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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제이 굴드의 <풀하우스>는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의 자매편이라고 합니다.



 <경이로운 생명>은 진화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의 예측 불가능성과 우연성을 주장하며, 따라서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은 예정된 결과가 아니라 다시는 반복될 수 없는 특별한 사건으로 봐야 함을 강조한다. <풀하우스>는 진보가 생명의 역사를 규정한다든지, 진화에 보편적 경향이 있다든지 하는 견해를 부정하는 일반 이론을 제시한다. -p14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너무 보고 싶은데 중고책 가격이 45000원 이네요ㅠㅠ



 내가 올바른 분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통계학 교육과 자연사에 대한 지식 덕분이었다. 나는 변이를 자연의 기본 속성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것, 평균이라는 것은 조심해야 하며 그것이 개체에는 적용될 수 없는 추상적인 숫자일 뿐 아니라 대체로 각 개체의 상황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이 책의 주제, 즉 평균이나 중심 경향성과 같은 추상적인 값이 아니라 <풀하우스> 또는 <전체 시스템의 변이>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은 내가 가장 큰 위안을 필요로 할 때 상당한 위로가 되어 주었다. -p75  

  

 스티븐 제이 굴드는 암진단을 받습니다. 그 암은 불치병이며 진단 후 중간값 생존율이 8개월 이하였습니다. 진단받은 사람의 절반은 8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간값, 평균값은 개체의 상황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8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8-90대의 노인일 수도 있습니다. 젊어서 진단 받은 사람들은 몇십년을 살 수도 있습니다. 중간값은 추상적인 숫자일 뿐입니다. 

 실제로 스티븐 제이 굴드는 마흔 살에 진단 받아서 20년 후에 사망했습니다. 



 나는 고생물학회의 모토를 사랑한다. 프랑고 우트 파테파치움(발견을 위한 파괴). 이것은 수사적인 의미와 실제적 의미를 다 갖고 있는 모토다. 고생물학자들의 주요 연장이 망치이기 때문이다. -p297 


 멋진 모토와 멋진 글입니다.



 정해진 중력의 법칙을 따라 이 행성이 끝없이 회전하는 동안, 아주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경이로운 무한한 생물종들이 진화해 왔고, 진화하고 있고, 진화해 갈 것이다. 


 그는 이 마지막 구절을 최고의 요약으로 시작했다.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p323

 

 스티븐 제이 굴드는 이 책의 마지막을 <종의 기원>의 마지막 문장으로 마무리합니다. 언제봐도 멋진 구절입니다. 



 스티븐 제이 굴드에 대한 글을 쓰니 그의 책이 읽고 싶어 견딜 수가 없네요. 그의 책을 중고로 2권 구입했습니다. 


 그의 글에는 기품이 깃들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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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과학저술가 스티븐 제이 굴드의 <판다의 엄지> 입니다. 너무 즐겁게 읽어서 나중에 꼭 다시 읽고 싶습니다. 절판된 그의 책들이 개정판으로 나왔으면 좋겠는데 헛된 희망이겠죠? 


 과학과 진화에 대한 굴드의 글들을 엮은 책입니다. 아래는 책에서 좋았던 구절들입니다. 




 과학계에서 완전한 바보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잘못의 전후 배경을 정확하게 살피고, 오늘날 우리가 가진 '진리'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판단을 내리는 오류를 범하지만 않는다면, 잘못은 항상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잘못이 분명해진다는 것은 전후 상황이 변화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대게 잘못은 사람들을 당황시키기보다는 통찰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뛰어난 사상가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체계화할 수 있는 상상력의 소유자들이고, 모든 점에서 '그렇다.' 라고 긍정할 수 없는 이 복잡한 세계에 자신들의 머릿속에서 만들어 낸 환상이 떠돌게 만들 정도로 모험적(또는 자기 중심적)이다. 영감으로 인해 발생한 오류를 깊이 따지고 드는 것은 오만이라는 죄를 훈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위대한 통찰력과 엄청난 오류가 실은 동전의 양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양자를 관통하는 공통 특성이 탁월함이라는 사실을 올바로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p331~332


 정말 탁월한 글쓰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지식을 바탕으로 과거의 오류를 비웃습니다. 당대의 천재들도 오류를 범합니다. 그당시의 지식의 한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오류를 범한 것은 그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쳤기 때문입니다. 상상력은 엄청난 오류를 낳기만 때로는 위대한 통찰을 안겨 주기도 합니다. 엄청난 오류와 위대한 통출이 실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정통 교의는 종교에서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도 매우 완강할 수 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연구에 영감을 주고, 동시에 영감에 의해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그 자체에 품고 있는 왕성한 상상력에 의하지 않고 어떻게 정통 학설들을 흔들 수 있을까? 나는 다른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이탈리아의 뛰어난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는 이렇게 썼다. "자체 교정력으로 싹이 틀 수 있는 씨앗들이 가득 들어 있는 풍성한 오류라면 언제든 내게 주게. 물론 당신은 불모의 진리를 계속 품고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야." -p332   


 약간 매끄러운 번역은 아닙니다. 왕성한 상상력은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왕성한 상상력이 없다면 정통 학설을 흔드는 새로운 통찰을 가져올 수도 없습니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을 빌렸는데 오늘 읽기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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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화생물학자,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새로운 천년에 대한 질문>을 즐겁게 읽었습니다. 책 제목을 보고 생물학자인데 뜬금없이 새로운 천년에 대해 이야기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보자 그런 우려는 싹 사라졌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탐구해나가는 굴드의 스타일과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까지 볼 수 있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2000년에 맞춰 쓰인 밀레니엄의 의미와 역법에 관한 책입니다. 아래에 좋았던 부분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그러나 해와 달의 크기가 우리의 눈에 비슷해 보이는 것은 수학적 규칙성이나 자연 법칙의 결과가 아니라, 전적으로 우연의 결과이다. 해의 직경은 달의 직경에 비해 약 400배 가량 더 크지만, 해가 달보다 지구로부터 400배 정도 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상의 관찰자 눈에는 두 물체의 크기가 서로 비슷해 보이는 것이다. 


 자연에 규칙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기한 우연은 존재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기에 해와 달의 크기는 비슷합니다. 그래서 개기일식이나 개기월식의 현상이 벌어집니다. 완전히 딱 맞아 떨어지는 크기로 서로가 서로르 가리는 신비의 순간. 이 모든 게 우연에 불과하다니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만약 우리 눈으로 보는 달의 크기가 절반에 불과하다면 개기일식은 얼마나 초라할까요? 


 

 아래는 참으로 우아하고 멋진 문단이라 소개합니다.


 그러나 구석기인 오그가 동굴 밖으로 눈길을 던지면서 문득 하늘을 보았을 때, 그리고 달의 위상이 왜 달라지는지 궁금하게 생각했을 때, 근처 바닷가의 조개를 보다 많이 줍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단지 신비한 자연의 수수께끼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특별히 반복적 질서라고 부를 수 있는(바로 그 점 때문에 아름답기도 한) 무엇인가가 변화하는 달의 저변에 깔려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했을 때, 바로 그때 역법적인 질문은 숭고함마저 띠게 된다. 그와 함께 인간도 더불어 숭고해진다. -p193  


 인간은 실용적인 필요성에 따라 알고자 하는 욕구를 가집니다. 하지만 실용적인 목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호기심에 알고자 하는 욕구가 생깁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인문학, 사회과학 책에 스포일러 주의를 한 건 처음인 거 같습니다. 최근에 읽은 <물고기를 존재하지 않는다>가 생각나네요. 그 때는 스포일러를 피했지만, 이 책은 워낙 옛날 책이고 읽을 분들이 많지 않을 거 같아서 책 내용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한정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자신이 가진 특별한 재능을 이처럼 훌륭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놀라운 세상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 지적인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면서,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나는 그 젊은이의 감동적인 대답을 모두 인용하지는 않았다. 그의 대답을 정확히 옮기면 다음과 같다. 

 "예, 아빠. 5주이지요." 

 그의 이름은 제시, 나의 장남이다. 내가 그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p220


 책에서 굴드는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 젊은이는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날짜-요일 계산 도사이지만 자폐증 환자에 지각 능력은 보통 사람보다 뒤떨어집니다. 날짜-요일 계산이란 특정 일을 말하면 무슨 요일인지 계산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들면 "1986년 2월 16일은?" 하면 몇 초 이내에 "목요일" 하고 대답합니다. 


 책에서 그 젊은이의 이야기를 종종 꺼내는데 저는 굴드와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그 젊은이가 자신의 장남이라 밝힙니다. 참 멋지고 감동적인 반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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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천년에 대한 질문 - 밀레니엄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종갑 옮김 / 생각의나무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또 한 번 놀랐다. 굴드의 엄청난 글솜씨에 반해버렸다. 밀레니엄, 역법에 관한 책이다. 전혀 관심없고 지루해보이는 주제였다. 율리우스력이니, 그레고리력이니 모두 머리 아프고 관심가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런 주제들을 가지고 이렇게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니. 스토리텔링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마지막에 반전까지 마련해 놓았다. 아니, 인문학, 사회과학 책에 이런 반전이라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전혀 예상도 못하고 있었다. 


 굴드는 이 책을 1997년에 썼다. 2000년을 3년 앞둔 시점이었다. 2000년 때의 분위기가 기억난다. 종말론이 득세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천년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이 부풀어 있었다. 2000년 1월1일이 새로운 천년의 시작인지 2001년 1월1일이 새로운 천년의 시작인지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었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것 따윈 상관없다는듯이 2000년 1월1일을 경축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일단 굴드의 책을 전부 읽고 싶어서 중고로 이 책을 구입했다. 예상보다 헌 책이 왔다. 책 제목을 보고 21세기에 관한 책인가 싶었다. 21세기의 사회, 경제, 정치, 과학, 기술 등을 조망해보는 그런 책인 줄 알았다. '굴드가 박식하긴 하지만 이런 류의 책을 쓰다니 의왼데?'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크게 흥미롭지도 않고 기대없이 책을 펼쳤다.


 예상과는 달리 21세기에 대한 책이 아니었다. 밀레니엄과 역법에 대한 책이었다. 밀레니엄은 원래는 기독교에서 쓰이는 용어로 예수의 재림 후 천년 동안 태평성대가 펼쳐지리라. 뭐 그런 내용이다. 요한묵시록에 나오는 것처럼, 미래에 예수가 재림하면 악한 자, 예수를 믿지 않는 자는 지옥에 떨어지고 선한 자, 예수 믿는 자는 천국에 간다. 뭐 그런 내용이다. (세세한 부분은 틀릴 수 있다.) 아무튼 밀레니엄은 원래 그런 의미인데 2000년을 맞이함에 따라 새로운 천년이란 의미로 쓰이고 있다. 밀레니엄의 의미와 기독교 사상 등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새로운 천년은 언제 시작되는가? 이제 역법적인 질문이 나온다. 예수가 탄생 일은 1년이다. 때문에 100년 후는 101년이 되고 천년 후는 1001년이 된다. 그렇다면 2001년이 새로운 천년의 시작, 21세기의 시작인 것이다. 새로운 세기에 대한 논쟁은 항상 있어 왔다. 20세기에도 19세기에도 그 이전에도 있었다. 


 여기서 굴드의 진면목이 나온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이 일말의 사태를 바라본다. 자연의 주기와 그것을 파악하고 계산하는 인간들의 노고.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오차와 그 오차를 또 수정하려는 노력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학, 과학과 역사, 종교, 인문학의 이야기가 장대하게 펼쳐진다. 1년은 365.24xx 일이다. 반올림해서 365.25일이다. 그래서 4년에 한 번 1일을 추가한다. 우리가 만든 1주일, 한 달, 1년은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편의를 위해 만든 자의적인 개념이다. 자연은 정수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나머지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방법들을 도입해야 한다. 수정에 수정을 가해야 한다. 


 역법에서 자연스럽게 날짜-요일 계산의 문제로 나아간다. 우리나라는 자신이 태어난 요일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서구사회는 자신이 태어난 요일을 알고 있고 중요시 여긴다. 날짜-요일 계산 문제란 이런 것이다. 예를들어 1945년 2월 14일이 무슨 요일이냐고 물어보면 답을 맞추는 문제다. 그리고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천재적인 날짜계산 능력을 가진 이들이 이야기로 나아간다. 그리고 마지막 대반전은 감동을 자아낸다.


 굴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혀 관심없던 주제에도 빠져든다.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중요할 것이다. 그 누군가의 입장에서 그 문제를 바라보면 더할나위 없이 중요해진다. 굴드는 그렇게 독자의 시점을 변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독자의 시점을 과거로 이동시켜 그 당시 그 문제에 집중하게 한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던 책. 굴드 책 읽기는 계속 된다. 그나저나 굴드의 책 말고 다른 책들도 읽어야 하는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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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2-14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굴드 선생의 책을 하나 수배해둔
게 있는데 여적 못 읽고 있네요.

허허 그것 참.

이 작가의 책들은 죄다 절판이나
품절이네요. 도전!

고양이라디오 2023-02-14 18:35   좋아요 1 | URL
절판된 책들이 많아요ㅠ 그래도 대표작들은 출간 중인 거 같더라고요ㅎ

굴드 선생님 한 번 만나보시길 권해드립니다ㅎ

dollC 2023-02-14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풀하우스>를 시작합니다~
품절된 책은 어찌 구해야할지... 중고서적 가격 보고 아찔했어요ㄷㄷ

고양이라디오 2023-02-15 11:20   좋아요 1 | URL
알라딘에서 중고로 노려봐야죠ㅎ 2권 확보해놔서 든든합니다ㅎ

<풀하우스> 강추입니다. 즐독하시길^^

서니데이 2023-03-13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양이라디오 2023-03-13 18:2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드립니다^^b

정말 오랜만에 이달의 당선작이 되서 기쁘네요^0^
 
판다의 엄지 - 자연의 역사 속에 감춰진 진화의 비밀 사이언스 클래식 29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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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제이 굴드는 최근에 가장 좋아하고 가장 즐겨 읽고 있는 작가다. 과학과 진화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베스트가 아닐까 싶다. 그는 글을 굉장히 잘 쓰신다. 우아한 글쓰기란 이런 것이구나 싶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을 계속 이어서 읽고 싶다. 전작을 다 읽고 싶다. 절판된 책들이 많아서 아쉽다ㅠ


 스티븐 제이 굴드의 글이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과학의 다양한 오류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주기 때문이다. 지금 봤을 때는 명백한 오류들이 그 때는 왜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지 독자들의 시점을 그 시간대로 이동시켜 준다. 고생물학자답게 역사적인 접근이 훌륭하다. 과거에 과학자들이 왜 그런 잘못된 오류에 빠져들었는지를 역사 속으로 들어가서 보게 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잘못된 오류들에 빠져있을지.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사실의 부분들이다. 한 번에 전체를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류에 빠진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을 토대로 우리는 우리의 잘못, 오류를 깨닫고 수정하게 된다. 과학은 이런 과정을 거쳐 판단을 계속 수정해간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오류, 실수들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이런 관점에서 과거의 잘못된 사례들을 알려주고 때론 비판한다. 하지만 너그러운 관점으로 옹호할 때도 있다. 그 때 당시에는 틀릴 수 밖에 없었다고. 불충분한 사실들을 토대로 내린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말이다. 


 우리도 간혹 쉽게 과거를 비판하곤 한다. 비판의 대상은 우리의 과거가 될 수도 있고, 남의 과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우리는 어렸고 충분한 경험도 지식도 없었다. 지금은 잘못되어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머리를 싸잡아가며 최선의 결론을 내리지 않았던가.


 이 책에는 31편의 재밌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판다의 엄지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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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23-02-12 0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굴드 재미있죠 ? ㅎㅎㅎ 제가 그래서 항상 과학적 글쓰기의 모범 답안지는 굴드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13 10:38   좋아요 0 | URL
요즘 만족하면서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곰발님 말씀대로 과학자 뿐 아니라 작가 중에서도 갓티어입니다ㅎㅎ

혹시 <새로운 천년에 대한 질문> 보셨나요? 어제 읽었는데 와! 결말에 전혀 예상치 못하게 훅 치고 들어오는 데 감탄했습니다. 감동도 하고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23-02-13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굴드의 에세이인가요. 기억이 안 나는데.. 함 찾아봐야겠네요..

고양이라디오 2023-02-14 10:19   좋아요 0 | URL
밀레니엄이랑 역법에 관한 책이예요. 인문학, 사회과학으로 분류되어 있네요ㅎ

처음에는 전혀 관심없는 주제다 생각했는데 빠져들어 재밌게 읽었어요ㅎ 굴드 대단합니다!

얄라알라 2023-02-14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굶어서 엄두 안내었는데,
호불호가 많은 저자인지라 호기심은 생겨요
고양이 라디오님의 열정적 독서를 따라가보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14 16:04   좋아요 0 | URL
책이 굵어서요? 저자가 호불호가 많은 저자인가요?!

좀 두께가 있긴 한데 재밌어서 그런가 페이지가 잘 넘어가긴 했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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