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쇼트>, <머니 볼>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가 쓴 행동경제학 탄생기.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그와 함께 공동 연구한 아모스 트버스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천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너무 재밌었다. 별 5개!



 '확증 편향'이라 불리는 현상이었다. 인간의 머리는 애초에 예상하지 않는 것을 포착하는 데 서툴고, 애초에 예상한 것을 포착하는 데 선수다. (중략)

 어떤 후보가 마음에 안 들면, 그에게 맞는 포지션이 없다고 말하죠. 반대로 마음에 들면, 멀티플레이어라고 말해요. 선수가 마음에 들면, 그의 체격을 성공한 선수와 비교하죠. 마음에 안 들면, 망한 선수에 비교합니다." -p.37


 우리는 확증 편향의 선수다.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 자신의 생각의 반대 논리도 항상 생각해 봐야 한다. 찰리 멍거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우리의 머리에서 나오는 최고의 속임수는 태생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p39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큰 의문이 생긴다. 왜 그토록 많은 통념이 썩어빠진 걸까? 그것도 스포츠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왜 그토록 많은 분야가 붕괴 직전이었을까? 왜 그토록 많은 것이 실행되지 않았을까? -p49


 천재들에 의해 통념이 깨지고 패러다임이 바뀐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항상 재밌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록 더 재밌다.



  "우리는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장을 보러 나갔어. 집에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니깐 아버지가 문을 열어주시는 거야. 아버지는 제일 좋은 옷을 입고 계셨어. 몸무게는 45킬로그램에, 뼈만 남아 앙상했지. 먹은 게 없었으니까. 그 모습이 기억에 선명해. 아버지는 식사를 하려고 우리를 기다리셨던 거야." -p54


 대니얼 카너먼의 아버지는 나치에 의해 끌려갔다가 구제를 받아 간신히 풀려났다. 품위를 잃지 않은 그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져 눈물이 찔끔했다.



 1953년 10월에는 한 부대가, 민간인을 해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요르단 마을을 급습해 69명을 죽였는데 그중 절반이 여성과 아이였다. -p80

 

 위 이야기는 이스라엘 군인이 벌인 일에 대한 설명이다. 이 외에도 몇 번 이런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뉴스에서 하마스군의 잔혹한 행위만 보도될 때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군도 하마스군도 미국군도 독일군도 일본군도 한국군도 모두 똑같은 인간이다. 똑같이 잔혹하다. 


 

 "전반적인 장점의 후광이 특정 능력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특정 능력의 후광이 전반적인 장점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략) 여기서 지금도 사용되는 '후광 효과' 라는 말이 생겼다. -p83 



 대니얼 카너먼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아모스 트버스키라는 사람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는 1996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에서는 아모스 트버스키의 천재성에 대한 일화가 끝도 없이 나온다. 그를 만난 사람은 그가 천재라는 사실을 금방 깨닫는다. 어딜 가든 항상 가장 뛰어난 천재로 평가받았다. 리처드 니스벳의 재미난 표현이 있다.


 미시간대학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이 아모스를 만난 뒤에 만든 한 줄짜리 지능검사는 이랬다. 아모스가 자기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낼수록 똑똑한 사람이다! -p104



 아모스는 사회규범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재미난 일화들도 끝이 없다.


 그는 "다급한 일의 좋은 점은 오래 놔두면 더 이상 다급해지지 않는다는 것" 이라고 즐겨 말했다. -p106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은 사람들에게 변화를 설득하기보다 그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이유를 찾아내어 그것을 해결하는 편이 낫다는 설득력 있는 제안을 내놓았다. -p155 


 맞는 말이다. 예전에 친구 중에 설득력이 좋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사용하는 방법이 저랬다. 



 '베이즈 정리' 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관련 책을 못 찾겠다.


 














 이 책 보면 좋을 거 같은데 절판되었다.


 

 간만에 즐겁게 읽은 책. 마이클 루이스의 책들을 계속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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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8-02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55쪽의 글을 보니 이런 글이 떠오릅니다. 상대방의 장점 때문에 결혼하지 말고 상대방의 단점이 견딜 만하다고 생각될 때 결혼하라, 대충 이런 거였어요. 좋은 말이이라고 생각했죠.^^

고양이라디오 2024-08-02 16:19   좋아요 0 | URL
결혼에 대한 말 저도 들어본 거 같네요^^ 좋은 말이라 생각합니다ㅎㅎ
 















 <모비 딕>을 반 읽었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작가가 글을 재미있게 잘 쓴다. 고래학에 대한 잡다한 지식이 약간 지루한 감이 있다. <로마인 이야기>의 김석희씨가 번역을 했다. 번역도 좋다.




  모든 사람이 퀴퀘그를 대단한 친구라고 칭찬했고, 선장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때부터 나는 따개비처럼 퀴퀘그한테 찰싹 달라붙었다. 가엾은 퀴퀘그가 마지막으로 영원히 물속에 뛰어들 때까지. -p122


 따개비처럼 찰싹 달라붙었다는 표현이 재밌다. 작가가 이런 식으로 글을 재미있게 잘쓴다. 



 이윽고 우리는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퀴퀘그는 여주인이 그의 라마단 때문에 많은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아침식사로 온갖 종류의 차우더를 잔뜩 먹어댔다. -p155


 퀴퀘그는 라마단 기간 동안 금식을 했다. 퀴퀘그가 머무는 숙소는 하루 2번 식사를 제공하는데 퀴퀘그가 밥을 먹지 않아 여주인이 이익을 취한다고 표현한 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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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굿모닝북스 투자의 고전 1
필립 피셔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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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에 읽고 4년 만에 다시 읽었다. 역시 좋은 책은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다시 읽을 가치가 있는 책. 중요한 부분은 필사하거나 페이퍼에 남기고 자주 들여다봐야할 책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에게 필독서라 생각한다. 


 20년에 해외주식을 시작했다. 해외주식을 시작하면서 투자 관련 책들을 많이 읽었었다. 어느 정도 투자의 방향성이 정해지니 투자 관련 책 읽기가 시들해져서 한동안 안 읽었었다. 그러다 요즘 다시 투자에 관심이 높아져서 투자 관련 책들을 꾸준히 읽고 있다.


 주식은 살 때와 팔 때가 가장 고민이 깊어지는 법이다. 20년이 주식을 사기 시작하던 시기라면 지금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수정해야할지 고민하는 시기다. 주위에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책에서 답을 구하려고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역시 지식의 중요성, 끝없는 학습의 중요성이다. 내가 실수했던 부분들이 책에 그대로 적혀있다. 내가 겪었던 실수, 시행착오들을 책을 읽으면서 확인한다. 지식이 더 많았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든다. 


 찰리 멍거가 워런 버핏은 학습기계라고 이야기했다. 워런 버핏도 처음에 배웠던 투자 지식에 머물렀다면 지금과 같은 투자 성적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버핏은 계속 배우고 변화했다. 버핏은 자신의 스승으로 벤자민 그레이엄과 필립 피셔를 꼽는다. 그만큼 필립 피셔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준 투자자다.


 위대한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매수, 매매 타이밍, 배당주에 대한 견해, 투자자가 조심해야할 10가지 실수 등 주옥같은 내용들이다.


 필립 피셔의 아들 켄 피셔도 훌륭한 투자자이자. 책도 쓰고 투자도 잘하고 계시다. 켄 피셔의 <슈퍼 스톡>이란 책을 보고 있다. 필립 피셔의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도 읽어봐야겠다. 투자 관련 읽을 책들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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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을 2달 동안 떠나있었다. 오른손을 다쳤었다. 타자를 치기가 힘들어 서재활동을 쉬었다. 일도 2달 간 쉬었다. 


 손이 많이 회복되어 일도 시작하고 서재활동도 재개했다. 그런데 몇 가지 변화가 있다. 일단 오타율이 늘었다. 확실히 늘었다. 글을 쓰고 보통 한 번 훑어보는데 이상한 오타들이 눈에 띈다. 어미 오타가 많다. 예를들면 '오른손을 다쳐서'를 '오른손을 다쳐고' 이런 식으로 오타가 발생한다.


 오타 뿐 아니라 글을 쓰는 것도 뭔가 어색하다. 글이 점점 짧아진다. 책 한 권을 읽고 리뷰를 쓰려고 하면 쓸 말이 없다. 이건 유튜브의 영향이 큰 거 같다. 쇼츠를 많이 봐서 그런가 글도 짧아지고 긴 글도 못 읽겠다. 쇼츠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스스로 자제가 어렵다. 나방이 불에 이끌리듯 쇼츠에 이끌린다. 



 #2

 독서 속도도 확실히 느려진 거 같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속력도 점점 떨어지는 거 같다. 이는 아마 나뿐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전 인류가 겪고 있는 현상일 것이다. 심지어 의지력, 중독에 대해 연구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도 하소연을 한다. 환경이 바꼈다.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저항해야 한다.  


 

 #3

 































 최근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를 읽었다. 좋았다. 아직 다행히 이런 재밌는 책은 술술 읽힌다. 매트 리들리의 책은 처음이다. 그의 다른 책들도 재밌을 거 같다. <본성과 양육> 부터 읽어보고 싶다. 

 


 #4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읽고 있다. 절반 읽었다. 지루한 책이라 생각했는데 앞부분이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고 문체도 좋다. 역시 고전은 고전. 잡다한 고래학 이야기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듯하다. 나무위키나 백과사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겠지만 고래에 대한 흥미가 없으면 지루한 고통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도 흥미롭게 읽고 있지만 확실히 지치는 감이 있긴하다. 영화 <더 웨일>을 본 후 마침 독서모임 선정도서라 도전하게 되었다. 



 #5


 요즘은 과학, 투자 관한 책을 편식하고 있다. 점점 자발적으로는 소설에 손이 가지 않는다. 소설도 장르 소설 아니면 별 생각이 없다. 예전에는 소설이 주는 감동을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는 소설에서 쾌락과 흥미만 쫓는 거 같다. 독서 모임 선정도서로만 읽는 거 같다. 



 #6

 

 생각해보니 소설 뿐 아니라 책, 영화에서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경향이 생긴 거 같다. 감동, 의미, 성찰, 배움 보다는 흥미, 쾌락, 즐거움을 쫓고 있다. 예전에는 성장을 위해 읽었다면 이제는 재미를 위해 읽는다. 단순히 뭐가 좋고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중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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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지음, 신좌섭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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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좀 아쉽다. 재밌는 책인데 표지만 보면 재미없어 보인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의 대척점에 있는 책이라기보다 연장선에 있는 책이다. 이기적 유전자론을 긍정하면서 어떻게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종, 개체가 이타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유전자는 자신의 생존, 복제에 한해서는 이기적이다. 하지만 생존과 복제를 잘 하려면 이타성을 갖추는 게 유리하다. 개체는 집단 속에서 더 잘 번영할 수 있다. 수많은 동물들이 무리를 짓고 사회생활을 하는 이유이다. 


 조직생활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집단에서는 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시 된다. 개인의 희생과 불편을 감수해야 조직이 잘 유지되고 번성할 수 있다. 특히 조직생활에서는 지나친 개인주의, 이기주의적인 면은 부정시된다. 호혜성을 바탕으로 조직은 굴러간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을 넘어 인문학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의 사회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원시인 시대부터 상상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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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7-27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 제목도 가물....ㅇ보다 더 전 책인가봐요. 고양이라디오님, 표지만 봐서는 손이 안 가는데 제목에 혹하겠네요^^ 고양이라디오님 아니라면 모르고 지나칠 뻔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4-07-29 18:16   좋아요 0 | URL
오오오, <붉은 여왕> 제목 들어봤던 거 같은데 매트 리들리의 책이었군요. 인간의 성과 진화, 재밌겠네요ㅎㅎ <본성과 양육>도 평소 관심있고 궁금한 주제인데 재밌을 거 같고요ㅎ <이타적 유전자>가 인상이 좋았어서 매트 리들리의 책 계속 좀 더 읽어봐야겠네요^^