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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단련하다 - 인간의 현재 ㅣ 도쿄대 강의 1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아주 훌륭한 교양입문서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도쿄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한 강의를 책으로 엮어 출판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책의 세계에 입문할 때쯤, 그러니깐 약 2년 전에 처음 만났었는데, 2년 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다치바나 다카시씨란 분을 이지성 작가의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에서 알게되었다. 그 책의 추천도서에 이 분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라는 책이 있어서 보게 되었다. 사실 그 책에서는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매력을 잘 느끼지 못했었다. 그냥, '아 참 대단하신 분이구나.' '이런 분도 있구나.' 하는 정도의 감흥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책을 통해서,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독서법, 독서인생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본격적으로 다치바나 다카시씨에게 빠져들게 된 계기는 <우주로부터의 귀환> 이라는 책 덕분이었다. 정말 황홀할 정도로 좋았다. 저널리스트, 취재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정말 훌륭한 책이었다. 그 책은 암스트롱과 함께 달탐사 우주선에 탔던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그들이 우주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아주 심층적으로 인터뷰했다.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엄청난 준비와 해박한 지식, 그리고 놀랄만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마치 내가 우주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 정도로 치밀하고 세세하게 묘사했다.
그 후로 다치바나 다카시씨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의 책들을 즐겨보게 되었다. 국내에 출판된 책들 중 대다수를 본 것 같다. <천왕과 도쿄대>와 <멸망하는 국가>만 보면 그의 책을 아마 다 읽게 될 것 같다. 그의 책 중 매우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이 많았다. 훗날 다시 읽어보고 싶다.
<뇌를 단련하다>를 그의 책 중에 처음으로 다시 읽었다. 왜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아래에서 책을 따라가면서 봤다면, 두번째로 읽었을 때는 위에서 책을 조망하면서 본 것 같다. 그동안 나의 뇌가 단련되고 지식이 좀 더 확장된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신기하고 새로웠던 내용들이 이제는 마치 복습을 하고 정리를 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재미있었다.
이 책은 교양인문학 책이다. 입문서의 성격도 강하다. 지의 세계로 확실하게 인도해준다. 현재 인류의 지의 전체상을 그려본다. 물론 책 한 권으로는 어렵고 큰 주제다. 하지만 대략적으로나마 현재의 지가 어떤 경로로 어떠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알려준다.
다시 이 책을 읽으니 이 책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도 지의 전체상을 그려보고 싶다. 모르는 것, 궁금한 것, 알고 싶은 것, 재미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지적 욕구를 느끼며 지의 확장을 강하게 원한다. 개략적으로나마 현재 인류의 지적성취의 첨단까지 가보고 싶다. 현재 인류의 지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그것이 나는 알고 싶다.
이 책은 나의 그런 욕구를 강하게 자극해준 책이었다. 그리고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그런 욕구를 강하게 느끼시는 분이고, 그렇기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관심가는 분야의 책을 읽고 공부하고 책을 쓰는 작업을 하고 계신다.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책이 많이 번역되고 새로운 책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어떤 사람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접하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오리지널 저작에 직접 도전해야 합니다. 타인의 평가는 자신이 직접 읽기 전까지는 절반쯤 에누리해서 참고자료 정도로 삼아야 합니다. 가치 평가야 말로 주체성의 최고 표현입니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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