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6. 탐정이 우연히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든가, 근거 없는 직감이 적중했다는 등의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7. 탐정 자신이 범인이어서는 안 된다.
8. 탐정이 단서를 발견했을 때는 이를 곧 독자에게 알려야 한다.
9. 탐정의 우둔한 친구, 즉 왓슨(코난 도일의 명탐정 셜록 홈스의 친구이며 조언자인 의사)과 같은 인물은 그가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숨김없이 독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그의 지능은 독자보다 낮아야 한다.
10. 쌍둥이 또는 쌍둥이라고 할 만큼 닮은 사람을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

이상의 ‘녹스의 10계’는 런던 탐정 클럽의 내용과 많이 닮아 있다. 여기서 중국인은 중국인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동양인을 대체로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동양인은 마술을 쓰거나 신의가 약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쌍둥이를 등장시키지 말라는 것은 알리바이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대체로 로널드 녹스가 강조한 것은 작가는 독자와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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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브라운 신부
세계의 명탐정 3인으로 뒤팽, 홈즈, 브라운을 꼽는 평론가가 많다.
-작가: 체스터톤
-국적: 영국
-데뷔 무대: ‘푸른 십자가’, 1910
-직업: 가톨릭 신부. 성 망고 성당
-기타: 연령 미상이나 50대 초반 추정, 키가 작음

<5> 엘러리 퀸
추리 소설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탐정이다. 작가 이름과 탐정 이름이 같다. 그러나 작가 엘러리 퀸(Ellery Qeen)도 실제 본명이 아니다. 미국의 프레드릭 데니라는 사람과 맨프래드 리라는 두 사람이 공동 작품을 내고 그 필명으로 엘러리 퀸을 썼다.
-국적: 미국. 1905년 쌍둥이로 출생
-직업: 추리 작가
-데뷔: ‘로마 모자의 비밀’, 1929
-가족: 아버지가 뉴욕 시경 형사
-취미: 야구, 풋볼, 복싱 관전, 모차르트를 좋아하고 고서 수집, 술 담배를 즐김
-신장: 180센티. 테 없는 안경을 쓴 스포츠맨 스타일

<6> 엘큐르 포아르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
-데뷔: ‘스타일관의 괴사건’
-출신: 벨기에의 가난한 시골서 태어남
-신장: 162센티의 단신. 키가 너무 작아 벨기에 경찰 채용 기준 미달이라 경력이 의심스럽다는 야유를 받음
-취미: 호박 재배. 타고 남은 성냥 티끌 모으기
-경력: 1904년 브럿셀의 시경찰국 경찰관으로 근무
-기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장편 33편에 등장하며 54편의 중단편에서도 활약
벨기에 경찰국 형사로 근무할 때 런던 경시청 형사들과 국제 사건의 합동 수사를 하면서 런던에 등장하고 뒤에 영국서 사림 탐정으로 활약하게 된다.
여행을 좋아하며 가는 곳마다 우연한 사건이 기다린다. 놀라운 회색 뇌세포로 거뜬히 사건을 해결한다.

<7> 미스 마플
크리스티의 탐정으로 미스라고 하지만 독신의 할머니 탐정이다. 가만히 앉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안락의자형’ 탐정의 표본이다.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
-국적: 영국
-데뷔: ‘목사 사택 살인사건’, 1930
-연령: 미상이나 한마을에 60년 이상 살았다고 함
-체구: 작고 뚱뚱한 편
-취미: 흔들의자에 앉아 늘 뜨개질을 즐긴다.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기도 함
-특기: 성대모사

<8> 메그레 경감
-작가: 조르쥬 심농
-국적: 프랑스
-데뷔: ‘괴도 레똥’, 1929
-직업: 파리 경시청 경감
-출생: 1886년경으로 추정
-신장: 180센티
-주소: 파리 11구 리샬 르노와르 130번지
-가족: 부인과 두 식구. 딸이 있었으나 사망
-취미: 서부극과 희극 마니아. 파이프 담배를 즐김
-기타: 작가 조르쥬 심농을 돈방석에 올려놓게 한 명탐정이다. 지금도 파리 경찰국에는 메그레 경감의 집무실이라는 방이 있어 마치 실존 인물처럼 대접을 받는다.

<9> 손다이크 박사
-작가: 의사 출신 리차드 오스틴 프리맨
-데뷔: ‘붉은 엄지손가락 지문’, 1907
-직업: 의사, 법의학자, 과학 수사 권위자
-가족: 독신
-기호: 파이프 담배
이 탐정의 활약은 실제로 경찰 수사에 도움을 줄 만큼 과학적 수사기법을 동원하고 있다.

<10> 파이로 번즈
-작가: 반다인
-국적: 미국
-데뷔: ‘벤슨 살인 사건’, 1926
-가족: 독신. 친구인 반 다인과 요리사인 영국인 노인과 동거
-취미: 만물박사. 최신 유행을 쫓는 귀족 스타일
-학력: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 등 여러 나라에 유학

<11>샘 스페이드
-하드보일드의 시조 드쉴 하메트의 탐정
-국적: 미국
-데뷔: ‘말타의 매’, 1930
-가족: 독신. 비서인 페라인 양이 애인
‘말타의 매’에서 배우 험프리 보가드가 비정한 사나이 역을 멋지게 해냈는데 그것이 가장 샘 스페이드 같았다고 한다.

<12> 필립 마로우
-작가: 하드보일드의 쌍벽 찬들러
-데뷔: ‘깊은 잠’, 1939
-전직: 지방 검찰청 수사관
-신장: 183센티
-나이: 데뷔 때 33세
-가족: 독신
-취미: 체스, 독서, 술, 담배.
사나이 중의 사나이로 불리는 액션형 사립 탐정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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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는 반드시 탐정 역할의 인물이 나온다. 이 탐정은 경찰관일 수도 있고 사립 탐정일 수도 있고, 또한 사건에 말려든 일반 시민일 수도 있다. 이 탐정은 형식상 소설의 주인공이지만 사건의 주인공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등장하는 인물일 뿐이다. 사건 자체를 구성하는 것은 가해자나 피해자이며 그들의 인생을 다루는 문제가 추리소설이다.
서양 추리소설의 대부분은 이 사건 해결자인 탐정을 여러 작품에 등장시킨다. 셜록 홈즈는 코난 도일의 모든 소설에 등장하며, 최초의 탐정인 오귀스트 뒤팽은 포의 3개 작품에 등장한다.
동일한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들은 탐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사람이 등장하며 다른 이야기가 전개 된다. 그리고 탐정은 가급적이면 한 사람이면 좋다. 형사팀 여러 명이 등장한다든지 부대원 일개 소대가 투입된다든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계 각국 탐정의 흥미로운 공통점
평론가들은 추리소설에서 탐정이 너무 비중 큰 역할을 하면 소설이 재미없어진다는 충고 까지 한다. 그러나 모든 추리소설의 탐정은 뛰어난 두뇌 플레이어이며, 독특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는 사립 탐정 제도가 없기 때문에 탐정 대신 경찰관이나, 검사, 기자 등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추리소설의 강국인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거의 사립 탐정이 등장한다.
탐정의 종류를 나누면 첫째 고전파에 나오는 현장 관찰형 탐정, 가만히 앉아서 자료만 가지고 범인을 찾아내는 안락의자형 탐정, 권총을 들고 범인을 검거하러 뛰어 다니는 하드 보일러형 탐정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세계 10대 탐정들의 개성을 캐보면 참 재미있는 공통점이 많다.
세계 유명 탐정 12명을 모델로 그들의 특징을 분류해 본다.
우선 12명중 11명이 독신자다. 탐정의 역할은 가주인공이기 때문에 사생활을 묘사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독신이면 그런 부담이 많이 없어진다.
또한 탐정들은 거의 모두 기행을 하거나 기인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탐정이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헤비 스모커가 많다. 셜록 홈즈의 담배 파이프는 그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스포츠맨 형의 명탐정도 많다. 범인을 상대하려면 완력이 필요하고, 대부분이 남성이기 때문에 가진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추리소설 연구가가 추천하는 세계의 명탐정 12명의 면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오귀스트 뒤팽
-작가: 에드거 앨런 포
-연령: 미상, 젊은 청년이라고만 알려짐
-주소: 파리 포블 쌍쥴망 뒤노 33번지의 고가
-가족: 독신
밤에는 독서를 즐기고 낮에는 가끔 두터운 덧문을 닫은 채 파이프 담배를 즐긴다.
유산을 받지 못한 가난한 집안의 출신이다. 그러나 책을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아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이 지식은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력 발휘에 큰 도움을 준다.

<2> 셜록 홈즈
-작가: 코넌 도일
-연령: 1854년 1월 6일생(데뷔 당시 32, 3세)
-국적: 영국
-주소: 런던시 베이커 거리 221의 B
-신장: 185센티 깡마른 편
-가족: 독신. 7세 연상인 형 마이크로포트는 공무원. 베이커가에 있는 홈즈의 집을 방문한 것은 단 두 번뿐
-취미: 바이올린 연주
-기호: 파이프 담배. 위스키. 포도주. 코카인. 때로는 모르핀

다음은 홈즈의 친구이며 탐정 조수인 의사 왓슨이 작성한 홈즈에 대한 일람표이다.
-문학 지식: 전무에 가까움
-철학, 천문학 지식: 거의 무식
-정치학: 빈약
-법률 지식: 영국법에 대해서만 약간
-식물학 지식: 양귀비 등 독극물에 관한 지식은 풍부하나, 원예에 관해서는 무식
-지질학 지식: 얼른 보고도 토양의 종류를 구분 할 수 있다. 범인의 바짓가랑이에 묻은 흙을 보고 런던의 어느 곳을 갔다 왔는지를 알아냄
-화학지식: 깊다
-의학 지식: 해부학에 정통하나 체계적 의학 지식은 빈약
-운동: 펜싱, 봉술, 복싱은 달인급
홈즈는 세월이 지나면서 지식의 폭이 넓어져 많은 문인, 철학자의 이야기를 인용한다.

<3> 아르센 루팡
작가: 모리스 르블랑
데뷔 무대: ‘루팡의 체포’, 1905
직업: 도둑, 뒤에 탐정이 됨
독신: 세 번 결혼했으나 모두 실패한다. 첫 번째 부인은 병사, 두 번째는 피살, 세 번째는 이혼
-특기: 변장술
-연령, 경력, 신체 조건 등 모두 미상
-살인은 절대 하지 않고 부자들의 재산만 훔치는 의적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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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클럽의 등장
한국 추리소설의 역사에는 새봄의 꽃을 피우기 위한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동면기가 있었다. 1958(필자는 김내성의 사망시기를 57년, 59년으로 혼용하고 있는데, 네이버에는 58년으로 되어 있네요. 그래서 58년으로 통일시킴)년 김내성이 작고한 이래 한국 문단에서는 창작 추리소설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1960년대 말 영문학자 이가형을 중심으로 한 영문학자들의 모임인 ‘미스터리 클럽’이 등장했다. 이가형, 문용, 장백일, 황종호, 권일송, 이상우, 유명우, 현재훈, 노원 씨 등이 주요 멤버로 참여하면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모두가 추리에 심취해 한때를 보냈다. ‘미스터리 클럽’의 멤버들은 지금도 종로 1가에 있는 ‘운정’이라는 음식점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모임에 동참하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그 집의 안 주인을 ‘미스터리의 여왕’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임은 실제로 작품을 쓰지는 않는 말글대로 애호가들의 모임이었다.
이 모임은 1980년대 들어 <최후의 증인>으로 한국일보 장편 소설 부문에 당선된 작가 김성종 등이 합세하면서 추리작가협회로 발전했다. 대부분이 영문학자이며 미스터리 마니아들이었던 이들은 새로운 외국 작품을 두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대개가 고전파 소설들이었고 일본의 최신작도 심심찮게 거론되었다. 그리고 영문학자들의 모임에 현재훈, 김성종, 소년 추리소설을 쓰고 있던 이상우 같은 작가들이 합세하자 마침내 창작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1세대 작가들과 전성시대
1983년 봄, 강남의 동서출판사 사옥에서 ‘미스터리 클럽’이 해체되고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정식으로 출발했다. 이가형을 초대 회장으로 선출하고 황종호, 이상우가 부회장으로, 유명우가 총무로 뽑혔다.
협회는 김재원 씨가 발행하던 ‘소설문학’과 협약을 맺고 소설문학의 부록으로서 ‘추리소설’을 발간하였다. 편집은 당시 ‘소설문학’의 편집장이던 한분순이 맡았다.
이를 계기로 우리 문단에서 추리문학이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협회에서는 ‘우수 추리단편집’을 발간하기도 했으며, 많은 작가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추리문학 대상’과 ‘신예문학상’을 제정하여 시상을 하기 시작했다.
추리작가협회는 매년 ‘여름추리소설학교’를 개설하여 독자와 작가가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여름추리소설학교는 2007년에 제20회 개교를 앞두고 있다.
1983년 이가형 박사가 초대 회장을 맡은 이후 1987년부터는 작가 이상우가 19년 동안, 2006년부터는 작가 김성종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또한 김성종은 1990년부터 계간지 ‘추리문학’을 발행하면서 1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상금을 걸고 장편 추리소설을 모집했다. 1회에는 필자가(<저린 손끝>), 2회에는 이승영이, 3회에는 임사라가 수상했다. 이후 김성종은 부산에 추리문학관을 세워 독자들과 함께 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때 활약하던 대표적인 작가는 현재훈, 김성종, 이경재, 이상우, 노원, 하유상, 문윤성 등 1세대의 뒤를 이어 정규웅, 정현웅, 한대희, 김남, 이원두, 박민규, 유명우, 유우제, 박범신, 유홍종, 손영목, 안광수, 김광수, 장세연, 장근양 등이다.
이후 여러 신문사에서도 신춘문예에 추리소설 장르를 신설하였고, 잡지사 등에서도 신인 작가들을 많이 발굴했다.
강형원, 이환경, 김상헌, 이수광, 권경희, 이종학, 차영훈, 백휴, 최종철 등이 그 뒤를 이었으며 이들은 지금 중견, 또는 톱클래스의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면서 추리작가협회에서는 신인 발굴에 힘을 쓰고, 계간 ‘미스터리’도 발간하면서 신인들을 양성해왔다. 방재희, 김경수, 황미영, 김차애, 이지연, 유성희, 서미애, 김하나, 이철호, 정가일, 김상윤, 나진인, 이하 씨 등이 계간 미스터리를 통해 활발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계속>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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