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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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해 읽은 책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뒤늦게 리뷰를 쓴다.


 저자인 마이클 루이스는 <블라인드 사이드>, <머니볼>, <빅 쇼트> 등을 쓴 세계 최고의 논픽션 작가이다. 위 세 작품은 모두 영화화 됐다. 전작을 찾아보고 싶은 작가이다. 영화는 모두 봤지만 책은 처음 읽었다. 그가 그려내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연구에 빠져들어 즐겁게 읽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은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대학생 때 그가 쓴 <생각에 관한 생각>을 무척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대니얼 카너먼의 친구이자 함께 행동경제학을 창시한 아모스 트버스키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그가 일찍 세상을 떠나서 덜 알려진 거 같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대니얼 카너먼과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수상했을 것이다.


 대니얼 카너먼보다 아모스 트버스키가 더 인상깊었다. 대니얼 카너먼도 천재지만 아모스 트버스키 역시 엄청난 천재였다. 그의 일화들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들은 심리학자였다. 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생각들에 정면으로 도전했고 승리했다. 인간이 합리적이고 경제학적으로 사고한다는 전제를 무너뜨렸다. 인간의 생각은 편향되어 있다. 그들은 그것을 파해쳤다. 


 이 책은 심리학의 역사를 다루고, 심리학과 경제학의 접점을 다루기도 한다.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삶을 다루기도 하고 둘의 우정과 불화를 다루기도 한다. 다양한 재미를 맞볼 수 있는 책이었다.


 천재들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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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 지음, 김영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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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라딘 리뷰를 보니 악평이 많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보다 리뷰가 많아서 놀라웠다. 2009년 출간된 책이다. 


 그의 생각은 과격하다. 요즘의 생각, 사고방식과는 다르다. 그는 1947년 생이다. 트럼프는 1946년 생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케시씨와 트럼프씨는 말이 아주 잘 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그는 마초다. 남한테 굽신거리는 외교를 싫어한다. 들이받거나 무시하면 무시했지 질질 끌려가는 것은 불만이다. 세계평화 따위는 개나 줘라이다. 일단 일본이 우선이다. 


 지금까지 그의 책들을 읽으면서 거의 대부분 공감했다. 하지만 이 책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있었다. 초반부 외교적인 부분에서는 그의 과격한 주장에 약간 불편하기도 했다. 이미 사과했는데 계속 사과하라는 한국의 주장을 굉장히 불쾌하게 여긴다. 


 이 책은 일본이 불행한 9가지 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치, 가정, 사회 각각 세 가지 씩이다. 


 정치는 외교, 국회의원, 정상회담에 대해 말한다. 중국, 북한에 끌려다니는 일본의 외교를 비판한다. 국회의원은 뭐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랑 다를 게 없으니. 정상회담은 돈만 낭비하고 쓸데는 없는 것으로 여긴다. 일견 수긍이 간다. 오키나와에서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몇 백억이 쓰였다. 그동안 오키나와의 관광은 보안 등의 이유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케시씨가 보기에 득은 거의 없고 실만 많은 일이다. 정상회담에서 이야기 되는 일도 뻔한 이야기들이다. 실효성도 계획도 없다. 정말 정상회담의 명목으로 놀고 휴가를 즐기는 게 아닐까 싶다.


 가정은 아버지의 위신 저하, 아이에게 자기 방이 있는 문제, 멍청한 어머니를 비판한다. 멍청한 어머니는 자식을 애완동물 취급하는 특수한 어머니들을 말한다. 자식을 돌보지 않고 유기하고 학대하고 살해하는 그런 어머니들이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사회는 악몽이 현실이 되는 불행, 얼굴이 못생긴 불행, 스포츠 후진국이라는 불행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을 수 있다. 나와 다른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나는 대부분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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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3 - 역사의 배후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3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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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로 단 번에 세계적인 작가이자 역사가로 우뚝 섰다. <사피엔스>를 어린이들도 볼 수 있게 그래픽노블로 각색해서 현재 3권까지 출간 되었다. 1권부터 3권까지 너무 즐겁게 읽었다. 예전에 2권을 읽었을 때도 3권 언제 기다리지 했는데 3권을 읽은 지금 그 때와 비슷한 마음이다. 4권 언제 기다리지.


 3권은 '역사의 배후' 편이다. 역사를 지해하는 배후세력 세 가지가 나온다. 제국, 돈, 종교. 세 가지 관점으로 역사를 꿰뚤어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그래픽노블의 장점을 잘 살렸다. 연출이 좋다. 시각적으로 보여줘서 좋았다. 예를 들면 과거의 왕이 자신이 세계를 정복했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다음에 한 컷에 제국의 지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다음 컷에 세계 지도 속 제국의 지도를 보여준다. 그 왕은 자신이 세상을 전부 정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중동의 일부를 정복했을 뿐임을 보여준다. 


 예술작품을 오마주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아는 명화가 나와서 반가웠다.


 지적인 재미와 함께 시각적인 재미까지 함께 주는 실로 훌륭한 책이다.


 4권은 과학이 등장한다. 4권이 마지막일까? 5권은 AI, 유전자 조작기술 등이 나올까? 4권은 앞으로 몇 년을 기다려야할지 모르겠다. 2권과 3권의 텀이 2년 반 정도 된다. 앞으로 2년은 기다려야할까? 1권과 2권의 텀은 1년이다. 빠르면 1년 안에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4권을 기다리는 동안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1>도 다시 보고, <넥서스>도 보고, <사피엔스>도 다시 읽고 하라리의 책들을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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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Vol 3: 역사의 배후>입니다. <사피엔스>를 읽었을 때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최고의 역사학자입니다. 




 역사의 철칙 중 하나는, 필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일이 당시에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는 겁니다. -p21 


 로마이 국교로 기독교가 공인된 것은 당시로서는 뜻밖의 일이었다. 로마는 300년 동안 자신을 따르지 않는 유대인을 탄압했다. 



 역사를 선과 악의 투쟁으로 보고 모든 제국을 악당으로 간주하며 제국의 유산을 완전히 거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결국 모든 제국은 기본적으로 피비린내 나는 전쟁 위에 세워졌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잔인한 억압을 사용했어요. 하지만 만일 제국이 역사의 악당이라면, 우리는 모두 악당의 자식들이예요. -p122


 우리는 제국이 저지른 악행에 대해 비판하지만 제국이 남긴 좋은 유산에 대해서는 말하길 꺼려합니다. 당장 일본 식민지배가 우리나라에 남긴 좋은 유산을 말한다면 매국노 취급을 당할 것입니다. 로마 제국이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물론 제국이 저지른 악행을 옹호하거나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예술가와 예술작품에 대해서도 비슷한 점이 있는 거 같습니다. 좋아했던 작품이지만 예술가의 도덕적 결함을 안 후로는 그 작품을 좋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훌륭한 작품을 부정하고 무시할 수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제국은 공정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21세기에 새로운 제국을 건설해야 할까요? 아뇨, 조상들의 범죄를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국은 역사의 경로를 주도했고,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역사는 인류를 점점 더 통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어요. -p127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연출이 좋았습니다. 확실히 시각적인 부분을 잘 활용하고 또한 상징적으로도 활용했습니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출연진들이 쉬면서 분장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습니다. 종교가 일종의 분장이라고 말하는 거 같았습니다. 


 

 고타마는 이 학순환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즐거움이나 고통을 겪을 때 그 상태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괴로움은 사라져요. 


 고타마: 기쁨을 느껴도 기쁨이 지속되거나 더 커지기를 바라지 않으면, 기쁨을 느끼면서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을 것이다. 슬픔을 느껴도 슬픔이 없어지기를 바라지 않으면, 슬프지만 그로 인해 괴롭지 않을 것이다. 슬픔을 슬픔으로, 기쁨을 기쁨으로,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네 마음이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라. -p241 


 고타마: 갈망하지 않으면 괴롭지 않을 것이다. 번뇌는 갈망에서 온다. 번뇌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갈망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갈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p243


 고타마 싯다르타의 말씀은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3권을 다 읽었습니다. 4권이 나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모르겠습니다. 갈망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차분히 <넥서스>를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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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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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 지 2달이 지나서야 리뷰를 쓴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리뷰를 쓰고 자신감을 좀 얻었다고 할까? 아니 자신감이 아니라 부담을 내려놓았다고 할까? 


 읽고 너무 좋은 책은 리뷰를 쓰기 어렵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을 잘 쓰고 싶기 때문이다. 다행히 2달이 지나서 부담이 많이 사라졌다. 그냥 쓰는 거지 머.


 위화 작가를 알게 됐다. 이 책을 어떤 경위로 읽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허삼관 매혈기>라는 책은 전부터 몇 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위화 작가의 책을 읽는 건 처음이었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에세이다. 올 해 읽은 책 중 베스트다. 2위는 <작별하지 않는다>다. 


 이 에세이집은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 기억들이 녹아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었다. 문화대혁명에 대해서 세세히 알게 됐다. 그러고보니 한강 작가의 책도 그렇고 위화 작가의 책도 그렇고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문화대혁명의 끔찍함이야 많이 들어봤지만 책으로 보니 다른 느낌이었다. 끔찍함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어린이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다보니 비판적인 면보다 풍자적, 해학적인 면이 많았다.


 그렇다. 이 책 배꼽빠지게 웃긴다. 오랜만에 만나는 빼곱킬러였다. 그런데 배꼽빠지게 웃다가 어느 순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말 그렇다. 정말 웃다가 울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감동도 준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이게 말이 되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천재라고 계속 생각하면서 봤다. 이런 필력을 가진 작가가 또 있었나 싶다. 


 이 책은 중국에서는 금서다. 세계 최고의 이야기꾼 위화의 글을 꼭 만나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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