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과학 문명의 폐해, 재난, 경고

uesti{플라이 The Fly}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1986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원래 이 영화는 1958년도에 나온 영화를 다시 크로넨버그 감독이 리메이크한 것이다. 1958년도 작품은 공포 SF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고전인데, 커트 노이만이 감독하고 제임스 클라벨이 시나리오를 썼다. 1986년에 크로넨버그가 만든 {플라이}는 크로넨버그 감독 특유의 악취미적인 잔혹 묘사로 더더욱 초현실적 공포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영화도 주인공의 비극적 결말을 감동적인 차원으로 묘사해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플라이}는 어떤 과학자가 자기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하여 연구에 몰두하던 중 사고로 파리와 생체 합성이 되어버려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인 과학자는 물질을 전송시키는 연구를 하는데, 물질을 순간적으로 공간 이동시키는 것을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이라고 한다. 이러한 텔레포이션 장치를 연구끝에 완성하는데, 다만 이 장치는 무기 물질만을 공간 이동시킬 수 있다. 주인공은 계속 생명체의 전송도 실험하다가 드디어 성공하고 어느날 자기 자신을 전송시키는 실험을 한다. 그러나 그 순간 기계안에 들어와있던 파리 한 마리가 앞으로의 엄청난 파국을 몰고오게 될 원인이 된다. 결국 파리와 합성 인간이 된 주인공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과학에 잠재된 비인간성이나 과학이 지닌 엄청난 파괴력이 하찮은 일로도 충분히 촉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클 크라이튼 감독이 1973년에 발표한 {웨스트월드 Westworld}도 과학 문명의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웨스트월드}와 거의 흡사한 주제로 만든 {쥐라기 공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앞서서 이미 설명하였듯이, 이 영화는 테마 파크를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 기술을 맹신하고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인간을 비판하면서 모든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도 철저히 비판한다. 이 영화에서, 델로스라는 테마 파크에서 주인공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는 중, 델로스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러 과학 기술자들의 통제에 따라 움직이던 델로스의 로봇들이 과학자들의 통제와는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만들어 놓은 통제 시스템으로는 그 원인을 밝혀낼 수 없다. 그리하여 로봇들은 관광객들을 마구 죽이게 되고 주인공중의 한 명도 결국 로봇 총잡이인 율 브리너의 총에 죽고 남은 한 사람이 로봇 총잡이를 처치하게 된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이 영화와 {쥐라기 공원}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동일한 것이다. 인간이 과학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만들어진 그 순간부터 무언가 새로운 질서를 찾으려하기 때문에 인간의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1995년에 캐나다에서 텔레비전 영화로 제작된 {해리슨 버저론 Harrison Bergeron}은 미국의 SF작가인 커트 보네거트 J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영화 내용은 원작과 조금 다르다. 2053년 제 2차 혁명 이후, 로드 아일랜드와 매디슨을 배경으로 극대화된 디스토피아를 그려내고 있다. 이 사회는 전 국민에게 두뇌 밴드를 착용케하여 확산적인 사고의 기회를 박탈하고, 모든 국민들을 단순하고 무지한 존재로 만들어 나간다. 모든 면에서, 신체적인 측면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나 모든 국민들을 평등한 존재로 만든 것이다. 주인공인 해리슨 버저론은 매우 뛰어난 지능을 가졌는데, 두뇌 밴드로도 그의 지능을 저하시키지 못하고 결국 두뇌 수술을 받게 되는데, 그 직전 그는 중앙 행정 본부에 의해서 행정 스태프에 발탁된다.

그 이후 그는 체제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되고, 진정한 평등이란 무엇인가를 숙고하다가 어느날 결심을 하고 새로운 혁명을 시도하나 결국 실패하고 권총 자살을 한다.

로저 코만 감독의 { X-레이맨 X: The Man with X-ray Eyes }은 1963년에 만들어졌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중년의 과학자인 주인공은 후원자의 도움으로 인간의 시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연구를 한다. 그는 마침내 엑스선과 비슷한 투과력을 갖게 하는 약물을 발명해내는데, 동료와 후원자들과의 갈등으로 인정을 못 받고 다투다가 사고로 동료 한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결국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그는 계속 쫓겨다니는데, 약물의 효과가 그를 괴롭히게 된다. X선 약물의 효과가 날이 갈수록 강력해져 그는 세사을 정상적인 모습으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력으로 보이는 것을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끔찍한 결말을 짓게 된다. 인간의 시력을 X선처럼 발달시키려 했던 과학자의 최후이다. 이 영화는 인간의 한계와 과학 윤리를 심도 깊게 탐구하고 있으며, 신학적인 구원으로 끝을 맺는다. 과학 기술과 문명의 발달을 인간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매우 묵직한 주제 의식을 지닌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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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인류의 미래와 운명과 존재론에 관한 성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작품인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Space Odyssey}는 너무나도 유명한 전설적인 대걸작이다. 영화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세계 걸작영화 리스트의 10위권안에 늘상 손꼽히는 유일한 SF영화로 알고 있으며, 심오한 내용을 철학적으로 성찰한 고난도 테크닉의 걸작이다. 이 영화는 영국 출신에 세계적인 SF문학의 거장이자 과학자인 '빅 3' 아더 C.클라크의 단편 소설인 "파수 The Sentinel"(1951년)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우주 영화에 대한 구상을 하고 아더 C. 클라크를 만나 우주와 인류의 운명, 외계의 존재에 관하여 진지한 토론을 벌인 끝에 이를 주제로 한 소설을 쓰도록 하였다. 물론 이 소설은 탈고 후에 각본으로 만든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이리하여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토대가 형성된 것이었다. 이 영화는 극적인 구성이나 스토리 없이 인류와 우주와 외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변을, 상징성을 띤 고도의 영상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데, 전부 네 개의 막으로 구성된 우주 서사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네 개의 막으로 나뉘어진 부분들은 모두 하나의 사건을 구성하고 있으며, 그 사건들은 인류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거나 인류의 진화 역사에 있어 중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큰 사건들이 중심이 된다. 아울러서 이들은 서로 유기적인 연결 관계를 이루고 있다.

먼저 1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첫번째 부분을 살펴보자. 1막은 인류의 기원에 대한 성찰이라고 제목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수백만년전의 시대에 황량한 벌판에 유인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아직 사람의 조상이라고 하기도 힘든 모습의 동물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들앞에 커다랗고 검은 빛의 물체인 모노리스monolith가 나타난다. 외계에서 어떤 존재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물체는 유인원들에게 곧 어떤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인류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인원 비슷한 생물이 어떻게 인간으로 진화되었는가 하는 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단서이다. 모노리스가 출현한 이후, 어떤 한 유인원은 동물의 뼈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도구의 발견이 이루어진 것이다. 바야흐로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까지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인류의 기원이다.

그 다음 2막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으로 넘어간다. 2막으로 카메라는 순식간에 옮겨져, 유인원이 하늘로 높이 던진 뼈가 내려오면서 어느덧 장면은 순식간에 21세기의 우주 왕복선으로 바뀐다. 엄청난 시간과 공간의 점프로서 수백만년을 단숨에 뛰어넘어 버린다.

이미 수백만년전에 유인원들 앞에 나타났던 모노리스가 이번엔 달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지구의 달 탐사대가 강력한 자기장에 휩싸여 있는 달의 어느 지역에서 이 모노리스를 발견했던 것이다. 탐사대는 모노리스의 구성 물질을 밝혀보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그저 모노리스가 땅에 묻힌 시점만을 알아내는데 그친다. 그리고 그 시기는 무려 400만년 전이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모노리스는 외계 문명의 존재가 세운 것인가? 사람들이 모노리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려는 순간 모노리스에서 엄청난 굉음이 터져 나오면서 강력한 전퐈가 발사된다.

이제 영화는 제 3막으로 넘어간다. 시기는 달에서의 사건이 벌어진지 18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이 부분에서는 유명한 인공 지능 컴퓨터인 할 9000이 나온다. HAL에서 각각의 알파벳을 하나씩 뒤로 해보면 IBM이 되는데,IBM사를 은근히 상징하기 위해서 만든 단어라는 말도 있지만 우연의 일치일 뿐인 듯하다. 목성을 향해서 순항중인 디스커버리호가 세번째 부분의 스토리를 이루고 있는 중심 장소이다. 다섯 명의 승무원들 중에서 세 명은 동면 상태이고, 보먼 선장과 폴이라는 승무원만이 깨어 있다. 이들은 목성에 도착해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데, 정작 그들이 해야할 임무는 따로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진짜 임무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진짜 임무란 달에서 발견된 모노리스가 발사한 전파의 수신지를 알아내는 것으로 수신지는 목성의 어느 한 지점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디스커버리호내에서 오직 할 9000뿐이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할 9000은 비밀을 지켜야한다는 본부의 명령과 승무원들에게 정직해야한다는 프로그램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킨다. 결국 할 9000은 승무원들을 죽이게 되고 보먼 선장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컴퓨터의 신경칩을 뽑아 정지시킨다.

이제 영화는 네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홀로 살아 남아 우주선을 타고 목성으로 접근하던 보먼은 드디어 거대한 모노리스와 조우한다. 그는 꿈꾸듯이 그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시간과 공간이 현란한 빛과 함께 소용돌이 치는 거대한 구멍을 지나고 수많은 별들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보먼이 들어선 곳은 시간의 흐름이 정지된 상태에서 우주를 관통하는 일종의 문과 같은 곳이다. 수백만년전에 유인원을 인간으로 진화시켜 놓았던 외계의 존재자들은 인간을 더 진화된 존재로 진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인식의 세계를 보먼에게 보여준다. 보먼은 어느 호텔의 방에 도착하고 어느덧 늙어 버린 그는 죽음같은 잠에 빠져들고 인간보다 진화된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 영화는 무대 세팅과 우주선 모형등의 묘사가 현재 보아도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으며, 영화 후반부의 스타 게이트 통과 장면을 비롯해 전체적인 영상미가 1980년대 이후의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나 주제는 현대의 SF영화보다도 오히려 더욱 심오하며 참신하다.

1973년도 작품인 {제 4상태 Phase IV}라는 영화도 역시 걸작으로 국내의 SF영화 애호가들에게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초지능적인 존재로 변해버린 개미들이 인간을 공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1975년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에서 열린 세계 SF영화제에서 그랑프리상을 수상하였다. 영화는 자연과 공생하지 못하는 인간에 대해 경고하면서, 자연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이며 인간은 그 속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자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영화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알 수 없는 천체 현상으로 초지능적인 존재로 변모한 개미들은 서로간의 싸움을 그만두고 급속도로 불어나며 서서히 자연계는 생태계의 균형을 잃어간다. 생물학자인 허브 박사와 곤충과의 의사 소통 및 암호 해독 전문가인 레스코박사는 아리조나의 사막에서 개미 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을 한다. 허브는 개미를 모두 몰살시키려고 하지만 레스코는 그들과 대화를 하려고 한다. 그들은 인근에서 개미로부터 피해를 입은 농가의 딸인 켄드라를 실험실로 데려오는데 어느날 개미로부터 메세지가 도착한다. 레스코가 그것을 해독하고 켄드라는 개미들이 자신을 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는 개미들의 서식지로 향한다. 허브 박사는 참호에 빠져 개미들의 공격을 받고는 죽게 되고, 레스코는 개미의 서식지에 가서 켄드라를 만나고 영화는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시간은 끊임 없이 흘러가고 거대한 우주가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철학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듯하다.

이 영화가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매우 그럴듯한 상황의 설정과 정교하게 촬영된 개미의 생태와 활동, 긴장감이 감돌게 묘사한 인간과 개미들간의 신경전, 인간과 개미의 의사 소통의 묘사, '공진화'를 추구하는 극적인 결말부분등에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매우 정교하며, 과학적이라는(부분적으로 과학적인 측면에서의 허점들이 있지만) 인상을 주는데, 무엇보다도 정교하게 촬영된 개미의 생태 활동이 압권인 셈이다. 세밀한 개미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카메라에 다큐멘타리에서도 쉽사리 보기 힘든 여왕 개미의 산란 장면과 개미들이 먹이를 운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의 결말은 모호한데, 결말의 의미는 해답이 없이 열려진채 관객들의 지적인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있다. 이 영화는 인간과 자연과의 공진화를 주장하고 있다. 켄드라와 레스코만이 살아남아 서로 만나는 결말은 자연의 모든 생명체와 인간이 공진화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주제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진화나 공생이 아마도 영화의 제목이 말하는 '제 4상태'인듯 하다.

잭 아놀드 감독이 1957년에 만든 작품인 {줄어드는 사나이 The Incredible Shrinking Man}은 리차드 매터슨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SF영화팬들사이에서 뛰어난 고전 걸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흑백 영화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인 로버트 스콧 캐리가 자신에게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일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캐리는 자신의 아내와 보트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정체 불명의 구름에 휩싸이는데, 온몸에 이상한 반짝이들이 무수히 달라 붙는다. 그 후 6개월 뒤, 캐리는 셔츠와 양복이 커진 것을 발견하는데 이러한 일이 게속 반복되어 그는 의사를 찾아 간다. 엑스 레이 촬영 결과, 캐리의 몸이 오그라들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캐리는 캘리포니아 의학 연구소에서 진단을 받지만, 이곳에서도 의사들은 두 손을 다 들고 만다. 잭 아놀드 감독은 정체 불명의 구름으로 상징되는 '원자 폭탄'을 문제의 발단으로 삼으면서 이 원자력이 가져올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인간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미래라는 것은 과학 기술이 무한한 진보를 가져다 주며,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과학주의의 믿음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의사와 현대 의학은 캐리의 몸이 줄어드는 이유와 해결책을 알아내지 못한다. 일시적인 미봉책을 주기는 하나 곧 효과가 없어지고 완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과학과 과학자는 인간에게 장미빛 미래만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며,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영화는 SF영화의 중요 요소인 경이감을 관객들에게 주면서, 이것이 우리에게 닥칠 예상치 못한 미래들중의 하나란 점을 인식하게 한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제기한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이 점에서 가장 클 듯하다. 고양이에게 쫓겨서 지하실이라는 '소우주'로 떨어진 캐리는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인다. 캐리는 마지막 부분에서 절규하며 외친다. " 도대체 나는 과거에 무엇이었나? 나는 무엇을 향해 줄어들고 있는가? 무한소? ..." 이러한 물음에는 과학 기술이 빚어내는 예기치 못한 인류의 미래와 과학 기술의 무력함이 그 배후에 깔려 있다. 캐리는 무한소를 향해 점점 줄어가는 상황에서 깊은 통찰을 얻게 된다. 그는 밖으로 걸어 나와 하늘과 우주를 바라보며 자신이 무한대를 향해 작아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무한소에 가까워지면서도 캐리는 스스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신에게는 제로(0)인 존재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점차 녹아 사라지면서 우주의 창조의 힘과 하나가 되어간다. 그는 그 순간에 자신이 지금껏 인간이라는 아주 좁은 차원 속에 국한되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 영화는 우리의 존재와 미래가 예상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고 우리의 존재는 곧 구속을 의미한다는 사실에서 존재의 한계를 인식하고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심오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1968년작인 {찰리 Charly}는 다니엘 키이즈의 소설인 "알게논을 위한 꽃다발 Flowers for Algenon"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원작 소설은 다니엘 키이즈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크게 높여준 작품으로 영화는 오리지날 소설을 장편으로 개작한 것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찰리로 분했던 배우 클리프 로버트슨은 이 영화로 1968년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낮은 지능을 가진 주인공 찰리가 '바보를 천재로 만드는'두뇌 수술을 받고 지능이 높아졌다가 다시 과거의 그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천재가 되어 과거의 자신과 비슷한 저능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자각하게 되고 다시 퇴화하기 시작하는 자신을 바라보아야 하는 찰리의 고통에서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구성의 탄탄함과 그 당시 대부분 물리학이나 우주 공간을 소재로 다루던 SF영화와는 다르게 '분자 생물학'혹은'신경 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다룬 점이 이 영화가 명작으로 손꼽히게 된 이유일 것이다. 이 영화는 SF평론가들이 뽑은 세계 명작 SF영화 86편중 6위에 공동으로 올라있다. 과학 기술은 역시 '인간의 문제'라는 진리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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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로봇, 사이보그, 앤드로이드, 클론
리들리 스콧 감독이 1982년에 발표한 전설적인 컬트SF영화인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는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적인 걸작이다. 해리슨 포드, 숀 영, 룻거 하우어, 다릴 한나 등이 주연을 맡았다. 필립 K. 딕의 소설인 "안드로이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암울한 분위기의 2019년 미래에, 타이렐사에서 만들어낸 '리플리컨트'라고 불리는 복제 인간들중에서 반란을 일으킨 4명이 지구로 잠입한다. 지구로 잠입한 리플리컨트를 제거하는 임무를 맡은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는 이들 4명을 제거하기 위해 추적한다. {블레이드 러너}는 인조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심오하게 다룬 영화로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에 독특한 풍취를 자아내는 배경으로 현대 문명 사회의 비관적인 삽화들을 인상적으로 묘사한 영화이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그려지는 복제 인간들의 갈등, 오래 살고 싶은 욕망, 인간에 대한 원망은 바로 신앞에 선 우리 인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복제 인간의 현실화는 바로 우리들이 책임져야 할 현실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SF영화는 함부로 사용되는 유전자의 복제 기술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하며, 또한 복제 인간들의 심적인 갈등과 고뇌가 어떠할 것인지를 깨우쳐주는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은 1818년에 메리 셀리가 발표한 소설인 " 프랑켄슈타인: 혹은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메리 셀리의 원작 소설은


평론가들에 의해서 최초의 근대적인 과학 소설(SF)이라고 간주된다. SF의 효시라고 보아도 된다. 이 영화에서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죽은 사람의 시체 조각들을 모아서 괴물을 만들어낸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에 의해서 약혼자도 잃고 자신의 목숨도 잃는다.

이 영화는 당시의 과학 수준으로 상상할 수 있는 생명 창조의 가설을 밀도 있게 표현하고 있다.

{로보캅 Robocop}은 폴 버호벤 감독이 198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사실주의적인 사이보그 영화의 수작으로서 사이보그로 개조된 인간이 느끼는 정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 영화이다. 주인공인 경찰관 머피는 악당들과의 싸움에서 죽은 후 OCP회사에 의해서 사이보그 경찰로 개조된다. 그의 기억은 지워지고 경찰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머피의 두뇌에 입력이 된다. 그렇지만 로보캅 머피는 생전의 기억 일부를 떠올리기도 하고 예전의 습관처럼 총을 돌리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생전의 면모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로보캅은 사악한 OCP회사의 부사장에게 증오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머리 속의 입력 프로그램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미래엔 이와 같이 인간인지 로봇인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분별하기 힘든 사이보그와 같은 존재가 출현할지도 모른다. 일본의 한 연구 단체에 의하면 2030년까지 인공 장기가 실용화되리라고 한다. 즉, 인공 장기를 갖춘 사이보그 인간이 출현할만한 기술적인 토양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 때가 되면, 인간이 갖고 있는 현재의 많은 정의들이 대폭 수정될지도 모를 일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영화인 {터미네이터 Terminator}는 매우 유명한 영화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린다 해밀턴, 마이클 빈, 렌스 헨릭슨등이 출연하였다. 1984년에 발표한 1편은 매우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고, 1991년작인 2편도 인기를 끌었다.

1997년도 전면 핵전쟁 이후 기계들이 점령한 미래의 사회에서, 기계들은 인간들이 조직한 반란군의 대장인 존 코너의 어머니를, 존 코너가 태어나기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죽이기 위해 터미네이터를 보낸다. 터미네이터가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의 로스앤젤레스로 와서 존 코너의 어머니인 사라 코너를 찾아 다닌다. 반란군 측에서도 한 명의 전사를 과거로 보내 사라 코너를 지키게 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터미네이터는 기계로 만든 몸체에 인간과 동일해보이는 유기적인 피부를 이식하여서 외관은 인간과 매우 동일하게 보인다. 기계에 생체 조직으로 된 피부만 이식한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터미네이터는 사이보그가 아니라 로봇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로봇과 인간의 생체 조직과의 결합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이보그로 보기도 한다. 영화는 이 터미네이터와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서 과거로 온 인간과의 치열한 결투의 연속이다.

한편, 1991년도작인 {터미네이터 2 : 심판의 날}에서는 액체 멀티 합금으로 만들어진 매우 색다른 터미네이터가 등장한다. T-1000이라고 부르는 이 터미네이터는 1편에 등장한 T-800모델보다도 사이보그라고 하기 힘든 면을 갖고 있는데, 자유 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영화에서처럼 상전이를 할 수 있는 유형의 금속은 존재하지 않는다.

1977년도에 발표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영화 {스타 워즈 Star Wars}는 대작 SF영화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오늘날 할리우드 SF영화들이 흥행 위주의 블럭 버스터형 기획으로 가도록 만든 장본인격인 작품이다.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이다. 이 영화에는 1956년작인 {금지된 행성}에 나온 로봇인 로비 이래로 가장 유명해진 로봇인 C3PO와 R2-D2가 등장한다. 인간처럼 생긴 로봇이 C3PO이며 작고 귀엽게 생긴 로봇이 R2-D2이다. 우주 활극 장르에서는 이만큼 탁월한 특수 효과를 표현한 영화가 없을 것이다.

1956년도에 프레드 윌콕스 감독이 발표한 {금지된 행성 Forbidden Planet}은 SF영화 사상 손꼽히는 고전 걸작이다. 이 영화는 세익스피어의 희곡인 "템페스트 The Tempest"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1968년에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발표될때까지 특수 효과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었다. 이 영화에는 SF영화 사상 가장 인기 있었던 로봇인 로비가 등장한다. 이 영화에는 오늘날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로 유명한 코미디 배우 레슬리 닐슨이 젊었을 때의 모습으로 출연하여 매우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이브의 파괴}는 던컨 기븐스 감독이 1991년에 만든 영화이다. 여기서는 핵폭탄이 내장된 전투용 로봇인 이브 8이 등장한다. 이브 8은 여자 과학자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본따서 만든 로봇이다.

{메트로폴리스 Metropolis}는 SF영화사의 전설로 추앙받는 고전적인 걸작 중의 걸작이다. 독일의 프리츠 랑 감독이 1926년도에 발표한 영화로 3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에 총출연자가 3만 7천명이 넘는 대작이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발표되기 전까지 그 스케일과 독창성면에서 어떤 영화도 따를 수 없었던 영화로 미래의 거대한 도시를 배경으로 소수의 엘리트 지배 집단과 노동자 집단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자본가의 사주를 받은 과학자가 여성 로봇을 만들어 노동자들에게 침투시킨 후 이들을 폭력적으로 선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작품 속의 여성 로봇의 디자인은 오늘날의 감각으로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되고 환상적인 모습이다.

{NO.5 파괴 작전 Short Circuit}이라는 영화에서는 조니라는 로봇이 나온다. 이 로봇은 카메라처럼 생긴 직사각형 얼굴에 조리개가 달린 렌즈 눈과 쇠로 된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는 팔과 손을 갖고 있고 다리는 궤도가 달린 모습이다. 조니는 산업용 로봇과 가정용 로봇의 혼합형과 비슷하다.

{저지 드레드 Judge Dredd}라는 영화는 자신과 똑같은 복제 인간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미래 사회를 지배하려는 복제 인간의 이야기이다. 폐허가 된 지구와 황폐한 악의 소굴로 전락한 미래의 도시에서는, 저지라고 불리는 판관들이 도시의 악을 소탕하고 세계의 질서를 유지한다. 실베스타 스탤론이 역할을 맡은 드레드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판관이다. 한편 살인죄로 감옥에 갇힌 전직 판관인 리코는 탈옥하여 드레드로 위장한 후 살인을 저질러 드레드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다. DNA분석 결과 드레드는 유죄 판결을 받는다. 수석 판관인 파고는 죽기 직전에 드레드와 리코가 모두 자신의 DNA를 원료로 해서 만든 복제 인간임을 밝힌다. 리코는 자신의 DNA를 대량 복제하여 자신과 닮은 판관을 만들려고 한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생명복제 기술은 이미 현실에서 실현이 된 상태이다.(인간 복제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복제 인간을 고속 성장 인큐베이터로 불과 8시간만에 어른으로 만든다는 것은 현대의 과학 기술로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성인으로서 갖춰야할 지식과 지혜, 그리고 재능은 인큐베이터가 줄 수 없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The Android Affair}는 미국의 유명한 과학자이자 SF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생체 실험에 쓰기 위해서 복제 인간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나온다. 심장병에 걸린 과학자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과 똑같은 병을 가진 복제인간들을 만들어서 생체 실험을 한다. 그리고 복제 인간에게 병을 고칠 수 있게 되면 자신을 해동해서 고쳐달라는 부탁을 한 후 냉동 인간이 되는데, 복제 인간은 냉동 장치를 파괴하여 과학자를 죽인 후 자신이 그의 행세를 한다.

{닥터 모로의 섬 The Island of Dr.Moreau} 은 H.G. 웰즈의 고전적인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영화이다. 여기선 동물의 우수 유전자와 인간의 우수 유전자를 결합하여 전혀 색다른 인류를 만들려는 미친 과학자가 등장한다. 그가 만들어낸 흉칙한 짐승 인간들은 결국 그 과학자를 죽인다. 이는 곧 생명의 질서에 개입한 인간의 파멸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가 멈춘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은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1951년 작품이다. 해리 베이츠의 원작으로 만든 흑백 영화이다. SF영화의 황금기였던 1950년대의 대표작으로 예수의 환생과 죽음, 부활의 과정을 은유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의 우주 비행선이 미국의 워싱턴에 착륙한다. 온 세상이 주목한 가운데, 우주선안에서는 인간과 같은 외모의 외계인 클라투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대한 로봇이 나타난다. 클라투는 지구인에게 핵무기 확산등의 폭력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한다. 그러다나 지구의 군인이 오발한 총알에 맞아 병원에 실려간다. 그는 자신의 힘을 보여주며 자신의 메세지를 다시 전달하고자 힘쓰지만 좌절하고 다시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로봇의 도움으로 되살아난 그는 다시 지구인에게 경고를 내린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로봇이 외계인인 클라투의 주인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로봇은 자신이 클라투의 주인임을 말하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후에 {스타 트렉}의 극장판에 이어진다.

{웨스트월드 Westworld}는 마이클 크라이튼 감독이 만든 걸작이다. 1973년에 발표되었으며 율 브리너, 리차드 벤자민, 제임스 브롤린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인 "쥐라기 공원"과 비슷하게 '테마 파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사실, 영화 {쥐라기 공원}의 원본이라고 보아도 될만큼이나 주제나 전개 방식이 흡사하다. 영화의 무대는 '델로스'라고 부르는 최신형 테마 파크인데, 그곳은 고대 로마 시대, 중세 시대, 서부 개척 시대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그 공원은 철저히 통제가 되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들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해당 테마 파크에 맞는 복장을 하고 그 지역으로 보내지며, 그들은 그곳에서 현실과 매우 흡사한 체험을 한다. 주인공들은 서부 개척 시대를 주제로 한 '웨스트월드'에서 로봇 총잡이들과 결투를 벌여보기도 하고, 로봇 창녀들과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로봇 총잡이로 출연한 율 브리너의 잔인무도한 로봇 연기는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보인 연기와 비교해보면 너무나도 뛰어나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최첨단 장비들은 현재 보아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며, 마이클 크라이튼의 SF세계를 파악하기 위한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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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외계 생명체 ( 외계인Extraterrestrial )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97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를 스필버그 감독의 최고 걸작으로 꼽는 영화팬들도 많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각본을 썼고, 상업적인 요소를 강요하는 제작사의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시종 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특히,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 감독인 프랑수와 트뤼포가 출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영화는 역사상의 수많은 UFO 현상의 목격 사례를 집대성한 영화로 외계인과의 수많은 접촉 사례들(사실 여부는 매우 불확실함)과 동화적인 꿈을 접목시켰다. 이 영화의 원제인 '제 3종 근접 접촉'이라는 용어는 UFO 현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전문 용어로서 미확인 비행 물체의 탑승자인 외계인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의미한다. 세계 도처에서 정체 불명의 실종 사건이나 자연 현상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기괴한 일들이 일어나는 장면들과 UFO 현상과 관련된 소동을 다큐멘타리 식으로 엮은 전반부의 장면들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미국 정부에서는 외계인들이 보낸 비밀 메세지를 수신하는데 성공한다. 정부는 외계인들의 UFO착륙 예정지 일대에 거대한 연구 기지를 설립한다. 한편 UFO 현상을 목격한 후 기행을 거듭하던 주인공은 가족에게 버림받고, UFO의 착륙 지역으로 가서 현장에 접근한다. 마침내 거대한 빛의 잔치가 펼쳐지며 외계인들의 우주 비행선이 착륙하고 그 안에서 그동안 실종되었던 사람들이 나오고 외계인들이 마침내 등장한다.

그들은 주인공 한 사람만을 데리고는 다시 우주로 사라진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외계인은 매우 우호적인데, 스필버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모두 우호적인 외계인들이다. { E.T.}에서는 이러한 스필버그의 생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미지와의 조우}는 UFO 현상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물리적인 현상들을 잘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 * 필자는 개인적으로 외계인은 UFO현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UFO현상을 마치 외계인이 타고 오는 우주 비행선과 동의어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정말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외계인의 존재는 인정한다. 외계인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소위 UFO라고 하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에 온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믿는다. 외계인들이 그렇게 멀리 떨어진 ( 수백만 광년 ~ 수억 광년?? ) 곳에서 지구에 올 수도 없고 올 이유도 전혀 없다. 초광속 우주 비행도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UFO현상과 외계인을 둘러싼 문제점들은 언젠가 밝혀지리라고 믿는다. ))

{ E.T.}도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유명한 작품이다. 1982년에 발표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우스꽝스런 모습의 땅딸막한 외계인이 등장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모든 SF영화와 소설을 통틀어서 가장 유명한 외계인 캐릭터가 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영화 속의 외계인도 역시 {미지와의 조우}에 나온 외계인들처럼 부드럽고 온화하며 귀여운 모습이다.

지구에 학술 연구를 위해 왔다가 홀로 낙오된 외계인이 지구인 어린이들과 감동적인 우정을 나눈다는 이야기이다.

론 하워드 감독의 1985년작인 {코쿤 Cocoon}에서도 따뜻한 심성의 외계인들이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1000년전에 지구를 방문했다가, 바닷 속에 고치Cocoon 형태의 생명 유지관 속에 동료들을 넣어 두고 떠난 외계인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지구로 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외계인들은 온몽에서 빛이 나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지구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천사같은 역할로 외계인을 묘사한 영화이다.

돈 시겔 감독의 1956년작인 {신체 강탈자들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은 위의 세 영화들과는 매우 대조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인 잭 피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우리 일반인들의 외계에 대한 감정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외계의 존재에 대한 공포를 극단적으로 표현한 걸작이다. 여기서 나오는 외계의 생명체는 미지의 행성에서 지구로 날아온 특이한 식물이다. 이 식물은 잠든 사람의 몸에 몰래 칩입해 생명을 빼앗은 후 복제 인간을 만들어 낸다. 이들은 매우 은밀하게 활동을 하며 사람들은 이 무서운 우주의 침략자의 실체를 미처 알지도 못하고 파멸하게 된다. 외계에서 날아온 이 식물들은 인간을 육체와 정신이 파괴된 꼭둑각시로 만들면서 자기들의 세력을 넓혀 나간다. SF공포 영화 가운데 최고의 걸작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끔찍한 괴물이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극한의 공포를 제공하는 탁월한 영화이다. 1978년과 1993년에 각각 리메이크된 영화들도 모두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에일리언 Alien}은 '외계 괴물'영화의 대표적인 예로 이 영화 속의 에일리언은 SF영화 사상 가장 유명한 외계 괴물로 알려져 있다. 외계의 우주선에 고립된 채 괴물과 싸우는 여주인공을 등장시켜 페미니즘 SF영화의 텍스트로서도 언급되기도 하는 영화이다. 1979년에 영국 출신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했으며, SF영화 사상 가장 끔찍한 외계 괴물인 에일리언은 스위스 출신의 화가인 H.R.기거가 창조했다. 이 영화는 이후에 숱하게 많은 모방작, 아류작들을 양산시켰다. 이 영화는 그 전까지는 환상이나 악몽 속에 머물러 있던 외계의 존재를 생생한 현실속으로 불러들인 우주 괴물 영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인 영화이다. 여기에서의 우주는 결코 화려하거나 신비롭지 않으며 우주선의 내부나 불모의 행성은 광활함과 삭막함 그 자체로 비쳐지는 '리들리 스콧'적인 미래 분위기이다.

{화성 침공 The Mars Attack}은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최근작이다. 국내에는 1997년에 개봉되었다. 화성인의 지구 침략을 다룬 영화이다. 초록색 피부와 대뇌가 밖으로 드러난 엉성한 모습의 화성인들이 나오는, 조악한 세트와 단순하고 엉성한 줄거리를 가진 동시에 팀 버튼 감독의 놀라운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기괴함이 조화된 개성적인 영화이다.

{우주 전쟁}은 영국의 SF작가인 H.G.웰즈가 1898년에 발표한 소설인 "우주 전쟁"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웰즈의 소설은 문어처럼 생긴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략하는데 지구인들은 면역이 되어 있는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서 전멸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1953년에 영화화되었다. {화성 침공}도 이 영화에서 많은 부분 차용을 했다.

{괴물 The Thing}은 크리스천 니비 감독이 1951년에 발표한 고전적인 수작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이자 탁월한 SF편집자인 존 캠벨의 소설인 "거기 누구냐!"(1938년)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공포 SF영화의 고전적인 걸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북극에 착륙한 거대한 우주 비행선에 타고 있던 외계의 괴물이 과학 연구 기지로 옮겨지고 난 후 벌어지는 끔찍한 학살극을 다루고 있다. 고도의 지능을 갖고 극도 흉폭한 외계의 괴물은 과학 기지의 병사와 과학자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간다.

1982년에 좀 카펜터 감독이 리메이크한 {괴물}은 1951년작보다도 원작 소설에 더 가까우며 훨씬 더 끔찍한 괴물이 등장한다. 존 캠벨의 원작 소설에서의 외계인은 희생자의 개체성을 완전히 흡수하여 새로운 형태로 변이한 복잡한 것이었는데 1951년작에서는 인간의 모습을 한 식물형 괴물로 단순화 시켰다. 존 카펜터의 1982년작에서는 형체를 자유 자재로 바꾸는, 존 캠벨의 원작 소설에 더 가까운 괴물이 등장한다. 남극의 기지로 옮겨진 외계인 시체가 녹은 뒤 다시 살아나서 기지의 대원들을 복제하면서 희생시킨다는 내용이다.

{스타쉽 트루퍼스 Starship Troopers}는 네덜란드 출신의 폴 버호벤 감독이 199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한 SF작가이자 아더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와 더불어서 '빅 3'라고 칭해지는 로버트 A.하인라인의 1959년작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하인라인의 원작 소설은 거대한 외계의 곤충괴물과 지구인들간의 전쟁을 그린 밀리터리SF이다. 폴 버호벤의 영화는 하인라인의 원작 소설의 설정은 대체로 잘 따랐으면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게 그려낸 영화이다. 외계의 행성에 사는 거미처럼 생긴 생명체들의 침략으로 전쟁이 일어나지만 영화에서는 지구의 군인들이 외계 행성 클렌다투로 파병된다. 이 영화는 연방 네트워크의 모병광고로 시작되어서 모병광고로 끝을 맺는다. 이 광고는 우리 나라의 1970년대 '배달의 기수'를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럽고도 냉소적인 광고이다. 버호벤 감독이 하인라인의 의도를 비웃고 있는 듯이 보이는 장면이다. 하인라인의 원작 소설은 작가의 군국주의 철학이 매우 잘 드러난 소설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회는 군국주의적 사회이다. 하나의 연방으로 통일되고 인종과 민족의 차별도 없으며, 사소한 분쟁도 없고 범죄율도 낮은 미래의 유토피아 사회로서 남녀 혼성의 튼튼한 군대가 사회를 지킨다.

{콘택트 Contact}라는 영화는 로버트 제멕키스 감독이 199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한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의 "콘택트"라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SF영화로서, 매우 과학적이면서 진지한 분위기의 수작이다. 외계인들을 소재로 다룬 SF영화들이 대체로 황당 무계하고 공상적인 내용으로 흘러가버리기가 일쑤인데, 이 영화는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과학적이고 진지한 분위기의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느껴진다. 조디 포스터,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으로 출연을 하였다.

주인공인 엘리 에로웨이는 어려서부터 별을 바라보며 우주에 관해 궁금해하다가 천문학자가 되어서 외계의 생명체를 찾는 일에 몰두한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어렸을때 모두 죽었다.

어느날 그녀는 베가성으로부터 메세지를 받게 된다. 1936년에 베를린 올림픽 개막식 때에, 히틀러가 자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쏘아 보낸 전파 방송의 전파 신호를 베가성의 외계 생명체들이 수신하여 이제서야 지구로 메세지를 보낸 것이었다. 이 메세지는 우주선의 설계도였다. 우주선이 만들어지고, 우주선에 탑승할 지구의 대표를 선발하게 되는데 에로웨이는 떨어지고 대신 천문대의 소장인 드럼린이 선발된다. 그러나 한 종교 광신도의 테러로 일차 시도는 무산되고 이차 시도에서 에로웨이가 우주선에 탑승하고 초광속 우주 여행을 통해 베가성의 외계인과 접촉한다. 외계인은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는 이 우주에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준다. 18시간 동안의 외계인과의 접촉이었지만, 지구에서는 아무 일도 없이 그냥 땅으로 떨어져버린 것으로 보인다. 에로웨이는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청문회에서 에로웨이는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증명할 순 없지만 사실이라고 증언한다.

"코스모스"라는 책으로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칼 세이건 박사는 세티(SETI)계획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자는 영화사의 제안을 받고 영화 {콘택트}의 스토리 라인을 만들었다. 여기엔 외계인이 과연 존재할 것인가?, 만약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보낼 것인가?, 지구인이 외계인과 접촉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진지한 상상이 담겨 있었다. 영화는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세티 계획과 전 세계의 천문대 모습을 사실적으로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과학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철저히 이성적으로 외계인의 존재를 증명해 가면서,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이 인류에게 줄 충격을 종교적으로,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영화는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니며 수십억년을 멸망하지 않고 진보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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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F영화의 내용별 작품 소개

이제 SF영화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해보기로 하겠다. 우선은 SF영화를 소재별로 분류해보아 간략하게 작품들을 소개하고서, 작품들 속에 숨겨진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오류들을 짚어본 후에, SF영화들 속에서 나타나는 '과학 이론'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I. SF영화의 소재별 작품 분류와 소개
SF영화는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개별 작품마다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개별 작품들간의 완성도와 주제 의식의 수준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편차를 보이는 영화 장르이다. 우리 나라의 일반 대중들이 SF영화에 대해서 심도 깊은 이해를 갖추지 못하고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은 선입견과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게 된 까닭은 일부의 수준 미달 작품들이나 특정 하위 장르에 속한 작품들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학 소설(SF)작품들에도 세계 문학 고전 리스트의 상위 순위에 꼽히는 작품들이 몇몇 있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과학 소설 작품도 있는 만큼, SF영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영화 평론가들이 매기는 걸작 리스트의 10위안에 꼽히고 걸작의 반열에 오르는 작품이 있으며,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도 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이, SF영화의 진수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고급의 걸작 영화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제 SF영화를 소재별로 약 13개정도로 분류해보아 작품들을 소개해보기로 하겠다.

①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에 관한 SF영화
{론머맨 The Lawnmower Man}이라는 1992년도 작품은 브렛 레오나드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의 붐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일어나던 시기인 1992년도에 제작이 된 본격적인 가상 현실 영화이다.

가상 현실(VR)이란 무엇인가? '가상적인 현실'을 창조해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단어인데, 컴퓨터가 창조해낸 디지탈 세계에 사람이 들어가서 마치 현실과 같이 생생한 체험을 하게할 수 있는 기술이다. 컴퓨터가 창조해낸 가상적인 환경에 아이폰eye phone이나 파워 글러브power glove라는 장비를 착용하여 접속할 수 있다. 아이폰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변화를 출력하는 헬멧처럼 생긴 장치로 컴퓨터 그래픽 영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파워 글러브는 압력을 전달하는 센서가 부착되어서 가상 공간에서의 대상물의 촉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외에 청각과 미각과 후각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중이다.

{론머맨}의 내용은 가상 현실을 이용하여 인간의 두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연구해온 안젤로 박사라는 약간 망상에 사로잡힌 과학자가 남의 집 잔디를 깎아 주는 정원사이자 저능아인 조브라는 청년을 자기 연구의 실험 대상으로 하여 실험을 한 결과 결국, 조브가 엄청난 정신적 초능력을 갖춘 슈퍼맨과 같은 괴물로 되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은 네트워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조브가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두뇌를 자극하는 약물과 가상 현실 프로그램의 덕택이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상 현실 도구들인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된 인공 세계나 가상 현실을 접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타 슈트data suit, 아이폰 등은 현재 개발되었거나 연구중인 것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영화에는 또한 가상 현실 세계에서의 섹스 장면이 나온다.

{트론 Tron}은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이 1982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현실의 상황을 그대로 컴퓨터 오락 게임에 비유하여 표현한 특이한 영화이다.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부정을 캐던 주인공이 컴퓨터 속의 가상 세계에서 서브프로그램으로 나타나서 마스터 컨트롤 프로그램과 추종 프로그램으로 상징되는 악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대부분의 장면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하였다.

{토탈 리콜 total recall}은 네덜란드 출신의 폴 버호벤 감독이 1991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샤론 스톤, 마이클 아이언사이드등이 출연하였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인 필립 K.딕이 1966년에 발표한 소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원작으로 삼아서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지구에서 노동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어느 날 '멋진 추억'을 두뇌에 이식시켜 주는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리콜 회사를 찾아간다. 그는 화성에서 첩보원으로 활약하는 추억을 고르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현재의 기억들이 대부분 가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내와 8년간의 결혼 생활에 대한 기억도 모두 가짜로 주입된 것이고 그의 아내는 그를 감시하기 위한 비밀 요원이었다. 그의 진짜 기억이 지워지고 가짜 기억이 대신 그의 두뇌 속에 주입되었던 것이다. 그는 정체 불명의 사나이들에게 계속 붸기면서 자신의 진짜 기억들을 되찾아 가는데, 결국 자신의 기억을 위조한 악의 세력들을 응징하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토탈 리콜}에서의 현실은 기억조차도 사고 파는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작과 가변이 늘 가능한 것이다.

{피의 도시로의 초대 Welcome to Blood City}라는 1977년작 영화도 역시 가상 현실을 다루고 있는 초기작이다. 피터 새스디 감독이 연출했다. 내용은 컴퓨터가 만들어 놓은 가상의 환경 속으로 기억이 상실된 사람들을 집어 넣고 치열한 생존 게임을 벌이게 한 뒤 생존지수가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여 군사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모의 전쟁의 수단으로서 가상 현실은 매우 안성맞춤이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생생함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이 영화의 내용에서와 같이 군인들이 컴퓨터가 만든 가상 현실 속에서 실전 훈련을 받게 될 것이다.

{브레인 스톰 Brainstorm}은 1983년에 발표된 영화이다. 감독인 더글라스 트럼볼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전설적인 걸작인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에서 특수 효과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 {브레인 스톰}도 역시 많은 SF영화 애호가들사이에서 수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의 세트나 상황 묘사는 매우 현실감이 있고 설득력도 있다. 게다가 연출도 탄탄하며 주제 의식 역시 묵직한 걸작이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인 크리스토퍼 월큰과 나탈리 우드, 루이스 플레처가 출연하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과학자와 동료인 여과학자는 인간의 기억, 감정, 오감을 기록하여 다시 타인에게 완전하게 재생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계 장치를 발명해낸다.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도 전의 작품인데도 특수 효과와 환상적인 장면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주인공인 과학자가 동료인 여과학자가 죽으면서 남긴 '죽음의 기록'을 공중 전화선을 통해서 자신과 연결시켜 재생해낼때의 영상은 인상적이다.

{꿈의 정경 Dreamscape}(1984)에서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기억이나 꿈이 가상 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데몰리션 맨 Demolition Man}, {타임 캅 Time Cop}과 같은 영화에서는 '사이버 섹스'가 등장한다. 남녀가 실제로 섹스를 하는 대신 자극을 교류하는 센서와 전극, 환상을 일으키는 아이폰과 같은 컴퓨터 섹스 시스템을 이용하여 원격 섹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타임 캅}에서는 버튼을 눌러서 가상의 짝에게 접근해 섹스를 하는 간단한 사이버 섹스가 등장한다.

{코드명 J Johny Mnemonic}이라는 영화는 사이버 펑크 SF의 황제라고 불리는 윌리엄 깁슨의 단편 소설인 " 조니 네모닉 Johny Mnemonic "을 테리 비슨이 각색한 영화이다.

영화는 깁슨의 원작보다도 훨씬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아누 리브스와 다나 메이어가 주연을 하고 랩가수인 아이스 티도 출연하였다. 배경은 2021년의 미국이다. 이 시대는 정보 독점자와 해커들의 그룹으로 사회의 계급이 분화되어 있다. 정보를 독점한 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해커들의 집단인 로텍은 그런 독점에 저항한다. 정보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다. 여기서 정보를 밀수하는 에이전트인 소위 '카우 보이'출신의 조니가 등장한다. 카우 보이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정보를 추적하는 사람을 말한다. 정보 밀수업자는 자신의 뇌 속의 일부 기억을 지우고 그 빈 자리에 밀수할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조니가 헬멧과 글러브를 끼고는 가상 현실에 접속하여 가상 현실( 혹은 사이버 스페이스)속에서 정보를 추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조니의 어머니는 사망하기 전에 신경망neural network에 스캔되어 각인된 후 인공 지능법에 따라 시민권을 받고 죽은 이후에도 회사의 이사회에서 자문역할을 한다. 한 마디로 네트 워크 속의 유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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