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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평점 :
워런 버핏의 동업자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을 최근에 봤다. 찰리는 경제학에 우수한 저술가로 애덤 스미스, 케인즈, 폴 크루그먼을 꼽았다. 셋 다 만나본 적 없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을 조금 보긴 했지만.
폴 크루그먼의 책이 뭔가 대중적이고 재밌어 보였다. 중고책방에서 그의 책들을 몇 권 샀다. 그 중 이 책을 선택했다.
폴 크루그먼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뉴욕타임스>에 칼럼을 연재한 칼럼리스트다. 예리한 통찰과 독설로 유명하다.
이 책은 공항과 불항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다양한 나라의 경제 붕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의 라틴아메리카의 위기,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에 이은 장기침체, 말레이시아, 태국의 외환위기, 그리고 1998년 한국의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이야기를 다룬다.
쉬운 비유를 통해 복잡한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금융위기는 모두가 가족처럼 닮아있다. 결국 유동성과 신용위기가 가장 주요한 것 같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유동성을 공급해주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줘야 한다. 현재는 학습이 되어서 금융위기가 펼쳐지면 은행에세 금리를 낮추고 돈을 찍어낸다. 돈을 풀면 위기를 회복하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 돈을 푸는 것이 미봉책에 그치지 않게끔 시스템을 점검하고 위기의 원인을 추적해서 해결하는 것이 꼭 수반되어야 한다.
폴 크루그먼의 책 재밌다. 앞으로도 그의 책을 계속 보고 싶다.
아래는 폴 크루그먼이 이야기하는 아시아 경제 위기의 원인이다.
1997년의 아시아 경제가 과거, 이를테면 5년이나 10년 전보다 금융 패닉에 더 취약했을까? 그렇다. 그러나 정실자본주의 때문은 아니었다. 엉터리 정책 때문도 아니었다. 패닉에 취약해진 부분적 이유는 금융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이며, 퇴보가 아니라 발전을 향해 자유시장경제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이 제3세계에 돈을 빌려주고 싶어 하는 국제금융업자들의 인기를 끌자 그들의 제안을 마다하지 않고 채무를 엄청나게 늘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빚이 신뢰상실에서 비롯된 피드백을 금융위기로 증폭시켰고, 다시 반대로 피드백이 이루어지면서 위기의 악순환은 더욱 강도를 높였다. 빌려온 돈이 모두 엉터리로 낭비된 것은 아니었다. 일부는 그랬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았다. 아시아 경제를 파멸로 이끈 것은 과거와 달리 달러로 빌린 채무였다. -p148
신뢰상실이 벌어지면 채권자는 돈을 떼일까봐 빚독촉을 한다. 돈이 외부로 빠져난간다. 돈이 빠져나가면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환율이 폭등한다. 이것이 다시 공포를 일으켜 더 많은 돈이 빠져나간다. 뱅크런이 시작되는 것이다.
갑자기 윤석열의 계엄이 생각난다. 만약 계엄을 막지 못했으면 엄청난 패닉과 함께 자본시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겁을 먹고 돈을 회수해서 한국을 떠났을 것이다. 주식이 하락하고 환율은 급등하고 공포는 거치고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었을 것이다.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계엄을 막아준 시민, 국회의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끔 시스템을 개선하고 관련된 이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