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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8.5 (+0.5, 애널리 팁튼) 

 감독 조나단 레빈

 출연 니콜라스 홀트, 테레사 팔머, 존 말코비치, 애널리 팁튼

 장르 코미디, 로맨스, 좀비



 애널리 팁튼이 보고 싶어서 봤다. 요즘 <투 나잇 스탠드>란 영화를 보고 애널리 팁튼에 빠졌다. 그녀의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다. 이 영화는 주연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괜찮은 영화라 알고 있어서 선택했다. 로맨스는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보고 있었는데 애널리 팁튼이 나와서 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남주인공 R역(니콜라스 홀트)이 여주인공 줄리역을 보기 위해 집 앞에서 기다리다 창문을 통해 만나는 장면. 남주인공은 좀비라 아버지의 원수인 점 등. 알고 보니 재밌었다. 이름도 로미오의 R, 줄리엣의 줄리다. 


 니콜라스 홀트는 좋아하는 배우라 반가웠다. 연기 잘하고 좀비임에도 불구하고 잘생김이 드러났다. 여배우는 잘 모르는 배우인데 괜찮았다. 애널리 팁튼이 주연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지만 여주인공의 친구역을 잘 소화하고 캐릭터도 호감이라 아쉽지만 괜찮았다. 귀엽고 장난기 있는 역할이 참 잘어울린다. 역시 관상은 과학이다.


 좀비 장르가 참 재밌다. 이렇게 로맨스 장르로도 변형될 수 있다니. 소설 원작이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던 좀비가 사랑을 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마지막에는 다시 심장이 뛰는 사람이 되었다. 사랑에 대한 멋진 비유였다. 


 나도 좀비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똑같은 일상.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다시 심장이 뛰는 사랑을 하고 싶다. 사랑은 혼자서 할 수 없으니 어렵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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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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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욕이 많다. 한나 아렌트의 훌륭한 책이 번역으로 욕을 봐서 안타깝다. 못 읽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좋은 번역은 아니다. 뒤로 갈수록 화가 나는 번역이다. 다른 좋은 번역판으로 나와야할 책이다.


 최악까진 아니지만 나쁜 번역 중 하나로 '악의 평범성' 이란 번역이 있다. 많이 인용되는 단어다. 이 번역은 한나 아렌트의 뜻을 왜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악의 진부성' 이 더 좋은 번역이라 생각한다. 아이히만은 평범하지 않았다. 아이히만은 진부하고 천박했다. 평범이하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악의 평범성' 이라고 나도 사용하고 그 개념도 오독했었다. 악은 평범하다. 평범한 사람도 악인이 될 수 있다 등.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한나 아렌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다른 데에서는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확실히 아니다. '악의 진부성' 에 대해 유튜브나 네이버에 좋은 글들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기 바란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다. 실제로 홀로코스트가 어떻게 벌어졌는데 디테일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히만이 어떤 인물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아이히만과 같은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사유의 무능성,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 나는 아이히만을 떠올렸다. '아, 이 사람은 아이히만과 같은 위치에 있었으면 600만 명을 학살하는데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사실은 내가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들과 아이히만이 놀랄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아이히만은 이럴꺼야라고 생각했던 모습들을 한나 아렌트의 글을 통해 확인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독서 모임 인원은 6명이었다. 모임 마지막 쯤에 나는 질문을 던졌다. 만약 자신이 아이히만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히만처럼 명령에 따를 것인가. 아니면 사표를 쓸 것인가. 결과는 어땠을까? 내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아이히만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답했다. 그 수는 3명이었다. 나를 포함한 2명은 사표를 쓸 것이라 했다. 


 악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우리 주위에 있을 수도 있고 우리 안에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하기를 멈출 때, 무관심할 때, 타인의 입장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때 언제나 악은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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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보다 재미있는 정사 삼국지 2 - 20만 유튜브 독자들을 소환한 독보적 역사채널 써에이스쇼의 삼국지 정사 삼국지 2
써에이스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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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가 궁금한 분들은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정사 내용을 2권으로 압축하고 많은 부분 그림이 있어 정보량은 적다. 그래도 그림이 있어서 지도도 볼 수 있고 좋다. 유튜브 <써에이스쇼>의 삼국지 콘텐츠를 책으로 엮었다. 일본 전국시대, 임진왜란 등 다른 시리즈들도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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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8.3

 감독 루벤 플레셔

 출연 우디 해럴슨, 제시 아이젠버그, 아비게일 브레스린, 엠마 스톤, 조이 도이치

 장르 코미디, 액션, 좀비




 <좀비랜드>의 속편이다. 속편이 더 재밌었다. 10년 만에 재작되었다. 배우들의 몸값이 많이 올랐을텐데, 이렇게 뭉치게 되다니 대단하다. 다들 10년 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리틀록 역의 아비게일 브레스린은 어릴 때에 비해 많이 컸다. 살도 많이 쪘다. 


 1편 보다 더 많이 웃은 거 같다. 엠마 스톤의 얼굴 표정 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어이 없고 못 마땅해하는 표정을 코믹하게 잘 짓는다. 연기 좋다.


 위치타(엠마 스톤)가 떠나자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는 잠시 매디슨(조이 도이치)를 만난다. 조이 도이치의 캐릭터도 좋고 연기도 좋았다. 요즘 SNL에서 인기있는 머리가 꽃밭이 역할이다. 중간에 매디슨이 버려져서 아쉬웠는데 다시 등장해서 좋았다. 2편이 더 재밌었던 건 위치타와 매디슨의 역할이 큰 거 같다. 


 이번 작품으로 루벤 플레셔 감독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다.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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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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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의 제목 '아침 그리고 저녁'은 '삶 그리고 죽음'의 은유라 생각한다. 삶과 죽음을 아침, 저녁 하룻밤에 담았다. 태어나고 깨어나고, 죽고 잠든다. 


 150p의 짧은 소설이다. 요한네스가 태어나는 순간과 요한네스가 죽는 순간, 단 두 순간 만을 소설에 담았다. 중간의 삶을 덜어내고 덜어냈다. 간결함의 극치다. 단 두 순간으로 한 사람의 일생을 이야기 한다. 


 좋은 소설은 독자가 체험을 하게 해준다. 체험의 강도, 몰입의 강도가 높을수록 좋은 소설이다. 주인공 요한네스의 생의 마지막 순간, 노년의 순간을 함께 경험했다. 혼란스러움과 함께. 추억의 기쁨과 아쉬움과 함께. 


 나는 30대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아직 노년의 느낌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향을 통해, 그리고 이 소설을 통해 예측해 볼 수 있으리라.


 기력은 점점 떨어질 것이다. 아픈 곳도 점점 늘어갈 것이다. 회복도 점점 느려질 것이다. 감정도, 열정도 점점 무뎌질 것이다. 남들보다 오래 살게 되면 친구, 가족들이 먼저 떠나갈 것이다. 이런 쓰다보니 좋은 게 없는 거 같다. 좋은 것도 생각해보자.


 계속 지식을 쌓는다면 점점 덜 어리석어질 것이다. 노후 준비를 잘 한다면 퇴직 후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을 해서 자식들을 낳는다면 손주의 재롱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발전하는 기술, 과학을 경험하고 살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빠지는 것들은 확정적인데, 좋아지는 것들은 가정이 필요하다. 역시 열역학 제 2법칙은 진리다. 



 욘 포세의 소설 완독은 처음이다. <멜랑콜리아>를 읽다가 말았다. 다시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욘 포세는 2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러고보니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가 곧이다. 10월 10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타면 기분 좋을 거 같다. 


 욘 포세의 소설은 독특하다. 형식이 독특하다. 문장이 마침표 없이 띄어씌기와 쉼표로 이어진다. 문장이 반복된다. 글의 리듬감이 좋다. 음악적이다. 은근히 가독성이 좋고 중독성이 있는 문체다. 인물의 머리 속 생각의 흐름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읽다보면 인물과 하나가 되는 거 같다. 


 확실히 거장의 솜씨를 느낄 수 있었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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